없는 사람이란 보이지 않는 사람이다.

있기는 하되 눈에 띄지 않은 사람

그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은 사람

없으면 없는댇로 아무런 문제없이 세상이 계속될 수 있는 사람

누군가 그 자리를 대처해도 아무런 불편이 없는 사람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단 하나의 존재이기를 바란다.

나의 존재

내가 하는 말 내가 하는 몸짓이 그렇게 세상에 단 하나가 되기를 그렇게 세상에 기억되길 바라지만 세상에는 무수하게 많은, 셀 수 없이 많은 '내'가 있다.

나도 그 중 하나일 뿐이고 나는 언제나 쉽게 잊혀지고 대체된다.

 

무오는 무오여서 이부의 눈에 띈게 아니다,

아니 무오여서 이부의 눈에 띄였겠지만 그 이유가 무오라는 단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세상에 많은 무오들 중 하나일 수 있어서였다,

누구에게도 특별하지 않고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은 사람 그렇게 없는 사람이라서 이부의 선택을 받는다,

어쩌면 이부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흔하디 흔한 없는 사람이어서 선택된 존재일 수 있다.

이야기는 무오가 없는 사람이길 원하던 위치에서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 점점 세상과 관계를 가지고 싶어한다는데서 시작한다.

도트를 보면서 마음이 움직이고 반점의 눈에 띄어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무오는 없는 존재에서 있는 존재가 되지만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다,

이부에게도  그냥 무오는 무오고 농성집단속에서도 무오는 그냥 무오다

특별하지 않아 눈에 띄지 않는다는게 그렇다,

 

각자도생이라는  우울하고  각박한 현실에서 사람들은 불안을 감추기 위해 결국 혼자를 택한다.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술을 먹고 혼자 티비를 보면서 혼자가  편하다고 한다,

한켠의 불안을 나와 닮은 혼자가 편한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위안한다

혼자에서 이제 관계망으로 들어가보려고 하지만 양쪽에서 손을 내밀때만 손을 맞잡을 수 있다

혼자 내민 손은 그저 허공에서 퍼드득거리다가 떨어진다,

 

투박하게 직진으로 다가오는 소설을 읽으면서 그렇게 각자도생할 수 없는 없는 사람들

나 역시 다르지 않은 그런 사람들을 생각한다,

 

다 읽고 나니 "없는 사람"이라는 제목이 슬펐다,

유령도 아닌데 없는 사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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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책을?

.......... 책을 읽으면 도망칠 수 있거든

 

 우라조메에게 아리사가 고백하듯 털어놓던 말

 순간 쿵했다.

 나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책속으로 도망친다는 것

 누구에게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도 없고 과도한 애정이나 관심이 담긴 조언을 들을 필요없이

그저 바라보고 바라봐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책읽기 말고는 없다.

 

책을 읽다가 일상을 잊어버리는 일은 어린 아이시절에나 가능한 일이고 이해받을 일이다,

공부가 업인 사람이 아닌 다음에야 책을 읽는다는 행위는 늘 내가 해야하는 어떤 의무 다음이다.

직업이 있고 해야할 역할이 있는 사람은 책을 손에 쥐고 있다고 이해받을 수 없고

오히려 게으르거나 자기 힐일을 미루는 사람일 뿐이다,

저런 시절 은밀한 도망은 나이를 먹게 되면 노골적인 도피이상 되지 않은 경우가 생기지만

그래도 그렇게 도망치고 숨을 곳이 있다는 건

살아가는데 작은 쉼표정도는 될것이다,

 

.... 저기 말이야

어?

책을 좋아하는 여자아이 이야기 쓰지 않은 게 좋을 것같아

왜?

주인공이 겁쟁이니까

그런건 상관없어

주변이 너무 시끄러울 때는 귀를 막거나 이불을 뒤집어쓰고 싶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네 말대로 겁쟁이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소음을 차단해야 떠오르는 것들도 있어

 

내가 하고싶은 변명 같은 말...

가끔 말도 안되는 책에서 중요하지도 않을 문구가 쿵 하고  칠때도 있는 법이다

 

 

*책에 대해 잔소리처럼 덧붙이자면

책은 그다지.....

그래도 살인사건이고 사람이 죽었는데

그 방법과 범인에만 골몰해서 추리를 푼다는게 맘에 들지 않는다,

사람이 죽었다고!!!!!

그것도 정말 대책없는 범인에게 어이없게

왜 죽였는지 왜 죽어야헸는지 이렇게 대충대충할거면... 그냥 트릭풀이집이나 만드는게 낫다

미스테리물의 하나의 매력이 사람에 대한 이해인데 이건 그게 전혀 없잖아

아무리 고딩이 풀어내는 미스테리지만... 그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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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22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나 지금이나 책 읽는 여자가 내성적 성격이고, 인간관계에 서툰 사람으로 오해하는 시선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되찾은 : 시간 - 프루스트의 서재, 그 일년의 기록을 통해 되찾은 시간
박성민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16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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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동네 서점을 열고 운영해 가는동안 일기로 쓴 글이다,

일기라 개인적인 감상도 있고 서점을 열고 운영하는 과정을 엿볼 수도 있었다.

이제 책을 읽지 않은 시대에 서점을 한다는 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고집도 있고 그럼에도 이것이 삶을 지탱하는 일이므로 영업과 매출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서점이 마을문화사업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그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이어진다,

단순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장들이 그래서 더 절절하게 와 닿는다,

서점을 열고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간판을 달고

오래 살았던 동네에서 서점을 열면서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고객이 되고

내가 읽었던 책을 선택하는 누군가와의 인연을 생각하고 사람을 만나는 일들 ....

현실인 동시에 낭만적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사실 나도 동네서점을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나름 중형서점이 두개 있는 동네지만 왠만하면 알라딘에서 구입하게 되고

아이들 참고서나 문제집 간혹 사는 주간지 정도만 구입할 뿐이다,

동네 서점을 이용해야지 하는 마음은 먹지만 10퍼센트 할인이라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고

중고책을 사고 팔아도 조금은 삭막하고 간편한 알라딘 중고서점이 더 편하다,

(그러고 보니 알라딘 중고서점도 가까이 있다)

하나 둘 문을 닫는 서점이 늘어나면서

간혹  낯선 동네를 걷다가 서점이 보이면 반갑기도 하고 왠지 애틋하고 짠한 마음도 든다,

영업은 잘 되려나  뭐가 잘 팔리나....

 

한때 철없이 서점 주인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세상 가장 한가로워보이고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을 수도 있고

적어도 책을 사러 오는 고객이라면 예의와 상식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이제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만은 아니다,

책을 통해 이웃을 만나고 만남의 장이 되고 문화의 중심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숨기좋은 은신처가 되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나중에 내가 내 책들을 정리하는 시간이 온다면 온라인 중고매장말고 여기에 내 책을 넘기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고

나도 일기를 써서 나에게 안부를 묻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저렇게 작고 가까운 서점에서 조금은 낯설고 다정한 사람들과 독서모임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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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3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그만 동네 서점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정말 책 좋아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적 드문 서점이 마음에 들거예요. ^^
 
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겨울밤 이 책을 다시 들었다,

미국에 사는 이름없는 작가가 영국의 채링크로스 84번가의 서점으로 책을 주문하는 편지를 보낸다 그렇게 시작된다,

전후 삭막하고 외로운 시간  책이 주는 위로를 아는 작가는 책을 찾아서 영국으로 서신을 보낸다

그리고 편지가 오고가고 책을 주문하고 선물을 주고 인간관계가 커져간다,

 

어쩌면 이 책의 시간적 배경이 지금  한파가 떨어진 먼 한국의 겨울과도 닮아서

책속의 따뜻한 관계에 빠져든다,

처음 읽었을 때도 참 따뜻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따뜻함이 책을 매개로 오가고 있다는 것도 좋았다.

누군가가 간절이 원하는 것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정성을 다해 찾아내고 보내주는 일

작은 정성을 잊지 않고  전후 물품 구입이 어려운  친구에게 선물을 보내주는 마음

그리고 오가는 서로의 편지들

 

 

내가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쓴게 언제 였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이것저것 필요한 서류들을 준비해서 엄마에게 보내야 했을 때

덜렁 서류만  우편으로 보내는 것이 뭣해서

우체국 한 구석에 앉아 가지고 있던 노트에 편지를 썼던게 마직막이었다,

그냥 순간적인 충동으로 썼던 편지였는데

쓴다는 행동이 의외로 솔직햇고 대담했다,

말로는  굳이 할 필요도 없는 감정과 표현이 그리고 내 마음이 그냥 흘러나왔다,

미안하고 고맙고 나도 힘들다는 말들

그렇게 노트 두장을 썼던 편지를 다시 읽지 않고 서류들과 함께 보냈던게 마지막 누군가에게 쓴 손편지였다, 그 편지를 받았던 엄마는 편지 고맙다는 말 이외엔 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톡이나 문자를 많이 쓰는 시대지만

말이 주는 억양이나 말투가 드러나지 않아서 이게 상대에게 어떻게 닿을까 걱정하거나 했던 적인 누구나 있

의도는 그게 아닌데 딱딱하게 보이거나 너무 장난스럽게 보일까봐

이모티콘을 써야할지 쓴다면 어느정도 써야하는지

예의를 지켜야 하는 관계라 그런 기호를 쓰지 않아야 하지만 다 쓰고 보면 너무 딱딱하고 투박한 느낌도 들고..정적선이라는 것이 어디인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같은 글로 보내는 마음이지만 손으로 쓴 글은 그게 좀 덜하지 않을까

 

매번 가족의 생일에 이번엔 편지를 써야지 하지만

늘 선물이 전부다,

내 마음을 전하고 싶은에 그게 오글오글하게 느껴지고

늘 보는 얼굴에 새삼 무슨 편지 하는 마음도 들고

결국 가장 편한 돈을 쓰는 일로 모든 것을 다 했다고 여기게 된다,

그냥 서재에 올리는 글은 쓰지만

누군가 특별한 대상을 향한 글은 쓰기가 쉽지 않다, 점점점.......

 

내가 헬렌과 서점직원들간의 편지를 좋아한 것은

그것이 마음이 오가는 손편지였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작이  딱딱하고 공식적인 주문서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이었다,

감정이 배재되어도 상관없고 그게 오히려 당연한 사이에서 점점 빈번해지는 교류로 정을 느끼고

감정을 주고받는 사이로 변해간다는 것

그런 조금은 간격을 가진 관계라는 것이 좋았다,

편지를 쓴다는 것은 사적인 영영이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드러내고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 것이라고만 인식하고 있던 내게

이렇게도 편지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신선했던 모양이다,

얇은 책

짧은 편지글들

결국 헬렌은 영국에 가지 못했고   프랭크는 사망했다,

그래서 다행이었다. 서로 애틋하지만 적정의 그리움을 가질 수 있는 거리감

그런 거리감을 유지하면서도 친밀함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에게 손편지를 쓰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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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그건 무슨 맛이야?

   무슨 맛이긴 영진 구론산맛이지

   엥?

   저쪽에서 물건을 정리하는 주인아주머니가 쿡 하고 웃으신다,

   하긴...  영진구론산은 영진구론산 맛이고 바나나 우유는 바나나 우유맛이고  자몽소다는 자몽

   소다 맛이고.. 감동란은 계란 맛이고 불닭면은 불닭면 맛일뿐이지

 

   동네 편의점이 가까이 있다보니 자주 가게 되었다.

   옆건물 지하에 수퍼가 있으니까 그곳이 가격이 더 싸긴 하지만 굳이 지하로 내려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싫다거나 늦은 밤이라면 가장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 편의점이다,

  처음엔 간단한 음료나 버스카드 충전이 전부였지만

  아이가 밤늦게 독서실에서 오는 날이 길어지면서 자정 넘어 갈 수 있는 편의점은 아주 유혹적이었다,

작은 편의점안은 나에겐 신세계였다,

한면을 가득 채운 음료코너의 알록다록한 음료들은 언제든 선택장애를 일으키게 한다,

슈퍼에도 있는 음료도 여기서는 색다른 매력을 풍기고 편의점에만 있는 다양한 맛의 음료들은 더욱 유혹적이었다, 도깨비도 아니면서 여기서 저기까지 전부 골라보고 싶은 충동을 막는건 언제나 주머니사정이다,

편의점에만 있는 간편음식들이나 편의점용 과자들도 매력있고 계산하는 동안 계산대 아래칸에 있는 껌이나  젤리류도 괜히 손이 한 번 더 가게 한다,

이주간 거의 매일 딸이랑 드나들면서  죄책감도 느꼈다,

명색이 엄마인데 아이에게 홈메이드 간식을 먹이는게 아니라 편의점의 간편식을 사준다는게 괜히 혼자 찔리기도 했지만 그 죄책감보다는 편의점의 유혹이 더 컸다,

그렇게 2주를 드나들고 댜양한 맛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는 어느날

주인 아주머니가 아는 척 한다,

아! 이제 그만 올 때가 되었구나

나란 인간이 누군가와 안면을 트고 나면 더 편해지는게 아니라 더 불편해지는 편이라

앞으로 자정이후에 이 편의점은 왕래를 끊어야겠다고 결심한다,

다행히 아이 시험기간도 끝났다,

 

# 누군가는 편의점에서 몇백만원을 쓴다고 하지만

  나는 편의점에서 만원이상 쓰는 경우 굉장한 과소비를 하는 기분이다,

  명품관 핸드백들의 가죽냄새나 백화점 일층 다양한 코스메틱의 향기 혹은 유기농 판매점의 신선한 야채에 마음이 끌리는게 아니라 환한 불빛 아래 알록달록 조금은 산만한 편의점 빛깔 아래 나는 항상 유혹을 받는다,

이것도 궁금하고 저것도 사보고 싶고 맛보고 싶다,

삼각김밥은 맛들이 점점 다양해지고 인스턴트 요리들도 종류가 점점 많아진다,

계란 종류도 훈제란뿐 아니라 요샌 감동란이 더 인기란다,

4대에 만원인 세계 맥주들도 가끔 종류가 바뀌어서 고를때마다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그만큼 서너개만 집어도 단가가 올라가 만원이 우스워지지만

그렇게 편의점에서 과소비를 하고 나면

명품관에서 쇼핑한 이상 허탈함과 죄책감과 뿌듯함이 뒤섞여서 짜릿하고 묘한 기분으로 문을 나선다,

 

# 늘 집앞 gs 25만 가다가 버스 한 정거장 정도 떨어진 cu에 처음 간 날

  아이는 촌년처럼 놀라고 어리둥절한다,

  늘 텔레비젼에만 나오는 편의점이 이렇게 우리집 근처에도 있었구나

  늘 가던 편의점의 두배이상의 크기에 한쪽에는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있고 음료 코너도 늘 가던 곳의 2배 길이다,

더우기 편의점마다 특색있는 물품이 있는데 여기는 계산대 앞에 즉석식품까지 있다,

아이는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이것도 신기하고 저것도 신기하다

찬찬히 보면 우리집 앞 편의점과 구색이 다르지 않지만 다른 공간에서 만나면 늘 보던 것도 새로운 법이다, 온갖 촌티를 풀풀 날리면서 편의점을 몇바퀴를 돌아서 물건을 고른다,

고르는 건 늘 그게 그거지만 .. 아이에게 이곳은 또 다른 신세계일것이다,

나는 나만 알던 핫플레이스를 아이에게 소개한  뜬금없는 뿌듯함을 안고 편의점을 나왔다

 

# 슈퍼에서 사면 얼마를 더 아낄 수 있는데

  늘 집에 오면 다시는 가지 않으리라 라고 결심하진 않아도 조금 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지만

  저녁 귀가시간  편의점의 환하고 밝은 불빛은 언제나 유혹적이다,

  내가 뭐 다른데 돈을 쓴다고 하면서 편의점에 들어가 새로운 음료를 사보기도 하고

  오늘 새로온 알바의 군기가 바짝 들어가 뻣뻣하게 계산하는 손길도 평가하듯 바라보기도 하는게  나름 하루의 즐거움이다,

 

# 어쩌면 편의점이 편한 이유는  익명성의 보장과 아무 말 없어도 모든 계산이 끝난다는 것도 있다. 요새야 대형 마트도 누구와 말하지 않고 계산까지 끝날 수 있지만 그래도 편의점이 주는 스쳐지나침과는 또 느낌이 디르다,

그리고 언제든 내가 가고자 하면 갈 수 있다는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도 매력이다,

늦은 밤 제각각 할일을 하고 나른하게  거실에  가족이 모였을 때

잠은 오지 않고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 때

우리 편의점이나 다녀올까?

 이 말은 꽤 유용한 쉼표가 되기도 하다,

 

너무 편의점을 사랑해서 내가 주부로 엄마로 너무 마이너스가 아닌가 고민도 되지만

그래도 매일 가는 건 아니라고

안 갈 땐 몇주를 안가기도 하지 않냐고 스스로 위안하고

동네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곳에서 구매를 해야하지 않냐는 거시적 의미도 부여하면서

아마 나는 또 편의점으로 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도 한명의 편의점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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