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의 킹콩
앤서니 브라운 지음 / 넥서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이름을 알고 있는 몇 안되는 동화작가 중에 한 사람이다. 그가 그린 고릴라들은 무섭거나 귀엽지 않고 좀 우울해 보인다. 이 그림 책에 나온 <킹콩> 또한 그렇다. 예전에 읽었던 영화평론에서 할리웃  B급 영화에서 괴수, 재난, 외계인의 침입 같은 설정들은 제3세계에 대한 미국 사회의 공포를 나타낸다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막연히 <킹콩> 역시 그런 종류의 영화이려니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터무니 없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킹콩>은 사랑에 관한 영화이다. 비록 사랑에 관한 영화가 갖는 설정치고는 다소 거칠고 극단적이긴 하지만 말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킹콩>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영화이면서,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린, 자신의 땅과 지위와 생명마저 버린 한 남자의 영화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떨어진 킹콩의 죽어있는 얼굴은 이러한 모든 극단적인 설정들을 한번에 드러낸다. 총알자국이 여드름 자국처럼 덕지덕지 붙은 킹콩의 얼굴은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린 괴물의 얼굴이라기 보다는 운명을, 미녀와 야수라는 설정이 비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깨달은 반영웅(anti hero)의 얼굴에 가깝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가락 그림책은 내 친구 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 이불 밖으로 나온 열개의 발가락들을 보면서 이렇게 다양한 그림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비록 이야기는 없지만 열개의 발가락에서 연상되는 것들을, 아이들 눈높이에서 전개 시켰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보고 감상하는 수준에서 머무르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한계인 것 같다.

물론 아이가 너무 어리면 굳이 이야기가 없는 책도 그리 나쁘진 않다. 일곱살 짜리 큰애가 보기에는 수준이 조금 낮은 책이지만 다섯살짜리가 보기에는 적당한 책이다. 어차피 둘다에게 좋은 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참 자기전에, 읽는다면 둘에게 모두 적절할 것 같다. 자기전에 자신들의 발가락을 보면서......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0-10-1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새로운 상상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최근에 출간 되었습니다.
 
열두 띠 이야기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2
정하섭 지음, 이춘길 그림 / 보림 / 200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큰애가 유치원에서 읽고 나서 재미있다고 해서 사게 된 책이다. 이야기는 평범하지만 동물의 특성과 능력을 연결시키고 이 들 모두를 신을 도와주는 이들로 묘사해 놓은 것이 흥미롭다. 하지만 아이들이 보기에는 그림이 너무 복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이들은 이 책의 그림을 굉장히 좋아한다. 실제의 토끼와 호랑이 원숭이, 양, 쥐의 모습과 그림책 속에 그려진 모양이 다르고 게다가 그닥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지 않는데도 말이다. 때로 아이들의 생각을 읽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으뜸 헤엄이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15
레오 리오니 지음,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화들을 읽게 된다. 큰 아이는 이제 글을 더듬더듬 읽는 수준은 된다. 하지만 여전히 아빠나 엄마가 읽어주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이도 그렇고 어른 도 그렇고 아이들 동화책에서 가장 신경쓰는 것은 글 보다는 그림이다.

이 책은 전에 산 비디오에서 영화로 본 적이 있다. 영화보다 책이 더 좋은 이유는 책 속에 그림들이 영화 속 장면보다 훨씬 더 예쁘기 때문이다. 수채화 풍으로 그려진 그림이 바다와 물고기 라는 이미지들과 굉장히 잘 어울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김영하 여행자 도쿄 김영하 여행자 2
김영하 지음 / 아트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 여행을 할 기회가 생겨서 무슨 책을 가방에 넣을까 고민하던 중에 고른 책이다. 나의 목적지는 삿포로이고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은 도쿄여서 별 관련은 없었지만 저자가 김영하라는 사실에 선뜻 고르게 됐다. 사실 사진집이라는 것이 참 책으로 내기 애매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속에는 소설과 잡문과 사진들이 혼란스럽고 무질서하게 들어있다. 

하지만 소설은 끝이 너무 싱겁지만 별로 머리 쓰지 않아도 돼서 여행지에서 짬 날때마다 읽을 정도의 수준은 되고 사진은, 잘 모르지만, 내가 여행지에서 마구 잡이로 찍은 것보다 훨씬 더 잘 찍어서 가끔씩 글을 읽기가 귀찮을 때 눈요기감 정도는 된다. 이렇게 얘기하면 책의 내용을 너무 평가절하하는 건가? 책의 뒷부분에는 일본에서 생활을 하면서 느낀 김영하의 이러저러한 감상 또는 통찰을 적은 수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수필들이 맘에 든다,

예를 들면, 도쿄의 거리가 강박증 환자의 잘 정리된 서랍같다는 표현이나 보이지 않는 손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건물 사이의 거리를 튜닝하는 것 같다는 김영하의 관찰은 도쿄에서 뿐 아니라 삿포로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너무 혼종적인 장르가 무질서하게 섞여있는 단점이 여행지에 가져갈 읽을꺼리로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자가 책의 어디선가 밝혔지만 이 책을 절대로 고르면 안 되는 사람들은 도쿄를 여행하는 여행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다. 이 책 속에는 어떠한 여행정보도 없다. 여행정보가 없으니 여행서가 아니다. 단지 도쿄의 풍경을 간직한 혼란스러운 읽을꺼리일 뿐이다. 그렇게 읽으면 훨씬 더 즐거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