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소설의 대중적 인기가 대단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아니, 대체, 어째서, 이토록 우울하고 이토록 절망적이고, 이토록 황량한 소설이 인기가 있을 수 있지? 이 책이 인기가 있을 이유는 소설을 굉장히 잘 썼다는 것이다. 하지만 잘 쓴 소설들은 무지하게 많고, 그러면서 어렵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는 소설들도 꽤많다. 이 작품들의 인기는? 글쎄? 

과연 코맥맥카시가 많은 블로거들이 좋아하고, 일등이란다, 미국이나 한국의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인기를 끄는 작가가 될만한 작가일까. 전에는 몰랐으나 이 책을 읽은 후로 이러한 평가와 인기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더욱!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면, 아주 단순한 추론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전제 이 책이 인기가 있다는 것은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다. 두번째 전제 이 책속에서 그리고 있는 미국은 황량하고 암울하다. 세번째 전제 미국과 한국의 독자들은 코맥맥카시가 그리는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독자들이 이 책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진짜 머지않아 이런 세상이 올지도 몰라!

정치와 경제라는 분야가 워낙에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긴 하지만 나는 한국과 미국의 경제불황과 취업난, 한마디로 살기 힘들다는 사실이 이 책의 인기와 관련있다고 생각한다. 소설 <로드> 속의 황량함과 삭막함이, 사람이 사람을 먹고, 살기 위해서 죽이고, 죽어 널부러져 있는 자들을 동경할 만큼 사는 것이 두려운 세상에 대한 묘사가 작가 코맥 맥카시의 상상이 아니라 진짜 현실이라고 많은 독자들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이러한 황당한 인기가 가능하지 않나 싶다.  

하지만 그 모든 절망에도 불구하고, 한 줄의 희망은 있다. 결국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믿고 싶은 것은 그 실낱같은 희망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사계절 그림책
울프 에를브루흐 그림, 베르너 홀츠바르트 글 / 사계절 / 200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책을 열심히 읽어달라고 하는 둘째가 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난 이 책의 소재가 '덩'이어서 별론데 아이는 잘 때마다 열심히 이 책을 내게 들이댄다. 똥, 방귀, 오줌, 똥꼬와 같은 단어를 수시로 중얼거리는, 기분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둘째의 최근 성향을 생각하면 이 책을 재미있어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토록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된 한가지 사실은 몇몇 동물들과 두더지의 '덩'모양이다. 이 동화가 페이지마다 보여주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각각의 동물과 그 동물의 '덩' 모양이다. 범인을 알게 된 두더지는 결국 자신의 '덩'으로 복수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이 동화의 끝이다.  

그래서, 뭐? 비록 시작이나 끝이나 '덩'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두더지가 지독하게 눈이 나쁘다는 것은 재미있지만 이야기가 애들이 열광할 만한 재미를 갖추기 위해서는 여전히 뭔가 부족하다.  

아니면 내가 좀 부족한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
매튜 라이 외 엮음, 이경아 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대개의 경우 책을 다읽고 서평을 쓰게 되는데, 아마도 이책은 평생 동안 다 읽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다 읽지 않았음에도, 아니 다 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 서평을 쓴다. '죽기 전에' 시리즈의 이름을 지은 사람들은 어떤 심정으로 그런 식의 이름을 지었을까? 아마도 '이것 만은 꼭 하라'는 부탁의 의미에서 였을 것 같다. 하지만 죽기 전에 듣거나 보거나 읽어야 할 것들이 1001가지 라면 좀 끔찍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첫장을 넘기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소설'이 아닐까 싶다. 1001권의 소설에 대한 소개를 읽는 것도 끔찍한데 해당소설을 또 다 읽어야 하다니! 아마 이 시리즈 중에서도 그나마 부담없는 것이 음반과 관련된 것들이 아닐까 싶다. 물론 소설이나 음반이나 명화나 영화나 꼭 1001개 모두를 섭렵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면야 1001곡 쯤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혹 어떤 이들은 무심중간에 이미 들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함이나 풍부함 보다는 오히려 '간결함'에 있다. 어느 평자의 말처럼 책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곡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몇번 찾아서 읽다보면 익숙해진다. 각각의 곡에는 간단한 해설과 주로 최근에 레코딩된 음반들 위주로 들어볼 만한 음반이 소개되어 있고 박스 안에는 오래된 명반이 소개되어 있다. 내 경우엔 오래된 음반은 클래식 mp3 사이트를 통해서 다운로드를 받고 최신 음반은 구매를 하는 방식을 택했다. 편집자의 서문에 보면 이책을 쓴 목적중에는 클래식CD를 좀 더 많이 사서 듣게 하려는 것도 있다고 한다.

작곡자와 곡, 연주자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다른 방식을 통해서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 LP시절에는 종이커버 뒤나 간지에 있는 해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었는데 CD시절에는 그것이 불가능해졌다. 덧붙여 이 책은 하나의 가이드일 뿐이다. 물론 조금 묵직하고 약간 두툼한, 실수로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 무지하게 아픈, 가이드이긴 하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피의 세계 (합본)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산 지도 꽤 오래되었고, 안 것은 그보다 더 오래 되었다. 처음에 살 때의 생각은 철학사를 한 번 쉽게 훑어보자는 의미에서 샀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책장에 꽤 오랜 시간동안 꽂혀 있게 되었다.  

이 책 어디에 써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선전하는 많은 매체들이 이 책이 청소년용이라고 한다. 사실 '청소년용'이라는 딱지는 칭찬도 아니고 비난도 아니다. 근데 왠지 청소년용이라고 하면 왠지 깊이 없음을 지칭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근데 비단 이러한 현상이 한국 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아시모프의 과학소설창작백과>에 보면 아시모프의 책들이 청소년용으로 적합하다는 언론의 평들에 대해서 아시모프의 의견을 써놓은 글이 있었는데, 거두절미하고 결론만 말하면 아시모프 생각에는 청소년에게 좋은 책이라면 어른들에게도 좋은 것이고 자신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책에 청소년용, 유아용, 어른용 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좀 무의미한 것은 사실이다.
<강아지똥>은 동화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감동적이고 버트란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어른들을 위한 철학서적 같지만 철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붙어있는 청소년용이라는 딱지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난 별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쉽게 서양철학을 풀어준 친절함에는 동의하지만 날카로운 맛이 없다. 달리 말하면 별로 새로운게 없다는 것이다. 소설로서도 그닥 재미있는 구성도 아니고 철학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도 부족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별로 청소년용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소설의 형식을 빈 평범한 철학사 책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평범하고 쉽고 친절한 철학사 책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차르트 - 한 천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노르베르트 엘리아스 지음, 박미애 옮김 / 문학동네 / 1999년 4월
평점 :
품절


최근에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기로 하면서 이것저것 사게 된 책 중에 하나이다. <글렌굴드 -피아니즘의 황홀경>, <죽기전에 들어야 클래식음반1001>,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을 샀고,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서 MP3를 다운로드 했다.  

최근까지도 재즈 음악을 듣기 위해서 이것저것 들어보았으나 여전히 재즈에 대한 내 수준은 고만고만하다. 결국 수준이 고만고만하다는 것은 별로 재즈음악이랑 나랑 잘 안맞는다는 것이고 잘 안맞는 다는 것은 결국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악을 겉멋으로만 듣는 것이 아닌담에야 좋아하느 종류의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 사실 취미를 굳이 좋아하지 않는 것을 할 이유가 있을까?, 더 나을 것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한 것이 클래식 음악이다.  

클래식 음악은 재즈보다 훨씬 더 편안하다. 재즈를 들을때의 자유로움은 없지만 정확한 룰과 규칙에 의해서 만들어진 느낌이 '확'든다. 하지만 그런 엄격한 음악들 중에서도 모차르트의 자유롭고 밝은 선율로 단연 빛난다. 모차르트는 자유로운과 밝은 선율의 음악가이면서 동시에 천재라는 존재에 대한 전범으로 후세에 이름을 떨쳤다. 타고난 재능, 화려한 유년기, 놀라운 창작력, 그리고 요절로 방점을 찍은 인생. 유년은 화려했으나 말년은 초라하였고 음악은 뛰어났으나 당대는 그 음악을 알아주지 않은 비운한 천재의 전범. 그의 생애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의 천재성의 대부분이 그의 '타고난' 재능에 의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평전은 이러한 기존의 사실을 반박하고, 사회적 존재로서의 천재 모차르트를 고찰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모차르트의 천재성에서 사회적 부분이 빠져 있는 이유가 음악사가들이 음악적인 부분을 검토하는 것에는 뛰어나지만 사회학적인  존재로서 인물을 파악하는데 서투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의견에 어느정도 동의한다. 물론 이 책의 저자가 모차르트의 재능을 평가절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좀 쉽게 말한다면, 모차르트와 똑같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어도 모차르트의 아버지와 같은 이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우리가 아는 모차르트는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타락하고 재능뿐인 건방진 천재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서 당대의 예술가로서 '자유'를  얻으려 했던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존재로서 모차르트를 발견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이다. 또다른 모차르트의 전기를 읽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