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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클래식 1001
매튜 라이 외 엮음, 이경아 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대개의 경우 책을 다읽고 서평을 쓰게 되는데, 아마도 이책은 평생 동안 다 읽지 못하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다 읽지 않았음에도, 아니 다 읽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 서평을 쓴다. '죽기 전에' 시리즈의 이름을 지은 사람들은 어떤 심정으로 그런 식의 이름을 지었을까? 아마도 '이것 만은 꼭 하라'는 부탁의 의미에서 였을 것 같다. 하지만 죽기 전에 듣거나 보거나 읽어야 할 것들이 1001가지 라면 좀 끔찍하다. 그래서 이 시리즈의 첫장을 넘기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최고는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소설'이 아닐까 싶다. 1001권의 소설에 대한 소개를 읽는 것도 끔찍한데 해당소설을 또 다 읽어야 하다니! 아마 이 시리즈 중에서도 그나마 부담없는 것이 음반과 관련된 것들이 아닐까 싶다. 물론 소설이나 음반이나 명화나 영화나 꼭 1001개 모두를 섭렵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면야 1001곡 쯤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혹 어떤 이들은 무심중간에 이미 들었을 지도 모른다.
이 책의 장점은 다양함이나 풍부함 보다는 오히려 '간결함'에 있다. 어느 평자의 말처럼 책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곡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몇번 찾아서 읽다보면 익숙해진다. 각각의 곡에는 간단한 해설과 주로 최근에 레코딩된 음반들 위주로 들어볼 만한 음반이 소개되어 있고 박스 안에는 오래된 명반이 소개되어 있다. 내 경우엔 오래된 음반은 클래식 mp3 사이트를 통해서 다운로드를 받고 최신 음반은 구매를 하는 방식을 택했다. 편집자의 서문에 보면 이책을 쓴 목적중에는 클래식CD를 좀 더 많이 사서 듣게 하려는 것도 있다고 한다.
작곡자와 곡, 연주자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정보는 다른 방식을 통해서 얻는 것이 좋을 것 같다. LP시절에는 종이커버 뒤나 간지에 있는 해설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었는데 CD시절에는 그것이 불가능해졌다. 덧붙여 이 책은 하나의 가이드일 뿐이다. 물론 조금 묵직하고 약간 두툼한, 실수로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면 무지하게 아픈, 가이드이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