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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세계 (합본)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장영은 옮김 / 현암사 / 199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산 지도 꽤 오래되었고, 안 것은 그보다 더 오래 되었다. 처음에 살 때의 생각은 철학사를 한 번 쉽게 훑어보자는 의미에서 샀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책장에 꽤 오랜 시간동안 꽂혀 있게 되었다.
이 책 어디에 써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선전하는 많은 매체들이 이 책이 청소년용이라고 한다. 사실 '청소년용'이라는 딱지는 칭찬도 아니고 비난도 아니다. 근데 왠지 청소년용이라고 하면 왠지 깊이 없음을 지칭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근데 비단 이러한 현상이 한국 독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닌가 보다.
<아시모프의 과학소설창작백과>에 보면 아시모프의 책들이 청소년용으로 적합하다는 언론의 평들에 대해서 아시모프의 의견을 써놓은 글이 있었는데, 거두절미하고 결론만 말하면 아시모프 생각에는 청소년에게 좋은 책이라면 어른들에게도 좋은 것이고 자신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책에 청소년용, 유아용, 어른용 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이 좀 무의미한 것은 사실이다.
<강아지똥>은 동화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감동적이고 버트란드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어른들을 위한 철학서적 같지만 철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이 읽어도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 붙어있는 청소년용이라는 딱지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난 별로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쉽게 서양철학을 풀어준 친절함에는 동의하지만 날카로운 맛이 없다. 달리 말하면 별로 새로운게 없다는 것이다. 소설로서도 그닥 재미있는 구성도 아니고 철학사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도 부족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별로 청소년용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소설의 형식을 빈 평범한 철학사 책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평범하고 쉽고 친절한 철학사 책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