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 바이 미 - 스티븐 킹의 사계 가을.겨울 밀리언셀러 클럽 2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황금가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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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는 돈벌이, 20대는 여자친구, 10대는?  

어린 시절 친구들끼리 모여서 떠들다 보면 언제나 등장하는 소재는 바로 '괴담' 이다. '괴담'이 등장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은 '괴담'을 확인하는 '모험담'인데, 내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주로 떠들었던 얘기들은, 뒷산에 묻혀 있는 해골이나 자정이 되면 학교를 돌아다니는 귀신, 아파트 숲속에서 밤마다 들리는 애기울음소리 괴담(?)들이었다. .  

<스탠바이미>는 실종된 아이의 시체를 확인하러 가는 네명의 소년들의 이야기이다. 사십이 다 된 어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아니 연초의 해돋이 풍경도 아니고, 유명한 화가가 그린 아름다운 예술작품도 아닌 시체를 보러 산넘고 물건너 간다는 것이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시체를 찾으러 가는 이들이 어른이 아닌 '소년'이라면 쉽게 수긍이 된다. 더군다나  책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처럼 엄청난 개구장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럴싸해진다. 황당한 네명의 모험담에 소설가가 된 주인공의 습작소설들이 끼여들어서 이 소설은 이야기들로 가득해진다. 복잡한 구성과 알쏭달쏭한 복선과 상징들을 쓰지 않고 '이야기'만으로 소설을 만들어 내는 스티븐킹의 능력이 놀랍다.

시체를 찾으러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의 결말은 뭘까? 그건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당연히 시체를 찾는 거지 뭐. 물론 이 소설의 주인공들도 '죽도록'고생해서 시체를 찾는다. 그리고 시체를 찾고 난 후에도 '죽도록' 고생한다. 시체를 찾고 나서 '죽도록' 고생하는 후기는 왠지 긴 여운이 남는다. 이 부분이 이 소설을 다른 방식으로 읽게 만든다.  

스티븐 킹의 여느 소설들처럼 이 소설 또한 두가지 방식으로 읽힌다. 하나는 지금까지 모든 이들이 읽은 방식처럼 시체를 찾는 네 아이들의 모험담으로 읽는 것이다. 두번째는 '죽음'과 무차별적인 '운명'에 대한 우화로 읽는 것이다. 책을 끝까지 읽고나면 두번째 방식으로 읽는 것이 왜 가능한지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설명하면 미리니름이 되므로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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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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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에 서너권의 추리소설을 읽었던 것 같은데, 올해만 그렇지가 못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다. 하지만 그 없는 중에도 읽은 소설이 바로 이 책이다. 내가 원했던 것은 '적당한' 수준의 살인과, 너무 잔인하지 않은, 적당한 수준의 추리, 너무 복잡하지 않은, 로 짜여진 소설이었다. 아참, 하나더! 적당한 분량도. 그런 중에 눈에 띈 것이 이 소설이었고, 책 소개를 보니 내가 원했던 모든 기준에 부합하는 것 같았다 .  

결론 부터 말하면 기대에 훨씬 못 미친다. 우선 독자가 추리를 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이 추리 소설이 집 또는 방의 구조를 잘 알아야 이해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나마 두번째 이야기 정도가 '방'과 관련이 없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도 섬, 부두, 동굴, 등등, 섬의 여기저기 장소를 옮겨가면서 살인이 일어나기 때문에 '장소'에 집중해야지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이건 독자와 작가가 같은 수준에서 추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다인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두번째는 첫번째와 세번째 소설의 경우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절정에서 대단원으로 가는 일반적인 이야기 과정이 생략되어 있어서 극적인 긴장감이 없다. 이것도 읽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원인중의 하나이다.   

빼먹은 것이 있는데, 그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나이 탓이 아닐까 싶다. 이젠 챈들러의 하드보일드 풍 소설들이나 읽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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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존스가 문제다
크레이그 실비 지음, 문세원 옮김 / 양철북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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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책/산책/버린책>에 실린 평을 읽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것은 사회적 약자, 소수자, 왕따에 대한 내용이다. 베트남인 제프리 루, 책벌레 찰리, 혼혈아 재스퍼존스로 이루어진 이 책의 주인공들은 백인들의 나라인 호주라는 배경과 대조를 이룬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각각 다른 이유로 학교와 지역사회로부터 '따'를 당하고, 이 중심에는 이들의 친구 로라위셔트의 '죽음'이 놓여져 있다.  

소설은 로라위셔트의 죽음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이면서, 주인공들이 '왕따'를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내 생각엔 로라위셔트의 죽음을 밝히는 것은 분명한 답이 있지만, 왕따를 극복해 나가는 문제를 그렇지 않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지루했던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내가 크리켓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크리켓을 하는 장면이 너무 자주, 그리고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기 때문에 크리켓을 모른다면, 소설이 제공하고 있는 상당한 양의 장면들을 그냥 버리는 셈이 된다. 두번째는 친구의 죽음이 드러난 이후의 전개가 지나치게 밋밋하다는 것이다.  

재스퍼가 로라위셔트의 죽음을 주인공에게 얘기한 후에, 아무런 발전이 없다. 시체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수사상의 아무런 진척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로라의 죽음으로 인한 '긴장'이 전혀 없을 수 밖에. 세번째는 제프리루가 '왕따'를  극복하는 과정이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크리켓 경기 하나로 '왕따'가 극복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너무 안이한 해결책이 아닌가 싶다.  

초반의 흥미에 비해서 중반의 긴장이 떨어지지만, 재스퍼 존스의 출생의 비밀과 로라의 죽음을 둘러싼 로라가족의 비밀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은 흥미진진하다. 하퍼리의 <앵무새 죽이기>를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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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 장정일의 독서일기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1
장정일 지음 / 마티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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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여덟번째 독서일기를 읽는다. 사실 시리즈 2,3,4권은 읽지 않았으니, 여섯권(공부도 포함)을 읽은 셈이다. 작가가 책의 서두에 쓴 것처럼 책의 제목도 바뀌고, 형식도 모두 바뀌었다. 하지만 저자의 독후감을 모은 책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또하나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저자의 독후감을 읽는 내 목적이다. 그건 '좋은 책'을 발견하기 위해서이다. 아마도 이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 같다.

작가가 설명한 '변화'의 이유를 읽었지만 그렇다해도 굳이 '독서일기'라는 제목을 바꿀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일기를 쓰듯 독서를 하고, 독서를 하면서 일기를 쓰는 책이라는 원칙에 맞지 않아도 '독서일기'라는 말이 장정일의 독후감 모음집이라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면, 구태여 바꿀 필요까진 없지 않았나 싶다.   

'장정일의 공부'이후로 독서일기의 일기의 의미는 많이 사라졌다. 이 책에서는 '일기'가 전혀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그대신 정치적인 발언의 수위도 높아지고, 빈도도 잦아졌다. 분명한 정치적인 입장을 표방하는 것이 저자의 취향인 것 같긴 한데, '정치'가 독후감에 어울리는 소재같지는 않다.  

독서일기 시리즈들을 읽으면서 매번 생각한 것인데, 지역 도서관들을 많이 애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저녁 늦게 퇴근하는 이들에게 '도서관'을 방문해서 책을 빌린다는 것은 아무래도 언감생심이다. 남들의 독서일기나 읽으면서 위안을 삼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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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더숲 2011-11-0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_^ 도서출판 더숲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종이책 읽기를 권함> 이라는 책을 출간했어요.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4418315&orderClick=LAG 관심 있게 한 번 살펴봐주세요 :^) 혹시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고우영 삼국지 三國志 세트 - 전10권
고우영 지음 / 애니북스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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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네번째, 또는 네종류째의 삼국지다. 박종화, 이문열 삼국지와 최훈의 삼국전투기 이후에 읽게 된 삼국지이다. 박종화의 삼국지는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고, 이문열의 삼국지를 읽었던 기억을 더듬어서 판단하건대, 고우영의 삼국지는 후반부가 많이 생략되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관우의 죽음 이후에 나오는 내용들이 굉장히 많이 생략되어 있는 편이다. 고우영의 삼국지를 읽다보면, 작가가 관우에게 굉장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채게 된다. 우선 관우에 관한 그림이 가장 멋있다. 두번째는 관우와 제갈량에 관한 보이지 않는, 또는 다른 삼국지에는 드러나 있지 않은 경쟁관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비교적 자세하게 드러나 있다. 작가는 제갈량이 관우의 죽음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근데, 어차피 삼국지연의가 픽션인데, 이런식의 해석이 왜 필요한 지 잘모르겠다. 여몽에게 잡혀서 죽을 것을 제갈량이 알았으나 일부러 구하지 않은 것으로 처리되어 있다. 세번째는 관우의 죽음 이후에 가장 큰 사건인-이문열의 삼국지에서는 굉장히 자세하게 나온다-제갈량의 북벌에 대한 내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너무 빼곡하고 자잘하게 편집이 되어 있어서 보기 편하지 않았지만 인물의 특징을 잘 살린 단순한 그림과 다양한 인물들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농담이 다소 시대에 뒤떨어진 맛이 있긴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것이 이 오래된 만화의 매력이기도 한 것 같다. 덧붙여 원작 삼국지에는 자세하게 나오지 않은 이야기들을 원작의 이야기 흐름과 균형을 맞추어 엮어 낸 노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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