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몇일 전 아무 생각 없이 한 편의 영화를 어둠의 루투로 받아 봤다. 사전 지식이 전무 했지만 개봉 전 영화라 기대를 갖고 보았다. 개봉 전 영화는 이상하게 항상 기대를 하게 된다. 더욱이 극장에서 보게 되지 않은 상황이면.

 

첫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벌써 영화 초반부에 경악할 사건이 터진다. 정말이다. 난 그 존의 성 정체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었다. 바텐더로 위장 취업한 에단 호크와 디카프리오를 닮은 배우의 대화는 일반 바에서 흔히 보는 수작 중 하나였다. 하지만 디카프리오를 닮은 배우의 입에서 내가 아직 여자 아이였을 때....라는 말이 튀어나오는 순간부터 정신이 확~ 깨었다.

 

가만, 가만..뭐지? 그럼.. 저 디카프리오를 닮은 애가 여자였었다고?? 한 방 맞고 부터는 러닝 타임이 지속될수록 의문은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사건은 계속 뭐지, 뭐지, 뭐지....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후반부에 머리를 쎄게 한 대 엊어 맞게 된다. 어..어...그런 거였어~! 오~ 근데, 끝난는줄 알았는데,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가 발목을 잡는다.

 

후반부로부터 마지막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시나리오의 힘! 그러다가 마지막에 경악하게 된다. 흩어진 사건의 조각들이 완벽히 들어 맞으면서 영화 속 주인공이 곧잘 흘리는 '자기의 꼬리를 먹는 뱀' 얘기는 패러독스의 실체를 완벽히 구현해 낸다.

 

3번을 봤지만 보면서 시나리오를 쓴 사람은 분명 마약을 하면서 시나리오를 썼을 거란 생각을 해봤다. 약을 빨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경지다. 하도 기가 막힌 이야기라 영화 정보를 검색해 봤다. 이 작품을 만든 감독이 바로 <데이브레이커스>를 연출했던 바로 그였다. 마이클 스피어리그. 쌍둥이 형제인 피터 스피어리그와 공동작업으로 이 영화가 탄생한 듯하다.

 

영화 정보에는 각본을 마이클 스피어리그가 썼다고 나오는데, 자기가 쓴 각본으로 자기가 연출했으니, 의도한 대로 영화를 완성한 듯하다. 어쨌든 둘 중 하나다. 그 쌍둥이 형제 중 하나가 약을 빨고 글을 썼든지, 아니면 천재이든지.

 

스릴러 영화를 이런 정도로 흥미있게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만들기는 정말 쉽지 않다. 특히 시간에 관계된 패러독스를 다룬 영화들은 논리상의 치명적인 헛점을 반드시 드러낸다. 물론 이 작품도 꼼꼼히 따져보면 결정적인 최초의 출발점이 문제가 되긴 한다.

 

하지만 이건 영화를 2-3번 꼼꼼히 보면서 논리적인 면을 생각해 볼 때 드러나는 것이고, 1번 보고는 이를 간파할 수 없을 정도로 뒷부분 반전이 대단하다. 그냥 경악하다가, '아~씨..그런 거였어?!!' 하면서 영화를 다시 보게 된다.

 

다시 보다 보면, 시나리오 속에서 신들린 듯이 연기하는 배우에 흠뻑 빠지게 된다. 전체 스토리를 이해 하고 있기 때문에 여주의 행동과 대사를 좀더 집중해서 볼 수 있게 된다. 조디 포스터를 닮은 여자가 디카프로오를 닮은 남자로 둔갑하여 남자 목소리를 천연덕스럽게 내는 포스는 이전의 그 어떤 여배우도 해 낼 수 없었던 경지였다.

 

이전에 남장을 한 여배우를 종종 봤었는데, 사라 시누크에 대면, 조족지혈이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에단 호크의 연기도 좋았지만 사라 시투크의 연기에 비하면 빛이 바랜 느낌이다. 이 여자의 연기 내공은 정말 대단했다. 이 작품이 메이저 데뷔 영화인 것 같은데, 첫 작품에서 너무도 강렬한 연기를 보여줘, 차기 작이 너무 기대되는 배우이다.

 

뭐, 지금까지 여러 찬사를 주절거려 봤지만 이 영화는 이렇게 촌평할 수 있겠다. 미스터리 스릴러와 시간의 패려독스를 완벽히 일치시켜 스릴러적 재미와 반전의 미학을 극대화시킨 영화라고. 시나리오, 연출, 배우의 3박자가 완벽히 들어맞은 대작이라고. 그래서 소위 쩌는 한 편의 영화가 탄생했다고.

 

알라디너에게 강추드린다! 보시라~ 정말 후회없는 시간을 경험하실거라 나, 야무는 확신한다!

 

 

 

[덧]

요즘 보고 싶은 개봉 영화들 때문에 죽겠다. <테이큰3>를 시작으로 <엑스 마키나>, <언브로큰>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타임 패러독스>를 봤으니 나머지 2개를 저들 중에서 선택해야 겠다. 그런데, 정말 뭘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다~보고 싶은 것들이라..

 

 

 

 

 

 


댓글(4)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15-01-04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시나리오 쓴 사람이 약을 빨지 않고는 그렇게 쓸 수 없다고는 하나
같은 영화를 3번이나 보신 야무님도 못지 않으신데요?
전 1번 이상은 못 보겠던데...ㅎㅎ 3=3=333

yamoo 2015-01-07 11:32   좋아요 0 | URL
이 영화는 1번 보면 궁금증이 뭉게뭉게 피어나고 끝을 보고난 후에는 반드시 1번을 더 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ㅎㅎ
스릴러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시거나 시간 여행 하는 소재를 별로라고 생각하시면 패쓰하셔도 상관없겠습니다^^
근데, 한 번 봐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여주 연기가 정말 대단하거든요~^^

페크pek0501 2015-01-05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까지 영화가 기대되게 만드는 글입니다...
숨도 안 쉬고 읽어 내려온 듯한... ㅋ

yamoo 2015-01-07 11:34   좋아요 0 | URL
헐~ 이런 칭찬까지 들 정도의 추천 글은 아닙니다만...^^;;

논리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영화를 매우 상찬하더이다. 스릴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더라도, 논리적 패러독스를 메인으로 내건 영화이니 보시면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ㅎ
 

 

 

 

 

충격적이고 기괴한 영화. 하지만 그 속에 의미있는 알맹이가 꽉 들어차 있다. 이런 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것도 영화의 쇼킹한 면이 한껏 부각된, 그리고 이게 연출가가 의도한 비판적 의식의 구현이라면 영화의 차원은 더 높아진다. 매끄러운 플롯 속에 이런 내용을 담아 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연출가가 영화에서 이런 작업을 해 낼 때 우리는 그 연출가를 대가라 칭한다. 해다마 세계적으로 수도 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영화산업에서, 대가의 아우라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한 해 한편 만나면 운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며, 두 편 정도 만나면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

 

뭐, 여러말 주절거렸지만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대가 연출가의 아우라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는 거다. 헌데, 단돈 10원에 아주 빼어난 영화 한 편을 감상했다. 자주 가는 모 사이트의 모바일 서비스 덕분이다. 모바일로 보면 pc상에서보다 10배 정도가 싸니, 정말 우습게 영화를 볼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모바일용 영화들은 대부분 그저그런 영화들 뿐이거나, 오래된 명작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아주 간혹, 선댄스영화제나, 우리나라 국제영화제(부산, 전주)에서 초빙됐던 영화들이 올라오는 경우가 있다. 어제 만난 작품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우리나라에 소개됐던 영화다. 우리나라 타이틀은 <은밀한 가족>으로 돼 있는데, 원제하고는 좀 거리가 있다. 원제는 <Miss. Violence>다. 아마도 우리 영화에서 '~가족'타이틀로 대박난 영화가 많아서 이 타이틀을 뽑은 거 같은데, 원제의 강렬함을 반감시키는 것 같아 좀 아쉽다.

 

 

어쨌든, 공포영화를 감상하듯이 봤다. 분명히 유럽의 한 가족을 그린 영화였지만 일반적인 유럽 가족과는 확연히 달랐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지독한 가부장적 가족 사회를 모델로 한 듯보였다. 그렇다하더라도 이 영화는 그렇게도 많이 보아온 '가족 소재'의 영화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하드코어 영화로 유명세를 탄 <살인마 가족>은 여기에다 대면 전혀 기괴하거나 공포스럽지 않다. 살인마 가족일지라도 그들은 끈끈한 사랑의 가족 공동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 속의 가족은 시종일관 우울하고 기괴하다. 영화의 첫 시작부터가 충격적이다. 이 가족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어머니-손자&손녀들로 이루어진 일종의 대가족이다.  영화는 11세 손녀의 생일 축하로 시작된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주면서 생일을 축하해 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찍는 딸들. 그런 와중에 생일을 맞은 딸은 아무렇지도 않게 베란다로 내려선 다음(너두도 자연스럽게) 평온한 표정으로 땅으로 떨어진다. 카메라는 피흘리며 사망한 딸의 모습을 비춰주며 영화의 프롤로그를 장식한다. 

 

 

 

 

 

이후 펼쳐지는 이 가족의 모습은 시종일관 공포스럽고 기괴하다. 가족 구성원이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소리내서 울지 않는다. 무겁고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할아버지 역시 울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자신의 딸(죽은 손녀의 엄마)에게 화를 내는 게 전부다. 죽은 딸의 엄마도 그냥 흐느끼는 정도. 어색한 고요함과 평온함의 실체는 시간이 갈수록 할아버지의 행동을 통해 서서히 드러난다.

 

이 가족은 어느 누구도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할아버지만 임시직 일을 할 뿐이다. 그것도 가족들을 돌본다는 명분으로 임시직일을 다니다가 그만둔다. 이 할아저지의 주요 일과는 '돌본다'는 사랑하에 가족 구성원 모두를 간섭하고 참견하는 거다. 이 외에 하는 일이라곤 쳐먹는 것밖에 없다. 아이들이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딸이건 손녀건 모두 일정 시간을 굶긴다. 그도 그럴것이 이 가족은 생계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기에 그렇다.

 

영화 초반부터 먹는 분위기로 시작하는데, 가족의 식탁은 언제나 메인화면으로 설정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먹는 분위기는 무척 강조되는 듯하다. 집에서 가족들이 하는 일이 거의 없기에, 청소하고 TV를 본는 것 외에는 항상 멍청하게 앉아 있거나 무언가를 먹고 있다. 사실 일하는 사람이 없기에 먹는 것이 중요해서 자꾸 먹는 걸 비춰주는가보다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 러닝 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대에 가서야 이 장면들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영화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이 가족의 돈벌이 실체가 드러난다. 가족의 분위기상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 실체가 막상 드러나니, 좀 역겨운 감이 없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그의 손녀들을 매춘 도구로 사용하여 끼니를 때우는 돈벌이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얘기들은 해외 토픽에도 가끔 등장하는 소재이기에 그리 놀라운 건 없다. 자기 딸을 수년간 강간해온 짐승같은 아비들도 뉴스에 곧잘 소개되지 않는가.

 

하지만 영화는 이 모티프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러닝 타임이 끝나갈수록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던 요인은 바로 여기에 기인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감독은 이 모티프를 자신의 비판적 문제의식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 지점이 플롯의 윤리적인 면(인륜)을 완벽히 넘어서면서 새로운 논의의 지평을 열었다. 그리고 이것이 나에게 이 영화를 한 차원 높게 평가하는 동인이 되게 했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는 백미 중 하나는 이 가족의 상황을 온전히 연기해 내고 있는 배우들에 있다. 이 영화를 보면 본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연극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이 들곤한다. 배우들은 혼자 있을 때는 언제나 카메라 정면을 응시한다. 말하지 않을 때에는 같은 장소(항상 집이다)에서 항상 뭔가를 행한다. 식사를 하거나 청소를 할 때에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한다. 카메라라를 보고 배우가 연기하는게 아니라 카메라가 이들을 따라가서 그 행위의 의미를 담는 듯한 인상이다. 연극 무대에서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을 카메라로 담았다는 게 정확할 표현일 듯싶다.

 

그렇기에 가족의 기괴함과 공포스러움을 나타내는 데 이보다 더 끝내주는 효과는 없었을 듯싶다. '가족의 파멸'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혈실의 공포' 그 자체였다고 느꼈으니까. 감독이 영화의 배역을 모두 연극 배우들로 캐스팅한 이유도 관객들이게 이런 느낌을 주기 위한 의도였을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어쨌든, 이 영화는 매우 기괴하고 공포스럽다. 앞에서도 <살인마 가족>보다 더 공포스럽다고 했는데, 어째서 '가족 영화'가 이런 느낌을 들게할까? <Miss. Violence>가 <살인마 가족>보다 더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이유는 할아버지를 제외한 가족 구성원 전원이 절망감과 치욕감 그리고 불합리함을 가족이라는 명분 뒤에 숨겨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가족을 시종일관 관통하는 침묵에 고스란히 들어난다.

 

이 은밀한 가족은 남(사찰나온 복지위원들)에게도 거짓 증언을 하며 위장된 평온함과 침묵으로 자신들의 상처를 덮기에 급급하다. 이들 각자의 자아는 할아버지로부터 끊임없이 상처를 받고 불합리하게 억압을 당하지만 끊임없이 참고 또 참는다. 그렇게 길들여져서 그런것인지 아니면 그런 공생관계가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할아버지의 행동을 참아 낸다.

 

그도그럴 것이 영화 내에서 할아버지의 존재는 곧 가족의 생존과 동일시된다. 아마도 어렸을때부터 가족의 무의식속에 이런 생활패턴이 습관적으로 자리잡아서 그럴 것이다. 그렇지 않고는 이 가족의 행태를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이 가족에게 그 어떤 윤리적인 잣대도 쉽게 들이댈 수 없다.

 

 

 

 

현대 윤리학으로 이 영화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이 영화의 노림수가 다른 데에 있기 때문이다. 바로 감독의 의도다. 이 영화가 대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영화는 감독이 '그리스 사태(디폴트)'를 보고, 그리스 국민에게 경각심을 울려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기획한 작품이다. 시나리오는 일사천리로 썼지만, 가족과 국가가 잘 유비되겠끔 다듬는 작업을 6개월에 걸쳐 행했단다,

 

뿐만 아니라 비판적 의식의 극대화를 위해 배우들을 연극배우들로만 캐스팅했다. 그만큼 영화를 통해 어떤 충격적 장치를 만들려고 애쓴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래서 감독은 '은밀한 가족'의 기괴한 행위를 통해 그리스에 커다란 주먹감자를 날린다. 할아버지가 가족 구성원들에게 가하는 억압과 폭력은 그리스를 이끌어가고 있는 정재계 인사들이고, 할아버지가 가족을 망치고 있는 것처럼 그리스 위정자들이 그리스를 망치고 있다는 것을 영화는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는 영화 속에서도 아주 분명히 보여진다. 복지 위원들이 할아버지의 집을 방문하여 사찰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IMF로 대변되는 외부 감사를 빗댄 것이다. 할아버지가 했던 방식으로 그리스는 IMF를 속였다는 거다. (여기에는 그리스 국민들이 사찰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간접적으로 제시된다.)

 

그 비판의 최고점은 할아버지가 손녀를 매춘시키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니네들(그리스 위정자들)이 그리스 국민을 치욕스럽게 욕보이며 그리스 국정을 운영했다는 거다. 감독이 그리스에게 커다락 빅엿을 날리는 이 대목. 웰메이드 비판 영화가 어떤 것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하겠다.

 

 

 

 

 

[덧]

1. 나중에 알긴 했지만 역시 이 작품을 연출한 안렉산드로스 아브라나스는 제70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역시 대가 작품은 영화제에서도 간과할 수 없나부다. 거기다 남우주연상까지 탔으니 작품의 퀄리티는 더 말하면 입아프다.

2. 영화 마지막에 할아버지에 가한 폭력. 폭력이 폭력을 낳는다는 방식으로 끝맺음 한 것이 조금 아쉽다.

3. 이 영화와 그나마 같이 볼 수 있는 책이 책세상에서 나온 <폭력>이지 않을까 한다. 바로 아래 내용 때문에..

폭력엾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느끼고 남이 겪는 폭력을 마치 내가 겪는 폭력처럼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도덕적 요청과,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상대의 공격이 자신에게 폭력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단련하고..

 

그래도 이 영화는 폭력에 대한 윤리적 차원보다는 정치철학적 차원에서 논의하는 게 더 적절할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루시>를 봤습니다. 맥스무비 할인쿠폰으로 2000원에 봤지요.ㅎ 이 영화에 말들이 많고, 특히나 영화를 본 지인들이 죄다 졸작이라는 평가를 하더군요. 네이버의 단평들을 보니, 좋다는 게 부지기수인데 말이죠. 그래서 본지 오래됐지만 보고 나서 몇자 끄적거려 놓았던 것을 좀 정리해 봤습니다.

 

 

이 영화는 순전히 지인때문에 보게 됐습니다. 추석을 앞 둔 몇 주 전 만난 지인이 "한국어 대사를 하는 최민식의 아우라를 볼 수 있어!"라는 멘트가 결정적이었지요. 뤽 베송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 중 해외 오프닝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기에 동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이 영화를 검색하면 액션 영화 장르라고 돼 있습니다. 루시(스칼렛 요한슨)가 장(최민식)에게 쫓기면서 말도 안 돼는 초능력을 발휘하는 면을 보면.. 뭐, 액션 영화 장르로 봐도 무방하겠다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전 약간 사기 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이건, 액션 영화가 아니라는 생각이 뒤통수를 후려쳤기에 그렇습니다.

 

영화 시사회 끝나고 뤽 베송과 최민식이 나온 대답을 봤는데, 그때 감독이 그랬죠. 10년을 준비했다고.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였다고..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뤽 베송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알겠더군요. 이 작품은 시간과 인간에 대한 뤽 베송의 철학적 성찰을 뚜렷이 드러낸 일종의 다큐영화입니다. 다큐 영화를 만들려니 지루해져서 액션 이라는 활극 스토리로 포장한 것이 이 작품의 실체같습니다.

 

표면적인 이야기는 인간이 두뇌를 100% 활용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란 것입니다. 영화는 이를 단계적으로 보여줍니다.

 

10%,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  24%, 신체의 완벽한 통제, 40%, 모든 상황의 제어 가능, 62%,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100%, 인간의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음

 

주된 플롯의 축은 루시의 뇌 가용량이 100%에 근접할수록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고, 다른 축은 이런 뇌 사용량의 한계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어느 박사의 이론입니다.

 

결국 합성 약물이 박사의 이론을 현실화 시켜주게 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가설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뇌과학과 진화에 대한 여러 이론들이 등장합니다만,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전달하고 싶은 건 하나였던 것 같습니다.

 

뤽 베송은 영화 중간에 나래이션을 통해 아주 직접적으로 그리고 확고하게 이 사실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자동차가 점점 빠른 속도로 달리다가 빛의 속도로 달린 후 없어져버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설명이 이어지다 마지막에 다음과 같이 끝맺습니다.

 

"시간이 없다면 인간 존재는 없다."라고요. 곧 시간이 인간(시간이 인간 존재를 규정한다)이라는 겁니다.

 

근데, 이건 어디서 많이 들어본 주제입니다. 예, 그렇습니다. 베르그손이 지속적으로 말해왔던 바로 그 '시간'이지요. 베르그손은 그의 주요 저서들 속에서 일관적으로 시간을 증명했습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시간의 존재를 증명하다니...우리는 시간에 맞춰 살고 미토콘드리아 내의 텔로미어가 닳아 없어지면 노화로 생명을 다 합니다. 그래서 인간은 시간으로 이루어진 존재라 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실체가 없는, 그렇지만 지속적으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아니 인간을 지배하는 이 시간을 베르그손이 철학적으로 증명해 낸 것입니다. 정말 위대한 철학자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베르그손은 <의식에 직접 주어진 것들에 관한 시론>에서 시간 속에 존재하는 인간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물질과 기억>에서는 지속하는 시간이 인간 내부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증명했지요. <사유와 운동>에서도 마찬가지로 지속하는 시간을 다른 각도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창조적 진화>에서는 이 모든 것을 '알랑 비탈'로 집약시켜 주요 생철학자로 자리매김하지요.

 

 

 

 

 

 

 

 

 

 

 

 

 

 

 

 

 

 

 

 

 

 

 

 

 

 

 

뤽 베송은 베르그손이 증명한 이 '지속하는 시간'을 좀더 감각적이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라인에 이 철학적 내용을 담다 보니, 감독은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었던 듯합니다.

 

뤽 베송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플롯 구조 속에 녹아들어가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도처에 플롯의 헛점이 산재해 있습니다. 뇌를 100퍼센트 사용하면 전능한 신이 된다는 설정 또한 짜증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액션영화로서의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지인들이 졸작이라고 평가하는 부분도 바로 이것 때문인것 같습니다. 차라리 그냥 다큐 영화로 만들었으면 훨씬 더 연출이 매끄럽게 될 수 있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물론, 흥행은 참패했겠지요.

 

그래도 뤽 베송은 자신의 철학을 액션 영화에 담을 생각을 했고, 어느 정도는 상업적인 면에서 성공했다고 보여집니다. 뭐, 영화적 완성도는 좀 떨어지지만 그래도 철학적 주제의식이 뚜렷한 영화를 상업 영화로 포장할 수 있었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전, 그나마 의미 있게 보았습니다. 베르그손의 생각을 영화로 만나니 신선하기도 했구요.

 

아직 안 보신 분들은 한 번쯤 봐 줘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최민식을 제외한 깍두기 배역들을 연기한 한국 배우들의 어색함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니까요.ㅎ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올만에 조조 영화를 한 편 봤다. 알라딘 영화 티켓을 활용해서. 영화 할인 티켓을 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조 영화에는 적용되지 않는 줄 알아 여지껏 한번도 사용해 볼 의도가 없었다.

 

하지만, 혹시나 하고 문득 시도해 보았다. 맥스무비에 가입하는 게 짜증났지만, 조조 영화 4000원 할인이면 2000원에 볼 수 있다는 건데, 이건 너무도 달콤한 유혹이었다.

 

오~, 다른 할인 티켓과는 달리 알라딘 맥스무비 영화할인 티켓은 조조 영화에도 적용이 되었다! 그래서 내침김에 바로 예매를 해 버렸다. 가장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이고 있는 명량으로 낙찰~

 

사실, 이 영화를 봐야 하나 망설이긴 했다. 약 10년 전 KBS 대하사극 <불멸의 이순신>을 너무도 감명 깊게 봤기에, '이순신=김명민'이라는 각인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사실 드라마를 보았던 내내 김명민의연기는, 가히 압도적이었다. 오죽 하면 '이순신의 재림'이라는 말까지 떠돌았겠는가.

 

그래서 이후 이순신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는 김명민이 구축한 '이순신 아우라'를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그 성공의 시금석이 될 터였다. 배역을 누가 맡든 비교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을 거다. <불멸의 이순신>을 즐겨 봤던 사람들은 분명히 김명민의 캐릭터를 저 기억속에서 끌어낼 거니까.

 

 

 

 

역시 영화 보는 내내 최민식의 이순신에 몰입하기 힘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물론 최민식의 연기가 나뻤던건 아니다. 나름대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유승룡의 연기가 더 괜찮았던 거 같다. 최민식은 이순신이라는 캐릭터의 무게감에 갖힌 듯 보였다.

 

무엇보다 아주 거슬리는 지점이 발성이었다. 최민식의 약간 씹어 내뱉는 허스키 목소리는 울리는 김명민의 목소리를 따라갈 수 없었다. 이는 "죽고자 하는 이는 살 것이요, 살고자 할 이는 죽는다"는 대사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유투브에 올려져 있는 <불멸의 이순신> 94-96화를 보면, 대번 비교해 볼 수 있다.

 

사실, 최민식은 나름대로 '이순신'을 창출하려 노력했다. 김명민에 비해 좀더 비장미 넘치고 고뇌에 찬 이순신의  모습은 최민식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거북선이 불탔을 때, 도망치다 붙잡힌 병사를 한 칼에 벨 때 특히 그랬다. 하지만 뭔가가 매우 아쉬웠다. 나는 이 실체를 배우의 목소리 톤에 있지 않나 하는 결론을 내렸다.

 

최민식에 대한 약간의 실망감은 유승룡에 의해서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선군 캐릭터들을 보는 것은 내게 많은 인내력을 요했다. 그만큼 어정쩡했다. 이순신을 받쳐주는 핵심 장수들과 병졸들의 연기력 차이가 간과할 수 없는 불협화음으로 작용했다. 전투신을 제외한 신들은 무척이나 어수선했다.

 

약 1시간에 육박하는 전투 장면들로 인해 볼거리는 있었는지는 몰라도, 전체적인 감상이 실망감을 상쇄시키지 못했다. 뻔한 내용이기에 이 영화에서 볼거리라고는 캐릭터들과 전투 장면 그리고 연출력이었는데, 전투 장면을 제외하고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아 보인다. 뭐, 최대 하이라이트라는 해상 전투신도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이 영화의 평이 왜이렇게 높은지 모르겠다. 감독은 대체 최민식과 유승룡이라는 스타를 내세워 <명량>에서 뭘 보여주려 했던 걸까. <불멸의 이순신> 94~96화와 비교해서 그 어떤 차이점도 느낄 수 없었다.

 

맥스무비 티켓으로 할인을 받지 않았다면 매우 돈이 아까웠을 거다. 그런데 이 영화의 평점이 어의를 상실할 정도로 높은 이유를 이제야 어렴풋이 알것 같다. 영화에 높은 평점을 부여한 사람들은 아마도 김명민 주연의 <불멸의 이순신>을 보지 못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충분히 높은 평점을 줄 수 있었을 듯. 

 

 

[덧]

 

임진왜란을 소재로 한 영화가 몇 년만인지 모르겠다. 임진왜란에 관한 영화를 보니, 이 전쟁과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몇 자 부가해 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사람치고 임진왜란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초등학교 학생도 임진왜란을 설명해 보라면 자신있게 몇 마디 한다. 이순신 장군, 거북선, 행주대첩 등등. 학년이 올라가면 여기에다가 다음과 같은 사항들이 덧붙여진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국 통일. 일본 내부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조선을 침략. 당시 조선은 평화에 젖어 전쟁 준비 부족으로 일본군에 연전연패. 선조의 몽진 등등. 그리고 대학생 정도 되면 여기에 광해군의 분조 활동과 정유재란 그리고 한중일 삼국이 연루되어 싸운 전쟁 등이 더해진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모른다. 아니, 학교에서 가르쳐주지도 않는다. 바로 이 전쟁에 대한 명칭 문제다. 임진왜란을 갖고 한중일 세 나라 학생이 모여 토론하면 전혀 토론이 진행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각 나라마다 이 전쟁을 보는 명칭과 시각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 전쟁을 임진왜란이라고 부른다. 임진년에 일어난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명칭에는 이 전쟁을 보는 우리의 역사적 시각이 투영되어 있다. 방점은 뒤에 있다. '亂'이라는 명칭이 이를 대변한다. 왜구가 임진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일으킨 난동이라는 거.

 

그래서 우리나라는 주로 이 전쟁의 승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과거의 관련 논문과 저서들을 살펴보면 주로 이에 집중되어 있다. 이에 대한 집약적 결과물이 고교 교과서다. 주로 전투에 승리한 대첩 위주로 설명되어 있다. 의병과 그 전투를 암기해야 하는 것이 이 시대 역사 공부의 전부다.

 

그러니 이순신의 해전 순서를 암기하고 첫승이 어느 해전인지 알아야 한다. 교과서의 설명대로라면 이순신은 전장의 신이다. 무패의 신화는 교육에서도 여과없이 전달된다. 이순신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철저한 준비정신은 상대적으로 저 평가된다. 이 전쟁에 대한 초점을 승패에 맞추다 보면 당연한 귀결이 될 수밖에 없다. (요즘 보니 '7년 조일전쟁'이라는 명칭이 지지 받는 듯)

 

이런 시각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일본이 이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아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일본은 이 전쟁을 일컬어 '문록경장의 역'이라고 부른다. 방점은 뒤의 '역(役)'에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가 너희 나라를 손봐준 것이라는 역사 의식이 투영되어 있다. 이는 일본의 한국병합 시까지 지속적으로 견지된다.

 

중국은 어떤 명칭을 쓸까? 이 전쟁에서 중국(명)은 우리나가 원군을 요청 하지 않았어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조선이 일본에 떨어지면 압록강을 두고 일본과 국경을 맞대는 것보다 조선이 버티고 있는 것이 중국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요청해서 조선을 도왔다는 것을 매우 강조한다. 그래서 중국측은 이 전쟁을 일컬어 '항왜원조'라 표현한다. 왜구에 대항해서 조선을 도왔다는 거다. 역시 방점은 '도왔다'는 거에 찍힌다. 그러니 전후에 중국은 항상 뭔가를 요구하게 된다. 이 전쟁 중에 명군의 민폐는 일본군보다 더했다니, 명은 조선의 안위보다 자국의 이익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전쟁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 시각은 일본처럼 바뀌지 않고 지속되다가, 20세기에 재등장하게 된다. 놀라운 것은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여하면서 이를 '항미원조'라는 명칭을 쓴다는 사실이다. 미 제국주의에 대항해서 북조선을 도왔다는 시각은 중국이 임진왜란 이후 한국을 보는 기본적 시각이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임진년에 일어난 이 전쟁에 대한 명칭은 반드시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알아야 하는 역사적 사실이다. 명칭에서 각 나라의 기본적 역사의식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 것이 교과서의 어디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사실을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며 역사의 가치를 피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끝>

 

 

 

 

혹시 영화를 아직 감상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원작인 <명량>보다는 한명기 교수의 책 두 권을 권해드린다. 역사학계 최고의 입담이라 회자되는 한 교수의 저서들은 <명량>보다 훨씬 알차고 유익할 것이다. 시간이 부족한 분이라면 <칼의 노래>가 <명량>보다 좋은 선택일듯하다. 영화를 보고나니 소설 <명량>은 읽고 싶은 생각이 샥 가셨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만화애니비평 2014-08-01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명기 교수의 <정묘병자호란과 동아시아>란 책에서 상당한 관찰력과 현재의 한국의 현실이 생각나게 만들더군요. 그분의 임진년의 전쟁까지 연구한 것으로 아는데, 언제 이런 책들을 보지!!

yamoo 2014-08-03 23:00   좋아요 0 | URL
한명기 교수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조선 중기 연구의 대표적 학자입니다. 책도 잘쓰고 강연도 잘하지요. 특히나 대중을 상대로 두 전쟁에 대한 강의를 집중적으로 진행한 바 있습니다. 책 읽기가 버거우시다면 유투브 강연으로 대체하셔도 될 듯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야뮤 님 글을 읽습니다. 좋군요... 허허..

yamoo 2014-08-03 23:01   좋아요 0 | URL
흠...오랜 만인가요?^^;; 좋으시다니, 감사합니다!
(굽신, 굽신...)

stella.K 2014-08-01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만해서 극장을 가지 않는 저도 이 영화만큼은 보러갈 마음이 있었는데 말이죠.
전투씬은 아무래도 스크린이 커야 볼 맛이 날 것 같아서...
더구나 믿고 보는 최민식과 류승룡이라.
최민식과 이순신의 조합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종병기 활>도 전 괜찮게 봤어요. 특별한 의미는 없고
볼 거리로 그만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 이 빼빠 괜히 봤나 봅니다.
영화 보면서 야무님이 왜 이렇게 말씀하시나 그 코드 찾느라 애 좀 먹을 것 같아요.ㅋ

yamoo 2014-08-03 23:04   좋아요 0 | URL
캐릭터와 연출력이 망한 케이스입니다. 불멸 드라마를 안 보셨다면 무척 재밌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멸의 김명민 연기를 인상깊게 보셨다면 이 영화는 정말 별루라고 생각될 겁니다.

특히나 김한민 감독의 연출력의 한계가 도처에 보입니다. 이건 그냥 영화 소재가 반은 먹고 들어가서 그나마 호평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최악인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마로틱 2014-08-10 00:20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글쎄요.이 영화를 좋게 본 사람들도 많으니 호불호가 갈린다는 정도로 이해하심이 좋을듯해요. 요즘 영화만 보면 자꾸 졸아서 난감했는데 이 영화는 끝까지 졸지않고 집중해서 봤습니다. 뭔가 울림이 있었고 그리 나쁜 영화가 아닙니다. 저는 김명민의 이순신을 못봐서 어떻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최민식의 이순신도 나름 인상깊게 봤습니다. 시사회에서 봤는데 그렇게 관객들이 조용히 몰입해서 보는걸 처음 봤습니다. 끝나고 나올때 저마다 영화 잘 만들었다고 칭찬하던데요. 전문가가 보는 것과 일반 관객이 보는 눈이 다르겠지요.

곰곰생각하는발 2014-08-03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히려 거꾸로 케스팅하는 게 다 낫지 않았을까요 ? 류승룡이 이순신 하고, 최민식이 왜군 장군 하고 말이죠.....

문어 2014-08-11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지적입니다. 나도 느꼈던거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흐르던 눈물을 주체할 수 업ㅆ었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피상적이던 국가와 민족, 이 겨레가 나이듦으로 인해 눈 앞에 피부에 와닿는 느낌으로 ... 이 나라가 어찌될 꼬! 라는 절박한 느낌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계기라서 더욱 그런 것 아닌가 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역사와 사회에 나와서 각 종 자료를 보며 접한 역사에 대해 너무 큰 차이로 인한 배신감은 요새 20,30대는 이 나이가 되기전에는 절대 느끼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결국 꿈보다 각 자 해석이 다르지요.

가넷 2014-08-14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요. ㅋㅋ 요즘들어서 충무공의 관련서적이 나온다 했더니 이 영화 영향이었군요. ㅎㅎ 상기의 책말고도 <임진왜란 해전사>도 한번 읽어 볼만하지 않나 싶어요. 도서관에 있는 책인데 빌려볼까 사볼까 고민중이랍니다. 그리고 임진왜란 관련 서적으로 <임진왜란 동아시아 삼국전쟁>이라는 책도 읽어본 적이 있는데, 괜찮았어요.
 

주말을 이용해 영화를 보곤 하는데, 1월에는 설 연휴가 끼어 있어서 그런지 좀 많이 봤다. 대부분은 설 연휴기간에 줄창 본 것들이다. 정리하고 보니 1월은 영화만 본 것 같은 느낌..ㅎ

평점은 뭐, 주관적인 생각이 많은 거라 일반적인 영화 평점과 좀 차이가 날듯.

 

 

1. <회사원>     나의 평점: ★

소재는 꽤 참신했지만 그렇고 그런 조폭 영화계열로 마무리되서 많이 아쉬운 영화. 좀 색다르게 연출할 수도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이 <달콤한 인생>의 플롯에 '회사원'의 상황을 덧입힌 구조. 근데, 퀄러티는 정말 한참 떨어지는 것 같다. 좀 색다른 영화가 탄생할수도 있었는데, 감독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조폭 생활을 일삼는 사람이 일반 회사원의 애환이 묻어 있는 대사를 한다는 자체가 넌센스다. 그런데, 감독이 이 불협화음의 깊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망한 작품이 된 듯.

 

 

2. <호스트>     나의 평점 : ★

상당히 퀄러티가 떨어지는 영화도 기호에 맞으면 재밌게 보는 편이다. 그저 그런 영화라도 대부분 끝까지 보곤한다. 하지만 몇몇 영화들은 참을 수 없는 지루함과 엉성함으로 보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SF계열은 아무리 재미없어도 끝까지 보는 스타일인데, 이 영화는 보는 중에 시간 낭비한다는 느낌이 너무 강했다. SF로맨스 물이라 보기엔 엉성해도 넘 엉성한 듯. 특히 주인공이 혼자 대사하는 부분에서는 꺼버리고 싶었다. 몇 번 반복되니, 자연스럽게 off버튼을 눌러버렸다는. 최악의 SF 영화 중 한 편으로 기억 될 듯하다.

 

 

3. <엘리트 스쿼드 2>     나의 평점: ★★★★★

이건 순전히 네이버 영화 평점으로만 선택한 영화다. 평점과 리뷰를 보니, 꽤 높아서 선택한 영화. 아주 드물게 브라질 영화라서 쉽게 몰입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작하자마자부터 엄청나게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작품이다. 연출, 시나리오, 연기 등 뭐하나 빠지는 게 없는 듯한 영화. 계열은 액션 장르인데, 본질은 사회 및 정치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영화다. 절대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하고, 그 부패가 시스템을 가져 작동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현재 브라질이 월드컵을 앞두고 시위를 하는 이유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영화다. 사회 비판 영화를 재미 있는 액션 영화로 보일 수 있도록 한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명작이다. 

 

 

4. <언어의 정원>     나의 평점: ★★★★★

신카이 마코토는 애니메이션에 인간의 감성을 불어넣을 줄 아는 감독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대를 이을 감독은 현재 신카이 감독 이외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듯하다. 통속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8세기 <만엽집>에 수록되어 있는 사랑의 시가로 멋지게 해석해 내다니...그것도 45분 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속에서! 더욱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멋진 비주얼까지~

더 이상 지껄이는 건 무의미한 작품이다. 안 보신 분들은 강추드린다. 탄성을 지를만한 비주얼만 봐도 그냥 시간이 갈듯~

 

 

5. <토탈리콜>     나의 평점: ★★★

원작을 리메이크 했는데, 비주얼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원작보다 한참 떨어졌다. 개인적으로 아놀드 주연의 <토탈리콜>을 3번 보았다. 볼 때마다 느꼈던 점이 시나리오 자체가 넘 훌륭했다는 거다. 물론 원작 소설이 있는 작품이었지만 감독의 연출력이 더해져 소설보다 더 멋진 영화로 만들어진 몇 안 되는 작품이라고 자평하곤 했다. 그래서 몇 년 전 리메이크 판이 개봉됐을 때 영화관에서 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먼저 본 사람들의 리뷰가 매우 부정적이라서 그냥 넘어갔다. 한참 지나서 보니 DVD로 나온 게 눈에 띄었고, 주인공 캐스팅이 꽤 괜찮은 것 같아 빌려보았다. 아, 근데 개봉관에서  영화를 보고 실망한 사람들의 이유를 알 것 같다. 플롯 설정이 원작과 너무 달라 많이 이질적이었고, 이게 결정적으로 퀄러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 듯하다. 전작의 클라이막스는 화성의 대기권이 열리면서 화성 이주민들의 식민 상태가 종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메이크 작은 식민지 설정 자체가 지구로 되어 있어, 새로운 내용을 보는 듯했지만, 주인공이 기억을 되찾는 과정은 원작의 플롯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불협화음이 일어난 듯보인다. 무엇보다 주인공이 자신의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전개상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이 보여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볼만 했던 이유는 원작보다 발전한 비주얼적인 면과 케이트 베킨세일과 제시카 비엘의 액션 연기.

 

 

6. <본 레거시>     나의 평점: ★★★

본 시리즈 완결판이라 광고해서 본 건데, 많은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 영화다. 레이첼 와이즈와 에드워드 노튼의 캐스팅임에도불구하고 이 영화가 평타 수준으로 떨어진 건 아마도 남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은 사람처럼 주인공의 연기는 뭔가가 계속 어색했다. 그렇기는 에드워드 노튼도 매한가지였다. 첩보 역할의 캐릭터를 온전히 보여주는 데 실패한 듯보인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본의 유산이라는 타이틀을 걸기엔 플롯의 연결구조가 함량미달인듯하다. 간간히 언급되는 뉴스와 서류 정보 그리고 이전 배우들의 모습만 비춰주면 본 시리즈와 연결되는 건가? 영화의 주된 내용은 요원들의 약물 투여이고 그걸 왜 투여하고 CIA 요원들이 임무를 행하는지, 본시리즈와 어떤 연결고리가 있어야 참다운 <본 레거시>라 부를만한데, 그럴만한 개연성이 전혀 없다. 그냥 다른 첩보물로 개봉했으면 이보단 나았을 거란 생각을 들게 만드는 영화다. 그냥 첩보물로 보기에는 볼만한 영화이지 않을까 한다.

 

7.<컨빅션>     나의 평점: ★★★

conviction은 유죄판결, 강한 신념, 확신 등의 뜻을 갖는 단어다. 영화를 보면 타이틀의 의미가 매우 복합적인 의미를 담게 된 걸 알게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일종의 고발 영화 계열의 작품. 자신의 오빠가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18년의 형을 살게 되는 동안 여동생은 오빠의 무제를 밝히기 위해 스스로 변호사가 되어 오빠의 무죄를 밝혀내는 놀라운 내용이다. 이게 실화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 정말 영화같은 스토리다. 힐러리 스웽크와 샘 락웰의 탁월한 연기는 실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감동적이지는 않다. 실화 자체가 감동을 유발하기 충분한데 말이다. 그래서 평론가들로부터 좀 박한 평점을 받은 듯. 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지만 이런 고발 영화는 그만이 갖는 가치가 있기에 별 3개.

 

 

 

8.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나의 평점: ★★★★

<킹 메이커>를 보고 주목하게 된 배우 라이언 고슬링. 그가 주연으로 나온다길래 봤다. 진부한 내용이지만 감독이 아주 유쾌하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그려냈다. 막장으로 흐를만한 이야기가 후반부의 유쾌한 반전으로 인해 '가족에 대한 사랑' 영화로 둔갑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수작이다. 내가 이 계열의 영화를 무척 기피하는 편인데,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

 

 

9. <플라이트>       나의 평점: ★★

이건 뭐, 항공 스릴러 계열의 작품인줄 알고 기대하며 보았는데, 영화의 주 메시지는 알콜 중독자의 계도(?)를 목적으로 만든 작품인 듯했다. 개인적으로 이런 계몽적인 내용을 종용하는 영화를 아주 싫어한다. 근데, 이 영화는 대놓고 홍보하는 느낌. 비행기 결함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는 여객기를 베테랑 기장의 기막힌 실력으로 탑승객 대부분을 살리는 경착륙에 성공한다. 가벼운 타박상을 입은 기장은 영웅으로 추앙받지만 고질적인 알콜 중독증이 발각되면서, 결국에는 보호감호 처분을 받게 된다. 보다 보면 비행기 사고의 원인이 기체의 결함이냐 아니면 조종사의 과실이냐 라는 이분법적 갈등 구도가 돋보이는 스릴러물로 생각되지만 중반을 넘으면 영화의 초점이 알콜 중독 쪽으로 급선회 한다. 그리고는 알콜 중독 계도용 멘트로 영화를 마무리한다. 뭐, 이런 후반부 내용에 점수를 후하게 주는 분들도 많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계도적 상황을 들이대는 것 같아 좀 아쉬운 감이 든다. 플롯 속에서 얼마든지 감상자들로 하여금 조종사의 행위를 판단하게 할 수 있는 게 더 괜찮았을 듯. 개인적으로 재미있는 스릴러물을 기대했는데, 중독 계도용 영화가 되어 무척 실망스러웠다는.

 

 

10.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나의 평점: ★★★

2012년 영화이다. 9.11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휴먼, 가족 드라마 영화가 봇물 터지게 만들어졌다. 첨에는 이런 류의 영화들이 볼 만했고, 충분히 공감할만 했다. 그런데, 계속 끊임없이 나오니, 식상해졌다. 톰 행크스와 산드라 블록 그리고 토마스 혼의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플롯 구조도 좋았다. 하지만 진부한 주제의식이 맹점이었다. 감동적인 내용이지만 전혀 감동적이지 않다. 처음에는 아이의 눈으로 이끌어가는 가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후반부를 보니 이건 아이의 엄마 이야기였다. 결국은 가족의 사랑이야기인데, 비슷한 내용을 너무 많이 봐서인지 별로 감흥이 없는 게 흠이다. 이건 개인적인 감상이고, 분명한 건 이 영화가 아주 잘 만들어 졌다는 거. 보는 사람에 따라서 별4개 내지 5개는 받을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한다.  

 

 

11. <시크릿>     나의 평점: ★★★★

가진 자들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다. 아무리 추악한 짓을 한다하더라도 권력과 돈이면 모든 것을 무마하고 조작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일종의 사회고발 작품. TV에 나와 경제 상황을 강의할 정도로 유명한 한 뉴욕의 헤지펀드계의 거물 사업가는 겉으로 보기에는 가정적이고 매너 넘치는 성공한 경영인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회계 장부를 조작하고 불륜을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파렴치다. 어느날 그는 자신의 세컨드를 테우고 지방 간선도로를 달리다 졸음 운전으로 인해 여자가 죽는 사고를 당한다. 이후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경찰에게 꼬리가 잡혀 그가 범인임이 점점 명백해 진다. 하지만  경찰은 그를 잡아 넣지 못한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권력을 갖은 갑부이기 때문. 정황상 범인임이 명백해도 경제적인 권력과 사회적 신망으로 인해 얼마든지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영화는 리얼하게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에 갑부가 자수를 하지 않고 연단에 오르는 장면은 압권! 그의 가족으로부터도 외면받지만 그는 여전히 위선의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하고 있다. 갑부에 리처드 기어를 캐스팅 한 건 신의 한 수 인듯. 그는 정말 추악한 짓을 능청스럽게 잘도 연기해 낸다. 속편이 기대되는 영화. 로버트 밀러의 딸로 열연한 브릿 말링이라는 여배우를 안 것은 보너스~

 

 

12. <코쿠리코 언덕에서>     나의 평점: ★★

지부리 작품들 중에서 최악의 작품은 아마도 <게드 전기>일 것이다. 정말 훌륭한 원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판 애니를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 작품이다. 이게 지부리에서 나왔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형편없었다. 그런데, 이에 버금가는 졸작이 바로 이 작품이다. 이 작품의 실질적 지휘자였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는 자기의 한계를 빨리 깨닫는 게 지부리 발전을 위해 이로울 듯하다. 정말 연출력이 형편없었다. 1960년대를 배경으로 한 신파조 출생의 비밀 이야기로 관객을 눈높이를 충족시킨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물론 잘 만들수도 있을 것이다. 다카하타 이사오의 <추억은 방울방울>이나 곤도 후시유미의 <귀를 귀울이면>을 떠올리면 신파조라도 얼마든지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니, 이런 작품들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다. 정말 곤도 후시유미가 죽지만 않았더라면 지부리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여하튼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것 까지는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애니 극장판에서까지 출생의 비밀을 둘러싼 신파조의 플롯 구조는 참을 수 없다. 감독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작품이라 간단히 평하고 싶다. 

 

 

13. <인 시디어스>     나의 평점: ★★★★

공포영화를 꽤 좋아하는 매니아다. 그래서 즐겨보는 편이다. <쏘우1>을 만든 감독이라해서 주저없이 선택한 영화다. 워낙 <쏘우1>을 강렬하게 봐서(정말 끝에 그런 반전이 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할 경악할 수준) 기대치가 높았다. 역시 감독은 공포영화의 연출이 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다. 제임스 완. 이 감독의 작품들을 다 찾아 본 것은 아니지만 두 편을 본 소감은 어여 빨리 그가 만든 작품들을 죄다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든 영화다. 이 영화는 뭐, <드레그 미 투 헬>과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재미는 <드레그>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쏘우1>에는 많이 못 미치지만 그래도 공포영화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어 좋다. 마지막 반전도 꽤 괜찮다. 차기 작을 기대하기 충분한 영화다. (찾아보니 역시 있다.ㅎ)

 

 

14. <제로 다크 서티>     나의 평점: ★★★

이건, 뭐 마지막 30분을 위해 1시간을 훌쩍 넘은 시간을 견뎌야 하는 그런 영화다. 내용은 빈라덴이 어떻게 사살됐는지 알려주는 거. 영화는 빈 라덴 사살 작전의 내막을 잘 모르는, 그냥 결과만을 알고 있는(언론을 통해) 일반인을 위해 친절하게 처음부터 하나씩 알려준다. 그 베일의 핵심은 CIA여자 요원의 집요한 빈 라덴 색출작전이라는 거. 그녀는 CIA에 입사하여 한 일이 이게 전부다. 일게 여자 일반 요원의 작적이라 윗선을 움직이기가 힘들었다는...뭐, 그런 내용인데, 마지막 30여 분을 위해서 1시간 이상은 지루함을 견딜 수 있을 만한 영화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쉽싸리 2014-02-03 2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대로 연휴 즐기셨네요. 소개한 영화중 본건 없네요. ㅜㅜ 몇 편 보고싶긴합니다.
저는 티브에서 '감시자들' 한 편 봤네요. 죽은 정우성만 불쌍하고 설경구는 의연하게? 사니 왠지 꼴보기 싫더군요. ㅋㅋ

yamoo 2014-02-04 10:07   좋아요 0 | URL
네...잘 논거 같아욤^^ 한국 영화를 별로 못봤습니다. <변호인>을 봐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못보게 되네요. 티비에서 해 준 <감시자들>도 못봤어요. TV시청을 안하는지라...호불호가 갈려서 이것두 나중에 디비디로 감상하렵니다~ㅎ 쉽싸리님은 이번 연휴 어떠셨는지...잘 지내셨길 바랍니다~^^

비로그인 2014-02-03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야.. 대단하세요.. 우아.. 이걸 다 보셨군요.. ~~언어의 정원은 저도 챙기겠습니다.. ~~

yamoo 2014-02-04 10:09   좋아요 0 | URL
넵~! 다 봤어요. 물론 보다 재미없었던 건 안 봤습니다만, 그 외 껀 다 봘지요.ㅎ 새벽숲길님께서두 영화 좋아하시는 거 같은데...전, 잡탕이라, 추천 받은 거 위주로 봅니다. 언어의 정원은 꼭 보기길 강추드립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