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관념철학과 변증법>, 강대석, 한길사, 1980
야무의 간단 책소개
최근 우리나라 출판계와 독서계에서 마르크스주의와 변증법은 한물 간거처럼 느껴진다. 헤겔 변증법과 변증법에 관게된 책은 대학 교양 강좌 일부에서만 아주 극소수 수강생만을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는 듯해서다.
물론 마르크스주의에 관한 책들도 인기가 별로 없는 듯하다. 왜냐면 요즘은 후기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책이 식자층으로부터 꽤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
안토니오 네그리와 리오타르 이후 프랑스 좌파 계열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적자라고 회자되는 하버마스의 책들이 꾸준히 번역되고 팔리고 있는 걸 보면 그렇다는 결론.
우리 사회의 갈등과 변화를 발전적 움직임 속에서 이해하고 거기에 대한 실천적 방안을 모색하려는 관심 때문에 그럴 거라고 생각해 둔다.
변증법에 관계된 책도 2000년 이전까지는 번역서가 대세였지만 현재는 우리 학자들에 의한 연구서도 꽤 출간되었다. 아래 책들은 알라딘에서 '변증법'으로 검색하면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 소장 학자의 변증법 연구서들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독일 관념론의 변증법에 대한 이론서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대개가 절판됐다. 독일 관념론 변증법은 변증법 발달상에서 커다란 주류를 이루었던 분야다. 아도르노의 변증법에 대한 분석서만 나와 있는 현 우리나라 출판계가 아쉬운 이유다.
<독일관념철학 변증법>의 저자 강대석은 굵직굵직한 이론서를 낸 철학자다. 이제는 원로 학자에 속하는 세대가 됐다. 그가 낸 책들은 거의가 인기 없이(책에 대한 평가가 없음) 절판된 책이 많지만, 서양의 철학을 심도있게 연구하여 나름의 이론을 정립해 나간 좋은 연구서들이다.
특히 강 교수는 니체 철학과 기독교 철학을 심도있게 연구해 왔다. 포이에르바하의 <기독교의 본질>과 같은 책도 그의 손을 통해 우리말로 갈아 입었다.
이 책 <독일 관념철학과 변증법>은 프랑스 혁명과 자연과학의 발달에 대한 독일적 반응으로 잉태된 철학체계를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이 철학체계가 관념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에서 앞으로 도래할 사회에 대한 철학적 적응을 모색했다. 다음 시기에 나타난 독일의 민주적 시민혁명의 이념적 기초를 본 것.
저자는 '관념론', '변증법', '독일 관념론의 역사적 배경' 등을 일반론적으로 서술한 다음, 칸트, 피히테, 셀링, 헤겔의 철학적 핵심 문제와 거기에 나타나 있는 변증법의 성격과 발전적 면모를 밝히고 있다.
아울러 필요한 부분에서는 적절한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저자는 독일 관념론의 변증법발달사를 무시하거나 왜곡한 사례들을 비판적으로 조명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는 가치는 여기에 있다 하겠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독일 관념론 철학이 변증법을 '주관과 객관의 인식이론', '자연과 사회의 발전이론', '사유와 존재의 발전에 관한 논리학' 등으로 체계화시킨데 공헌했음을 이해하게 된다.
저자의 노고가 전해지는 그런 책이다.
목차
머리말 = 3
제1장 관념론이란 무엇인가 = 9
제2장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 15
제3장 독일 관념론의 역사적 배경과 특징 = 19
제4장 칸트 = 27
1. 비판 전기의 변증법적 사고 = 29
2. 소극적 변증법과 실질변증법 = 43
3. 인식론에 나타나는 변증법적 이념 = 61
4. 사회생활의 변증법 = 67
제5장 피히테 = 79
1. 행위와 직관 = 82
2. 상반성의 상호제한 = 88
3. 양적인 변증법 = 92
4. 인식능력의 변증법 = 106
5. 실천적 자아의 변증법 = 111
제6장 셸링 = 121
1. 변증법의 형성 = 124
2. 자연의 통일과 발전 = 135
3. 변증법의 새로운 모습 = 143
4. 동일성 속의 상반성 = 155
5. '동일철학'에 나타난 변증법의 문제 = 163
제7장 헤겔 = 177
1. 헤겔변증법의 근원과『정신현상학』 = 184
2. 헤겔의 변증법적 논리학 = 193
3. 헤겔의 자연변증법 = 244
4. 헤겔의 정신철학에 나타난 변증법 = 248
제8장 독일 관념론의 철학적 의의 = 271
맺는 말 = 282
주 = 285
참고문헌 =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