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4월 들어 읽은 책이 거의 없습니다. 완독한 책이라면 문학동네에서 나온 세계문학 전집 가운데 한 권인 <해부학자>와 문고본인 페터 한트케의 <왼손잡이 여인>이 다입니다. 이사 준비의 여파가 이렇게 큰 줄은 몰랐군요!
근데, 정말 웃긴건 방을 검색하고 방문하는 와중에도 산 책들이 40권을 넘는다는 겁니다. 유일하게 읽은 책 중 하나인 페데리코 안다시의 <해부학자>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책입니다..ㅎ 구입한 책들은 바로 박스에 매장되거나 곧 매장될 예정입니다..ㅋㅋ
책을 처분하지 못할망정, 매일 나갔다 들어오면 몇 권을 사 들고 오니, 미치고 환장할 노릇입니다. 근데, 이 노릇을 멈출 수 없는 건, 이상하게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사고 싶은 책들이 끊임없이 들어온다는 점입니다.
사실 완독한 <해부학자>만 해도 그렇습니다. 저번달 알라딘 신림점에서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그때 헌책방에서 구하기 힘든 문학동네 세계문학 책들이 6권이나 들어왔습니다. 생판 첨 보는 작품들이었지요. 그 중 한권인 <해부학자>를 손에 들고 들었다놨다 했습니다. 고민끝에 일단 도서관을 이용하자였는데요..
이거, 결정적인 실수였습니다. <해부학자>를 다 읽고 보니, 이 책은 정말 끝내주는 책이라는 걸 알았고, 그때 사지 못한 것을 너무도 후회했지요. 그래도 소용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서 병이 도졌는지도 모릅니다. 눈에 띄는 주목할 책들은 바로 구매하지 않으면 다음날 없어지니까요. 특히 문학동네 세계문학 전집은 그렇더이다.
눈에 띄는 책들은 모조리 구입하다보니, 이건 뭐, 책들이 쌓여가고 있는 미친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해서 눈 앞에 있는 한트케의 소설이나, 로맹가리의 소설들을 놓친다는 건, 얼마 후에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을 반복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 한숨이 나오는 걸 어찌할 수 없습니다.
어제는 구입한 책을 반납하러 갔습니다. 멍청하게도 똑같은 책을 샀지 뭡니까. 헛, 근데 거기서 체홉의 미발표 단편 작품들을 수록한 책을 발견했습니다. <사랑과 욕망의 변주곡>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온 체홉의 에로티시즘 단편선입니다. 여기서 제가 읽은 단편은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이 유일했습니다. 이건 사야됩니다..
구스타프 마이링크의 <골렘>. 책세상 세계문학도 뒤늦게 모으고 있는데, 이 책도 이날 들어온 겁니다. 알라딘 리뷰를 검색하니 안 살수 없더군요. 포크너의 <내가 죽어 누워있을 때>도 고민끝에 구입했습니다. 리뷰를 보니, 평이 갈리더군요. 제가 읽고 판단해 봐야 겠기에 그냥 사기로 했습니다.
페데리고 가르시아 로르카의 <인상과 풍경>. 사실, 펭귄 클래식은 쳐다도 안 봤습니다만, 페렉의 <사물들> 번역을 보고 남미 작가들의 작품들도 구입해서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번역이 꽤 좋을 거 같은 예감이 들어서요.) 그런 결심이 서니, 그냥 지나쳤던 작품들이 계속 유혹의 손길을 보내더군요. <인상과 풍경>의 리뷰를 보고 안 살수가 없었습니다. <7인의 미치광이>도 곧 데려올 계획입니다.
한트케의 소설들은 중복 번역된 작품이 꽤 눈에 띄지만, 일단 보이면 닥치고 데려와야 합니다. 범우 문고판에서 이미 <왼손잡이 여인>뒤에 수록된 작품이지만, 번역이 별루 인거 같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민음사판 <소망없는 불행>이 눈에 띄자 바로 구입했지요. 민음사 세계문학 번역이 전체적으로 별루라고 하지만 범우 문고판보다야 낫지 않을까라는 일말의 기대로 구입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구입한 책들의 리스트를 보니 50권이 훌쩍 넘었습니다. 1달 동안 구입한 문학책만 이 정도된 것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하고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해 보니, 위와 같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 듯합니다. 읽지도 못하고 매장해야 하는 것이 더 괴롭군요.ㅠㅠ
[3-4월 구입한 세계문학 목록](매장 전이라 무슨 책인지 사진찍을 수 있었고, 모르는 책들은 영수증을 보고 알 수 있었음..ㅎ)
헉!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문학만 90권이 넘네요!! 이미지가 뜨지 않는 책들은 제외 했으니, 총합은 가뿐히 100권을 넘을 거 같고...간간히 인문서도 샀으니....ㅜㅜ
이렇게 보니 정말 많이 구입했군요!!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