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 여행 위대한 클래식
쥘 베른 지음, 박선주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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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세상으로의 여행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런데, 아무도 가보지 못한 지구의 중심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어떨까? 여기 그 신나는 모험의 일정이 그려져 있다. 바로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이 그것이다. 물론, 완역판 소설은 아니고, 아이들을 위해 각색된 이야기로 크레용하우스에서 금번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 6번째 이야기로 나온 책이다.

 

익히 잘 알고 있듯이 쥘 베른의 소설들은 온통 모험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솔직히 쥘 베른 소설들의 단점은 스토리를 집어삼킬 만큼 주변 묘사들이 너무 상세하다는 점이 아닐까? 물론, 그런 내용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유익 역시 적지 않겠지만, 자칫 스토리를 지루하게 만들 소지가 없지 않다. 그런 면에 있어 이처럼 아이들을 위해 각색된 이야기로 쥘 베른의 소설만큼 좋은 건 없을 듯싶다. 어쩌면 완역판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선사해 줄지도 모르니 말이다.

 

유능하고 존경받는 광물학 교수인 리덴브로크 교수는 악셀의 삼촌이다. 어느 날 악셀의 삼촌은 오래된 고서를 입수하게 되고, 그 안에서 지구 속으로의 여행에 대한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암호문으로 적혀 있지만, 이 암호문은 우연한 기회에 악셀이 풀게 됨으로 악셀과 삼촌은 지구 속으로의 여행을 출발하게 된다. 과연 이들은 땅 속으로의 여행에서 어떤 일들을 경험하게 될까? 그 신나는 모험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

 

역시 쥘 베른 소설의 특징 가운데 하나인 신실한 조력자가 이 이야기 속에도 등장한다. 바로 아이슬란드 현지인으로 오리 사냥꾼인 길잡이 한스다. 쥘 베른 소설이 대체로 그렇듯, 이렇게 우연히 주인공의 일행이 된 한스는 성실함과 충성심을 보여줌으로 주인공의 모험이 성공할 수 있는 커다란 요인이 된다. 그러니, 『지구 속 여행』은 광물학 교수인 리덴브로크 삼촌, 그 조카인 악셀, 그리고 길잡이 한스, 이 세 사람이 만들어가는 모험이야기이다.

 

이들은 땅 속 세상에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들을 경험하게 된다. 땅 속 바다, 그리고 커다란 버섯 숲, 옛 거대한 동물들의 뼈, 그리고 옛 사람들의 뼈 등을 조우하게 된다. 심지어, 사람까지. 과연 이 소설처럼 땅 속 깊은 곳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세상이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소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가 굳게 믿고 있는 지식이 전부가 아님도 말이다. 아니, 오히려 이런 세상을 뒤집는 것이 이 소설의 의도 아닐까?

 

혹시라도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이 우리가 살아가는 땅 속 깊은 곳에 있다면 어떻겠나? 그렇다 하여 세상이 끝난다기보다는 도리어 이 세 사람의 모험처럼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신나는 모험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겠다. 우선은 그 신나는 모험을 책 속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쥘 베른은 『지구 속 여행』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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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위대한 클래식
다니엘 디포 지음, 차은화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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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모험심을 자극하던 대표적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로빈슨 크루소』라는 소설이다. 무인도라는 극한의 상황, 오도가도 못 하는 닫혀있는 세상, 그 상황에서 홀로 생존해나가는 이야기는 분명 힘겨운 상황이긴 하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은 상황이기도 하다. 어쩌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생존예능, <정글의 OO> 역시 이러한 마음, 나도 로빈슨 크루소가 되어보고자 하는 그 마음을 이용한 예능이 아닐까?

 

그런데, 성인이 되어 다시 읽은 『로빈슨 크루소』는 또 다른 맛을 전해준다. 단순히 모험심 함양만이 아닌 또 다른 많은 메시지가 담겨진 소설임을 알게 된다. 금번에 크레용하우스에서 아이들을 위해 새롭게 출간된 <위대한 클래식> 시리즈 5번째 책인 『로빈슨 크루소』를 읽으며, 작가가 말하고자 한 메시지들 가운데 귀를 기울여 본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 홀로 놓여진 상황에서 자족하는 삶을 깨닫는다.

 

지금 당장 필요한 만큼을 제외하고는 모두 쓸모가 없었다. 굶주린 배와 필요한 부분을 채우기만 하면 되지, 더 있어 봤자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102쪽)

 

로빈슨 크루소에게 욕심은 냄새 나는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수단일 뿐이다. 어차피 혼자 살아가는데, 잉여 음식물은 썩어 냄새를 풍기는 반갑지 않은 사물에 불과하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고, 너무 많은 것을 움켜쥐려 하다 보니 삶의 향기가 사라지고, 악취를 풍기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 모두 자족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또한 로빈슨 크루소는 많은 것을 잃을 상황, 그리고 힘겨운 상황이기에 도리어 감사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늘 그랬듯 가진 것을 잃어버리고 난 뒤에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108쪽)

 

어쩌면 오늘 우리의 삶에 감사가 사라진 것은 진정으로 힘겨워서가 아니라,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어서는 아닐까? 더 힘겹던 옛날에는 오히려 서로 나누는 정이 있고, 감사가 넘쳤는데, 왜 요즘은 감사보다는 못 살겠다, 힘들어 죽겠다는 말이 넘쳐날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이미 우린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내가 누리는 것에 대해 감사하기보다는 그저 당연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당연한 것이기에 조금만 부족해도 못살게 되고 불평불만이 가득하게 되는 것 아닐까? 없는 것이 많을 때는 도리어 작은 것 하나도 소중하게 여겨지며, 감사하게 된다. 오늘 우리의 삶에 감사가 사라진 것은 너무 많은 것을 가져서는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 뿐 아니라 아이들이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를 통해, 힘겨운 상황에서 견뎌내며, 이겨내는 그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 아울러,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모험의 길을 걷고자 하는 그 도전정신 역시 배울 수 있길 소망해본다. 여기 크레용하우스의 『로빈슨 크루소』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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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아이들 북멘토 가치동화 17
이병승 지음, 강창권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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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우네 마을에 석구라는 친구가 이사 왔답니다. 둘의 첫 만남은 건우의 장기인 구슬치기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런데, 구슬치기의 대가인 건우가 그 동안 모아뒀던 구슬을 석구에게 모두 잃고 만답니다. 왜냐하면 석구가 꺼낸 구슬은 무적의 쇠구슬이었거든요. 건우만 석구에게 구슬을 다 잃은 건 아니랍니다. 마을 친구들 모두가 잃었네요. 이렇게 하여 건우의 쇠구슬을 찾는 여정이 시작되죠. 게다가 건우가 잃은 구슬 가운데는 건우의 여자친구인 정옥이가 준 사기구슬도 있거든요. 과연 건우는 정옥이 준 사기구슬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뿐 아니라, 이렇게 구슬치기로 시작된 건우와 석구의 악연(?)은 서로 골목대장 자리를 놓고 다투기도 합니다. 단순한 골목대장 자리가 아닌, 자신들의 놀이터를 사수하기 위한 시합이랍니다. 물론, 이 모든 건 못되게 구는 석구 때문에 시작되었고요. 과연 건우는 석구의 횡포로부터 마을아이들의 놀이터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옛 시절을 떠올려보게 되는 동화 『골목의 아이들』은 1976년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답니다. 당시 아이들의 놀이가 가득 담겨있는 추억박물관처럼 느껴지는 동화네요. 당시 좋아하던 tv 프로그램, 만화영화, 놀이, 문화 등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옛 생각이 소록소록 떠오르게 되는 멋진 동화네요. 맞아, 그 때는 이렇게 놀았는데. 맞아, 그 때는 이런 것들이 있었지. 잊었던 옛 추억 속으로 시간여행을 다녀오게 하는 멋진 동화랍니다. 물론, 요즘 아이들에게는 아빠, 엄마 세대의 추억을 엿보는 경험이 될 테고요.

 

또 좋은 점은 작가의 관점이 더불어 삶에 있어 좋네요. 단순히 놀이만이 아니라, 놀이를 통해, 더불어 행복하고, 더불어 즐거운 시간들을 지향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한답니다. 아울러 힘이 있는 자나 없는 자나, 가진 것이 많은 자나 적은 자나 모두 행복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네요. 쇠구슬 사건이 대표적으로 그렇답니다. 또한, 이런 예로는 깍두기를 들 수 있겠네요.

 

동화 속엔 놀이에서의 깍두기가 등장한답니다. 동화를 읽으며, 맞아, 그 때는 깍두기가 있었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답니다. 주로 나이가 어린 동생들이 깍두기를 많이 하죠. 이 친구들은 어느 편이든 공격하는 편에서 함께 놀이에 참여하게 되죠. 그리고 이 친구들에게는 많은 배려를 하고요. 예를 든다면, 원래 깨금발로 하는 놀이에도 깍두기들은 양발로 뛰어다녀도 되죠. 그리고 어리거나 약한 친구들이기에 보호하기도 하고요.

 

그렇다고 해서 깍두기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랍니다. 깍두기가 임무수행을 완수해도 그 편은 승리하게 되거든요. 그러니, 깍두기는 배려하고 양보하면서도, 그들의 역할을 무시하기보다는 인정하는 참 멋진 놀이제도였네요. 요즘 아이들도 이런 깍두기 정신을 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다면 왕따도, 집단 괴롭힘도 없을 텐데 말입니다. 물론, 모두가 깍두기를 인정하는 건 아니었답니다. 이야기 속에서도 석구가 그런 친구네요. 그런데, 사실 석구는 자신이 가진 것으로 남들을 더욱 괴롭히고, 더 빼앗으려는 오늘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네요. 작가는 오늘 우리에게 이것을 말하지 않을까요? 오늘 우리들 모두 사실은 석구가 되어 누군가의 위에 군림하고 싶어 하고, 더 많은 것을 갖기 위해 남들의 것을 빼앗길 원하며, 자신의 것만을 더욱 움켜쥠으로 타인들을 힘겹게 만드는 삶을 살고 있진 않으냐고 말이죠.

 

우리의 옛 골목에서의 아이들의 놀이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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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털 고양이 뮤지컬 무엇이든 마녀상회 10
안비루 야스코 지음, 황세정 옮김 / 예림당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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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 마녀 실크는 옷 수선집을 운영하고 있답니다. 이 가게에는 특별한 고양이가 있네요. 바로 코튼이란 이름의 고양이인데, 주인인 마녀 실크를 도와 여러 가지 일을 한답니다. 무엇보다 맛난 차를 끓이고요. 또한 이 가게에는 바느질 마녀 실크의 절친인 나나 역시 자주 놀러 온답니다.

 

코튼이 끓인 차향이 가게 안에 가득 한 어느 날, 나나의 한숨 소리가 차향을 밀어내고 가게 안을 가득 채우네요. 웬일일까요? 그건 바로 나나가 학교 발표회에서 갑자기 연극 <신데렐라>의 주인공을 맡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원래 주인공인 친구 유카리가 갑자기 다치는 바람에 대역으로 그 큰 역할을 맡게 되었답니다. 나나는 유카리처럼 신데렐라 역을 잘 해낼 자신이 없답니다. 그래서 한숨을 쉬고 있는 거죠.

 

『무엇이든 마녀상회』 열 번째 이야기인 『삼색털 고양이 뮤지컬』은 갑자기 대역을 맡은 나나의 고민과 걱정, 그리고 그럼에도 잘 해내는 극복기(?)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나나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곳을 찾아온 뮤지컬 극단인 ‘삼색털 고양이 극단’의 사정과 함께 이야기가 진행된답니다. 삼색털 고양이 극단의 뮤지컬 공연을 관람한 바느질 마녀 실크, 실크의 절친 나나, 고양이 하인 코튼은 그 공연이 완전 엉터리임에 실망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공연이 엉망인 이유가 있네요. 바로 주연 배우가 대역이었거든요. 마치 나나처럼 말이죠. 평소 너무 잘하던 배우가 큰 극단으로 스카우트 되면서, 갑자기 주연을 맡은 대역이 자꾸 그전 배우처럼 하려고 하다 보니 잘 되지 않았거든요.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고,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다면 잘 할 수도 있을 텐데, 자꾸 원래 주연을 따라하려다 보니 더욱 못하게 되는 거죠.

 

이 이야기는 바로 이 점을 이야기하네요. 남이 하던 그대로 따라하려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장점을 살리고,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낼 때, 더 멋진 공연이 될 수 있음을 말이죠.

 

맞아요. 공연뿐만 아니겠죠. 우리들 인생이 모두 그렇지 않을까요? 누군가 멋진 사람을 그대로 따라하려는 모습, 누군가 잘 하는 사람을 그대로 따라하려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죠. 물론, 남의 좋은 점을 따라함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또 다른 문제지만요. 우리 모두 얼굴이 다 다른 것처럼, 재능도, 색깔도, 느낌도 다 다르답니다. 그러니, 나의 색깔을 찾아가고,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며 살아가는 인생이야말로 멋진 인생 아닐까요? 그럼, 나를 더욱 빛나게 할 나만의 색깔은 무엇일지 모두 찾아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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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리랜드 1 - 셉템버와 마녀의 스푼
캐서린 M. 밸런트 지음, 공보경 옮김, 아나 후안 그림 / 작가정신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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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페어리랜드(fairyland)가 정말 있다면 어떨까요? 요정의 나라, 동화의 나라, 상상의 나라인 그곳에 가게 된다면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그 답을 알려주는 동화가 있답니다. 제목도 『페어리랜드』네요. 『페어리랜드』의 첫 번째 이야기인 <셉템버와 마녀의 스푼>, 그 이야기 속으로 먼저 들어가 봐요.

 

주인공 셉템버는 이름과는 다르게 5월에 태어났답니다. 그런데도 이름은 ‘9월’이란 뜻의 ‘셉템버’네요. 이 셉템버는 특별한 게 없는 평범한 소녀랍니다. 하루하루 별난 일이 없이 심심하게 지내는 소녀죠. 그런 셉템버에게 초록바람이 찾아와 ‘페어리랜드’에 데려다 줄까 물어본답니다. 셉템버는 흔쾌히 승낙하게 되고, 이로 인해 초록바람이 타고 다니는 ‘작은 산들바람의 표범’을 타고 ‘페어리랜드’에 가게 된답니다.

 

그곳에서 금으로 가득한 해변도 만나게 됩니다(나중에는 은으로 가득한 해변도 만나죠). 물론 ‘페어리랜드’이니 요정들도 만나고, 마녀들도 만나게 된답니다. 마녀들을 만나면서, 셉템버의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답니다. 마녀들은 ‘페어리랜드’를 다스리는 여왕인 후작에게 빼앗긴 스푼을 찾아줄 것을 제의하게 되고, 셉템버는 이 제의를 받아들여 모험을 떠나네요.

 

이 과정에서 친구들도 만나게 된답니다. 빨간색 비룡인 ‘에이부터 엘까지(줄여서 엘)’을 만나 동행이 되고, 또한 바다 요정인 ‘새터데이’와도 친구가 되어 동행하게 된답니다. 과연 이들의 모험 앞에는 어떤 신나는 일, 신기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 소설은 판타지 소설입니다. 그리고 그 무대인 페어리랜드는 대단히 환상적인 일들로 가득한 공간입니다. 요정들을 만나기도 하고, 사물들이 살아 있기도 하네요. 자전거가 마치 야생마처럼 살아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자전거를 야생 짐승이라 말하네요. 비누 인형도 살아 대화를 하기도 하고요. 심지어 주인공 셉템버는 나무로 변해가기도 하네요. 이처럼 환상적 요소가 가득한 소설입니다.

 

뿐 아니라, 그 안에 뭔가 메시지들이 가득하다고 느껴지네요. 여러 가지를 들을 수 있겠지만, 그 가운데 몇 가지만 들게요.

 

먼저, 페어리랜드를 다스리는 후작은 자신이 정하는 것들을 강요하네요.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고통을 당하고요. 예를 든다면, 후작은 이런 새로운 법을 만들었답니다. ‘하늘을 날아서 이동하려면 표범 혹은 면허증을 소지한 금불초 줄기를 타야 한다.’라는 법이랍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경우가 아니면 하늘을 날아다닐 수 없데요. 셉템버와 친구가 되는 엘은 비룡이랍니다. 비룡(飛龍),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용이죠. 그런데도 엘은 표범도 아니고, 금불초로 만들어지지도 않았으니 날아다닐 수 없답니다. 심지어 커다란 날개를 사슬로 묶어 자물쇠로 잠겨있답니다. 후작에게서 왠지, 독재자의 냄새가 풍기죠? 뭔가 자꾸 새로운 법을 만들어 바꾸려 하는데, 그게 왜 필요한지 잘 모르겠네요. 자꾸 바꾸려 하지만, 그것이 실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보다는 더 힘겹게 하고 혼란스럽게만 하는 것 같네요. 후작을 보면 누가 생각난다고요? 여러분들 곁에도 누군가 그런 독재자가 있다고요? 참 안타깝네요.

 

또 다른 의미 있던 내용은 비누 인형 라이를 통해, 제공받게 되는 목욕이랍니다. 셉템버는 세 가지 목욕을 제공받는답니다. 그건 용기를 씻어주는 목욕, 소원을 씻어주는 목욕, 행운을 씻어주는 목욕이랍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용기에 때가 껴서 용기를 잃게 되죠. 그리고 바른 소원이 아닌, 허망한 소원의 때가 끼기도 하고요. 아울러 작가가 말하는 것처럼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거나 또는 지나친 자만으로 인해 행운을 잃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때를 벗겨내는 목욕을 하게 된답니다.

 

왠지 오늘 나에게도 이런 목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세상을 살아가며, 실패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데, 그러다보니 자꾸 나도 모르게 용기를 잃어갈 때가 많거든요. 그럴 때, 비누 인형 라이가 제공하는 목욕을 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울러 우리가 소원을 품는 것은 참 좋은데, 그 소원이 도리어 세상을 어지럽히는 소원들도 많죠. 그럴 때, 그 사람을 ‘소원을 씻어주는 목욕’탕에 풍덩 씻기면 좋을 텐데요. 아울러, 행운을 씻어주는 목욕을 받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멍하니 흘려보내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사용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좋겠네요. 그럼으로 나에게 돌아올 행운을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처럼 이 소설은 흥미로움 뿐 아니라, 많은 메시지도 담고 있답니다. 물론, 각자 들려지는 메시지는 다를 수 있겠죠. 재미있게 읽으며, 아울러 이런 메시지에도 귀를 기울여보기에 좋은 그런 소설이네요. 2편이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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