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쫓는 아이 -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 권기옥 쌈지떡 문고 7
정지아 지음, 홍정선 그림 / 스푼북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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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하늘을 쫓는 아이』는 한국 최초의 여성 비행사였던 권기옥 씨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답니다. 여자는 배움의 기회조차 없던 시절, 배움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갈례’의 이야기랍니다. 권기옥 씨의 원래 이름이 갈례라고 하네요. 딸이 태어나자 빨리 저 세상으로 가라는 의미에서 아빠가 이렇게 지었다고 하네요. 참 끔찍하지만, 당시 권기옥 씨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나 성장하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단적인 부분이기도 하네요.

 

아무튼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옥은 배움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을 뿐더러,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비행사가 되겠다는 꿈을 꾼답니다. 기옥은 이 꿈을 이룸으로 비행사가 되어 독립운동을 하고자 합니다. 기옥이 품은 이 꿈은 당시에는 품을 수도 없는 꿈이었으며, 현실 속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꿈이었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꿈을 향해 달려 나가 결국 그 꿈을 이룬 권기옥 씨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랍니다.

 

주인공 가연은 아직 꿈이 없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죠. 그런 가연은 어느 날 이사 온 이후 한 번도 올라가보지 못한 2층에 올라가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바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거죠. 그것도 한 사람, 갈례(기옥)에게로 말입니다. 이런 수차례의 여행을 통해, 가연은 기옥이 처한 현실, 그리고 그 가운데 품는 꿈과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 등을 살펴보게 됩니다.

 

이 놀라운 시간 여행을 통해, 가연은 조금씩 바뀌게 됩니다.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게 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공부하게 됩니다. 뿐 아니라, 우리의 아픈 역사를 통해 나라 사랑의 마음도 갖게 되죠. 나아가 꿈을 꾸게 된답니다. 바로 하늘을 나는 꿈을 말이죠.

 

그러니, ‘하늘을 쫓는 아이’는 역사 속의 실존 인물인 권기옥이기도 하며, 아울러 동화 속의 가연이기도 하네요.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위인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는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위인들이 품었던 꿈을 살펴보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멋진 모습들을 통해, 그 꿈이 오늘 우리의 것이 되게 하는 것 말입니다.

 

참 멋진 동화네요. 권기옥이란 분의 위인전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만, 딱딱한 위인전이 아닌 동화로 접근하는 위인전. 그래서 재미도 있고, 그 안에 의미도 담겨 있는 좋은 책이랍니다. 무엇보다 힘겨운 순간에 굴복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가 그 꿈을 이루는 모습이 참 멋스럽네요. 그 모습이 오늘 나의 모습, 그리고 우리의 모습,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의 모습이 되어, 누군가는 이 글을 통해, ‘하늘을 쫓는 아이’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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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의 밤
이브 번팅 지음,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 / 어린이작가정신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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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영화, 특히 공포나 스릴러 장르의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녀석이 있죠. 바로 가고일이란 녀석들입니다. 이 녀석들이 누구냐 하면 바로 서양의 고풍스러운 건물들 지붕이나 처마 모퉁이에 서 있는 괴상한 형상의 녀석들이랍니다. 가고일의 용도가 물받이 기능을 한다고 하네요. 이런 가고일들이 공포영화를 보면 음산하게 움직이는 영상들이 간혹 등장하곤 합니다.

 

이 그림책 『가고일의 밤』 역시 그런 녀석들이 등장합니다. 가고일들이 밤만 되면 움직이네요. 하지만, 음산한 분위기라기보다는 조금은 귀엽기도 하고, 조금은 말썽꾸러기들 같은 그런 분위기네요. 낮엔 자신들의 자리에서 꼼짝 않고 있어야만 하는 석상들. 하지만, 이들은 밤만 되면 마구마구 움직인답니다. 자신의 자리가 나쁘다고 서로 투덜거리기도 하고요. 낮에 시달린 더위를 분수대 물에 발을 담그며 식히기도 하네요. 날개가 다린 가고일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하고요.

 

물론,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움직이겠죠. 그래서 아무도 모르는 거죠. 하지만, 간혹 이 책에 등장하는 경비아저씨처럼 가고일들이 움직이는 장면을 보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하지만, 그 말을 믿는 사람들이 없으니, 도리어 이상한 취급을 받게 되네요. 가고일들은 그런 사실을 알고 일부러 경비아저씨에게 드러내놓고 움직이며 놀려주기도 하고요.

 

참 재미난 그림책이네요. 꼼짝도 하지 못하는 가고일들이 밤만 되면 움직인다는 그런 상상. 우리 역시 비슷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밤새 내 물건들이 움직이는 건 아닌가 하는 상상 말이죠. 특히, 아침에 물건들을 보며, 왠지 자리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만약 그렇다면, 그 녀석들 밤에 열심히 놀다가 자신의 자리를 잊어버린 거예요. 아님, 너무 신나게 놀다 미처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했을 수도 있고요.^^ 오늘밤에도 우리 집 물건들은 모두 안녕하겠죠?

 

이 재미난 그림책을 본 후에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 건물들엔 이런 가고일들은 없지만, 혹시, 도시 곳곳에 서 있는 동상들도 가고일과 같진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어떤 동상은 그늘이 있어 낮에도 시원하겠지만, 또 어떤 동상들은 완전 뙤약볕에 고생하고 있는 건 아닌가요? 또 광장에 가득한 비둘기들이 자꾸 실례를 해서 언짢아하는 건 아닐까요? 왠지 이 책을 읽고 난 후엔 동상들이 움직일 것 같네요.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도 드네요. 살아생전 지은 죄가 많았음에도 뻔뻔하게 세워진 몇몇 동상들은 다른 동상들에게 밤마다 맞는 건 아니겠죠? 상상만 해도 기분 좋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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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 강소천 제2동화집 아동문학 보석바구니 7
강소천 지음, 김영주 그림 / 재미마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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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천 선생님의 두 번째 동화집인 『꽃신』을 만났습니다. 17편의 동화와 두 편의 동요를 품고 있는 이 책이 처음 발간된 것은 한국전쟁이 막 끝난 해의 10월이었다고 하네요. 그러니, 전쟁휴전협정이 맺어지고, 이제 막 무너진 삶의 터전을 일으키기 시작한지 석 달 가량 지난 시점이랍니다.

 

그렇기에 그 안에 담겨진 동화들은 아무래도 한국전쟁의 상흔, 전쟁의 슬픔이 가득하던 당시의 시대적 못자리로 인해 슬픔과 상처, 빈곤과 결핍이 묻어나는 동화들이 많네요. 물론 휴전협정 이후 삶을 일으켜 세우기 위한 모습들도 보이고요.

 

이 책은 당시 발간되었던 책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복간으로 출간된 책이랍니다. 물론, 그렇기에 어떤 이들에게는 촌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요즘 아이들은 외면할지도 모르겠고요. 하지만, 출간될 당시의 그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좋네요. 게다가 그 내용 역시 당시대를 반영한 내용들이기에 오히려 표지만 현대적으로 바꾼 것보다는 통일성이 있어 좋게 느껴지네요. 아울러 이러한 당시대적 느낌을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기 위해 어쩌면 출판사는 상업적 전략을 과감하게 포기한 것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방패연」은 남북 분단의 슬픔, 이산가족의 슬픔을 표현하고 있네요. 60여년 전에 작가가 느낀 그 안타까움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기에 더욱 안타깝네요.

 

「그리운 얼굴」이란 동화도 기억에 남는데요. 이 동화는 전쟁이 한참 진행되고 있을 당시 군인으로 전쟁터에 있는 형과 동생이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위하는 마음이 하모니카라는 매개체를 통해 그려지고 있네요.

 

동화집의 제목이기도 한 「꽃신」 역시 이러한 한국전쟁의 슬픔이 배어있는 동화고요. 「꽃신」은 너무나도 안타깝고 어쩌면 너무나도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가슴 아픈 이야기네요. 전쟁터에 나가 있는 아빠가 보내온 꽃신 한 짝을 잃어버리고 돌아온 란이. 엄마는 란이가 꽃신을 신고 예쁘게 걷는 모습을 아빠에게 보여줄 수 없음이 너무 서운하여 그만 란이의 볼기짝을 두 대 때리고 맙니다. 그런데, 언제나 엄마에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느낌만을 전해 받던 란이는 그 충격에 그만 시름시름 앓다 세상을 떠나 버리고 맙니다. 어찌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이 모든 일이 전쟁이라는 극히 비상식적인 일 때문에 벌어진 일이겠죠. 그 비상식적인 역사의 한 페이지를 몸소 체험한 작가의 슬픔과 안타까움이 오롯이 녹아 있는 너무 아픈 동화네요.

 

게다가 경제적으로 황폐화된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동화들도 많답니다. 그럼에도 참 멋지고, 도리어 부럽다고 느껴진 것은 동화 속에 나오는 아이들의 삶의 자세랍니다. 빈곤으로 인해 세상을 원망하고 비뚤어지기보다는 도리어 너무나도 올곧게 삶 앞에 서 있는 모습들이 너무 멋지고, 부럽기도 하며, 또한 오늘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며 부끄럽기까지 하네요.

 

예를 든다면 「신파 연극」이란 동화가 그렇답니다. 너무나도 인상 깊었답니다. 인호는 ‘신파’란 별명으로 불립니다. ‘신파’는 ‘신문팔이’의 준말이고요. 인호는 형편이 어려워 신문을 팔곤 합니다. 그런 인호가 학급문고로 새로 들어온 위인전을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만 동생이 책을 찢어버린 겁니다. 이에 인호는 책값을 마련하기위해 신문을 다시 팔게 된 거고요. 이 사연을 듣게 된 다른 친구들이 함께 신문을 팔게 된다는 이야기랍니다.

 

왜 이 이야기가 그토록 인상 깊었느냐면, 요즘 우리의 삶의 자세와 대조되었기 때문이랍니다. 우리 딸아이는 집 앞 도서관에서 책을 자주 빌려온 답니다. 그런데, 어떤 책들은 너무나도 험하게 사용하여 곳곳이 찢어져 있곤 하거든요. 그럼, 딸아이와 함께 정성껏 유리테이프로 붙여 반납하곤 하죠. 그런데, 어떤 책들은 일부러 찢은 느낌이 강한 책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종이접기 책 같은 경우가 그렇답니다. 아마도 본인에게 필요한 부분을 뜯은 것 같아요.

 

아무렇지도 않게 도서관의 책을 훼손하는 모습과 「신파 연극」속의 인호, 너무 대조되는 모습 아닌가요? 물론 대다수의 분들은 여전히 인호와 그 친구들의 모습이리라 믿어봅니다.

 

어쩌면 작가는 모든 것이 파괴되고, 상실되어진 시대였기에 그런 시대를 바로 세우기 위해선 이런 올곧은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오늘 우리 시대가 풍요로움 가운데서도 빈곤하던 시절보다 더 힘겨워진 이면에는 이러한 올곧은 삶의 자세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보게 합니다. 아울러 우리 시대의 많은 아이들이 강소천 선생님의 동화집 『꽃신』을 통해, 올곧은 삶의 자세를 배움으로 다음 세대가 자라났을 때에는 올곧은 모습으로 세상이 세워지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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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10
서유미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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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노벨라 시리즈 10번째 책, 서유미 작가의 『틈』이란 소설은 삶의 틈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 여인이 등장한다.

 

먼저 ‘여자’(윤주)는 자신의 삶에는 특별한 ‘틈’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자신의 삶이 별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믿는 거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그녀의 삶에 ‘틈’이 벌어졌다. 바로 남편의 외도를 목격한 것. 이렇게 갑자기 벌어진 삶의 ‘틈’을 ‘여자’는 애써 외면하려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그녀는 진실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보다 고통스러워도 아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뛰어들어 바꿀 수 없다면 모르는 편이 낫다.(13쪽)

 

과연 ‘여자’는 자신의 삶에 갑자기 벌어진 ‘틈’을 모른 척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과연 ‘여자’의 삶에 벌어진 ‘틈’은 바꿀 수 없는 것일까?

 

또 한 여자 민규 엄마(정희)는 자신의 삶 속에 작은 ‘틈’을 허용하며 살아간다. 그건 바로 흡연. 흡연은 민규 엄마의 스트레스를 날려주는 유일한 돌파구이다. 그렇기에 가족들에게 들키지 않게 몰래 그 돌파구를 들락거린다. 이렇게 작은 틈이 있는 것이 도리어 인간적이라는 자위와 함께.

 

그러나 예전처럼 많이 피우는 게 아니라면, 인생의 이런 작은 틈 정도는 있어도 괜찮지 않나, 그게 인간적인 거라고 합리화했다.(66쪽)

 

또 한 여자 윤서 엄마(승진)는 학창시절 수많은 ‘틈’을 만들며 살았다. 흔히 말하는 ‘좀 놀았던 여자’였던 것. 그런 윤서 엄마는 역시 ‘틈’이 많은 남편과 살아간다. 이 남자랑 결혼하면 바람피우지 않을 것이란 점쟁이의 엉터리 점을 믿고 말이다. 윤서 엄마는 남편과 함께 맞바람을 피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을 모두 부질없이 여기며,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려 한다. 물론 이런 배움이 뭔가를 이루기 위함이라기보다는 ‘그냥’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새로운 배움 역시 윤서 엄마에게는 새로운 ‘틈’이 된다.

 

그는 목적이 뚜렷한 사람이라 ‘그냥’이 통하지 않는 세계에서 살았다. 그러나 승진은 어떤 소용을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 자체를 위해 뭔가를 배울 수 있다는 걸 뒤늦게 개달았다. 앞으로의 인생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길 바랐다.(105쪽)

 

이렇게 각자의 ‘틈’으로 인해 고민하고, 갈등하는 여인들이 동네 목욕탕에서 만나 서로의 상처를 드러내고, 그 상처가 자연스레 치유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 『틈』이다.

 

책 제목만큼이나 짧은 소설, 『틈』을 읽으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도 원치 않는 ‘틈’들이 생길 것이다. 그런 ‘틈’으로 인해 인생이 끝날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고, 엄청나게 큰일이 벌어질 것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삶 속에 작은 ‘틈’들이 있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우린 연약한 존재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벌어지고 상처 나는 서로의 ‘틈’을 향해 가십거리로서의 접근이 아닌, 공감하는 마음을 가지고 서로의 ‘틈’을 어루만져 줄 때, 그 틈은 삶의 커다란 문제가 아니라, 도리어 단조로운 삶에 활력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해 본다. 오늘 내 삶의 틈이 재앙이 아닌 삶의 또 다른 활력이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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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12 - 상 - 최후의 전투 타라 덩컨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지음, 이원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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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 덩컨』 장장 12편이나 이어지면서 판타지 소설로서는 보기 드문 12년에 걸친 집필. 게다가 작가의 이력이 색다르다. 아르메니아 왕위 계승자라는 이력은 아무래도 관심의 대상이 되리라 싶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있다는 독자들의 평이 아닐까!

 

바로 그런 『타라 덩컨』시리즈를 아쉽게도 난 이제야 만났다(사실 『타라 덩컨』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인 『인디아나 텔러』를 통해서다). 그것도 마지막 완결편인 12편 「최후의 전투」로 말이다. 그랬기에 이 책을 집어 드는 것을 제법 망설였었다. 과연 11년의 세월을 건너 뛰어 바로 12편을 읽어낼 수 있을까 싶었던 거다.

 

이런 걱정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재미나게 읽혔다. 물론, 때론 선이해의 부족함에 대한 아쉬움이 없진 않았지만, 책을 시작함에 각권을 간략하고 소개하고 있음과 책 뒤편의 타라 덩컨 가계도와 아더월드와 그 외의 행성들, 그리고 아더월드의 각국에 대한 소개, 여러 동식물들에 대한 소개가 선이해가 부족한 독서에 많은 도움을 준다.

 

「최후의 전투」는 아더월드와 지구, 그리고 전 우주를 공포에 몰아넣는 ‘혜성’의 존재가 문제의 핵심으로 떠오른다. 혜성은 수많은 영혼들을 품고 있다. 그러면서 더욱 성장하게 되는데, 그 일을 위해 혜성은 악마의 영혼들을 수집하려 한다. 이렇게 수많은 악마의 영혼들을 수집하게 되면 ‘혜성’은 그 무엇도 상대할 수 없는 무적이 된다. 그리고 혜성이 무적이 되면, 세상은 타멸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혜성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과연 어디로 사라진 걸까? 다름 아닌 혜성은 악마의 영혼들을 수집하기 위해, 악마들이 만들었던 무시무시한 무기들을 찾아 나선 것이다. 그 무기들에는 악마들의 영혼들이 갇혀 있는데, 그 영혼들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옛날 악마들이 만들었던 무시무시한 무기들이 이제 온 우주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넣을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에 아더월드의 각국 정상들은 모여 이 악마들의 사물들을 혜성보다 먼저 회수할 원정대를 구성하게 된다. 악마 대표 역시 함께. 그 원정대의 대장이 바로 타라 덩컨이다. 타라 덩컨은 아더월드의 가장 강한 나라인 오무아 제국의 후계자란 엄청난 신분을 가지고 있다. 뿐 아니라, 가장 강력한 마법사라는 위치. 그리고 이미 브롱스의 갑옷과 라오르의 창이라는 두 개의 악마들의 사물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영혼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 아울러 우주 곳곳에 감춰져 있는 악마의 사물들을 지키는 ‘지킴이들’을 권위로 굴복시킬 혈통이라는 점 등으로 인해서다.

 

이렇게 악마의 사물들을 회수하기 위한 원정대를 이끄는 타라 덩컨과 그의 친구들, 과연 그 원정대의 여정에는 어떤 모험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습게도 마지막 편을 통해, 『타라 덩컨』을 만나게 되었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판타지 소설이란 생각이다. 선과 악의 대립 뿐 아니라, 함께 힘겨운 여정을 헤쳐 나가는 동료애 내지 우정, 그 안에서 싹트는 사랑 등이 흥미로운 관점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이러한 흥미로운 볼거리와 함께 전 우주를 더욱 큰 위기에 처하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악마들이 만들었던 악행 때문이라는 점이다. 이 일은 악마들 본인들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혜성’에 맞서나가는 이야기이다. 우리들이 행하는 일들 역시 언젠가는 나에게 또는 내 후손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수 있음을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 아닐까?

 

이제 설레는 마음으로 「최후의 전투」 하편으로 손을 뻗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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