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밴드 4 : 침략자들 (하) 브라더밴드 4
존 플래너건 지음, 김경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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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판타지 소설인 『브라더밴드』 4번째 책이 나왔다. 2번째 이야기인 <침략자들>의 하권이다(첫 번째 이야기는 <버려진 아이들>이다.). 스캔디아 최고의 전사들을 양육하기 위한 과정인 ‘브라더밴드’에서 1등으로 교육 과정을 마친 헤론 밴드. 하지만, 그들의 영광은 금세 추락하고 만다. 1등 팀에게 주어지는 영광스러운 혜택, 국가 수호보물 앤더멀을 하루 동안 지키는 임무를 맡았지만, 해적 자바크 일당에게 앤더멀을 도둑맞게 된 것. 이에 몰래 헤론 밴드는 배(헤론)를 타고 해적 자바크 일당을 추격한다.

 

두 번째 이야기인 <침략자들>에서는 최고전사인 맥티그에 3번이나 연속으로 오른 전설의 파이터(하지만, 술주정뱅이로 모두 기억하는) 쏜 아저씨에게 실전 수련을 받고 더욱 강해진 헤론 밴드 대원들은 리디아라는 미녀 소녀를 만나게 되고, 리디아를 통해, 자바크 일당이 리디아의 고향 라바트를 약탈하고 정복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제 리디아를 도와 자바크 일당을 라바트에서 몰아내야 하는데, 4권은 바로 그 과정을 재미나고 박진감 넘치게 전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헤론 밴드의 리더 할의 탁월함이 돋보이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싸움에는 이골이 난 스캔디아 전사들의 최대 약점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전략을 세울 줄 모른다는 점이다. 하지만, 할은 다르다. 할의 가장 탁월한 장점 가운데 하나가 뛰어난 머리와 창의성이 아닌가. 할은 라바트를 장악하고 있는 자바크 일당을 공략할 전략을 세워나간다. 촘촘하게 짜인 계획, 단 하나라도 어긋나게 될 경우 큰 낭패를 당할 수도 있는 계획(특히, 할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과연 할의 계획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책에서 가장 재미난 부분은 할의 공격 전략을 세워나가고 수행하는 과정이다. 특히, 그 수행하는 장면이 아슬아슬 손에 땀을 쥐게 하며, 또 한편으로는 통쾌함도 있다.

 

또 하나의 재미는 바렛이란 녀석의 등장이다. 바렛은 공격당한 라바트의 총사령관 격인 녀석인데, 리디아를 좋아하며 공공연하게 리디아는 자신의 아내가 될 사람이라 떠벌리고 다니는 녀석이다. 또한 할이 이끄는 헤론 밴드의 도움을 받아 라바트를 탈환해야 하는 데도 정작 고마워하기보다는 할의 계획에 딴지나 걸고, 할을 도와야 할 순간에는 나몰라라는 하는 녀석이다. 더 나아가 라바트를 탈환한 공은 모두 자신의 것인 양 으스대는 녀석이다.

 

바로 이 녀석의 딴지와 바렛이 마음에 들지 않는 스티그와의 대립이 또 하나의 재미를 선사한다(스티그는 할의 절친이자 할의 오른팔이라고 보면 된다. 할보다 전투적인 측면에서 훨씬 월등한 친구이다.).

 

또 하나의 재미는 사내아이들만으로 구성된 헤론 밴드에 미녀 소녀가 함께 하게 된다는 점이다. 전사로서도 한 사람 몫을 톡톡히 해내는 리디아의 등장이 앞으로 더욱 재미난 일들과 갈등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 바렛이란 녀석이 공공연하게 리디아는 자신의 아내감이라고 떠벌리지만, 리디아는 이런 바렛의 태도가 너무 맘에 들지 않는다. 리디아는 여성이라고 남성의 결정에 끌려 다녀야 한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 역시 당당하게 자기 결정권이 있다고 여기는 멋진 여전사 리디아. 아울러 리디아를 마음에 들어 하는 스티그와 웬지 할을 마음에 품고 있는 것 같은 리디아.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 속에서 할, 스티그, 그리고 리디아 간의 애정전선도 기대된다(리디아는 계속하여 헤론 밴드와 함께 하게 된다.).

 

이번 전투에서도 미꾸라지 같이 빠져 나간 자바크 일당, 과연 다음 편에서는 이들을 쫓는 헤론 밴드와의 사이에서 어떤 사건들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박진감 넘치며, 신나는 모험이 함께 하는 『브라더밴드』, 다음 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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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돼지 씨 바우솔 작은 어린이 25
신정민 지음, 허구 옮김 / 바우솔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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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돼지 씨』의 주인공은 돼지 씨랍니다. 이 돼지 씨는 영락없는 돼지에요. 돼지 탈을 쓴 게 아니라, 진짜 돼지에요. 그런데, 사람처럼 말을 합니다. 무엇보다 이 돼지 씨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그건 바로 사람들이 요구하는 꿈을 그대로 꾸게 해 줄 수 있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어른들이 돼지 씨를 찾아와서 좋은 꿈을 꾸게 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과연 돼지 씨는 이런 요구를 들어줄까요? 물론이죠. 친절한 돼지 씨니까요. 돼지 씨는 친절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죠. 부자가 되고 싶어 돼지꿈을 꾸고 싶다는 아저씨에게 돼지꿈을 꾸게 해주고, 심지어 꿈속에서 돼지들이 가는 곳마다 똥을 한 무더기씩 싸기도 합니다(똥 꿈을 꾸면 복권을 산다고도 하잖아요.). 이 사람이 어떻게 됐을까요? 진짜 부자가 되었답니다.

 

이 사람이 다녀간 후 돼지 씨는 서둘러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답니다. 그런데, 또 어떻게 알았는데, 신사복 차림의 아저씨가 찾아와 용꿈을 꾸게 해달래요. 그것도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꿈을요. 왜냐하면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래요. 돼지 씨는 친절하기 때문에 그 꿈을 그대로 꾸게 해줬죠. 그런데, 정말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데요.

 

돼지 씨는 또 숨었어요. 또 욕심쟁이들이 자꾸 꿈을 꾸게 해달라고 하면 곤란하잖아요. 친절한 돼지 씨니 거절할 수도 없고요. 그러다, 이번에는 자원하여 도시 한 가운데 자리를 잡고는 아이들을 초청한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겠다면서요. 그런데, 아이들이 요구하는 꿈들이란 참 순수하네요.

 

담이란 남자아이는 꿈속에서 맘껏 놀게 해달라고 해요. 샘이라는 여자아이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이 모두 아무 걱정 없이 기분 좋게 웃으며 살면 좋겠대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겸이라는 친구는 찬이를 만나고 싶대요. 찬이는 원래 괴롭힘을 당하던 친구인데, 겸이는 찬이의 친구가 되다가 함께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대요. 찬이는 전학을 가버렸고요. 꿈속에서 찬이를 만난 겸이는 현실에서는 맛보지 못하는 평안함을 누리게 된답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꿈은 어른들과는 조금 다르네요.

 

과연 작가는 이 동화를 통해 뭘 말하려고 하는 걸까요?

 

아이들처럼, 아니 아이답게 보다 순수한 꿈을 꾸라는 걸까요? 어른들처럼 욕심 가득한 꿈을 꾸면 친절한 돼지 씨가 자꾸 도망친다고 말하는 걸까요? 아니, 어쩌면 우리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친절한 돼지 씨가 지금도 하늘 어느 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순수한 우리들의 꿈을 언젠가 그대로 들어줄 것임을 기억하라는 걸까요?

 

또한 아이들을 괴롭게 하는 모든 상황들이 꿈을 들어주는 돼지를 통해, 사라지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이야기의 코드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오는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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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리를 보다 1 : 수도권 -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의 한국지리 여행 한국지리를 보다 1
엄정훈 지음 / 리베르스쿨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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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국지리를 보다』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 이 땅에 대한 지리학적 내용들을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마치 고등학교 지리시간 수업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하는 책이네요. 덕분에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을 한 번 떠올려 보기도 했답니다.

 

아하~ 책을 읽고 서평을 쓰기 위해 책 표지를 다시 보니, 이런 문구가 있네요. “한국지리의 대변신! 교과서를 사진과 이야기로 생생하게 읽는다!” 그러니, 이 책이 말하는 범위가 무엇인지 확실하네요. 바로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지리 교과서 내용을 가르치는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랬기에 지리수업 시간 같은 느낌을 받은 것이 받은 거네요.

 

하지만, 딱딱한 수업이 아니랍니다. 보다 더 쉽고 친근하게 설명하고 있답니다. 많은 사진들과 우리 땅에 얽힌 이야기들을 함께 함으로 딱딱한 수업시간과는 조금 차별화된 느낌을 갖게 합니다. 때론 이 땅 곳곳의 현장을 방문하여,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것과 같은 느낌도 갖게 하거든요.

 

이 책의 저자는 머리말을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어디까지 가보셨나요?” 많은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다니지만, 정작 우리나라 우리국토는 얼마나 알고 가봤는지를 저자는 묻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가볼 만한 곳이 많다는 거죠. 뿐 아니라,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의 지리에 대해 알게 된다면, 우리나라에 대해 너 넓은 안목을 갖게 될 것이고, 이에 비례하여 애정도 깊어지기에 우리 땅을 다닐 때, 더 풍성하고 색다른 느낌을 갖게 될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니, 교실과 지리의 현장을 연결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우리나라의 지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시작인 1권입니다. 그래서 먼저, 우리나라에 전반에 걸친 지리적 설명으로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우리 국토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는 어떻게 되며, 이러한 위치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우리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곳은 어디인지(땅, 바다, 하늘), 그리고 한반도의 생성 역사에 대해서, 우리나라의 기후에 대해서 이 책은 설명합니다. 이게 1장의 내용입니다.

 

이제 2장에서는 그 지리적 한계를 수도권으로 한정하며 이야기합니다. 수도권의 형성과 발전 등 수도권의 역사에 대해, 그리고 수도권에 속하는 장소인 서울특별시, 경기도, 인천광역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책의 책장을 덮으며, 이 책의 정체성은 무엇일지 생각해봅니다. 분명 이 책은 한국 지리에 대한 다양한 설명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행책자는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수도권 곳곳에 대한 축제 이야기, 유적지, 관광지 등에 대한 언급도 하고 있는 것도 분명합니다. 그래서 왠지 여행책자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리 교과서의 범위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책자도 아닙니다. 어쩌면 교실과 현장 그 중간 어디쯤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엄밀히 말하면, 교실 쪽에 더 가깝지만, 이 공부를 착실히 한 후 현장 곳곳을 다니게 될 때, 그 여행을 보다 더 풍성하게 해주는 책이 아닐까 싶네요.

 

이런 예가 어떨까 싶어요.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함에 있어서 오늘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가 만들어지기까지 어떤 역사가 있는지, 그리고 컴퓨터가 작동하는 원리는 무엇인지 우린 전혀 모르고 있어도 사용함에 있어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들을 알게 된다면 컴퓨터를 사용함에 있어 모르고 사용할 때와는 다른 풍성한 느낌이 허락되지 않을까요? 분명 여행책자는 아니지만, 마치 그와 같은 의미로서 지리에 대해 알아가게 하는 책이라고 보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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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가족 김남준 목사의 어린이 시리즈 3
김남준 원작, YL 주니어팀 지음, 이진희 그림 / 생명의말씀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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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들은 흔히 하나님께서 직접 만들어 주신 제도가 둘 있는데, 그것은 가정과 교회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 말은 그만큼 이 둘이 소중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가정이란 하나님께서 직접 만들어 주실 만큼 소중합니다. 사실 가정은 우리가 이 땅에서 맛보고 발견할 수 있는 천국의 원형이 되기도 합니다. 이 말을 바꿔 말한다면, 가정은 가족 구성원들이 천국을 맛볼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가정을 작은 천국으로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바로 이 책, 『어린이 가족』을 읽게 된다면 그 비결을 어렴풋이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전통적인 가정관에 입각하여, 가족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아름다운 가족을 유지하기 위해선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 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어른들을 위해 쓰인 『가슴 시리도록... 그립다, 가족』의 어린이판입니다. 그렇기에 어쩌면 그 내용은 원래는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가족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에 맞는 어투로 전환하고, 어린이에 맞게 그 내용이 요약되고 수정되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위 이상의 범위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합니다.

 

예를 든다면, 성경은 우리에게 남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말씀하는데, 이 말씀의 대상은 당연히 남편들이어야 합니다. 남편들이 듣고,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거죠. 마찬가지로 아내들을 향한 성경구절은 남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아내들을 향한 말씀이고요. 그런데, 자칫 남편들이 아내들을 향한 성경구절을 들먹이며, 봐라 성경에 아내들은 남편에게 순종하라고 했는데, 당신은 왜 그렇게 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이건 성경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 이 책에서는 가족에서의 질서를 이야기하며, 남편을 향한 내용, 아내를 향한 내용, 부모를 향한 내용, 자녀를 향한 내용들이 모두 언급되어 있는데, 자녀들을 향한 내용을 제외하고는 사실 어린이들이 알고 들어야 할 범위는 아니라는 말입니다(물론, 알고 있는 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알고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왠지 어린이를 향한 메시지의 범위는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마치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향해, 아내는 이러이러해야 하고, 남편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성경구절을 설교하는 느낌이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어른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을 그대로 요약한 느낌이 들어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려준다는 의미에서는 큰 의의가 있는 책이라 여겨집니다. 특히, 전통적인 가족관에 입관한 내용이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물론, 가족의 범위나 정의는 시대에 맞게 고민되어져야 마땅하고, 때로는 새롭게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전통적인 가족관만이 옳다고 주장해서도 안 될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전통적 가족관을 무시해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이런 전통적 가족관이 반드시 기본으로 깔려 있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처럼 전통적 견해의 가족관, 보수적인 성경관에 입각한 가족관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알려준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네요.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들이 읽고 전통적인 가정관을 세우는 데에 도움을 줄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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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의 비밀 환상책방 4
조규미 지음, 김령언 그림 / 해와나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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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나무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환상책방> 시리즈 4번째 책이 나왔습니다. 이번 동화 역시 재미나네요. 제목은 『9.0의 비밀』이랍니다. 제목부터 아리송하죠? 과연 9.0이 뭘까요? 그럼 잠시 동화 속으로 들어가 볼 까요?

 

때는 22세기. 모든 것이 기계화, 자동화가 되어 있는 시대입니다. 찬이는 아침이면 허둥지둥 집 안의 ‘학교 의자’에 앉아 등교 버튼을 누르죠. 이 시대의 수업은 모두 집에서 이루어집니다. ‘학교 의자’에 앉으면 홀로그램 교실에서 그룹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게 되죠. 선생님은 로봇이에요. 그래서 쌤봇이라 부르는데, 쌤봇이 아이들에게 각자의 사정에 맞는 과제물을 내주네요. 그런데, 찬이가 받은 숙제는 다름 아닌 “강아지 로봇 9.0과 함께 생활하며 관찰 일지 작성하기.”랍니다.

 

강아지 로봇은 꼬마일 때나 가지고 노는 건데, 이런 숙제를 내준 것에 찬이는 불만이랍니다. 강아지 로봇을 분해하는 숙제라면 모를까, 함께 생활하며 관찰 일지를 작성하라니요. 아무튼 다음날 택배가 도착하게 되는데. 강아지 로봇의 최신버전인 9.0은 진짜 강아지처럼 생겼다더니, 정말 감쪽같네요. 음식도 먹고, 배변활동도 하며, 체온도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찬이에게 배달된 이 로봇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리모컨으로 배변활동 금지를 체크했는데도, 오줌을 싸고 똥을 싸네요. 아무래도 불량품인 듯 작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강아지 로봇 9.0.에게 찬이는 ‘불량이’라는 이름을 붙여줍니다. 과연 불량이는 정말 불량품인 걸까요? 아니면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데, 진짜 강아지는 아니겠죠?

9.0의 비밀이 무엇인지 모두 눈치 채셨죠? 맞아요. 회사에서 실수하여 9.0의 모델이었던 진짜 강아지를 보낸 거랍니다. 그리고 찬이는 진짜 강아지 불량이를 통해,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생명에 대해 알아가게 되고요. 무엇보다 생명 돌봄의 소중함을 알게 되죠. 그래서 찬이는 비밀 사육자가 되려는 꿈을 꾼답니다. 법으로 진짜 동물들을 기르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비밀 사육자’ 자격을 딴 사람들은 진짜 동물을 기를 수 있데요. 물론,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말이죠. 진짜 생명을 돌보길 원하는 찬이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또한 이야기 속에서 찬이는 학교에 불량이를 데려 갔다가 불량이를 도둑맞게 된답니다. 이 과정에서 찬이는 용감하게 불량이를 찾아 나서게 되죠. 아울러 관계가 좋지 않던 친구의 도움도 받으면서 관계가 회복되기도 하고요.

 

이 동화를 읽고 나니 미래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이네요. 과연, 모든 것들이 로봇화 되는 걸까요? 심지어 애완동물마저 위생상 안전한 로봇으로 대체되는 걸까요? 생명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것인데 말입니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미래가 분명 지금보다는 더 로봇이 가득한 세상이 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진짜 생명에 대한 그리움, 진짜 생명의 소중함은 분명 존재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아닐까요?

 

또한 수업도 그래요. 미래에는 정말 자신의 책상 의자에 앉아 버튼 하나만 누르면 친구들이 함께 홀로그램으로 수업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모두 같은 공간에 없어도 영상을 통해 공부도 할 수 있고 때론 가상공간에서 하나로 뭉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이것은 완전하진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여전히 학교 교실에 나가 함께 수업받는 날이 있는 것을 보면 말이죠. 어쩜 이것이 작가의 소망일지도 모르겠네요. 분명, 지금과 다른 환경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지금과 같은 실제 공간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그런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소망 말이에요.

 

아무리 ‘나’ 혼자의 영역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가 온다 할지라도, ‘너’와 ‘나’가 ‘함께’ 만나 ‘우리’를 이루어야 함이 필요하다고 말입니다.

 

아무튼 『9.0의 비밀』 재미있네요. <환상책방> 시리즈답게 이야기가 선사하는 환상의 행복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편엔 또 어떤 작가의 환상적인 이야기가 우릴 환상의 행복으로 인도할 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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