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돼지 씨 바우솔 작은 어린이 25
신정민 지음, 허구 옮김 / 바우솔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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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돼지 씨』의 주인공은 돼지 씨랍니다. 이 돼지 씨는 영락없는 돼지에요. 돼지 탈을 쓴 게 아니라, 진짜 돼지에요. 그런데, 사람처럼 말을 합니다. 무엇보다 이 돼지 씨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있어요. 그건 바로 사람들이 요구하는 꿈을 그대로 꾸게 해 줄 수 있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어른들이 돼지 씨를 찾아와서 좋은 꿈을 꾸게 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과연 돼지 씨는 이런 요구를 들어줄까요? 물론이죠. 친절한 돼지 씨니까요. 돼지 씨는 친절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죠. 부자가 되고 싶어 돼지꿈을 꾸고 싶다는 아저씨에게 돼지꿈을 꾸게 해주고, 심지어 꿈속에서 돼지들이 가는 곳마다 똥을 한 무더기씩 싸기도 합니다(똥 꿈을 꾸면 복권을 산다고도 하잖아요.). 이 사람이 어떻게 됐을까요? 진짜 부자가 되었답니다.

 

이 사람이 다녀간 후 돼지 씨는 서둘러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답니다. 그런데, 또 어떻게 알았는데, 신사복 차림의 아저씨가 찾아와 용꿈을 꾸게 해달래요. 그것도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꿈을요. 왜냐하면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래요. 돼지 씨는 친절하기 때문에 그 꿈을 그대로 꾸게 해줬죠. 그런데, 정말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데요.

 

돼지 씨는 또 숨었어요. 또 욕심쟁이들이 자꾸 꿈을 꾸게 해달라고 하면 곤란하잖아요. 친절한 돼지 씨니 거절할 수도 없고요. 그러다, 이번에는 자원하여 도시 한 가운데 자리를 잡고는 아이들을 초청한답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꿈을 꾸게 해주겠다면서요. 그런데, 아이들이 요구하는 꿈들이란 참 순수하네요.

 

담이란 남자아이는 꿈속에서 맘껏 놀게 해달라고 해요. 샘이라는 여자아이는 자기가 아는 사람들이 모두 아무 걱정 없이 기분 좋게 웃으며 살면 좋겠대요.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겸이라는 친구는 찬이를 만나고 싶대요. 찬이는 원래 괴롭힘을 당하던 친구인데, 겸이는 찬이의 친구가 되다가 함께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대요. 찬이는 전학을 가버렸고요. 꿈속에서 찬이를 만난 겸이는 현실에서는 맛보지 못하는 평안함을 누리게 된답니다. 이처럼 아이들의 꿈은 어른들과는 조금 다르네요.

 

과연 작가는 이 동화를 통해 뭘 말하려고 하는 걸까요?

 

아이들처럼, 아니 아이답게 보다 순수한 꿈을 꾸라는 걸까요? 어른들처럼 욕심 가득한 꿈을 꾸면 친절한 돼지 씨가 자꾸 도망친다고 말하는 걸까요? 아니, 어쩌면 우리들의 꿈을 이루어주는 친절한 돼지 씨가 지금도 하늘 어느 곳에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고 순수한 우리들의 꿈을 언젠가 그대로 들어줄 것임을 기억하라는 걸까요?

 

또한 아이들을 괴롭게 하는 모든 상황들이 꿈을 들어주는 돼지를 통해, 사라지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요? 사실, 이야기의 코드가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오는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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