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밤이와 안녕할 시간 스콜라 꼬마지식인 13
윤아해 지음, 조미자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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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키우던 개 밤밤이를 잃었습니다. 밤밤이가 죽어 작은 상자 안에 들어 있다고 하는데, ‘나’는 믿을 수 없답니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어!

 

밤밤이의 죽음을 믿을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는 ‘나’는 과연 이 슬픔, 죽음으로 인한 이별의 고통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요?

 

이 책, 『밤밤이와 안녕할 시간』은 죽음으로 인한 이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답니다. 동화라는 스토리를 통해서도 자연스레 죽음 앞에 어떤 반응들로 나아가게 되는지, ‘나’가 이별의 슬픔을 어떤 단계를 거쳐가며 이겨내는지를 보여줄뿐더러, 작가는 이별의 과정을 하나하나 또한 정리해서 보여주고 있네요. 그 내용은 이렇답니다.

 

1. 충분히 슬퍼하기

2. 사실 받아들이기

3. 너무 오래 기운 빠져 있지 않기

4. 잘 쉬기

5. 추억 정리하기

6. 안전하게 화내기

7. 새로운 사랑 받아들이기

8. 마음 단단해지기

 

이런 과정들을 거쳐 가며, 죽음으로 인한 이별의 슬픔을 견뎌내고 다시 새롭게 주어지는 삶의 자리로 나아가게 되는 거겠죠. 물론, 이런 과정 하나하나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겠지만, 무엇보다 죽음을 인정하고, 슬퍼하며, 약간의 애도의 시간을 거친 후에는 슬픔의 공간을 딛고 일어서 다시 삶의 자리라 나아가야겠죠.

 

우린 어느 누구도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죠. 그렇기에 언젠가는 사랑하는 이와 죽음을 통해 이별하게 되게 마련이죠. 물론, 아이들일 수록 대체로 이런 죽음으로 인한 슬픔이 익숙하지 않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가며 언젠가는 겪을 수밖에 없는 순간이기에 이렇게 동화를 통해,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미리 생각해본다면, 조금은 마음이 단단해지지 않을까요? 또한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면 좋겠지만, 실제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도 있겠고 말입니다. 좋은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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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만 자꾸 듣고 싶은 역사 속 귀신 이야기 이야기 역사왕 5
설흔 지음, 권문희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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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흔 작가 선생님이 계속하여 작업하고 있는 <이야기 역사왕> 시리즈는 하나의 주제로 역사를 바라보고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 다섯 번째 책은 귀신에 대한 이야기, 『무섭지만 자꾸 듣고 싶은 역사 속 귀신 이야기』네요.

 

귀신 이야기이니, 무서운 이야기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무서운 옛날이야기라기보다는 귀신이 등장하는 실제 역사의 이야기를 통해, 귀신 이야기 이면에는 어떤 의도 내지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는 아주 재미나고 흥미로운 책입니다.

 

모두 5편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가운데는 귀신이 없다고 믿었던 왕에 대한 이야기도 있답니다. 반면, 귀신이 등장하는 이야기들도 있고, 귀신이 되어버린 뱃사공 이야기,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신하들을 놀려준 왕 이야기 등이 있답니다.

 

무엇보다 귀신 이야기 이면의 귀신들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당시의 시대상이 왠지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네요. 예를 들면, 세조 왕 시대에는 귀신 이야기가 참 많았다고 하네요. 그 이유는 조카 단종을 죽인 그 매정함과 단종의 애끓는 사연 때문이겠죠.

 

또한 백제의 마지막 왕 의자왕 때에도 귀신들이나 초자연적 현상들이 많았다네요. 이는 백제가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정당성을 실어주려는 노력이었겠죠. 귀신도 그 운명을 예언한 멸망이라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재미난 이야기는 첫 번째 이야기였답니다. 신라의 진평왕 시대의 비형랑 이야기랍니다. 비형랑은 진평왕의 사촌동생으로 진평왕 직전 왕인 진지왕의 아들입니다. 진지왕은 임금답지 못한 행동으로 왕에서 쫓겨났대요. 그 뒤를 이어 왕이 된 조카 진평왕은 쫓겨난 삼촌의 아들인 비형랑을 궁궐로 불러 신하로 삼고 여러 가지 일을 맡겼대요. 그런데, 바로 이 비형랑은 귀신이었대요. 그러니 귀신이 벼슬을 하고, 많은 일들을 맡아 했다는 거예요. 그 뿐 아니라, 비형랑은 또 다른 귀신들도 불러 함께 나라의 일을 하곤 했다는 거예요.

 

이런 이야기들을 이 책은 우리에게 전해줄뿐더러 이런 역사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도 독자로 하여금 생각해 보게 한답니다. 그런데, 비형랑을 귀신이라 묘사하는 건, 당시 비형랑이 쫓겨난 임금님의 자식이어서 떳떳하게 살아갈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라네요. 그렇게 본다면, 비형랑의 친구들도 모두 같은 신세였다는 거겠죠. 왕권의 정당화를 위해서 왕의 곁에 있으며, 또 실제적으로는 많은 업적을 남김에도 마치 실체가 없는 귀신과 같은 신세들. 그러니, 귀신이 무섭기보다는 서글픈 존재로 다가오네요. 아울러, 어쩌면 오늘 이 땅에도 귀신처럼 살아 있음에도 허상과 같은 존재로 살아야만 하는 그런 분들이 많은 건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되고요.

 

또한 귀신 이야기들이 대체로 불안한 정국에서 유래하고 있다면, 오늘 이 시대 역시 귀신 이야기들이 많이 나돌게 되는 그런 정국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고요. 우리가 무섭게만 여겼던 귀신 이야기 이면에 슬픈 역사적 정황들이 있었음을 알게 해주는 흥미로운 역사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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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잡으러 갈까? 햇살그림책 (봄볕) 3
배종숙 그림, 정주일 글 / 봄볕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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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잡으러 갈까?』란 재미난 제목의 그림책은 무엇보다 부모님들에게는 어린 시절을 떠올리는 그림책이며,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이나 그 이전 세대들의 어린 시절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원이는 솜씨 좋은 사냥꾼이라지만, 글쎄요. 정말 그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냇가에서는 물고기를 잡고, 산에서는 다람쥐를 쫓는답니다. 그러다 벌들에게 쫓기기도 하지만요. 할아버지 집에 가면 쥐들을 쫓고요. 물론, 쥐를 잡는다고 온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지만요. 할아버지 생신이어서 아침부터 지지고 볶아 맛난 음식이 가득한데, 참새들이 날아와 음식들을 탐내네요. 솜씨 좋은 사냥꾼인 원이가 가만히 있을 수 없겠죠? 원이는 참새들을 잡으려 한답니다. 과연 생각처럼 쉬울까요?

 

이 그림책을 읽으며, 옛 추억에 빠져들게 되네요. 어린 시절 개울에선 피라미와 송사리, 붕어들이 가득했죠. 여름엔 송사리, 붕어를 잡는 재미가 있었죠. 음지라고 뱀장어 비슷한 민물고기도 있었고요. 민물키조개도 많이 잡고, 겨울엔 미꾸라지 잡는 재미도 있었죠. 요즘 아이들은 체험학습에나 가야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되어 버렸지만요. 음지란 물고기는 체험학습에 가도 볼 수 없는 희귀종이 되어 버렸고요.

 

참새를 잡기 위해 쌀을 뿌려놓고, 그 위에 소쿠리를 세워놓고, 끈으로 묶어 숨어 기다리던 재미도 있었죠. 사실 이런 놀이에서 실제 잡는 재미도 있겠지만, 꼭 잡아야 재미난 것은 아니었죠. 그저 잡기 위해 쫓아다니고, 첨벙거리고 하는 자체가 언제나 재미였던 기억이 나네요. 이 동화속의 원이처럼 말이죠.

 

그런데, 원이는 참 재미난 방법으로 참새를 잡네요. 술지게미를 온통 마당에 뿌려놓았답니다. 이걸 집어 먹은 참새가 취해 있을 때, 잡는 거죠. 참 귀여운 방법이네요. 술 취한 참새들 혹시 술주정하면 어떡하죠? 술에 취해 땅콩 베개를 베고 자는 참새들의 그림이 참 귀엽네요.

 

요즘 아이들에게도 이런 재미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는 것 말고 이처럼 자연 속에서 뛰어놀 수 있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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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보물 1호는 바로 나야! - 자존감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18
김하늬 지음, 김미은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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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나의 보물1호는 바로 나야!』에서 작가는 ‘자존감’과 ‘자존심’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동화 속의 장호는 언제나 으스대며, 거들먹거리는 친구랍니다. 방학동안 뉴질랜드에 갔다 왔다며, 친구들에게 자랑할뿐더러, 국내여행을 한 친구들을 무시하기도 하네요. 이런 장호는 바로 ‘자존심’이 센 친구랍니다. 물론, 자존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죠. 하지만, 자칫 자신의 자존심만을 세우는 장호와 같은 친구는 자신의 약함을 감추기 위해 더욱 남을 무시하기도 하고, 막무가내, 안하무인의 모습으로 살게 되네요. 눈살 찌푸리는 모습이죠.

 

반면, ‘자존감’이 높은 친구도 있답니다. 바로 행운이란 친구인데요. 이 친구는 방학 동안 뉴질랜드를 다녀왔다며 으스대는 장호 앞에서도 싱글벙글 웃으며, 자신은 아무 데도 안 다녀왔다고 하네요. 대신에 엄마 일을 도와 줬다며 자랑하고요. 엄마가 하는 호떡 가게에서 호떡 뒤집는 걸 배웠다고 웃으며 당당하게 말하네요. 그런 당당함 앞에 뉴질랜드보다 호떡 뒤집는 일이 친구들에게는 멋진 일이 되어 버리고요.

 

음악시간에는 음정과 박자가 틀리면서도 자신감 있게 부르네요. 뿐만 아니라, 축구를 하며, 여준이란 친구가 잘 못하여 시합에서 져도, 여준이를 감싼답니다. 오히려 축구선수도 아닌데, 조금 못하면 어떠냐며, 재밌게 놀았으면 된 것 아니냐며 웃으며 말하네요. 다음에도 또 이렇게 재밌게 놀자며 말이죠. 이처럼 행운이는 언제나 자신감에 넘치고, 웃는 친구랍니다. 그리고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도,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며 엄마에게 칭찬받았다며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는 친구네요. 이런 친구가 바로 자신을 정말 사랑하는 자존감이 높은 친구죠.

 

게다가 이런 행운이의 모습은 다른 친구에게도 영향을 준답니다. 바로 여준이란 친구죠.

 

여준이는 자존감도 낮고, 자신감도 없는 친구랍니다. 소심한 아이죠. 그래서 거들먹거리는 장호 앞에 언제나 부끄러워하며, 자신감 없이 쭈뼛거리는 친구죠. 언제나 망설이고, 친구들이 모두 부족한 자신만 보는 것 같아 화끈거리고요. 하지만, 이런 여준이가 행운이의 모습을 보며, 행운이를 닮아가네요.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존감 높은 아이로 말이죠. 더 나아가 자신 앞에서 거들먹거리던 장호의 약한 모습마저 감싸줌으로 멋진 친구 관계가 되고 말이죠.

 

역시 <어린이를 위한 가치관 동화> 시리즈답게 이번 책은 ‘자존감’에 대해 제대로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동화네요. 자신이야말로 소중한 존재이기에 자신을 사랑하며, 언제나 자신감 있게 살게 하는 멋진 동화랍니다.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감을 회복하여 자존감 높은 아이들로 세상 앞에 당당히 서게 되리라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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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 권정생 문학 그림책 1
권정생 지음, 김용철 그림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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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문학 그림책> 첫 번째 책인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가 출간되었다. 권정생 선생님의 사상을 잘 느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예쁜 동화다. 비록 누군가 먹다 설익어 내 버린 똘배 하나. 데굴데굴 굴러 시궁창에 빠져 버린 똘배에 불과하지만, 이 똘배는 자신의 단맛으로 시궁창을 향기롭게 만든다. 물론, 그 향기가 미약할지라도. 그곳 시궁창에서 똘배는 비참하게 잊혀져가고, 죽어간다. 하지만, 그 죽음, 잊혀짐은 또 하나의 향기로 그곳을 적신다.

 

게다가 똘배는 귀여운 아기별과 함께 달나라 여행을 다녀온다. 달나라 여행은 어둡고 칙칙한 시궁창의 생활, 똘배가 처한 암울한 상황을 잊게 할 정도이다. 계수나무 향기를 맡고, 초록 잎새들이 가득 우거진 골짜기를 구경한다. 그곳엔 수많은 토끼들이 열심히 일하기도 하고, 아기 토끼들은 신나게 뛰어놀기도 한다. 물론, 똘배는 의심을 품는다. 이곳 달나라는 실제로는 아폴로 지구인들이 왔다 간 곳이 아니냐고. 아기별은 똘배에게 한 쪽 눈을 감아보라고 한다. 그러자, 그곳엔 아무것도 없이 황량한 사막, 그리고 지구인들이 왔다간 흔적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다시 두 눈을 뜨자, 향기 가득한 멋진 풍경이 보인다.

 

동화는 우리에게 질문한다. 어느 것이 진짜인지는 우리가 정하라고. 하지만, 이미 답은 나와 있다. 동화 속의 아름다운 풍경은 두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것이기에. “두 눈을 감아봐! 그럼 상상의 세계가 보일거야.”가 아니라, 두 눈을 떴을 때, 보이는 동화 속 세상. 이야말로 진정한 동심 아닐까? 이런 동심을 가질 수 있다면. 권정생 선생님이 소유한 동심의 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는 동화다.

 

동심을 잃어가는 건 한 쪽 눈 감고 살아가는 것이다. 동심을 회복할 때에야 온전히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그럴 때, 세상은 계수나무 향기가 가득한 곳이 되고, 신나고 멋진 풍경으로 가득 차게 된다. 멋지다. 그 동심이 나의 것이 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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