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런 게 아니야! 다릿돌읽기
임서경 지음, 김형근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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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다보면 의도치 않은 오해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낼 때가 종종 있죠. 동화 속의 승희 역시 그런 오해를 사게 된답니다. 다름 아니라, 화장실에 갔는데, 마침 그곳 변기가 막혀 있었고, 다른 친구가 그곳에 변을 잔뜩 싸놓았답니다. 그 혐오스런 모습에 승희는 급히 나오게 되는데, 마침 한 친구가 그 모습을 보고는 그 혐오스러운 변기 상태가 승희의 소행이라고 오해하게 된 거죠. 또 이런 흥미로운 소문은 금세 반 전체에 퍼지게 되고요.

 

이 일이 하나의 트라우마가 된 승희는 화장실에 가지 않기 위해 점차 먹는 것을 자제하게 된답니다. 문제는 그러다 보니 승희는 이제 ‘거식증’에 걸리게 된 겁니다(거식증은 죽음에 이르게 되는 무시무시한 병이랍니다). 게다가 자신이 오해를 사게 된 그 혐오스러운 사건의 주범은 다름 아닌 절친인 유빈이었음을 알게 되고요. 유빈은 용기 있게 자신이 그랬음을 친구들 앞에 밝히지 못하고, 이로 인해 승희는 절친 유빈을 미워하게 된답니다. 과연 승희의 ‘거식증’은 고쳐질 수 있을까요? 아울러 절친 유빈과의 관계도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요?

 

오해로 인해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된 승희의 모습이 참 안타깝네요. 뿐 아니라, 그 놀림을 극복하지 못하고, 너무나도 크게 생각함은 더욱 안타깝고요. 사실, 내가 누군가의 놀림을 당했을 때, 그 놀림이 절대적이라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동화는 그 놀림이 사실은 별 의미 없는 사소한 놀림이었음을 보여준답니다. 게다가 승희는 그 일이 깊이 각인되어 잊혀 지지 않지만, 친구들에게는 이미 그 사건은 잊혀 진 사건, 아무것도 아닌 사건에 불과함을 보여준답니다. 내가 당한 창피한 사건들을 너무 크게 여기지 않았음 좋겠네요. 그 사건들은 실상 타인에게는 볼 의미 없는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할 때, 내가 당한 창피한 사건도 금세 잊혀 질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또한 승희가 화장실 트라우마를 이겨내며, 거식증을 치유하게 되는 계기는 무엇보다 친구인 유빈의 솔직한 인정과 용서에서 시작되죠. 내 잘못에 대한 솔직한 인정이 누군가의 힘겨운 순간을 치유할 수도 있음을 생각해보게 되네요. 내 잘못을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누군가를 살려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보다 더 솔직한 모습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가 우리 모두의 것이 되길 소망해보게 되네요.

 

뿐 아니라, 승희 부모님의 사랑이 힘겨운 순간을 이겨내게 되는 원동력이 됨도 당연하고요. 승희가 힘겨워할 때, 부모님의 관심은 온통 승희에게 있음을 발견하면 좋겠네요. 우리 역시 힘겨워할 때, 부모님이나 또 다른 누군가는 그런 나를 이런 안타까운 심경으로, 그리고 사랑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음도 기억하면 좋겠고요. 누군가는 지금도 날 이런 사랑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말이에요

 

참, 요즘 아이들은 tv에 나오는 아이돌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들도 그런 외형적 모습을 닮아가려 하죠. 그래서 잘 안 먹고, 그러다보니 건강도 헤치게 되고요. 작가 선생님이 말하는 것처럼 건강을 위해,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 우리 아이들이 꼭 실천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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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 꿈과 희망이 파닥거리는 행복한 섬 문학의 즐거움 52
권타오 지음, 장경혜 그림 / 개암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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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이네 식구는 할머니와 아빠, 그리고 가람이, 이렇게 세 식구랍니다. 엄마는 암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셨죠. 엄마의 투병생활로 인해 가람이네 가정의 경제사정은 예전보다 나빠졌고요. 아빠는 시인이 꿈이었지만, 지금은 신문배달과 족발 배달 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런 가람에게는 혼자만의 공간이 있답니다. 힘들거나 지칠 때면 가게 되는 곳인데, 바로 그곳은 ‘그래도’라는 곳이랍니다. ‘그래도’는 섬이랍니다. 가람이가 주인인 섬이죠. 그럼 가람이는 부자라고요? 맞아요. 가람이는 부자랍니다. 돈이 많아 부자가 아니라, 마음이 부자랍니다. 가람이가 주인인 섬, ‘그래도’는 실제 섬이 아닌 가상공간이랍니다. 물론 실제 공간은 가람이네 집 다락방이고요. 이곳 다락방에 가람이는 ‘그래도’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힘들거나 지친 삶 속에서도, ‘그래도’ 희망을 다시 일구어낼 수 있는 그런 공간이랍니다. 그래서 ‘그래도’는 “꿈과 희망이 파닥거리는 행복한 섬”이죠. 무엇보다 이곳 ‘그래도’의 사방 벽에는 아빠의 시들이 붙어 있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시는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답니다. 아빠는 언젠가부터 시를 쓰지 않거든요. 과연 아빠의 새로운 시가 이곳 ‘그래도’에 붙는 날이 올까요? 그래서 가람뿐 아니라, 가람이네 아빠 역시 다시 꿈과 희망을 쓰게 될 날 말입니다.

 

가람이란 친구, 참 멋진 친구네요. 비록 좌절할 조건이 어쩌면 충분한 삶이지만, 그럼에도 좌절하기 보다는 언제나 활기차게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 너무 멋지네요. 게다가 우울한 모습이 아닌 언제나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친구들에게 다가가는 그 모습은 더욱 멋지고요. 언제나 친구들을 돕는 삶의 자세도 그렇고요. 친구들의 고민, 친구들의 사정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아름답네요. 무엇보다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해나가는 자립심은 요즘 아이들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그런 모습이고요. 물질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참 멋스럽네요. 남들이 고물자전거라 놀려도, 그 자전거에 노란 페인트칠을 정성껏 하고 당당하게 친구들 앞에 서는 모습이 자랑스럽네요.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그래도’가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힘겨운 삶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당당하고, 씩씩하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 삶속에도 ‘그래도’를 만들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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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야, 너도 조심해
시게모리 지카 글.그림, 최용환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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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에 등장하는 늑대란 녀석은 언제나 못된 캐릭터이곤 하죠. 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늑대 같은 사람’이라면 좋은 의도가 아닌 나쁜 의도로 말하는 거고요. 그런데, 정말 늑대는 나쁜 녀석일까요? 우리들의 선입견 때문에 늑대에게는 나쁜 이미지가 씌워진 것은 아닐까요?

 

바로 이런 각도로 접근하고 있는 그림책이 있네요. 『늑대야, 너도 조심해』란 책인데요.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늑대에 대해 못된 이미지를 갖게 한 대표적 동화 3편의 내용을 믹스했네요. 바로 『늑대와 일곱 마리의 아기 염소』, 『빨간 모자』, 『아기 돼지 삼 형제』랍니다.

 

오늘도 늑대는 사냥을 나간답니다. 무서운 놈들을 조심하며 말이죠. 그런데, 여기 무서운 놈들이 누구일까요? 아기 돼지 삼형제를 만났는데, 무서운 녀석은 바로 막내 돼지죠. 막내 돼지는 동화 속에서 늑대를 펄펄 끓는 솥에 빠뜨렸거든요. 그런데, 막내 돼지 뿐 아니라 형들도 어쩌지 못한답니다. 이 녀석들이 3가지 재료로 커다란 집 하나만을 지었거든요. 셋이 사이좋게 살고 있고 말이죠. 자칫하면 늑대는 아기 돼지들에게 잡아먹히겠네요.

 

이번엔 아기 염소들을 만나네요. 그렇다면 누가 무서운 녀석일까요? 이 녀석들은 모두 무서운 녀석들이네요. 이젠 늑대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답니다. 왜냐하면, 늑대에게 잡아먹히면 늑대 배를 가르고 나오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염소들의 손엔 한결같이 가위를 들고 있네요. 이 녀석들을 잡아먹었다가는 늑대의 배가 남아나질 않겠어요.

 

이번엔 할머니 집으로 향하는 빨간 모자를 쓴 여자아이를 만난답니다. 그렇다면 빨리 앞서가서 할머니로 변장해야 할 텐데, 빨간 모자가 먼저 와 있네요. 왠지 더욱 영악해진 모습이고요.

 

늑대는 오늘도 그저 돼지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무사히 넘겨 다행이라고, 배가 갈리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잠자리에 든답니다. 꼬르륵 꼬르륵 소리와 함께 말이죠.

 

늑대, 알고 보니 참 불쌍한 녀석이네요. 남들에게 온갖 욕은 다 먹으면서도 정작 더 무서운 녀석들을 조심해야만 하는, 그리고 사냥에는 실패하기만 하는 불쌍한 녀석 말이죠.

 

이 동화는 선입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네요. 여러 이유로 인해 우리 머릿속에 자리 잡은 선입견이란 녀석은 대단히 무서운 녀석이죠. 불쌍한 늑대를 흉악한 동물로 매도하니 말이죠. 우리 역시 누군가를 이처럼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게 되네요. 불쌍한 늑대가 과연 오늘은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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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도둑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37
로랑 수이에 외 지음, 프레데릭 필로 그림,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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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장 기다려지는 날 가운데 하루는 바로 생일이죠. 생일만은 내가 온전히 주인공이 되는 날이기에 이 날은 어린 시절 작은 축제의 날이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생일을 도둑맞는다면? 바로 그런 생일 도둑이 있네요. 빅토르란 괴물이랍니다.

 

빅토르는 아이들의 생일을 훔치는 능력이 있답니다. 잠든 아이들 곁에 다가가 살며시 생일을 빨아들이면 끝이랍니다. 이렇게 생일을 도둑맞은 아이들은 자신에게 생일이란 날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게 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일을 보낼 수 없기에 나이를 먹지 못하죠. 매일 같이 학교에 가서 공부만 해야 한답니다. 지겨운 공부는 공부대로 하지만, 나이를 먹지 못하기에 꿈도 없이 살아가게 되죠.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들을 갖게 마련이죠. 사실 빨리 어른이 되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기 때문이지만요. 어쩌면 공부가 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생일을 빼앗겨서 어른이 될 수 없다니, 그래서 언제나 공부만 하고 있어야 한다니, 이것도 참 슬픈 일이네요. 게다가 꿈을 이룰 수 없고, 그렇기에 꿈도 꿀 수 없는 삶이라니, 참 무서운 일이네요. 이 모든 일이 생일을 도둑맞았기 때문이란 접근이 참 참신하고 기발하네요. 비록 그 결과는 슬프지만요.

 

하지만, 생일 도둑인 빅토르가 왜 그토록 친구들의 생일을 도둑질 했는지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빅토르는 태어나서 한 번도 생일을 누려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선물도 받아본 적이 없고요. 이런 불행한 유년기가 빅토르를 그런 괴물, 생일도둑으로 내 몬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렇기에 끔찍한 괴물이지만, 그런 빅토르의 아픔, 눈물을 헤아리고 빅토르에게 인형을 선물할 줄 아는 마음씨 아름다운 바스티앙의 모습이 더욱 돋보이네요.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손, 그 손이 결국 행복을 다시 되찾게 되는 원동력이 되겠죠. 짧은 그림동화이지만, 색다른 발상과 아름다운 내용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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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이 너무 좁아! - 다문화 고래이야기 공동체 1
안드레스 피 안드레우 글, 유 아가다 옮김, 킴 아마테 그림 / 고래이야기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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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이 회의를 하네요. 안건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왜 비좁아졌을까’랍니다. 일할 때도, 휴식 시간에도, 항상 꿀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기에 왜 이렇게 집이 비좁아졌는지 꿀벌들은 조사관을 선정하여 조사를 벌인답니다. 그 결과가 나왔네요. 이유인즉슨 아무도 몰래 꿀벌 한 마리가 벌집 속에 몰래 들어와 있다는 겁니다. 과연 이 벌은 누구일까요? 이 벌을 색출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네요. 과연 몰래 들어온 벌은 누구일까요?

 

『벌집이 너무 좁아!』는 꿀벌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 우리들의 모습을 비유하고 있는 동화랍니다. 바로 이주자들을 향한 오늘 현대 사회의 잘못된 접근을 꼬집고 있는 거죠. 우린 마치 이주자들이 우리 사회에 들어오면 그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붕괴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곤 한답니다. 이주해 온 이들로 인해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 목소리를 높입니다. 정작 그들이 하는 일자리는 우리가 외면하는 일자리인데 말이죠. 이런 호들갑은 단순히 호들갑으로 멈추지 않는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우리의 호들갑은 생존을 위해 목숨을 걸고 삶의 터전을 옮긴 그네들의 생존을 위협하곤 하니까 말이죠.

 

짧은 그림책이지만, 이주자를 대하는 우리의 바람직하지 못한 시선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책이네요.

 

아울러 이야기 속에서 벌들은 결국에는 가장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낸답니다. 그건 바로 몰래 들어온 벌을 찾아내는 것이 아닌, 방을 하나 더 만드는 거죠. 그럼으로 꿀벌들의 문제는 해결된답니다. 물론, 이건 여왕벌의 아이디어랍니다. 역시 여왕벌은 뭔가 다르긴 다르네요. 참 리더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하네요. 참 리더라면, 여왕벌처럼 이렇게 넓은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참 리더가 그립네요.

 

마지막 페이지의 그림의 “환영합니다!”란 문구가 눈에 들어오네요. 결국 이 책은 이주자를 향한 우리의 마음, 우리의 자세가 “환영합니다!”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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