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도둑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37
로랑 수이에 외 지음, 프레데릭 필로 그림, 이성엽 옮김 / 지양어린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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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장 기다려지는 날 가운데 하루는 바로 생일이죠. 생일만은 내가 온전히 주인공이 되는 날이기에 이 날은 어린 시절 작은 축제의 날이기도 하죠. 그런데, 그런 생일을 도둑맞는다면? 바로 그런 생일 도둑이 있네요. 빅토르란 괴물이랍니다.

 

빅토르는 아이들의 생일을 훔치는 능력이 있답니다. 잠든 아이들 곁에 다가가 살며시 생일을 빨아들이면 끝이랍니다. 이렇게 생일을 도둑맞은 아이들은 자신에게 생일이란 날이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아가게 된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생일을 보낼 수 없기에 나이를 먹지 못하죠. 매일 같이 학교에 가서 공부만 해야 한답니다. 지겨운 공부는 공부대로 하지만, 나이를 먹지 못하기에 꿈도 없이 살아가게 되죠.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어렸을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들을 갖게 마련이죠. 사실 빨리 어른이 되어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기 때문이지만요. 어쩌면 공부가 하기 싫어서일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생일을 빼앗겨서 어른이 될 수 없다니, 그래서 언제나 공부만 하고 있어야 한다니, 이것도 참 슬픈 일이네요. 게다가 꿈을 이룰 수 없고, 그렇기에 꿈도 꿀 수 없는 삶이라니, 참 무서운 일이네요. 이 모든 일이 생일을 도둑맞았기 때문이란 접근이 참 참신하고 기발하네요. 비록 그 결과는 슬프지만요.

 

하지만, 생일 도둑인 빅토르가 왜 그토록 친구들의 생일을 도둑질 했는지도 생각해보게 되네요. 빅토르는 태어나서 한 번도 생일을 누려본 적이 없거든요. 그리고 선물도 받아본 적이 없고요. 이런 불행한 유년기가 빅토르를 그런 괴물, 생일도둑으로 내 몬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그렇기에 끔찍한 괴물이지만, 그런 빅토르의 아픔, 눈물을 헤아리고 빅토르에게 인형을 선물할 줄 아는 마음씨 아름다운 바스티앙의 모습이 더욱 돋보이네요.

 

누군가의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는 손, 그 손이 결국 행복을 다시 되찾게 되는 원동력이 되겠죠. 짧은 그림동화이지만, 색다른 발상과 아름다운 내용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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