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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명의 화가 - 2page로 보는 畵家 이야기 디자인 그림책 3
하야사카 유코 지음, 염혜은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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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1명의 화가를 만나 보았다. 2쪽으로 보는 화가 이야기라고 해서 매우 기대했었던 그 책이다. 책표지에 등장하는 화가는 유명한 피카소이다. 피카소가 강에 빠졌을때 아마도 이름을 다 불렀다면 도움을 청하기도 전에 피카소는 죽었을 것이다. 그의 이름 한번 불러 볼까~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호안 네포무세노 마리아 드 로스 레메니오스 크리스핀 크리스피아노 데 라 산티시마 트리니다드 루이스 브라스코 피카소'란다. 헉헉 숨이 찬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이지만, 어린시절의 환경이 화가에 미치는 영향이 컸음을 (당연한거 아냐 그럴지도 모르지만) 느낀다.



<101명의 화가 책표지 - 피카소 등장>

이 책을 펼쳤을때는 빼꼼한 글과 그림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2쪽에 한 화가의 모든걸 담으려고 했기에 빼꼼한 글과 글씨가 작았다. 책의 사이즈도 크지 않았다. 처음엔 이점이 매우 불만 스러웠다. 책이 좀 크면 안되나? 하지만 보다 보면 금방 적응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만화에 비유하자면 코난의 느낌이였다. 명탐정 코난의 빼곡하고 알찬 느낌이랄까? 일단은 인터뷰 형식으로 짧막한 화가의 한마디를 듣고 푸르딩딩한 곰탱이가 나와서 궁금한 점을 물어 보고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재간둥이다.  

또 화가의 이야기에서 사랑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사랑하는 연인 때문에 울고 불고 죽겠네 하고 친한 벗과도 절교도 하고
여러가지 우스꽝스러운 사연도 있었다 
 


<101명의 화가 - 휘슬러 210쪽>

 그리고 한쪽 페이지의 아래로는 화가에 대한 미술사적 해설과 화가를 한마디로 말해줄 수 있는 화가의 성격과 최고의 작품을 꼼꼼하게 글로 적어 놓았다. 그리고 그 2번째 장의 만화 밑에는 화가의 활동 연도를 표시해 두는 센스까지 갖고 있다. 다만 연도의 글씨가 쪼만한것이 힘들게 느껴진다.

 

<101명의 화가 - 뭉크 87쪽>

뭉크 하면 역시 '절규'가 떠오른다. 뭉크가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어머니의 죽음과 자신의 병약함에 있었던 듯 하다. 위의 그림에서 노란 머리는 여친인데 심하게 싸우다가 총까지 쏘게 된다. 뭉크는 결핵과 정신병의 가족력이 있어서 많이 힘들어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거지만 어린시절 병약해서 화가가 된 경우가 꽤 많았다. 학교를 제대로 가지 못해서 그림을 그리게 된 경우, 어떤 화가는 설사가 심해서 군에 갔다가 바로 제대했다는 화가도 있었다. 친구 왈 "난 자네가 죽은 줄로만 알았네" 빼꼼한 글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재치스러운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되어 자꾸만 매력속으로 빠져든다.



<101명의 화가 - 마티스 66쪽>

책장을 펼치면 2쪽에 꽉착 화가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가끔은 덜 빼곡한 화가들의 작품을 볼때면 약간 휑한 느낌도 들었지만 보기엔 그림이 좀 커서 좋았다.




<101명의 화가 - 미로 90쪽>

미로는 현대 예술계의 수도승이였다고 한다. 미로는 항상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이였다고 한다. 화가중에서 보기 드문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26살때 피카소도 만나고 갤러리에서 마티스와 마르케를 발견했다는. 우스꽝스러운건 워낙에 말이 없어서 목에 줄을 걸어 협박해도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음이 맞는 화가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술마시고 즐기는건 매우 행복한 일이 였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생활이 매우 힘겨워 보이지만 말이다.
누가 그런 것 같다. '배가 고파야 예술을 할 수 있다고'




<101명의 화가 - 모딜리아니 75쪽>

모딜리아니는 큐비즘때문에 빛을 보지 못한 작가라고 한다. 태평하게 술을 마시러 다니고 나중에 가족이 생기자 생계를 위해서 돈을 벌로 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나이 35세라니 참 안타까운 나이다. 이런말 하면 웃기지만, 오래 사실 분들은 징허게 오래 살았고 빨리 가신분들은 참 어이없게도 세상을 뜨기도 하고 그래서 세상일을 알 수 없나 보다. 오래 사셔서 힘든 분들은 팔을 쓰지 못하면 다른 방법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대체하듯이 끝까지 그림을 놓지 못했다.   

아마도 많은 연인이 있었지만, 그림을 많이 사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01명의 화가 - 뒤샹 30쪽>

뒤샹은 장난꾸러기처럼 느껴졌다. 기성품 레디메이드 예술의 탄생을 알렸던 뒤샹. 사람들의 평은 대체로 "이것이 뭐냐" 라며 무시를 했다고 한다. 예술가는 남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히 자신의 길을 나서던 예술가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부러웠다. 어떤면에서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힘든 모습을 볼때면 안타까웠다. 타임머신 타고 가서 예술가들의 작품을 구경하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익숙한 화가들과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화가들과 그들의 인생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재치가 책속에 구석구석 숨겨져 있어서 그것을 찾아 읽어 내는 재미도 쏠쏠했다. 앙증맞은 그림속에서 그들의 표정을 제대로 잡아 내어서 꼼꼼히 살펴보는 재미가 컸다. 시대적인 불운으로 쓸쓸하게 스러져간 화가들도 있었고 그림을 그릴때 옷을 벗고 그린다는 샤걀, 다양한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즐길 수 있었다.

뒷장에 작가 연표와 작가들의 설명이 되어 있다. 과거와 최근에 이르는 작가들의 연표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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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뫼 2011-05-15 0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꼼꼼하게 쓰신 서평이네요. ^^
뒤샹의 샘은 언제 보아도 재미있어요. 발상의 전환도 참 재미있고요.

댄스는 맨홀 2011-05-16 23:06   좋아요 0 | URL
우와 고맙습니다. ㅎㅎㅎ
 
명탐정 코난 65
아오야마 고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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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권에서 이어지는 <괴도키드>이야기가 등장한다.  이편에서 고집불통 영감님과 괴도 키드의 대결은 아니고 영감님이 좀 띨해서 생긴 에피소드정도. 그리하여 어쩔수 없이 괴도키드에게 도움을 부탁한다. 그것은 바로 영감님이 애지중지 하는 녀석 구출 작전임. 희대의 기술자 '키치에몬'이라는 이름이 계속 거론되고 그 사람이 만든 금고는 매우 복잡하면서도 코믹한 느낌을 준다. 단순히 애견 루팡 구출 작전이다.  초창기때는 애견 루팡이 괴도키드를 보면서 맹렬하게 짓더니 이제는 친한 사이로 보인다. 자주 보다 보니 이녀석도 키드녀석이랑 정들었나 보다.

두번째는 <운명의 사람>  여기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카이 슈이치랑 조디 선생이 사귀던 사이였다니 그래서 그렇게 울었군. 백화점에 쇼핑하러 온 조디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카이를 보게 된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얼굴에 화상자국이 보이는 아카이와 똑같은 그 사람을 본다.  내가 볼때는 아닌 것 같은데 그 인간의 정체가 매우 궁금하다. 아카이란 사람 참 재미있다. 한번에 두가지 일은 못한다고 하이바라네 언니랑 사귀기 전에 조디랑 관계를 정리했다. 그런 성격의 사람이라서 진을 더 용서할 수 없다. 정말 사랑하게 된 사람을 죽인 원수니까. 조디는 미친듯이 슈이치를 외치며 길거리를 헤매고 다니는데, 책 속에서 눈이 내리니까 왠지 시원한 느낌이 든다. 여름이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무지 더워서 이번 여름도 걱정이 된다. 그런 와중에 은행에 도둑 무리가 쳐들어오고 역시 코난이 있는 곳에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 조디 선생도 슈이치를 찾다가 은행에 들어왔다. 여하튼 조디 선생은 매번 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번 은행일에서도 역시 그랬다는. 슈이치를 발견한 마음에 무지 기뻐서 혼자 '아자'를 외치다 도둑놈들한테 맞아서 '푹' 쓰러져 버린다는. 이번에도 코난과 아이들의 활약으로 무사히 앤딩~ 그리고 슈이치는 어디로 갔는지, 계속 찾아 볼까~  그 다음엔 박사님과 하이바라의 숨박히는 도망씬이 나온다는. 숨막혀 봤자지만은...... 박사님이 코난에게 전화를 건다. 차가 퍼져 버린데다 지갑까지 잃어 버리셔서 코난에게 SOS를 치고 있는 박사님. 코난은 어린네처럼 tv를 보며 귤을 까먹으며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녀석한테 오라고 하면 안되냐고 말한다. <눈매 사나운 하품녀>는 바로 하이바라. 그녀석도 박사님과 함께 갔다는. 운 좋게도 차를 얻어 타게 되는데 왠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내뿜는 두사람이다. 박사님과 하이바라는 자는 척하며 두 사람을 감시하는데 털모자를 쓰고 있는 얼굴 까무잡잡한 인상 무지 험악하게 쓰고 있는 사람이 코난과 코고로 아저씨 이야기를 하면서 "몰살도 괜찮았겠지만... " 이라고 이야기하는데. 두 사람은 식겁하고 놀랜다.

뭐지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그 다음은 읽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읽어 보는 것이 재미있다. 읽으니까 재미있어서 자꾸 읽게 된다. 66권에서는 하이바라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메라를 보며 <눈매 사나운 하품녀>도 겁에 떨게 된다. '훗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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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시작했습니다
히라사와 마리코 지음 / 페이퍼북(Paperbook)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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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처럼 저자는 "여러분 저 베란다 시작했어요." 라며 웃으며 말하고 있는 느낌이였다.
책의 느낌은 아담하고 가볍고 두껍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았다.
우리 함께 베란다 시작해 보야요 하는 기분좋은 설레임이 느껴졌다. 왠지 내손으로 흙을 만지작 거리면서 식물을 키운다는 건 땀흘린 만큼 기분 좋은 일인듯 하다.



<베란다 시작했습니다 책표지>

베란다를 가꾸기 전에 준비가 필요하다. 화분을 올려 놓을 의자나 선반도 준비해야 하고 화분이 지저분하다면 페인트 칠도 이쁘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 연후에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아이디어>로 들어간다. 아침에 눈을 떠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피곤함 때문에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고 뒤척이게 된다. 일어나서 심호흡 하기 어쩌면 별거 아닐지도 모르지만, 아침의 시작을 위해 내 몸에게 말을 건네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그런 연후에 이제는 잠든 몸을 깨워주어야 한다. 보통은 벌떡 일어나거나 일어나기 싫어서 꾸물대다 핸드폰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일어난다. 오늘도 상쾌한 하루를 위해 차 시동거는 것처럼 이곳저곳을 마사지 하듯이 살포시 두드려 준다. 하는 방법은 책속에서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화창한 날에 물건 닦기 - 29쪽>

보통은 그냥 방치하는 체로 두는 경우가 많은 물건들을 닦아 보자. 사용은 빈번히 하면서도 보관을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햇살 좋은 날 마당에 앉아서 신발도 닦아주고 우산도 씻겨주다보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저자는 일러스트레이터라 귀여운 그림과 함께 설명이 되어 있다. 이제 겨울이 지나가서 겨울철에 신었던 신발들을 먼지 털고 광내어서 신방장에 들어 놓을때가 되었다.




<베란다에 누워서 별보기 - 32쪽>

작가는 그전에는 베란다에서 누워서 별을 보았다고 한다. 저런 침낭에 누워서 별을 바라보는 것도 참 멋진 일이다. 시골집에는 화장실이 밖에 있다보니 추운 겨울에도 마당을 거쳐서 화장실을 가야 했기에 밤하늘을 볼 기회가 많았다. 잠이 오지 않을때는 마루에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 좋았다. 유성도 여러번 떨어졌었는데 새벽에 마루에 앉아서 차가운 밤 공기와 그 하늘이 그리울때가 많다.




<피트병을 가지고 만드는 두더지 - 38쪽>

플라스틱 물통으로 화분을 만들어도 재미나서 좋다. 저런건 유치하다고 생각한적도
있었는데 만들어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흔들흔들 허수아비 - 40쪽>

이 흔들흔들 허수아비가 부록으로 딸려있다. 우리나라에는 전용 허수아비가 있지만, 이 녀석들을 보니 재미있었다. 밖에서 이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와 참지 못할 것도 같았다. 정말 참새들을 쫓아 낼 수 있을지는 잘모르겠다. 베란다에 야채를 심었는데 새들이 자꾸만 덤비는 바람에 허수아비를 만들었다고 한다.



<나가타 농법에 도전해 보기 - 54쪽>

처음 듣는 농법이지만, 우리가 화분 가꿀때 하는 방식과 비슷해 보였다. 그리고 식물에 화분이 꼬이지 않기 위해서는 마늘이나 골파를 심어두면 된다고 한다. 여러가지를 심으면 좋은데 자꾸만 벌레가 꼬여서 고민이였는데 좋은 팁을 얻었다. 식물을 키우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 같다. 나를 기다려주는 생명체가 있다는 것도 고마운 일이다. 난 금방 정성을 쏟다가 잊어 버리고 방치하다
죽어간 녀석들이 많았다. 책임감을 가져야 하겠다.



<베란다 지도 만들기 - 62쪽>

화분 받침대도 DIY로 저자는 만들었다. 내 손으로 이것저것 만들어 나가다 보면 좀 멋지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기분도 좋아지고 별것 아닐수도 있지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




<세미 드라이 프루트 - 베란다에서 티타임 중 76쪽>

베란다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차도 만들어 먹으면 기분을 마음껏 살리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보였다. 생활속의 여유를 찾기 위해서 베란다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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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인문학 - 현장의 인문학, 생활 속의 인문학 캠페인
구효서 외 지음 / 경향미디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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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은 어렵다. 어려운 단어도 많고 한문도 많아서 쉽지 않고 딱딱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졌던게 사실이다. 이 책은 이런 통념속에 잠긴 '인문학'을 새롭게 탄생 시켰다고 해도 좋을만큼 수월하게 읽혀졌다. 보통 사람은 자신 위주로 살아가기 때문에 내가 아는 것은 남도 당연히 알꺼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쉽게 말한다고 쓰여졌던 어떤 책을 보면서 어이 없고 황당한 적이 있었다. 이건 제2외국어도 아닌데 같은 한글로 쓰여있음에도 이해하기 어려우니 힘겨울 수 밖에 없다.

인문학은 인간을 탐구대상으로 한다. 그러기에 도덕적이고 철학적이며 종교적이고 미학적이며 역사적인 자기 성찰의 경험으로 표출된다. (책표지 뒷장에서) 정말 인문학은 심오하기 그지 없구나. 어려운 학문이지만 모두가 함께 즐기길 바라는 마음에서 <길 위의 인문학>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인문학의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는 일생을 의리 탐구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퇴계선생이 선두로 나서고 있었다. 시작이 창대하다고 하였으니 이부분을 읽으면 고비를 넘기지 못할뻔도 하였다. '뭐 이정도같고 이러나' 할지도 모르겠지만, 평상시에는 잘 들어 보지 못하였던 말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거참 좋은 말들이지만 생소함이 묻어났다.  오죽하면 호를 '물러날 퇴(退)', '시내(산골짜기) 계(溪)' 두 글자를 써서 '시내에 물러나 조용하게 살겠다'라는 뜻으로 지었을까! (23쪽) 퇴계 선생이 말하는 공부에 임하는 자세는 요즘 현대에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배울점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이 부분이 와 닿는다. 책을 읽되 마음을 괴롭힐 정도로는 하지 마세요. 많이 읽는 것은 아주 좋지 않습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그 맛을 즐기고, 이치를 탐구하는 것도 일상생활의 평이하고 명백한 곳에서 간파해 숙달해야 합니다. 이미 아는 것을 바탕으로 마음껏 음미하세요. 그리하여 염두에 두는 것도 아니요, 염두에 두지 않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잊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33쪽) 책 뿐만이 아니라 모든것에 이러한 자세를 가지고 임한다면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쉬이 되지 않겠지만 배워 보고자 한다. 21세기에는 이 책에서도 말하듯이 '알묘조장'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무슨일을 하든지 차근히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성질이 급해서는 모든것을 후다닥 해치우려고만 한다. 빨리만 할뿐 실과 이득을 따진다면 남는게 없을텐데 말이다. 아차 끊없는 탐욕과 돈이 남긴 하지만 말이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이야기는 재미있게도 가상 대담 형식으로 짜여져 있었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추사 김정희 선생도 저런 면모를 가지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참 난처한 질문도 재미나게 해서 읽는 이를 즐겁게 해준다. 이런 부분은 좀 복잡했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모 할머니뻘(김정희의 조부와 삼촌 간)인 정순왕후가 영조 임금의 두 번재 아내이고, 증조모가 그 영조 임금의 따님이고, 증조부가 부마 월성위이다. (85쪽) 예전부터 계보를 따지는데 심하게 약하고 이 책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자주 나오는데 머리속이 빙 도는 느낌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서 차분하게 마음을 비워내고 읽어 보아야 할 듯 하다. '인문학'을 배우고자 하는데 이런 부분에 연연해서는 안되겠지만, 머리속에 가지런이 정리를 해두고 싶은 기분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저자의 재치를 느낄 수 있었고 어쩌면 그 길에 함께 서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 시절의 이야기가 나온다. 18년간의 유배지 생활속에서 그의 글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기나긴 유배지의 세월이 지겹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곳에서 함께 했던 풍경과 자신의 제자들과 벗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차 있었다. 힘든 시절임에도 한탄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나가시는 모습에 '역시 일반 사람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 주신다.

허균편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누이 허난설헌의 결혼 후의 박복한 모습이 안타까웠다. 시대를 앞서는 자, 좋은 재주를 가지고 있어도 펼칠 수 없는 그 세월이 야속할 따름이였다. 허균 역시 지금에 말하는 명문가였으나 집안 사람들의 삶은 순탄치 못했다. 현대에는 신분제가 폐지되었지만, 보이지 않는 신분의 벽이 있다. 그 당시의 허균은 명문가의 사람이였음에도 벗을 사귀는데 신분의 높고 낮음은 따지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의 삶속에서도 은근히 명문을 따지고 그것을 부추기고 있는 사회가 씁씁하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다가 지금의 현재 시점으로 이야기는 다시 흘러온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전통을 잇는 것은 왠지 고지식한 일이 되어버렸다. 전통이 불편해서 없애고자 한다면 우리의 근간은 심하게 흔들릴 것이다. 뿌리 없는 나무가 세찬 비바람에 어찌 버틸 수 있단 말인가? 과거나 현재의 이어짐은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습은 버리고 선조들의 지혜는 본받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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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치유 식당 - 당신, 문제는 너무 열심히 산다는 것이다 심야 치유 식당 1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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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를 타인에게 꺼내 보이기 쉽지 않다. 상대방이 의사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목이 아플정도로 토해내고 나면 속이 시원할 것도 같지만 다음날의 내 기분은 쓰라릴지도 모르겠다. <심야 치유 식당>은 의사와 환자가 아닌 인연으로 다가선다. 처방전을 써주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너의 상처를 치유해준다고 하면 나는 멀찌감치 도망가 버릴 것 같다. 그것이 상처가 아닐지라도 그게 왠지 '상처'가 될것만 같아서. '아 뭐지 내가 썼지만 이말 멋지잖아.'  좋아 보인다는 기준이 경제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좋아 보여도 행복하지 않고 웃고 있어도 아프지 않은 것도 아닌 것 같다. 사람마다 세상 살기가 그리 쉽지 않은지, 씁쓸하다. 상처를 감추고 힘들지 않은척 하면서 무뎐히도 애를 쓰면서 살아간다. 그것이 중요한지 안 중요한지 그런 것은 상관없다. 자신이 그것을 감당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하루가 1년처럼 길다' 라는 가사가 가슴에 와 닿는 건 하루하루가 얼마만큼 힘들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정말 이 책에서 나오는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해질때, 집이 있어도 돌아갈 곳이 없는것처럼. 몸이 아픈건 마음의 병으로부터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뭐가 부족해서 마음이 아픈거냐고?" 모든것이 꽉차 있는 것이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아마도 아버지 세대의 분들은 배가 불러서 그런거라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다. 그 시절에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도 힘들어서 다른 걱정 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고. 그럼 우린 시간이 많이 남아 돌아서 힘든건가?? 그런것도 없지는 않겠다 싶은 마음이 조금 있다.

의사와 환자가 아닌 인간대 인간으로 만나서 인연을 쌓아가며 상처 받은 이들을 다독이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엿보였다. 의례 정신이 아프면 미친사람 취급하게 되고 정신병원에 가면 정말 '미친사람'이 되어 버린다. 나도 그 관념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부족한 부분은 채워가면서 교육받아온 그 시절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잘하는 걸 잘한다고 부채질 하기 보다는 넌 왜 이걸 못하냐며 그런 식의 교육을 받아온 부작용을 탓해본다. 잘하는 것 한가지만으로도 충분한데 못하는 것까지 구지 잘할 필요가 있었을까?  통상 나쁘다라고 낙인 찍어진 것은 어떻게든 감추려는 그런 병리 현상과도 맞물려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본다. 이 책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한다. 각기 자신만의 아픔을 갖고 그것을 치유한다기 보다는 그곳에서 자신의 상처를 풀어 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풀이 하는 것처럼?

상처에 연고 바른다고 바로 낫는것 같지 않고 아픔으로부터 도망가지 않을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피하고 싶어서 피해버리면 그 순간은 괜찮을지도 모르지만 나중엔 그것이 몇배로 돌아와 가슴에 남기 때문이다. 뭐든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그것이 너무 힘들면 피해 버려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한가지 자신만 무수하게 괴롭히지 않는다면, 그것이 언제 튀어나와 머리속을 장악해 버릴지 모른다. 우리 뇌구조는 참 오묘하다. 잊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작동한다. 이럴땐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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