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푸른책들 동시그림책 2
신형건 지음, 남은미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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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읽으면 마치 초등학교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본듯 해서 절로 얼굴에 웃음이 퍼진다.

무엇이 심각한지 시무룩해 있는 아이,

마냥 신난 아이.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한 아이.

온갖 비밀을 다 가진듯 풍부한 표정의 아이

많은 아이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나무들의 키재기는

오래 걸리지

 

우리들처럼

서로 등을 맞대지도 않고

몰래 발뒤꿈치를 드는 일도 없고

 

그저

몇날이고 몇 달이고 몇 년이고

어깨동무하고 나란히

서서

 

나란히 쑥쑥 자라는 나무들의 모습을 보고 키재기 하고 있다고 생각한 동시다.

평소 아이들의 키크고자 하는 욕심이 잘 드러나 있고 자연을 친구삼은 느낌이 들어 참 좋다.

 

하지만

동시집 배꼽 속에는 동시뿐 아니라 아이들의 안타까운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일하는 엄마로 집에 가도 아무도 없는 아이

누구세요 해도 대답이 없고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는 요즘 아이들의 모습.

고층 아파트에서 살면서 엘리베이터가 고장나면 어떻게 걸어내려갈까를 고민하는 아이.

 

하지만 무엇보다 이 동시집의 강점은 내 몸 신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발톱을 깎으면 톡톡 부러지며 발톱이 튀는 것을

 

-요놈들

손톱깍이를 갖다 대니, 톡!

화들짝 소스라쳐

달아나는 구나

 

라는 표현은 너무 재미있다

 

엄지발가락이란 동시에서도 재미난 표현이 쏟아진다

 

얼굴에 까만 때가 잔뜩 끼어서 가장

고약한 고린내를 풍기는 건

누굴까? 내가 발을 닦을 때, 맨 먼저

비누칠해 쓰다듬어 주는 건

누굴까? 누굴까?

 

동시를 읽으며 아이들이 마음이 풍성해지듯 어른들의 마음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

어떤 끈처럼 제목 처럼 배꼽처럼

 

엄마, 눈에 보이진 않지만 아직도 내 배꼽은

한 가닥의 줄로 엄마와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아이와 어른이 연결되어 따뚯이 위하는 마음 가득하다면 무섭고 슬픈일은 없을 듯하다.

시 한편 한편이 새롭고 새콥하고 시원해서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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