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아이들이 학교 안가는 토요일이었다.
날씨도 죽여주게 좋았는데..온가족이 뒷산을 가기로 했다.
잠시만 회사에 다녀온다는 남편은 그러나 금새 오지 못하고 2시30분에 집에 왔다.
점심 먹고 3시에 출발하면 내려오면 5시가 넘을테고..짜증이 났다.
안 간다고 하고 남편에게 짜증을 냈더니 남편도 화가 나서 혼자 산에 가버렸다.
아이들은 그때까지 산에 간다고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서 벌서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놀이터에 나가서 놀라고 했더니 좋아라 나간다.
집에 혼자 있으려니 속도 답답하고 해서 인터넷으로 영화를 예매했다.
'오만과 편견'
혼자 영화보는 것에 익숙하진 않지만 그래도 집에서 멍하니 있기도 싫고..
주말 5시 35분 영화를 혼자 보려니 거시기 했지만..
일단 지하철 타고 대구역으로 가서 롯데백화점 아이쇼핑을 하다가
롯데시네마로 갔다.
극장을 들어가서 내자리에 앉았는데...
옆자리에 누가 올까 신경이 쓰였다.
앗싸~~~
나처럼 혼자 온 여성분이 앉아 주시는 행운이..ㅋㅋ
나는 점퍼에 청바지에 캡모자 뒤집에 쓰고 갔는데..
내 옆의 여성분도 캡모자 패션이라니..남들이 보면 둘이 친군줄 알겠다.ㅎㅎ
영화는 책에서 본 내용이라 줄거리 보다는 예쁜 영상이 눈이 갔다.
사실 남편은 이런 영화를 좋아할지 몰라서 같이 보자고 하기도 그랬는데..
이렇게 보게 되니 잘됐다.
큰언니 제인은 이쁘다고 나오는데..고전적 미인이긴 하지만 눈이 가운데로 몰렸다.
신동엽스러운...옆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운데..에고 아까워라..
눈이 몰려서 영화에 집중이 잘 안됐다는..그렇게 절세의 미녀같진 않았다는..
주인공 리지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고 개구장이 같아서..
위노라 라이더 같기도 하고..덧니가 보이게 크게 웃을땐 사내아이 같기도 하고..
나는 서양적인 제인보다는 동양적인 리지 스타일이 좋다.
미스터 다아시....첫인상은..정말..ㅠ.ㅠ
마지막엔 새벽에 들판에서 잠옷 입고 청혼하는데 정말..뿅 갔다는..
귀여운 무뚝뚝 청년..
속이 없어 보이는 빙리는 싱글벙글..ㅋㅋ
귀를 찢을듯한 천박한 리지네 엄마며 여동생들은 정말..ㅠ.ㅠ
그래도 분위기를 살려주었으니 용서해 주자.
상식은 있지만 책임감은 조금 떨어지는 아버지는 화가 날려고도 한다.
신데렐라나 백설공주가 고생한게 다 한걸음 떨어져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아버지들 때문은 아닌지..
여자들의 영원한 로망 신데렐라틱...
고품격 하이틴 로맨스라는 원작에 맞게 영화도 이쁘다.
내옆의 여성분때문인지 다른 사람 의식 안하고 영화를 편하게 봤다.
내옆의 여성분도 그러했겟지?

이랬던 그들이..

이렇게 변하였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장면..
프로포즈에 다아시 손에 키스로 답변해주는 리지.
집에 오면서 그냥 오지 못하고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세일한다는 육보딸기 한박스 사가지고 들어 왔다.
남편과는 아직도 말을 안하다.
사실 어제 영화 보러 가면서 안건데..한달에 한번 매직에 걸리는 날이었던 것이다.
그날인줄 알았으면 내가 좀 참을것을..(난 그날되면 유난히 히스테릭해진다)
지금...남편은 아이들 데리고 산에 갔다.
난 어제 읽다 만 '아이거 빙벽'이나 마저 읽어야겠다.
보너스로..어제 우리집 뒤에서 불이 났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소방차에 소방 헬기에 난리가 아니었다.

베란다에서 바라본 재진이 학교.

더 자세히..
큰 두개의 건물을 구름다리로 (녹색) 연결해서 너무 편하다.
전에 은영이 친구가 놀러와서 우리집 베란다에서 학교를 보더니..
"교장선생님 나와서 담배 피신다.ㅋㅋ" 한다.
담배 피실때도 조심하세요. 요기 아파트에선 다 보인다구요^^

학교옆 주택가 지나 공장 건물에서 검은 연기가..피해는 없는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