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전5권 세트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심각하고 진지한 SF는 아니다.  유머가 넘치고 기묘한 생각들이 가득한 SF이다.
표지의 소개대로 하자면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심오하고 철학적인 거대한 농담' 이다. 

사전 정보없이 무작정 읽기 시작한 이 작품은 1권부터 나를 빠져들게 했다.  왜냐하면, 시작하자마자 지구가 사라져버리는 엄청난 사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유는 은하계 변두리 지역 계발 계획에 따라 초공간 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 그 길 가운데에 지구가 있기 때문이라 한다..-.-;;

우주인이라고는 듣도 보도 못한 지구인에게 갑자기 나타나 지구 철거 명령을 외치는 외계인..

- 깜짝 놀라는 체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 모든 계획 도면과 철거 명령은 켄타우리 행성에 있는 지역 개발과에 너희 지구시간으로 오십년 동안 공지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너희에게는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이제 와서 야단법석을 떨기 시작해봐야 이미 너무 늦은 일이다.

이런 상황 어디서 많이 본 듯하지 않나? 
사실 이 책은 SF를 빙자한 현실 꼬집기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작품 곳곳에 현실을 패러디하여 비웃는 글들이 숨어있다. 찾아보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만들기 위해 지구로 파견나와 있던 외계인 포드는 지구가 파괴되기 직전에 주인공 아서를 데리고 우주로 탈출한다. 당연히 우주선을 히치하이킹 해서..^^ 
그 이후에 벌어지는 아서의 모험담은 대부분 황당스럽고 기묘하기 짝이 없는 우주에서 이루어진다.

어찌나 기이한 생각들이 많은지 읽다보면 정신이 없다. 진공상태의 우주에서 삼십초만에 무한 불가능 확률 추진기로 운항하는 우주선에 구조되질 않나, 우주가 끝장나는 순간을 지켜볼 수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지를 않나, 시간 여행으로 말미암아 원인과 결과가 제멋대로 뒤집히질 않나..
단 한시라도 평범하고 느긋한 마음을 먹을 수가 없다. 그러도록 놔두질 않는다.

- 하늘을 나는 기술, 아니 그보다는 요령이란게 있다.요령은 땅바닥을 향해 몸을 던지되 그 땅바닥이라는 목표물을 놓치는 것이다. 날씨 좋은 날을 골라서 한번 시도해 보라고 씌어있다.
첫 부분은 쉽다. 요구되는 자질은 그저 체중을 전부 실어 앞으로 몸을 던지되, 아무리 아파도 상관 않겠다는 마음 자세뿐이다.

정말로 코미디 같지 않은가..! ^^  땅바닥을 놓치라니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까..!   주인공  아서는 나중에 실제로 날기까지 한다.

내멋대로 분류해 보자면, 총 다섯권 중에서 3권까지를 1부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아서와 포드의 [우주 구하기 대작전]이 완성되어지는 부분이다. 2부라고 생각되어지는 4권과 5권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다른 많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평행우주 개념까지 도입한 부분이다.  사라졌던 지구는 다시 출현한다. 아서의 사랑이야기가 나오고, 딸이 등장하는 것도 2부다..

한달음에 읽어내기는 힘든 책이다. 아니, 힘들다기보다는 천천히 읽는 것이 더 재밌다.   문장마다 보여지는 유머와 비꼼과 우스꽝스러움을 제대로 즐겨내려면 쉬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읽다보면 알겠지만, 기발함과 독특함이 가득하여 책장을 빨리 넘기게 되질 않는다.

- 일어나는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 일어나면서 다른 일을 일어나게 만드는 일은, 그게 어떤 일이든지 간에 다른 어떤 일을 일어나게 만든다.
- 일어나면서 다시 반복되어 일어나는 일은, 어떤 일이 일어나든지 간에 또다시 반복되어 일어난다.
- 하지만 반드시 시간순서대로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 심오한 5권의 첫 문장은 책의 결말을 암시하고 있었다. 물론, 나중에야 깨달았지만... 
책장을 덮으면서 느꼈던 약간의 허탈함은  '일어나는 일은 반드시 일어나게 마련' 이라는 철학적 견지로 보자면 당연했던 것이었다.

읽는 동안 즐거웠다. 머릿속에는 우주의 방랑자가 된 아서가 둥둥 떠다니고,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우스꽝스런 문장들이 날라다녔다.  다섯권이라는 부담스런 권수의 압박을 헤치고 나올수만 있다면,  이 작품의 유머러스하면서도 풍자적인 글속에서 마음껏 헤엄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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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春) 2005-05-03 0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의 페이퍼에 이어서 리뷰를 쓰셨군요. 이거 SF 맞죠? 아마도 제 인생 최초의 SF가 될 듯... 가상역사 21세기 이후로. ^^;;

panda78 2005-05-03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추천합니다. ^^ 용기를 내서 2권에 도전을!

로드무비 2005-05-03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완독하느라 애쓰셨습니다.
더구나 리뷰까지 이렇게 근사하게 쓰시다니!^^

2005-05-03 0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날개 2005-05-0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읽으실 결심을 하셨군요..^^ SF의 세계로 오심을 환영합니다..
판다님, 감사합니다.. 다시 시작하시면 금방 보실거예요..^^
로드무비님, 정말 오래 봤죠? ^^ 대신 뿌듯합니다..ㅎㅎ

카페인중독 2006-10-11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요거 비디오 가게에서 안들여 놔서 실망하고 있었는데 책으로도 나왔군요...
기억해 둬야겠어요...^^

날개 2006-10-11 1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안봤지만 책이 참 엉뚱하게 재밌어요..^^ 물론, 그 엉뚱함에 적응 못하여 포기하시는 분들도 상당수 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ㅎㅎ
기왕이면 친한 지인에게 빌려서 좀 오래두고 읽으시어요~^^ (서재분들 중에 사신분들이 많았었는데..... 전 로드무비님께 빌려 읽었거든요..)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이 책꽂이에 꽂혀있은지 한참 되었다. 베스트셀러에는 손이 잘 안가는 나의 이 나쁜 습관 때문에 책을 받아놓고도 한참을 버려두었다. 그런 버릇으로 놓친 책이 수없이 많으면서도, 쉬이 고쳐지지 않는다.  얼마전 우연히 언급된 덕에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내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수많은 귀한 생각들을 놓쳤을 것이다.

루게릭병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들어왔다.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이 이 병에 걸려 투병중이고, 그의 모습을 TV에서도 본 적이 있다.  루게릭 즉, 근위축성 측색경화증(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은 뇌와 척추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무력화되고 상실되는 질병이다. 주로 다리에서부터 시작되는 이 병은 서서히 걷지 못하다가,  더 진행되면 몸통근육이 제어를 잃고,  나중에는 숨을 쉬는것마저 튜브로 해야한다. 걸린 사람은 결국 5년이내에 사망하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이 책은 루게릭병에 걸린 모리교수와 그의 제자 미치와의 화요일마다 이루어지는 수업에 대한 이야기다.  모리교수가 숨을 거둘때까지 있었던 총 14번의 수업은 미치에게도 인생의 전환기가 되었겠지만, 책을 읽는 내 마음에도 문을 두드렸다.

- 내 몸이 천천히 시들어가다가 흙으로 변하는 것을 보는 것은 끔찍하기 짝이 없지. 하지만 작별 인사를 할 시간을 갖게 되니 한편으로는 멋진 일이기도 해. 누구나 그렇게 운이 좋은 것은 아니거든.

죽음을 눈앞에 둔다면 어떤 심정일까. 나라고 죽지 않을리는 없겠지만, 정말로 그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건 아닌 듯하다. 가끔씩 죽음에 대해 상상을 하곤 하지만, 모리교수가 말하는 죽음에의 직면은 아니었다.

- 자기가 죽게 되리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매사가 아주 다르게 보이네. 어떻게 죽어야 좋을지 배우게.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우니까.

젊다고 해서 죽음이 먼 것은 아니다. TV를 보면 나오는 각종 사고들이 나를 피해간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죽음을 대비하고 사는 삶이라면 집착도 욕심도 버릴 수 있으리라.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충실할 수 있으리라. 모리교수는 그걸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 삶에서 의미를 찾았다면 더 이상 돌아가고 싶지 않아. 앞으로 나가고 싶어하지.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아마 65살이 되고 싶어 견딜 수 없을걸.

나이를 먹는다는것이 괴로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그 나이속에 10살의 나도 20살의 나도 30살의 나도 존재한다고 한다. 현재의 삶에 충실하다면, 후회없는 시간을 보낸다면 나이 먹는것이 두려울 일이 뭐가 있으랴. 모리교수가 죽어가면서도 끝까지 행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눈물을 줄줄 짜내는 책은 아니었다. 감정을 자극하기보다는 가슴에 호소하는 글이었다.  사랑과 용서를 바라는 모리 교수의 말씀이 언제까지고 여운으로 남는것은, 그의 말이 진심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일것이다. 아니, 어쩌면 욕심에 똘똘 뭉친 내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읽어야 할 책이다. 모리 교수의 명복을 빈다.

-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가졌던 사랑의 감정을 기억할 수 있는 한, 우리는 진짜 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고 죽을 수 있네.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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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겐 2005-04-28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책 덤으로 받았더랬죠....이책 보면서 사는것에 대해 정말 감사했는데...또 이렇게 쉽게 잊으려고 하네요.... 다시 한번더 마음을 다잡고서...

날개 2005-04-28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증정을 많이 했던가요? 저도 증정본인데.. 그래서 더 손이 안갔었죠..^^;;

하루(春) 2005-04-28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글이 엔진역할을 했나요? 잘 읽었습니다. 저도 다시 읽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다만, 읽어야 할 책이 많은 관계로... ㅎㅎ~ 근데, 증정을 많이 했나 보죠? 저희집의 2권은 모두 돈 주고 산 건데.

날개 2005-04-28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습니다. 하루님..^^ 님 때문에 읽었습니다..ㅎㅎ

날개 2005-05-01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들이 참 많은 책이죠..^^
 
넌 어느 별에 살고 있니? 국민서관 그림동화 41
로렌 차일드 글 그림, 조은수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클라리스 빈의 우승컵 구출작전>을 읽고나니, 로렌 차일드의 클라리스 빈 시리즈가 더 보고 싶어졌다. 한데, 다른 책들은 찾아보니 죄다 유아, 아니면 초등학교 저학년용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 있나.. 우리 집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도 있지 않은가..!  일단 한 권을 주문해봤다. 나는 순전히 자기가 보고 싶어서 아이들을 이용해먹는 나쁜 엄마의 표본이다..^^;;

좀 어린아이들 용 책이지만 이 책 또한 로렌 차일드의 유머 넘치는 그림과 유쾌한 문체를 여전히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아이들 교육에 상당히 좋은 환경에 관련된 이야기다. 책 표지에는 <2004 우수환경도서> 딱지까지 붙어있다. 책을 받아놓고 그제서야 마침 잘 됐다..라고 생각하다니, 나도 참...

시리즈의 좋은 점은 거기 나오는 주인공들이 이미 독자에게 익숙하다는 거다. 그들은 이미 남이 아니다.  클라리스 빈의 가족들이나, 친구들.. 심지어는 가장 인상이 좋지않은 윌버턴 선생님마저 애정어린 눈길로 보게된다. 그들이 하는 행동이 이해가 되고, 사랑스럽다.



위 그림은 책의 표지를 넘기자마자 나오는 부분이다. 표지 안쪽까지 알뜰하게 그림을 채워넣다니....   난 이런책이 정말 좋다.  게다가 그녀의 그림은 인물들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듯 하다.  색감 또한 너무 예뻐서 각 장마다 다른 느낌을 선사해 준다.

책의 내용은 클라리스 빈이 가족들과 함께, 잘릴 위기에 처한 나무를 지켜내는 이야기이다.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조그만 소녀의 생각의 변화는 참으로 귀엽다.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클라리스 빈의 환경지킴이 역할로, 책을 읽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환경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 책에서도 여전히 나오는 클라리스 빈의 깜찍함..

- 윌버튼 선생님이 말했어요. 학교에 늦게 온 사람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법이다.
- 난 선생님한테 웃긴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난 입이 딱 한 개거든요. 하지만 말하지 않았죠. 그랬다간 그 길로 교장 선생님께 가야 할 테니까요.

클라리스 빈!  너 정말 어쩌면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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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05-04-19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너무 보고 싶어라~~~--;;
정말 너무 깜찍해요, 저 아이...^^

아영엄마 2005-04-19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해요.. 유아교육전에서 받은 책갈피 비스무리한 것에는 <클라리스 빈의 영어시험 탈출 작전>이라는 책이 있는 것처럼 나오는데.. 앞으로 출간될 책인가??

아영엄마 2005-04-19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이 책은 못 본거네요..그림책에도 클라리스가 나오는군요~ 오...@@

날개 2005-04-20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티나무님, 정말 깜찍해 보이죠?^^
아영엄마님, 영어시험 탈출작전이라구요? 검색하니 안 나오던데.. 아직 출간 안됐나봐요..^^ 클라리스 빈 시리즈가 꽤 되더군요.. 다 그림책이라서 탈이지..

로드무비 2005-04-20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마음에 들어요.
보관함에 찜해놓습니다.^^

날개 2005-04-2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림에 먼저 끌렸다지요..^^

greensea 2005-04-22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출판사 직원인데 제 담당이 아니라서 물어보니 영어시험 탈출 작전은 25일에 나온다고 합니다. 저도 이 책이 빨리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번역원고가 들어오자마자 얼른 프린트해서 읽어봤는데요. 지하철 안에서 프린트물 들고 계속 킥킥거리며 웃으니까 옆 사람이 제 얼굴 한번 보고, 프린트물 한번 보고 계속 그러더군요. 나도 모르게 소리내서 웃는 바람에 조금 머쓱해지기 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다 읽기 전에 원고를 놓을 수가 없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기다리신다니 저도 즐겁네요. 저도 로렌 차일드 왕 팬이거든요!!

날개 2005-04-20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reensea님, 안녕하세요..^^ 소식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로렌 차일드를 뒤늦게 알게 됐지만, 참 괜찮은 작가더군요..
그림책 매니아시라구요? 서재엔 아이엄마들이 상당히 많으니, 좋은 얘기 많이 들려주세요.. 재미있는 책도 많이 만들어 주시구요..^^

책읽는나무 2005-04-20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출판사 직원이 직접 댓글을 다시다니...*.*

음~~ 정말 궁금한 책이네요..^^

날개 2005-04-20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어요.. 소녀의 팽글팽글 도는 머릿속을 정신없이 구경하는 느낌의 책이예요..ㅎㅎ
 
클라리스 빈의 우승컵 구출 작전 클라리스 빈의 학교생활 2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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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들에게 책을 사주는 기준은 솔직히 말하자면 좀 멋대로다.  학교에서 날아온 권장도서목록은 저만치 옆에 제껴놓고, 나는 알라딘을 뒤진다.  표지도 이쁘고 제목도 근사하고.. 한마디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셈이다.  내게 간택받은 이 책 <클라리스 빈의 우승컵 구출작전>도 그렇게 우리집으로 왔다.

사실, 이 책은 선명한 색상과 똘망똘망한 여자아이가 그려진 표지만으로도 시선을 끈다.  한데, 받고보니 더 만족스러웠다.  양장본이라는것도 좋지만  꽃분홍색의 띠가 책갈피 대신으로  붙어 있다. 게다가,  겉표지 바탕은 매끌한 감촉으로 하고, 그림 부분은 다른 질감을 사용하여 자꾸만 만져보고 싶게 만들었다.

로렌 차일드의 작품을 전에는 본 적이 없었는데, 알고보니 유명 작가였다. 아무래도 나만 몰랐나 보다. 그녀의 삽화가 넘 마음에 든다. 그리고, 톡톡 튀는 문체가 너무나 즐겁다. 주인공의 마음 상태에 따라 제멋대로 춤추는 글자모양도 재밌다.

이 책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사건은 독서경진대회에 걸려있던 우승컵의 분실과 그걸 찾기위해 동분서주하는 클라리스 빈의 활약이지만, 사실 그것보다도 더 눈에 들어오는건  학교 생활과 친구들과 가족들을 묘사하는 귀여운 소녀의 머릿속이다.   외동딸이고 싶어하는 소녀 클라리스 빈의 끊임없이 팽글팽글 도는 머리속을 따라가다 보면,  귀엽고도 발랄한 상상력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 내 머릿속에 있는 귀중한 공간은 모두 별로 중요하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게바로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다.  "팔꿈치를 식탁에서내려라."라든가, "동생 꼬집지 마라."와 같은, 자질구레하고 쓸데없고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잡동사니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나름대로 불만이 가득한, 얼마나 귀여운 발상인가..!^^

싫어하는 선생님과 매일 마주하고 싶지 않다는 클라리스 빈의 말에 아빠는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며, 자신 또한 그런 상사가 있다고 한다. 그러자, 그녀의 대답은 걸작이다..

- 적어도 아빠는 괴롭힘을 당하는 대가로 월급은 받잖아요. 전 완전히 무료라구요.

그녀의 생활과 함께하는 책이 있다. 루비 레드포트 탐정 시리즈다.  그녀의 생활 구석구석마다 이 책이 등장한다. 소녀 명탐정인 루비 레드포트의 이야기에 푹 빠진 클라리스 빈은 모든 상황을 루비 레드포트의 생활에 적용시키고, 생활해 나간다. 분실된 우승컵을 찾게 되는 과정도 꼬마 명탐정 루비 레드포트를 연구한 덕분이랄까..ㅎㅎ  우리 딸은 이 책을 읽고나더니, 루비 레드포트 시리즈를 사달라고 난리다. 아무리 실제 책이 아니라는 얘기를 해도 내가 인터넷을 뒤지는걸 보고서야 포기한다.

말이 아이책이지 어른들이 읽어도 무방한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몇 권을 보관함에 넣어놓았다.

읽는동안 참 유쾌하고 즐거웠다. 소녀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 혹은 소녀친구를 하나 사귄것 같은 느낌이다..  루비 레드포트 시리즈를 읽느라 책벌레가 된 클라리스 빈의 삽화 하나를 올리면서 이 느낌을 전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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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05-04-15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파요, 클라리스 빈!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밖에 못 봤는데, 빈 시리즈는 이렇군요~^^
재밌을 것 같아요.

날개 2005-04-1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가 그렇게 재밌다면서요? 전 다른걸 안봐서 궁금해요..^^

깍두기 2005-04-1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넘 맘에 들게 생겼어요. 하는 짓도 다 맘에 들고. 말하는 뽄새가 소현이 비슷한 거 같아요 ㅎㅎ
3학년이 볼만한가요?

울보 2005-04-15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귀여운 책이지요..
아이들의 상상력을 볼수가있답니다,
류도 너무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

울보 2005-04-15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찾아올립니다,,,

이책을 많이들 사지요,,정말 즐거운 책

이책도 좋아하는데..

 

 

 

 

저 두남매 너무너무 귀여워요..


날개 2005-04-15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깍두기님, 그렇겠군요..! 소현이...ㅎㅎ 저 책이 원래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읽는 책이예요.. 보여주세요..!
울보님, 오오~ 이렇게 책도 찾아주시다니.. 고마와요..^^
근데, 혹시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는 너무 유아용 책인가요?

울보 2005-04-15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아이들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만일 편식을 하는 아이라면 저학년인경우 한번 읽어보는것이 어떠신지...
아이들이 고학년이면 그렇지요..
우리 조카가 작년에 일학년일때 이책을 보고 혼자서 좋아라 하더군요,,
아이들마다 조금씩은 다르니까..
지금의 류가 좋아하니,,,,,,

하루(春) 2005-04-15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사진이 책벌레인가요? 고거 참 귀엽군요.

날개 2005-04-16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그렇군요..으으음.. 선물을 받을까? 흐흐~
하루님, 정말 귀엽죠? 책을 많이 읽어서 책벌레가 된 모습이래요..^^

2005-04-18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4-18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05-04-20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렌 차일드가 여자였군요!..어쩐지 섬세한 면이 있더라니..^^

그리고 클라리스 빈이 롤라가 자란 모습 같아 보이네요..ㅋㅋㅋ
전 찰리와 롤라가 나오는 토마토랑 잠자기 싫다는 책만 봐서 이런 책이 있었는지 님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네요..^^
일단 보관함에..^^

날개 2005-04-20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마토랑 잠자기싫어 그 책도 한번 봤으면 좋겠어요..^^

다오얀 2005-04-2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있어요, 로렌 차일드 그림.  전 다른 책보다도 이 책이 맘에  들어요.

로렌 차일드 그림을 생각하면, 톡톡 튄다는 느낌이 드는데,

명화랑 같이 있는데도 명화의 느낌을 전혀 해치지 않는....

그리고 <클라리스 빈의 영어 시험 탈출 작전>도 나왔던데요. 무슨 내용일지 궁금궁금...


날개 2005-04-2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다오얀님..^^* 소개해주셔서 고마와요. 그림 보니 무지 땡기네요..
영어시험탈출작전은 저도 궁금해요..^^

인터라겐 2006-11-0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안녕하시지요? 조카 책 주문넣으러 들어왔다가요..헤헤.. 잘 지내고 계시지요?

날개 2006-11-0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인터라겐님..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오시는거예요~~!!!^^ 넘 반가와요~
 
공부 전문의 정찬호 박사의 헥사 학습법
정찬호 지음 / 뜨인돌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굉장한 카피다.  "추락하는 성적에는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최고 학습향상클리닉의 성적향상법" .  강렬한 빨강색의 띠지위에 적힌 이 문안은 공부에 연연하는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시선을 잡아끌기에 충분하다. 정신과 의사이자 자칭 공부전문의 정찬호박사는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마!" 라는 군침도는 메뉴로 우리옆에 찾아왔다.

가장먼저 박사가 우리에게 원하는건 고정관념을 깨라는 것이다. 무조건 하면된다? 절대로 아니란다. 정신력이 약해서 안된다? 그것도 아니란다. 지능이 높으면 공부를 잘한다? 90만 넘으면 다 똑같단다. 실제 실험에 의한 결과이니 믿어도 된다는 말.. 결국, 제대로 된 학습방법만 있으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책 내용중에 사람들의 편견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머리야 어차피 타고나는건데 어쩌겠어? "
"어린것들이 무슨놈의 스트레스야?"
"요즘 애들 복받았지. 우리 때는 변변한 책상 하나 없었는데..."
"밥 잘 먹이지, 보약 지어다 바치지. 대체 뭐가 부족해?",
"다 필요없어. 요령있게 찍는 기술만 알면 돼"
" 무조건 외워.영어건 수학이건 달달 외우는게 장땡이야"

아직 난 수험생의 부모가 아니라,  느긋한 마음으로 봤지만,  언제 돌변하여 저런 소리를 내뱉을른지 알 수 없다. 사실 요즘 애들 복받았다는 생각은 은연중에 내 머리속에 들어있었던게 아닐까란 느낌이다.

책을 읽다 한가지 알게 된 사실은 게임의 집중력이 높다고 공부 집중력이 높은 건 아니란다. ㅠ.ㅠ  울 아들 게임할 때 무지 집중하길래, 집중력 하나는 높구나.. 생각했는데 완전히 내 착각이란걸 알아버렸다. 공부에 집중력을 발휘할 때는 뇌에서 알파파가 나오지만 게임에 집중할때는 세타파가 나온다고 한다.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박사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건..  두뇌, 심리, 환경, 신체, 공부기술, 교과특성요인들이 모두 한데 어우러져야 공부를 잘 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각각의 방법들과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가 책 전반에 걸쳐 자세히 나와있다.

자신만의 공부방법이 있어 그걸로 효과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책을 굳이 볼 필요 없겠지만,  아무리해도 성적이 잘 안오른다거나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면 한번쯤 훑어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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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3-30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볼게요. 땡스투 누를까요?ㅎㅎ

날개 2005-03-3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심심하면 눌러보세요..ㅋㅋ

비로그인 2005-03-30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돈 잘버는 것에도 방법은 있다" 이런건 없나요?

날개 2005-03-3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하날리님이 쓰셔야죠..^^ 쓰시면 제가 꼭 사드릴께요..!

하루(春) 2005-03-30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헥사는 오락인데, 헥사학습법이라는 게 뭔가요?

날개 2005-03-3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헥사가 6 이란 뜻이거든요.. 저 위에 써 놓은 여섯가지 요인(두뇌, 심리, 환경, 신체, 공부기술, 교과특성요인)을 모델로 하여 이것이 상호작용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프로그램이랍니다..^^

하루(春) 2005-03-30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무식... --;;

날개 2005-03-3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식으로 따지자면 저도 할말 없어요.. 저 책 읽고 헥사가 6인거 첨 알았습니다..ㅎㅎ

BRINY 2005-03-30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서 찔리는 점이 많았습니다. 저도 책을 읽어봐야 겠네요.

날개 2005-03-30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라이니님은 이런거 안보셔도 잘 하실것 같은데요..^^

BRINY 2005-03-30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뭐 제가 공부를 하는 것도 문제지만, 제가 평소 애들한테 던지는 말들이 다 저위에 있더라구요. 그래서요^^;;

날개 2005-03-30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부분이 저런 편견속에 살죠.. 저두 그래요..^^;;

kleinsusun 2005-03-31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근데 날개님은 수험생 엄마도 아닌데 왜 읽으셨어요? ㅋㅋ

날개 2005-03-31 0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교래도 학부형이라고 어느 분이 보내주셨어요..^^ 미리 읽어놓으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