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통신 2013-5호                                                                                                            부산장안고 2학년 1

 

요요현상을 조심해!

 

안녕, 우리반 친구들~

이제 2학년 된지 석 달 지났다. 시간 참 빠르지?

농사에서 깐깐 오월, 미끈 유월이란 말이 있어.

보리가 익기까지 오월은 참으로 지루하게 안 가다가, 보리를 베어먹고 나서 단옷날 씨름 한 판 하고, 그네 좀 타고~(추천 놀이~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하노라면, 언젠가 유월은 휘리릭 지나가 버린다는 말이겠지.

 

여름이 돼서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으려니깐 ~ 어휴~ 내 몸매가 넘 적나라하게 드러남. 그래서 요즘 정신적 만족감을 위해 헬쓰하는 책을 보고 있지. ~

거기 보니깐 이런 얘기가 나오더라~

체급별 운동선수 있잖아. .

65kg이하급~ 이런 거.

그런 애들은 보통때 한 10킬로그램 더 나간대. 70~75kg.

그러다가 시합을 앞두고, 계체량(計體量)하는 날이 오면, 일주일 새 5~10kg을 뺀대.

물만 먹고, 땀 쫙쫙 흘리고~ 완전 굶으면서 사우나 가서 죽을 맛으로 살을 빼지.

 

평소에 운동을 해서 적절한 체중을 조절하면 그렇게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되잖아.

그런데 왜 그럴까? 운동선수가 게을러서 그럴까?

아니, 그건 작전이라는구나.

65kg급이라도, 65kg70kg이 싸우면 몸무게 많이 나가는 사람이 유리할 거잖아.

그러니깐, 평소에 65로 유지하기보다는, 평소에 70 이상으로 유지하다가, 계체하는 당일에 겨우 통과할 정도로만 살을 조절한대. 이들이 노리는 효과는? 바로 요요현상~!

계체에 통과하고 나면, 이들이 먹는 음식은 그대로 쏙쏙 살과 근육으로 들어가는 거지.

2~3일이면 5~10kg이 원위치로 돌아가는 거래. 훌륭한 작전이지?

그래서, 이렇게 다이어트 하면 완전 망하는 거지. 다이어트 하는 사람이 굶고 허기지다가 먹는 순간, 그것들은 모두 지방으로 화해서 뱃살로 축적되는 원리. 그 이름도 두려운 요요~!

 

42.195km을 달리는 마라톤 선수에게 물었대.

가장 힘든 구간이 어디입니까?

어딜 거 같애? 35~40km 구간이면, 호흡이 가빠오면서 죽을 거 같다기도 하던데...

그 구간은 바로 당일 아침 집을 나서는 현관에서 대문까지의 거리래.

출발하기 싫은 거지. ~ 나서는 순간 그 힘든 코스를 달려야 하니까.

 

이쁜 아이들아.

이제 미끈 유월이 코앞으로 다가왔구나.

다음 주면 모의고사도 있고, 한달 뒤엔 기말고사도 버티고 있고, 여름방학 계획도 잘 세워야겠고.

샘이 왜 요요현상이야길 했을지, 이해하겠지?

습관이란 거 말야. 그렇게 무서운 거잖아.

고치겠다고 마음 먹고 하루이틀 하고 나면, 작심삼일이라고...

바로 요요현상이 오듯, 게으른 몸으로 돌아가기 쉬운 것이 우리 몸이란다.

정독실 자리 앞에 가고싶은대 희망하는과를 적어놓는다고 입학사정관님이 이뻐하진 않을 거잖아.

몸이 이전의 자기 체질을 기억하고 있듯이, 우리 삶과 평소의 습관을 참 잘도 기억하고 있는 것 같구나. 중간고사 기간이면 그렇게도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는 체 해도, 시험 마치고 나면 몸은 금세 요요를 일으켜서 잠이 많아지고 잡생각이 많아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수능까지 아직 장거리를 달려야 하는 너희들에게, 가장 힘든 코스는, 3이나 고3 여름방학이 아니란다. 바로, ‘마음먹기의 순간. 현관을 나서서 마라톤에 참여하는 그 순간일거야.

세상만사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만, 선생님은 주변에서 공부할 때 좀더 열심히 하지 않아서 나이먹고 후회하는 사람을 많이 봤단다. 너희도 스스로 반성해 보면, 내가 이미 레이스에 접어들어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달리고 있는지, 아직 현관 앞에서 나가? 말아? 어휴, 뛰려니 지옥이고, 포기하자니 쫌 그렇고.’ 이러고 망설이고 있는지 잘 보일 거야.

 

우리반 앞 창밖에는 주황색 이쁜 꽃이 한창이란다.

석류꽃이야. 독특하게 생겼고 참 이쁘단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한대. ㅎㅎ 남자는 미녀를 좋아하니깐, 남자는 석류를 좋아하는 여자를 좋아하려면, 석류꽃도 알아야 함. ^^)

석류꽃이 이쁘게 피었어도, 그걸 보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우리학교 문과반 앞에 석류나무가 있었다는 걸 기억하는 졸업생은 얼마나 될까?

세상은 그런 거 같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인생이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하게 되는 사람에겐, 자신에 대해서나 삶의 이치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그때 보이는 세상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보일 수 있는 것 같아.

 

잔소리가 공부하란 소리만은 아니란다.

막연한 future미래라고 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가진 futere장래라고 한단다.

미래희망이라고 하지 않고 장래희망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알겠지? 너희는 미래의 엄마, 아빠일 것이고, 미래의 아줌마, 아저씨일 것이고, 미래의 영혼들이 되겠지만, 그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고, 너희의 장래는 오늘의 나쁜 습관요요현상을 불러오느냐, ‘좋은 습관선순환을 일으켜, 점차 나아지는 자신을 만드느냐를 선택하는 것은 너희 몫이라 여겨 또 잔소리를 하는 거야. 선생님은 원래 잔소리꾼인 직업이거든. ^^

 

미끈 유월~ 다 보내고 한숨쉬지 말고, 계획 세운다고 스케줄의 여왕으로 등극하지나 말고, 나의 습관이 근육질이 되도록 힘들어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근육을 기르는 유일한 길임을 기억하자꾸나. 근육이 많아야 기초대사량이 많아서 숨만 쉬어도 살이 빠지는 것처럼, 습관이란 근육을 단련시켜야 요요라는 함정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을 수 있을 거 같아 하는 잔소리다. 다요트에 열을 올린다고 저녁밥을 굶은 일은, 살을 부르는 일임을, 뽀오얀 지방을 수집하는 일임을 이해하겠니?

 

오늘 숙제, 우리반 앞 석류꽃 얼마나 이쁜가 쳐다보기

담임선생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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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27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재미있는 글이네요^^
2학년 학부모라 가슴에 콕콕 박힙니다.
보림이 요즘 모의고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잠과의 싸움도 하고 있어요. 매일 커피 한잔씩 ㅠ
미끈 6월이 되지 않도록 아자 아자!

글샘 2013-05-28 11:11   좋아요 0 | URL
엄마가 아자~하면 뭘하누~ ㅎㅎ
아이들 참 고생이 많아요. 그래서 가끔 편지써주는 거 외엔 해줄 일이 없네요.

순오기 2013-05-29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3 우리막내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편지에요.^^
미끈 6월~ 기억할게요.^^
내일 부산가는데 수업중이라 글샘님 뵙긴 어렵겠죠?

글샘 2013-05-29 16:55   좋아요 0 | URL
네, 아쉽게도~ ㅋ~
우린 수업이 늦게 마치고 그래서 평일엔 학교에 매여있답니다~
잘 다녀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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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계절의 여왕이라는데... 춥다. 아직도...

그렇지만, 대낮에는 한여름 햇살이 작열하기도 한다.

그러다 한 줄금 소나기...

아열대 지방에 뿌리는 비 같다고들 한다.

 

 

1. 급하고 의심 많은 엄마의 마음 챙김...

 

 

 

 

 

 

세계적 불교 지도자들의 저서를 출간하는 패럴렉스 출판사의 편집장 레이철 뉴먼이 틱낫한의 전담 편집자로 일하면서 서서히 마음챙김을 익히고 삶의 변화를 맞이한 과정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필치로 그린 에세이이다.

 

 

 

 

 

2. 삶의 폭풍우를 통과하는 지혜, 틱 낫한 스님...

 

 

 

 

 

 

지혜로운 가르침으로 우리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아흔 노스승의 가장 따뜻하고 자비로운 인생 처방. 매일매일 일상에서 만나는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깊은 통찰과 구름을 뚫고 나온 햇살 같은 눈부신 해답. “두려움이 어디서 왔는지 깊이 보라.”

 

 

 

 

 

 

3. 헤르만 헤세...

 

 

 

 

 

 

우리네 삶에 진짜 말을 들려주고자 책 읽는 오두막에서 기획한 인문 교양 에세이 이렇게 말했다 시리즈 2권. 남다른 통각으로 한 시대를 위무하며 수많은 명작을 남기고 떠난 헤세의 주옥같은 작품 속에서 현재의 우리 삶을 반추해볼 수 있는 문장들을 엄선하였다.

 

 

 

 

 

 

4. 황경신...

 

 

 

 

 

그림이 숨겨두고 황경신이 찾아낸 33개의 이야기들. 황경신의 세 번째 그림 에세이로, 조금 독특한 책이다. 그림이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들, 어쩌면 그림이 끝끝내 숨겨놓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황경신 작가의 감은 눈을 통과하여 책이 되었다.

 

 

 

 

 

 

 

5. 김경

 

 

 

 

 

<뷰티풀 몬스터>의 김경이 전하는 취향에 관한 이야기. 취향이 인간의 일부가 아니라 인간 그 자체이며, 삶이 그 취향이라는 강력한 자장 안에서 어떻게 영향을 받고, 이끌리게 되는지 저자 자신의 모든 경험과 지성을 동원하여 들여다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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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5-04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에세이를 신청하겠어요. 불끈^^ ㅎㅎ
엄마의 마음공부는 제게도 필요합니다. 요즘 왜이리 조급한지......
보림이는 중간고사에서 언어와 수학을 잡았다 했더니 영어가 발목을 잡았네요. ㅠㅠ
조금만 덜 치중해도 성적이 쭈욱 내려갑니다.

글샘 2013-05-05 23:29   좋아요 0 | URL
ㅋㅋ 불끈~ 하지 마시고 쉬세요. 좀~~
아이가 고등학생이면 부모들이 조급해 지게 마련입니다.
고등학교 공부는 기~일게 봐야 해요.
수능까지 영어, 수학을 보고 가야죠.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안달하면 병납니다~ ^^

저는 담엔 서평단 쉴까 합니다. 이것도 힘드네요. ^^

페크pek0501 2013-05-13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르만 헤세의 책이 끌리네요.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어요.
검색해 보고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감사드려요. ^^
 

담임통신 2013-4호                 부산 0 0고 2학년 1

 

Keep it simple, stupid!

 

안녕, 우리반 신사, 숙녀들...

2로 사느라 고생들이 많구나. ^^

오늘은 우리반 급훈에 대해서 몇 마디 써볼까 한다.

너희를 보면서 교실 앞에 뭘 걸어둘까, 한 달을 생각했는데,

올해 급훈은 두려워하지 말라를 걸어둘 예정이다.

미국 해병대 같은 데서, KISS란 말을 쓴대.

뽀뽀 쪽~ 은 당연히 아니고 ~ keep it short and simple(또는 keep it simple, stupid 등으로 쓴단다. 간결하고 짧게 생각해라. 또는 쉽게 생각해, 멍청아~! 이런 말.

 

이런 말이 있어.

Yesterday is a history,

Tomorrow is a mistery,

Today is a Present.(프레즌트는 두 가지 뜻으로 쓰인 중의법, 알겠지?)

어제는 지나간 역사, 내일은 알수 없는 미래, 오늘만이 우리가 살 수 있는 선물.

 

인간은 근원적으로 불안감을 운명처럼 지니고 태어난 존재란다.

누구 하나 태어나고 싶은 욕망, 또는 의지로 태어난 사람 하나 없지. ^^

하이데거란 철학자가 그랬대.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라고.

그래서 늘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그럼, 늘 불안에 떨면서 덜덜 떨고 살아야 하는 걸까?

멍청아~! ~ 쉽게 생각하자구. 쉽게...

인간은 지나간 과거를 늘 죄책감을 가지고 후회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어리석게도 또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걱정하면서 시간을 보낸대.

자신이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그 시간들을 가지고 말이지.

 

인간이 하는 걱정 중에서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것들이 90%를 넘는 것들이란다.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오늘뿐이야.

그래서 카르페 디엠(Seize the day~!)이라고 했던 거고 말야.

유한한 인간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을까 걱정하느라 정작 꿈에 가까이 가려는 노력은 하지도 못하고 늙어 죽는 일이 허다하단다. 너희는 아직 젊고 싱싱하다. 성적이 내려갈까 걱정하지 말자. 대학을 못 갈까 걱정하지 말자. 너희가 열심히 하면, 33명 모두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임을 믿어 의심치 말자.

 

1학년 때, 지난 겨울 방학 때, 이랬음 좋았을 걸... 하고 후회하지 말고,

2학년 때, 또는 3학년까지 어떻게 공부할지... 자신이 없다는 둥 불안해 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웃으면서 가자.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될 것을 믿고 하자’.

불안해 하지 말고.

너희 옆에는 든든한 친구들이 있고, 선생님들이 계시잖아.

 

우리학교를 다녀서, 내신이 손해볼까 두려워하지 말자.

너무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고 이것도 저것도 안 될까 두려워하지 말자.

 

내가 늘 이야기했지만,

너희는 정시모집에 수능성적을 가지고 대학을 진학할 것이라는 각오로 수능을 대비하기 바란다.

선생님의 경험으로 수능은 그 사람의 성실성능력을 공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시험이더구나. 자신의 능력을 믿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늘은 스스로 믿고 노력하는 자에게만 기회를 부여한다.

하느님의 풍차 방앗간은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곡식을 갈아 준단다.

God's mill grinds slow but sure.

그러니 불안해 하지 말고, 그 결과를 믿자.

그리고, ‘천천히다가올 미래에 대하여, 스스로 믿음을 가지고 성실하게 준비하자.

 

A대학을 못 가면 어쩌나? 멍청아, B대학도 좋아. 심플하게 생각해~

A직업을 못 가지면 어쩌나? 정답은?( , )

중간고사에 A등을 못 하면 어쩌지? 알겠지?( )

 

그렇다고 해서, 정말 멍청하게 놀고 있으란 소린 아닌 줄 잘 알아 모시겠지?

하느님의 풍차는 ~

천천히 돌지만, 확실히 갈아 주신다니깐~

 

A stitch in time saves nine.

요런 말도 있다.

꿰매야 할 때, 한 땀 꿰매면 될 것을,

냅두면... 열 바늘을 꿰매야 될만큼 속수무책으로 벌어지는 것.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는 우리말 속담도 있고.

 

뭐든, 해야할 때, 꼭 맞는 시기가 있는 법이란다.

너희의 대학 입시에 꼭 맞는 시기는, 지금 고2.

내년에 시작하면, 재수해야 한다. 재수없다~!

올해부터 최선을 다해서, 33명 모두 원하는 대학에 가자.

그러기 위해, 두려워하지 말자.

너희를 진심으로 이뻐하는

담임 샘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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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4-18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말씀을 주시는 담임샘~~ 아이들의 복이지요!^^

글샘 2013-04-23 20:44   좋아요 0 | URL
주는 게 복이 아니라 ㅋ~
원하는 아이들이 복을 받을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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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

기껏

만우절 거짓말이라면... 이런 수준...

 

4월 읽을 만한 에세이를 몇 권 뽑는다.

 

1. 그대, 강정

 

 

43통의 절절한 연애편지, 그리고 아름다워 아픈 '당신'의 사진. 2013년 4월 3일, 책 한 권이 발간되었다. 제주와 강정을 담았으나 발행일에서 짐작할 수 있듯, 2013년 올해로 65주년이 되는 제주4.3항쟁을 염두에 둔 책이기도 하다.

 

 

 

 

 

 

 

 

 

 

 

2. 문학 속에 핀 꽃들

 

 

 

한국 소설을 '야생화'라는 관점으로 접근한 유일한 책이다. 김유정의 '동백꽃'부터 정유정의 <7년의 밤>까지. 시대를 넘나들며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33개 작품을 '꽃'이라는 공통분모로 이야기한다.

 

 

 

 

 

 

 

 

3. 찰스 디킨스, 이탈리아의 초상

 

 

 

 

 

찰스 디킨스의 여행 에세이. 소설가로서 탄탄한 이력을 쌓아가던 디킨스는 1844년 가족들과 함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다. <이탈리아의 초상>은 그 일 년 동안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아름다운 정경들을 글 속에 담아냈다.

 

 

 

 

 

 

 

4. 사람은 사람을 부른다

 

 

 

 

KBS 즐거운 책읽기” 추천도서로서 이순형화백의 그림과 인기작가 공선옥, 김연수, 오정희, 이기호, 이명랑, 조창환, 한수산의 글이 어우러진 그림 에세이집이다. 진정한 만남이 가져다주는 기쁨과 감동을 전해 준다.

 

 

 

 

 

 

 

 

5. 변종모,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변종모 에세이. 모든 길 위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꺼내고 싶었던 이야기. 지난 10여 년간 그는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제,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한 그날의 기억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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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3-04-0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러면서 들어왔는데,
낚였다~~~~~~~~~~~~ ㅎㅎ
꽃보다 아름다운 4월 되세요~~

글샘 2013-04-01 19:33   좋아요 0 | URL
어허~ 정말... 이라뇨.
책을 읽지 않고 어찌 산다고... ㅠㅜ
 

담임통신 2013-2호                                                                                                             부산 0 0 고 2학년 1반

 

 

3등은 괜찮지만, 삼류는 곤란해

 

 

안녕, 우리반 신사, 숙녀들... 너희 만난 지 이제 일주일 지났다.

근데 참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지?

시간이란 게 그래. 낯설고 서먹한 처음엔 빨리 흐르지 않아. 이러다가 조금만 지나봐.

이제 2주 뒤엔 우린 베이징에 있을 거고~ 그리고 한 달 뒤면 중간고사를 칠 거야. 어어~~하는 사이에 내년 2월이 오게 될 거야.

선생님의 편지는 늘 잔소리란다. 선생님이란 직업이 그래. 큰 걸로 너희에게 뭘 가르쳐주기보다는, 아주 작고 자잘한 것들에 대하여 끝없이 잔소리하는 그런 일이거든.

 

 

내가 요즘 다리가 좀 불편해서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닌다고 퇴근을 빨리해서 아직 너희 얼굴도 다 모르겠다. ^^ 뭐, 차차 이름도 얼굴도 알아 가겠지만~

이번 주부터는 8,9교시 보충학습도 시작되니까, 얼굴 볼 시간이 더 없겠구나.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너희 보고있으면 ‘참 바쁘게 산다’ 싶은 생각이 들어. 한국에서 태어난 죄로, 수능 준비에, 이런저런 활동에 바삐 움직이면서도 늘 잘도 웃는 걸 보면 대견하기도 하다. 이번 주 수요일에 시험 마치고 나면, 간단하게 상담을 할까 해. 일단은 너희랑 개별적으로 얼굴을 봐야 좀 익숙해 질 거고, 너희 진로 이야기도 좀 들어보려고.

너희가 준비할 건, 어떤 레벨의 대학을 원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진학을 위해서 얼마나 더 노력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지, 선생님과 이야기나눌 것을 조금은 준비해 보기 바란다.

 

수업 시간에 ‘백석’의 ‘모닥불’에서 ‘평등’을 이야기한 적 있지?

 

누구나 차이가 나게 마련이라구. 그치만, 인간의 가치에 비한다면, 그 차이는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고 말이야. 그 이야기의 연장선 상에서, 3등은 괜찮지만 3류는 곤란하다는 말이 있어. 우리 반에도 1등부터 33등까지 줄을 세우면, 당연히 꼴찌도 있을 거잖아. 그런데 말이야. 등수는 꼴찌일 수 있지만, 명심할 건, 그 사람이 꼴찌는 아니란 거지. 예를 들면 박지성이 33등이었다고 무시할 수 있겠어? 장동건이 33등이었다고 바보라고 놀리겠냐구~ ^^

 

너희가 등급을 받고, 등수를 받는 데 따라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침몰하기도 할 거야. 그렇지만, 33등인 것보다 더 좌절스러운 것은, 3류가 아닐까 해.

 

어떤 학생이 삼류 학생일까? 어떤 인간이 삼류 인간일까?

요즘 쓰는 말(시쳇말)로 ‘찌질하다’는 말이 ‘삼류’와 가깝지 싶어.

너희도 찌질한 거 싫어하잖아. 그치?

 

아무리 힘이 세더라도, 학급의 약한 친구를 왕따시키고, 빵셔틀, 가방셔틀, 급식셔틀로 부려먹는 녀석이 있다면, 참 찌질한 인간이겠지? 우리반엔 그런 친구들은 없겠지만, 뭐, 예를 들자면, 계획은 늘 웅대하고 휘황찬란하게 세우면서 실천에는 게으른 친구가 있다면, 역시 찌질이의 부류에 가까이 가지 않을까? 그런 날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날들이 계속된다면 말야.

 

그리고 참을성(인내심 忍耐心)이 많은 것과 미련하고 소심한 것은 다른데 말야. 잠과의 싸움, 휴식과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공부를 하는 것은 참을성일 수도 있지만, 몸에 병이 날 정도로 자신을 돌보지 않다가 앓아 눕는 것은 미련한 일이란다. 일종의 찌질이지. 자기 몸은 자기가 늘 잘 관리해야 해. 특히 너희 청소년기에는 말야. 몸에서 온갖 종류의 호르몬이 마구 분출돼서 대뇌의 이런저런 부분이 혼란을 겪기도 해. 정신 건강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단다. 담임 선생님은 말야. 너희를 통제하고 혼내는 사람이 아냐. 너희의 진학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니란다. 너희보다 세상을 조금 더 살아본 사람이라서, 너희가 지치거나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 마치 먼 길을 달리는 자동차가 정기적으로 ‘주유소’에서 가스도 넣고 휴식도 취하듯이, 힘든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며 쉬어갈 수 있는 기관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혼자서 찌질하다고 판단하고 스스로 격하하는 마음(자격지심 自激之心)을 너무 지속적으로 가지고 산다면 뉴러서지컬-사이카이어트리 병원에 상담하러 가야할지도 몰라. ^^

 

 

요즘 여러 선생님들이 올해 문과반이 굉장히 긍정적이고 밝아서 좋대. 수업이 제일 잘 되는 반이라고 칭찬을 들은 적이 여러 번이야. 그건 학급의 특성이지만 너희 하나하나가 뿜어낸 아우라가 잘 혼합되어 느껴지는 느낌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선생님이 바라는 일류 학생, 일류 사람은 이런 사람이야.

일류 학생이라면, 교실에서 잘 웃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좋은 친구가 되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다고 그랬잖아. 좋은 친구와 가는 길이 일류가 되는 길일 거야.

 

그리고 일류 학생이라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삐뚤어진 쓰레기통을 가지런히 해놓을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있지 않을까 싶어. 지난번에 선생님이 칠판 청소를 했더니 주번이긴 했지만 민지가 도와줘서 좋았어. 그런 게 일류야. 가희가 입원했다고 병문안을 간 또다른 민지와 다연이도 일류 학생이고. 청소 시간이면 으레 자기 구역에 가서 깨끗이 돌아보는 친구들은 모두 일류란다. 근데, 일류가 되려면 말야, 늘 깨어 있어야 해. 그치? 사람은 금세 게을러지는 동물이라서 말이지.

 

 

너희 진로에 대해서는 말야. 내가 해줄 말은 이것밖에 없어. 너무 조바심내지 말라는 것. 大器晩成 이라잖아. 훌륭한 그릇일수록 오래 걸려 만들어지는 법이래. 빨리 법관이 되는 것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법관이 되는 게 필요하잖아.

 

이제 고2인데, 뭔가 해놓은 건 없고, 이래가지고 대학 어찌 갈까 싶지? 걱정하지 마. 선생님이 다 좋은 데 보내줄게. ^^ 있잖아. 세상에 뭐든 완벽하게 준비된 사람이란 없단다. 준비가 덜된 채로 어른이 되고, 나중엔 엄마, 아빠도 되고, 직장인도 되는 거야. 9점 안에서만 보고 너무 조바심내면, 자칫하면 아프거나 찌질이가 된다구~

 

 

우리 교실에선 말야.

웃음 소리가 더 많이 났음 좋겠어.

공부도 더 잘 되는 2학년 1반이 되면 좋겠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서로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일류 학생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일등부터 33등까지가 모두 우리반이고, 일류일 수 있는 길을 너희가 찾아 갈 수 있길…

 

 

오늘 숙제, 운동장에 활짝 흐드러지게 핀 목련을 하늘과 함께 5초 이상 바라보기

 

담임선생님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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