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내친구... 천안시장기배 배드민턴 대회에서 당당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일 친한 친구인데 내가 결혼전까지만 해도 주말만 되면 천안으로 달려가서 놀아주곤 했었다.

내가 뒤늦게 학교 다닐때 회사로 불러서 밥도 사주고 영화도 보여주고... 암튼 그 친구가 내게 해준것은 정말 무한대이다.   물질적 정신적으로....

언젠가는 갚을 날이 있을것이다 했는데 결혼하고 나니 천안으로 달려갈 수 있는 시간은 없어지고 말았다.

아이를 낳으면서 남편과의 갈등을 겪으면서 친구는 정말 비만이라는 병과 싸워야 했다.   폭식으로 화를 풀다 보니 정말 보기에도 위태위태 해 보일 정도까지 ...그러다 보니 자신감을 잃게 되고 만사가 다 비딱했다.. 누가 뭐라고 하면 비관부터 하고...

그런데 이 친구가 아이들 키워 놓고 삶의 여유를 찾게 되자 자신을 돌아 보게 되었고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면서 병원에 찾아가서 상담도 하고 (이라부 선생님과 같은 진료과)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제일 큰 것은 다시 예전의 친구 모습을 찾았다는 것이다.. 자. 신. 감

아마도 우리에게 들려온 소식중에 제일 반가운 소식이었을 것이다.

우울증을 이기기 위해 산에 올라가서 나무와 대화하고 하늘과 대화하고.. 남들이 보면 저 여자 미쳤는갑네 했을..그런 행동들.. 하지만 친구는 너무 잘 이겨냈다.

이후로 운동을 시작했고 차타고 다니던 거리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고 스쿼시 헬스.. 안해 본게 없다.

그러다 배드민턴에 재미를 붙였고 열성적으로 했다.

결과는 바로... 은메달리스트가 된 것이다.

그 은메달의 값은 뭘로 대신 할 수 있을까?

피눈물나게 노력한 댓가인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친구가 자신감을 다시 찾기 까지의 과정은 자신과의 싸움.. 누가 대신 해 줄 수 있는 싸움이 아니었기에..

자랑스럽다..친구야...   언제나 내 등불이 되어 주는 친구가 있어 행복하고 좋다..

 

친구야 그런데 천안시청에서 연금은 안준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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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9-0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친구도 아닌데 제가 막 감동을 해서 흥분이 되네요. 전 이상하게 금메달보다 은메달이 좋더라구요. 그렇다구 은메달을 탄적이 있는것도 아니지만요 ㅎㅎ, 은메달이 더 세련되고 이쁘다는 생각을 어렸을때부터 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1등보다 2등이 부담없구 그래두 잘한거구 뭐 이러저러한 이유로 꾸준히 은메달이 좋아요~~
친구분 정말 힘든 길 돌아서 그런 영광을 차지했으니 더 뜻이 깊겠네요. 제 축하도 전해주세요~~

검둥개 2005-09-07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배드민턴, 저도 어렷을 때 골목에서 열심히 하곤 했어요.
친구분이 자랑스러우시겠어요 ^^ 왜 저까지 덩달아 기분이 좋네요 헤헷.

인터라겐 2005-09-07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정개님.. 네 기분 좋아요.. 연금 나오면 한턱 쏘라고 할려고 했더니 안준데요..ㅎㅎ 은메달 팔라구 그래야지...

줄리님.. 네 전해 드릴께요.. 자신감을 찾은 친구가 제일 좋아요.. 미리 싸인 하나 받아 둬야지...
 

줄리님의 페이퍼를 보다 보니 갑자기 오래된 얘기가 생각났다.

고등학교 입학후 사귄 친구들은 성격도 다 다르고 어디 하나 공통점이라고는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친구가 되었고 그 중간 중간 여자애들의 그 말도 안되는 흥~에 몇년간 말도 않고 지내다 우리가 왜 그랬다니 하면서 다시 지금은 고1때처럼 뭉쳐다닌다.

중학교때 까진 가정환경조사서 같은걸 써 낼때 형제들이 많아서 너네 엄마는 산아제한하는 포스터도 안보셨다던 하는 그런 소리도 많이 들었다.

그러던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재밌는 경험을 하는게 4남매라고 하면 "어머.. 너희 엄마는 단산하셨다..."

켈켈켈.. 4남매가 단산이라면 도대체 뭐냐구???

그랬다.. 우리집은 2남2녀의 비율도 딱인데 내 친구들은 어쩜 다 5남매의 셋째딸들 이었다.

얼마전 결혼한 친구는 학교 다닐때 까지 딸셋중 둘째딸로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친구들 중엔 그 친구와 나만 단산한...아주 단란(?)한 가정의 아이로 취급 받았던 것이다.  (겨우 한명 차이 인데 넷과 다섯이 주는 어감이 틀려서 그랬나???)

딸 셋이라고 우기던 그 친구네 집에 전화를 하면 항상 꼬맹이 남자애가 전화를 받는다.. 어머 귀엽다 누구니 하면 응 조카야 라고 얼렁뚱땅 넘기던 그 친구... 나중에 졸업 후에 진실을 알게 되었다.. 7남매..

학교 다니면서 너무 창피해서 자기는 늘 딸만 셋이라고 했다고.. 진실은 7남매중에 셋째딸이다.

그때는 사회 분위기상 아이들이 많다고 하면 사회의 흐름에 역행하는 아주 몹쓸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했던 시대였다.

그러고 보면 우리반만 그렇게 모아놨나.. 반장네는 8공주의 막내..  4남매인 우리집이 단산했다는 소릴 들을 정도면 우리반 엄마들은 산아제한 포스터를 안 보신게 분명했다.

어쨌거나 우린 그런 공통분모를 가지고 뭉쳐  5총사가 되었다.

ㅎㅎ 아마도 성격좋은 나때문에 이렇게 뭉쳐서 오랜시간을 같이 한건지도 모르겠다... (앗 내친구들이 돌을 마구 던지고 있다.. 지 성격 안좋았어요.. 친구들 사이에서 사람됐다는 소릴 듣는다구요..)

친구들이 자기네는 얼굴도 안보고 데려간다는 셋째딸이라고 얼마나 뻐기던지...    (친구 세명은 4녀1남중 셋째딸.    한친구는 5녀2남의 셋째딸..   )

그래서 그랬나 우리 친구들 시집 못 간 사람은 없다.. 안 간 사람도 없고...

한 친구는 23살에 시집가고.. 나머지 셋은 28살에 한두달 차이로 가고 남은 한명은 올해 갔고.. 결국은 다 갔다...  (친구라서 편드는건 아니지만 내가 봐도 형제들 중에 내 친구들 인물이 제일 좋다..)

재밌는 사실하나..

결혼을 했는데 신랑들 이름에 다 ㅎ 자가 들어간다.. 이런 우연이 어딨을까...

학, 협,호, 호, 훈   여기다 아이들 이름도 훈, 현, 현 이렇게 ㅎ자가 들어간다.. 이런 우연은 만들래야 못 만들겠지..

저 공통점을 찾아낸게 바로 나고.. 친구들은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구박을 하면서도 이건 정말 굉장한 인연이라면서 좋아라들 한다.

남편들도 여자들의 모임에 따라와선 자기들 끼리 즐겁게 형님 동생하면서 재미나게들 놀고..

친구들은 아이들이 둘씩인데 이렇게 자주 얼굴보고 살면서 다 형제처럼 만들어 주자고 약속했다.

우리가 자라면서 형제가 많아서 추억 거리가 많듯이 아이들에게도 형제들이 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느끼면서 자라게 해주고 싶어서다.

앞으로 이모도 고모도 삼촌도 다 사라지고 만다는 소리가 참 뜨끔하다.

어렸을때 난 얼마나 젊은 이모를 꿈꿨던가... 왜 우린 고모가 이렇게 나이가 많아.. 슬퍼 하면서 젊고 젊은 이모나 고모가 친구들에게 잘해주는 모습을 그저 부러워만 했었는데 ... 이젠 그런 존재조차도 없어진다고 하니 마음이 쏴해진다.

 

학교 졸업하고 친구 엄마와 우리 엄마가 만났을때 나누던 대화의 한자락도 아니 **이 엄마는 저보다도 나이가 더 있으신데 왜 넷만 낳으셨데요?

그러게요.. 사는게 바쁘다 보니...

크허헉... 그때 두분의 얘길 들으면서 친구랑 나랑 뒤집어 지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남들이 들으면 욕한다니깐...하면서..

친구들도 말하길.. 나이가 먹어 가면서 친구들은 다들 살기 바뻐 못 만나게 되지만 형제는 친구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되어있더라고... 

 

지난 번 결혼식날 제일 먼저 시집가서 애를 낳은 친구의 딸내미(내년에 중딩이 된다..)가 나를 보면서 이모는 왜 아기 안낳아요.. 하면서 귓속말로 이모가 아기 낳으면 제일 예쁠것 같아요 하면서 기분을 좋게 해주었다.

**아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솔직히 다른 이모들 얼라들은 인물이 좀 빠져 그치?

이모 당근이죠.. 제가 이모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 아시죠?

유일하게 나랑 말이 통한다고 좋아라 한다.. 그날 아침도 올라오는 길에 엄마랑 싸우다가 드라이기 망가졌다고...

요즘 유행은 앞머리 깡총잘라서 윗머리 바짝 눌러 내리는 것인데 내 친구는 그게 뭐냐면서 드라이기 들고 붕띄우려 하고 아이는 누가 요즘 그런 머리하냐면서 실갱이를 하다가 결국 애꿎은 드라이기만 가버렸다고 한다.

친구야... 생각 안나냐.. 우리때도 그랬다..

선생님이 그넘의 스프링머리 안내려 할때 우린 죽으라고 스프링 머리 했잖아..

지각은 해도 앞머리 드라이해서 스프레이 뿌리고... 잡아 당기면 코끝까지 내려오는데 놓으면 눈썹있는데 까지 올려 붙는 그 머리 스탈 생각안나더냐..

세상은 그런것이다..   **이 머리 그렇게 못하게 하는거 아무 소용없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 먹어서 느끼기 전까지는 말이다..

 

ㅎㅎ 형제가 많다는것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뒤죽박죽이 되어 버렸다.. 난 전생에 삼천포 태생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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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6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5-09-06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님..지금도 그때 사진 보면 너무 웃겨요.. 어떻게 그렇게 하고 다녔는지 ... 다행히 지는 앞머리 많아요...ㅎㅎㅎㅎ

비로그인 2005-09-06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신은 없어도 재밌어요, 님의 글은^^
저희도 사남매. 전 딸 셋중 가운데. 우리땐 평균이 넷 아니었나요?ㅋ

로드무비 2005-09-0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천포로 가도 괜찮아요.
재밌기만 하구만.^^

인터라겐 2005-09-06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별사탕님.. 감사해요.. 쓰려고 하면 이것 저것 한꺼번에 생각이 나니깐...정신이 없어요... 그쵸.. 우리때는 그게 평균처럼 느껴지는데 ..아니라네요...ㅎㅎㅎ

인터라겐 2005-09-06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늘 힘을 주셔서 감사해요...불끈!!!

야클 2005-09-0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은 2남4녀고, 우리 부모님은 삼천포가 고향입니다.
이 페이퍼랑 다 관련 있지요? ^^

줄리 2005-09-0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세째딸이예요, 5자매중 세째라죠. 전 창피한적 없었는데 ㅎㅎ

물만두 2005-09-06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연세들이??? 우린 3남맨데...

인터라겐 2005-09-06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물만두님...어머님께서 단산하셨군요..^^
줄리님.. 저희땐 보통이 둘, 셋이라서 식구 많은걸 속이고 그랬어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기지만요...
야클님.. 오오...삼천포.. 그곳 너무 예쁜도시여요... 예.. 아무래도 인연이 깊은가봐요..^^;

울보 2005-09-06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59965                                  

일만힛이 얼마남지 않으셨
군요,

우리는 딸랑 자매인데,ㅎㅎ

 

세상에나 내가 일어난 시간이 11시 반이었는데.. 그때 부터 별루 한것도 없는데 시간이 2시를 넘기다니...

암튼간에 알라딘에 들어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산다.

으 울 남편님은 점심까지 해결하고 오시려나.. 우째 여지껏 소식이 없는지...

청소를 도와 달라고 하면 피곤하다는등. 그러면서 조기축구만 가면 펄펄 날라 다니나 보다.

한번도 응원을 가주지 않는 마나님에 대해 불만이 많을텐데 그래도 가지 말라는 소리만 안해도 고맙다고 하니.. 우째 내가 악독한 마눌같단 생각도 든다.

 

점심은 뭘 먹나.. 국수나 한그릇 말아 먹어야 겠다...

왜 집에서 노는 날은 시간이 이렇게 팍팍 가는거냐구요...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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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5-09-0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무리 하셨잖아요~~~ 집에서 푹 쉬세요~~~

비로그인 2005-09-04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벌써 5시다!

인터라겐 2005-09-04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사탕님 흐 벌써 8시가 다 되어 오고 있네요..

세실님.. 늘 이런 생활의 연속인데요...ㅎㅎㅎㅎ

모1 2005-09-04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그렇더라구요. 일부러 오래 안하려고 부단히 노력해요.
 

동서울터미널에서 꽃동네까지 바로 가는 버스편이 있어 그걸 타고 가려 했더니 남편이 전화가 왔다.

아무래도 갔다가 오려면 시간이 그럴테니 데려다 주겠다고... (지가 결혼을 좀 잘하긴 했지요?)

그런데 차가 어찌나 막히던지 서울을 벗어나는데만 1시간반이 걸렸답니다... 중부고속도로를 타니 그때부턴 좀 수월하던데.. 우리나라 차 정말 많아요..

진천톨게이트로 나가 꽃동네로 가는 길... 초행길이라 멀게 느껴졌지만 꽃동네가 다가 올 수록 설레이긴 하더라구요...

5시에 도착...

수녀님과 통화가 잘 안되어서 꽃동네를 둘러 보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엄청나게 넓은 곳이었답니다.

작은수녀원에 전화를 해도 자리에 안계시고 그래서 물어 물어 이곳 저곳을 보러 다니던중 애덕의 집에 갔습니다.

식사시간무렵이었는데 식사를 마친 할머니들이 한두분 나오기 시작하시더니 먼저 반갑게 인사를 해주십니다..

안녕하세요. 사랑합니다.

처음 겪어 보는 상황에 (누가 제게 먼저 말을 걸어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준 적이 없었어요..) 뻘쭘... 그렇게 두분 세분을 만나면서는 저도 모르게 안녕하세요 소리가 나오는데 뒤이어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왜 안나오던지...

몸이 많이 불편하신 할머니들이지만 얼굴엔 그래도 웃음기 가득하시니 평화로워 보이셨어요...

5시 40분이 되어서야 드디어 수녀님을 만났습니다.

언니...

어머 너무 똑같다.. 하나도 안 변했네...

이렇게 7년만에 만났습니다.. 참 무심하죠... 언니한테 한 번 간다고 말로만 했지 쉽게 가지지 않았는데 ..

언니가 수녀님께 저녁미사에 빠진다는 허락을 받으시곤 저희들에게 꽃동네를 안내해 주셨답니다..

천사의 집에 갔을땐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어떻게 버릴 수가 있을까...

생후 하루된아이부터..데려온다고 하던데.. 개월수에 따라 방이 다른데 방문을 하나 하나 열때마다 깜짝 깜짝 놀래요.

울 조카가 커가는 모습은 슬라이드 처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어서 언제 이렇게 컸지 하고 느끼는데 이곳의 아이들은 조각 조각 그림이 되어 이렇게 작은 아이들이 이렇게 커가는 구나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답니다.

그중에 이제 6개월 된 아기는 언니가 병원에 계실때 부터 안아 주던 아이라 언니가 부르니 방긋 웃더라구요..  언니가 안아 주니 칭얼대다가 조용해 집니다.. 이방 저방을 열어 아이들과 인사를 하는데 한 아이가 자꾸 안아 달라고 수녀님께 달려드니 언니가 안고 있던 아기를 제게... 얼른 손을 닦고 안아주었는데 그 작은 손으로 얼마나 꼭 쥐던지... 잠이 들었는데 내려 놓으려니 잡은 손을 풀지 않는거예요...

정말 가슴 찡합니다... 한방에 15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는데 아이들은 스스로 노는 방법을 터득해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방바닥을 뒹굴며 놉니다.

약먹자 하는 소리에 얼른 달려 오는 아이들... 얘들은 약 싫어하지 않나봐요.... 그러자 그곳에서 봉사하시는 이모님 말씀이 약을 먹을땐 한번이라도 더 안겨야 하니깐 서로들 약 먹는걸 좋아 한다고 하네요..

음악이 나오니 엉덩이를 씰룩 거리면서 춤을 추는 아이도 있고... 자라는 과정은 똑같은데 왜 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버려져 이곳에 있는것인지 정말 안타깝고 슬펐답니다.

 

오웅진 신부님도 뵈었어요... 으 피부도 새까맣고.. 걷어 올린 바지를 보니 마치 시골의 농부님 같으십니다.

수녀님이 소개를 시켜주시니 악수를 청하며 이따가 미사 드리고 가라고.... 참 호탕하신 분이셨어요..

제가 냉담한지 하도 오래 되었는데 언니 말이 이게 다 기회인거라고..그동안 그렇게 오라고 해도 마음이 동하지 않던 제가 남편과 함께 온 것이요..

그곳 수사님께서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아무튼 좀더 있다가를 외치는 제게 손을 내밀어 잡아 주시는것도 같았고...

 

결정적으로 울 남편이 미사 보는것엔 반대를 해서.. 피곤하다고 이제 가고 싶다고 어찌나 조르던지... 결국 12시에 나왔답니다..

큰수녀님께서 꼭 다시 성당에 나가라 하시면서 손으로 직접 만드신 묵주를 선물해 주셨답니다..

이걸 어찌 손으로 하나 하나 깍을 셨을까...

집으로 오는길에 도저히 졸려서 운전을 못하겠다고 해서  한강 시민공원에 차를 대고 잠시만 잠을 청한다는게 눈을 뜨니 5시였어요...이런...눈을 뜨고 보니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더만요.. 그 시간 5분만 달리면 집인데... 에고 목이야 다리야...

 

집에 와서 푹자고 일어났더니 울 대단한 남편님 조기축구 가셨습니다...

이제 슬슬 청소 좀 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이렇게 컴을 잡으니 시간은 잘도 가네요...

 

꽃동네에 후원금을 아주 조금 보내는데 금액을 올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게 먼저 사랑합니다 라고 손을 내밀어 주시는 분들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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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04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울보 2005-09-04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따뜻해지며서도 아파오네요,,

인터라겐 2005-09-04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님... 가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곳에 기도하러 오시는 분들도 참 많으시더라구요...종교인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가보시면 좋을것 같다는생각이 들어요...

울보님.. 꽃동네에 대한 안좋은 시선도 많지만 가보니깐 그건 정말 해주지도 않으면서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소리인걸 알겠더라구요...

날개 2005-09-0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동네 후원은 쬐끔 하고 있는데.. 가끔씩은 돈만 부친다는게 미안스럽기도 해요..
그런데서 일하시는 분들 보면 참 존경스럽다는......^^;;

인터라겐 2005-09-04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이모님으로 불리우는 분들이 계시는데..정말 너무 대단하시더라구요.. 요즘은 청소년 연수 프로그램이 있어서 아이들도 이곳에 왔다 가면 바뀐데요.. 발로 모든걸 다 하는 분이 계시는데 발에 숟가락을 끼고 밥을 퍼 자신보다 못한 분들에게 밥을 먹여 주시는 분을 보면 아이들이 안 달라 질 수가 없다고 하네요.. 정말 존경스런 분들이 많으세요...

검둥개 2005-09-0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님 좋은 일 하고 오셨네요. ^^

세실 2005-09-04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낭군님 천사표시군요~~~ 멋지세요.
오웅진 신부님도 뵙고, 언니도 뵙고, 미사도 하고 오셨음 더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이제 성당 다니실거죠?

인터라겐 2005-09-04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미사를 보고 오고 싶은 마음 반 그냥 올라오고 싶은 마음 반... 그랬어요.. 언젠가 성당에 나가야지 하는데 마음이 무겁답니다...

검정개님... 보고 오면 마음이 아파요.. 봉사를 생활화 하시는 분들이 너무 존경스러운거 있지요..

모1 2005-09-0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가 수녀신가요? 저희 사촌언니도 수녀인데..이번에 한 무슨 의식을 한다고 하더군요. 못본지..꽤 됬는데...

인터라겐 2005-09-0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언니는 아니고 학교 다닐때 맨날 붙어 다니던 언니예요.. 저보다 한살 많은... 아 모1님 사촌언니 분도..

perky 2005-09-05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 다닐때, 주로 방학때 꽃동네에서 자원봉사 한 적이 있었어요. 정신지체아들, 치매환자들 식사 떠먹여주고, 목욕시키고, 같이 대화도 나누고 했었는데요.. 맘도 너무 아팠고, 세상의 불공평함에 분노했었던 기억이 나요.

인터라겐 2005-09-06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차우차우님도.. 주변에 보니 그곳에서 봉사활동 하신 분들이 많으세요..
저야 뭐 그냥 수녀님 만나러 갔던 것인데.. 그죠... 전 잠시 잠깐 그 분들으르 만났던 건데 마음이 아팠어요.. 나라에서 해주지도 못하면서 그곳에 대해 안좋은 말을 하고 그런 일들을 생각하면 더 열불이 나구 화가 나더만요..

2005-09-06 1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인터라겐 2005-09-0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 주신님.. 가까이에서 뵈니깐 그런게 다 오해 같았어요.. 진정 농부의 모습이셨어요.. 그곳에 계신 분들도 밖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한번씩 오해가 있다고 하면서 안타까워 하신던걸요... 다녀오니 마음이 편해요...
 

9월의 첫날.. 어떤 강사님이 오실까 궁금했다.

첫인상은... 에어로빅코치..

그랬다.. 첫인상은 어김없이 들어 맞았고.. 우린 한시간 내내 요가가 아닌 에어로빅을 한 것이다.

우지끈... 우지끈.. 나의 뼈들이 몸부림을 친다.  내 근육들이 살살하라고 마구 요동을 친다.

"여러분은 건강을 위한 것도 있지만 주 목적은 다이어트..맞으시죠?  제가 프로그램을 짰거든요 그러니깐 잘  따라와 주시면 건강도 좋아지고 살도 빠지고..아시죠?  대신 정말 열심히 따라와 주셔야 해요"

옷입은 매무새와 말하는 투로 보아 전직 에어로빅강사가 분명하다.   좀 친해지면 물어봐야지..

어리버리 갈팡질팡하다가 1시간이 끝났다.

나오는데 아줌마들의 자자한 원성의 소리.. 에고고 사람잡네.. 지난 번 강사랑은 다르네... 난 그래도 지난번 강사보다 더 활력있어서 좋은데...

이래서 사람들이 코드맞는 사람을 찾나 보다.

 

한시간을 너무 혹사했더니 배가 고파서 파리바게트에 들렸다.. 아 맛나는 호두파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호두파이는 맨날 품절이라서 내 손안에 들어오기 힘들었는데 이날은 나를 향해 방긋 웃고 있다니..

주저없이 사들었다..  (난 016인데 011카드 얻었다.. 그래서 20%....)

집에 와서 펼쳐 놓으니 시엄니 또 빵사왔냐 하시면서 못마땅해 하시길래 그럼 엄니는 드시지 마세요.. 이거 빵이 아니고 파이예요.. (헉 빵이랑 파이나 똑같은거 아닌가? ??)

어머니 머리 나쁘시니깐 이거 드시고 좋아지라고 호두파이 사왔으니깐 드세요..(난 역시 막가파 맞다)

어머니 드셔 보시더니 이렇게 맛있는걸 옛날엔 없었냐고 한다... 아니요 있었는데 비싸서 안 사먹은거예요..

그 달달한 호두파이 반쪽을 다 먹었다..

입은 달고... 몸은 피곤하고... 잠은 잘 오고... 이거 축복받은 인생하곤 거리가 먼건가?

이젠 월수금이 무서워 진다.    에고 다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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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9-03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가파 맞으시네요 ㅎㅎ 호두파이 만들려고 커다란 봉지로 사다놓고 여적 안만들고 있네요. 이번 주말에 만들어야겠어요. 월요일까지 놀걸랑요. 에구 좋은거 ㅎㅎ

icaru 2005-09-03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다행이어요...코드가 맞는 강사분이니까...비록 에어로빅 스타일루다가...지만...

인터라겐 2005-09-0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님.. 제 코드랑 안 맞아요... 흑흑.. 아줌마들이 좋아라 해요.. (아줌마 아닌척..)

줄리님.. ㅎㅎ 막가파가 편해요... 집에서 호두파이를 만드신다니.. 존경스럽습니다요...

sooninara 2005-09-03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고싶다..ㅠ.ㅠ 마지막은 동동이파들의 적입니다. 이렇게 군침이 돌게하시다니..새벽별님도 넘어가셨군요..ㅋㅋ

코드맞는 강사라..요가는 에어로빅이 아니죠? 활기찬것도 좋지만 요가란것이 정신 수양도 하는거라서..조여주고 풀어주는것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몸을 쉬어주는 시간도 요가에서 중요하다고 하더라구요. 시간내내 열심히 한다고 요가가 되는것은 아닌거죠. 해보시다가 아니다 싶으면 학원을 바꾸세요.

세실 2005-09-04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 인터라겐님이랑 시어머님...딸과 엄마 사이 같은데요~~~
두분의 대화가 참 재미있을듯 합니다....
파리바게트 호도파이 저도 사먹을래요~~
근데 내용은 요가강사 바뀐것이 주인데 왜 빵에만 관심이 가는지..원

인터라겐 2005-09-04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으 몰라서 하시는 소립니다요.. 이러다 제가 동동이의 공공의 적이 되는 분위기인뎁쇼...

수니나라님.. 동네 구민체육관이라서 무지 싸요... 그맛에.. 오늘도 뒷다리가 무지 뻐근해요... 좋아지려고 하는건지...ㅎㅎ

새벽별을 보며님. 피칸 파이는 뭐예요... 지도 뭔지 찾아서 먹어 볼래요..

모1 2005-09-0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전 호두파이보다 호두 빵이 더 좋아요. 약간 새콤한 크림들어있는...그런데 건강하게 사시네요. 운동 꾸준히 하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