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물


비가 차창을 뚫어버릴 듯 퍼붓는다

윈도브러시가 바삐 빗물을 밀어낸다

밀어낸 자리를 다시 밀고 오는 울음

저녁때쯤 길이 퉁퉁 불어 있겠다

차 안에 앉아서 비가 따닥따닥 떨어질 때마다

젖고, 아프고,

결국 젖게 하는 사람은

한때 비를 가려주었던 사람이다

삶에 물기를 원했지만 이토록

많은 물은 아니었다

윈도브러시는 물을 흡수하는 게 아니라 밀어내고

있으므로

그 물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저렇게 밀려났던 아우성

그리고

아직 건너오지 못한 한사람

이따금 이렇게 퍼붓듯 비 오실 때

남아서 남아서

막무가내가 된다



















벚꽃이 달아난다



그는 나를 앞에 두고 옆사람과 너무 화사하다

이편 그늘까지 화사하구나

죽방렴 사이를 빠져나가는 한 마리 멸치처럼

빠른 내 그늘을 눈치채지 못한다

나무둥치라 여긴 내 중심은 자주 거무스름하다

임산부가 행복하다면 가뜩 낀 기미는 말할 수 없었던

속내일까



덜컹거리며 꽃길 백 리,

어쩌자고 화염길 천 리,



나는 역방향에 앉아서

그가 다 보고 난 풍경을 

뒤늦게 훑는다



그 자리 그대로인데

풍경은 왜 놀란 듯 달아나고 있는지



벚꽃은 제가 절정인 줄 모르고

절정은 또한 제 시절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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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좆같은 일들이 마구잡이로 일어나다가 툭, 하고 좋은 일이 끼어들면서 연속되는 것 같다. 구겨진 얼굴로 다른 부서에 업무차 내려가 남자과장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야기를 나누고 가려고 하자 잠깐만 기다리라며 서랍을 열었고, 서랍 속에는 딸기맛 초코파이 한 박스가 들어 있었다. 이거 드세요, 하면서 꺼내주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간 웃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남자 과장은 지난번에도 말했지만, 스타벅스에서 화이트캬라멜초코 인가..화이트모카초코...인가 암튼간에 우라지게 단 커피를 벤티 사이즈로 매일 마시는 캐릭터다. 단 거 무지 좋아하는 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딸기맛 초코파이라니, 고맙게 받아가지고 올라왔다. 좆같은 일들 속에 드물게 일어난 기쁜 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먹을 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러면 좆같은 삶을 살아온 다른 여자의 얘기를 잠깐 해보자.


















'호노르'는 젊은 시절부터 출판사에서 근무하는데, 그녀가 맡은 역할은 출판사 대표인 '모리아니'의 비서겸 경리이다. 회사가 아주 어려울 때부터 늘 거기 있었고, 그리고 자기와 함께 늙어가고 있는 대표 모리아니를 좋아하고 있다. 그 대표의 나이가 일흔이 되었고(정확히 기억안나는데 그쯤이다), 그녀의 나이 역시 그에 비슷하게 되었는데, 이제나 저제나 대표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언젠가는 자신이 대표의 아내가 될 수도 있을거란 생각을 갖고 살고 있었다. 자기는 계속해서 대표의 옆에 있었고,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도 신경써서 대표를 배려했었다.




그녀는 보이지 않는 징표를 믿었다. 그것은 숨겨진 이정표와 같아서 진심으로 길을 찾는 사람들을 목적지로 이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조금씩, 그러나 아주 체계적으로 모리아니의 환경을 바꿔나갔다. 달력을 산뜻한 그림으로 바꾸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재고를 책장에서 치우고 모리아니가 마시는 디카페인 모카커피에 카르다모(소두구. 중동지방에서 커피에 넣어 먹는 향신료_역주)을 아주 조금씩 넣었다. 생강과의 이 식물은 긴장을 해소시키는 효능이 있어 세계대전도 막았다는 말이 전해진다. 모리아니는 그녀가 만들어낸 이런 좋은 영향들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계량이 정확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증거이기도 했다. 모리아니의 사무실에는 은은한 조명이 켜졌고 아랍 박하와 백단향의 향기가 풍겼으며 꽃이 시드는 일이 없었다. 그 뒤로 모리아니의 상태는 훨씬 좋아졌다. (p.114)



파산을 앞두고 우울에 쩔어 있는 모리아니를 위해, 비서인 호노르는 은밀하게 그를 늘 배려해왔던 거다. 그런데, 그 출판사에, 호노르의 절반쯤 되는 나이인 베티가 들어온다. '매끈하고 빵빵하고 예쁜' 아가씨. 그리고 모리아니는 사십년정도의 나이차이가 있음에도 그런 베티에게 청혼하겠다고 하는 거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진짜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욕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한 사람이지만, 오늘 만큼은 욕을 좀 계속 하기로 하겠다. 참, 호노르의 삶이 너무 좆같지 않은가. 몇 십년을 옆에서 배려하고 신경써줬는데, 자기 나이의 절반쯤 되는 여자에게 청혼하겠다는 말을 듣게 되다니.... 아무리봐도 그여자는 다른 남자랑 사귀고 있는데, 늙은 이 남자에게 관심도 없는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생 헛살았다는 말이 이럴 때 나오는건가. 아니, 그런데 호노르는 왜 진작에 자기 마음을 고백하지 않았지? 왜 그렇게 기다리기만 한거야? 만약 고백했다면 모든 일들이 다르게 진행되었을 수도 있는데. 물론 모리아니가 그녀를 거절했을 확률도 크지만, 설사 거절했다한들, 호노르는 아예 다른 삶을 꿈꾸는 쪽으로 바뀌었을 수 있잖아. 이게 뭐야 완전 죽쒀서 개주고.... 모리아니는 '하이든'이라는 엄청난 베스트셀러 작가를 만남으로써 출판사가 갑자기 엄청 돈을 많이 벌게되면서 자기 돈도 많아지게 되는데, 그 모든 재산을 매끈하고 빵빵한 젊은 여자 베티에게 줄 생각인 거다. 평생 자기 옆에 있었던 여자를 거들떠 보지도 않은 채로.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데 모리아니야, 베티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단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생.... 




모리아니는 베티가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고 베티를 포기한다. 암은 그를 갉아먹고 있었고, 그는 이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럴 때, 그에게 호노르가 간다. 그녀는 그가 원하는 비스킷을 챙겨준다.




"호노르, 혹시 지금 울 거면 그 전에 내 영국 비스킷 좀 갖다줘."

호노르는 그가 말한 알루미늄 통을 값비싼 식재료들이 부패해가는 식료품 창고에서 찾아냈다. 스페인산 훈제육 위에도 파란 곰팡이 잔디가 깔렸고, 소시지는 거의 미라가 됐고, 과일들은 비쩍 말라 버렸고, 통조림 깡통들은 팽팽하게 배가 불러 위험해 보였고, 식료품 선반 사이에는 수많은 거미줄 터널이 창궐해 있었다. 이 집에는 분명 여자의 손길이 필요했다. 호노르는 비스킷 통을 열기가 겁났지만 다행히 내용물은 온전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었다.

"호노르, 우리 집 지붕에 독수리들이 앉아 있지 않았어? 시체 냄새 맡고 기다리는 거야.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가 그녀에게 그렇게 격 없는 말투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p.266)




나는 가급적 스포일러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러나 이 호노르 에 대해서라면 무자비하게 스포일러가 되고자 한다. 살면서 이런 일 한 번쯤 한다고 벌받지 않겠지. 후훗. 그래서 호노르가 어떻게 되냐고?




클라우스 모리아니는 베니스의 병원에서 죽었다. 그리고 죽기전 병상에서 그의 비서였던 호노르 아니젠드라트와 결혼하고 출판사와 개인 재산 전부를 유산으로 물려주었다. (p.317)



크- 그간 사랑을 이루지는 못했고, 함께 지낸 시간도 짧았지만, 아하하하하, 출판사와 재산 전부를 유산으로 받았다. 만쉐! 이제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사는 일만 남았구나. 후훗. 글쎄, 잘 모르겠다.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까, 그간 사랑을 이루지 못했지만 노년에 돈이 많아진 것에 대해 '좋은 삶이구나' 할지, 사랑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에 방점을 찍고 외롭고 긴 날들이었다고 할지... 그건 알 수 없지만, 사랑을 이루지 못한거야 이미 벌어진 일이니, 노년에 돈이 있는 건 없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호노르, 맛있는 것 먹고 마시고 즐겁게 살아요!!! 








역시 짝사랑을 하더라도 돈 많은 남자를 짝사랑하는 게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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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05-17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이런 스포일러 좋아요. 카르다모, 처음 들어봐요.

다락방 2017-05-17 10:50   좋아요 0 | URL
전재산을 다 받았다는 거에 제 마음도 좋아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와같다면 2017-05-17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는 보이지 않는 징표를 믿었다. 그것은 숨겨진 이정표와 같아서 진심으로 길을 찾는 사람들을 목적지로 이끈다고 생각했다

마음을 많이 담아서 쓴 문장같아요

다락방님과 제 마음을 건드리네요

다락방 2017-05-17 11:37   좋아요 0 | URL
어휴, 나와같다면 님의 댓글을 읽고 저 문장을 다시 읽으니 마음에 휭-하니 바람이 불어요. 하아-
 
미스터 하이든
사샤 아랑고 지음, 김진아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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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안읽었다고 해서 억울할 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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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7-05-16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감사합니다 시원하게 패스^^

다락방 2017-05-16 13:54   좋아요 0 | URL
네 패스하시고 다른 책 읽으세요! ㅎㅎ

유부만두 2017-05-16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 그 시간이 아깝고 그러나요?

다락방 2017-05-16 17:40   좋아요 1 | URL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고 팔랑팔랑 넘어가서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닌데요, 그 시간에 다른 책 읽는 게 더 나을 거란 생각은 듭니다. 이게 뭐냐...싶거든요. 아하하하하 ;;

그렇게혜윰 2017-05-16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레강스하면서 샤프하며 함축적이며 구체적인 이 한줄 리뷰!!!♥ㅋㅋㅋㅋ

다락방 2017-05-16 18:02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제가 무척 감사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17-05-16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안 읽으면 억울한 작품 많이 추천해 주세요~^^

다락방 2017-05-17 09:4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앞으로 열심히 그러하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슬비 2017-05-16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만들어진다고 하니 영화만 봐도 될것같긴했어요.^^

다락방 2017-05-17 09:4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영화 만들어지면 볼까.. 생각중이긴 한데, 아 중간중간 너무 짜증나더라고요. 굳이 영화까지 봐야되나 이런 생각도 동시에 들어요 ㅎㅎ

라네쥬 2017-05-3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개하는 카드뉴스가 너무 흥미로워서 볼까 했는데 예전에 앞에 잠깐 봤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가서... 안 보고 있습니다. 솔직한 평 감사합니다. 안 봐도 될 거 같아요! ㅋㅋㅋ

다락방 2017-05-30 16:54   좋아요 0 | URL
네 안봐도 됩니다. 다른 재미있는 책 보세요! ㅎㅎ
 

"고양이, 개, 디지언트. 이것들은 모두 우리가 정말로 돌봐야 하는 존재의 대용품에 불과해. 너도 언젠가는 아기가 뭘 의미하는지, 정말로 뭘 의미하는지를 깨닫게 될 거고, 그러면 모든 게 바뀔 거야. 그런다면 예전에 느꼈던 모든 감정이 실제로는-." 로빈은 퍼뜩 말을 멈췄다.

"그러니까, 내 입장에서는 넓은 시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뜻이야."

동물을 돌보는 일에 종사하는 여자들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소리였다. 동물에 대한 그들의 애정은 아기를 키우고 싶다는 욕구가 승화된 것이라는 식의 주장 말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정말 넌더리가 난다. 애나도 아이들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인생에서의 기타 모든 성취를 재는 잣대는 아니지 않는가. 동물을 돌보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도 가치가 있는 일이고 어떤 변호도 필요치 않은 천직이다. (p.60-61)



















이 책속에서 '디지언트digient'란, 가상 세계 속에서 사는 디지털 존재를 의미한다. 가상의 생물이라 볼 수 있을텐데, 애완동물과도 닮지 않았고, 사람도 아닌, 그러니까 독자적인 디지털 존재이다. 사람들은 디지언트들에게 식량을 주고 교육을 시켜서 그들을 성장 시킨다. 놀이공원을 데려가고 친구를 소개시켜주기도 하고. 


예전에 동물원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던 '애나'는 그 경험이 경력이 되어 디지언트를 개발하는 회사에 취직하게 된다. 거기에서 디지언트를 학습하며 자신이 맡은 디지어트에게 애정을 갖게 되고, 많은 시간을 디지언트와 함께 보낸다. 그런 애나에게 직장 동료가 '네가 아이를 낳지 않아서 그래' 라는 식으로 말을 하는 거다. 애완동물에게 애정을 쏟고, 가상의 존재에게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 마치 '애가 없어서' 나오는 현상인 것처럼. 아, 진짜 너무 폭력적이지 않은가.


누구나 자기 기준으로 생각하고 자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판단하게 된다. 로빈은 자신이 아이를 가지고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했으니, 다른 사람들 역시 그러리라고 당연히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모두 같지 않다. 자신의 경험이 설사 자신의 세계를 넓혀주었다한들, 그것이 절대가치가 아니며 그러므로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해서 아직 뭘 모른다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도 안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주 쉽게, '니가 이걸 안해봐서 그래' 라고 말한다. 그 말에는 '니가 지금 하는 것은 내가 경험한 이것보다 가치가 떨어진다'는 뜻이 담겨있다. 최고치를 경험한 나와, 그렇지 못한 너.



나는 사람에게 관심이 많다. 다른 사람이 왜 웃는지, 왜 우는지 관심이 많고, 인간에게 많이 실망하지만 꼭 그만큼 인간에게 기대를 한다. 악한 인간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선한 인간이 많다는 것도 확신한다. 이 세계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도 사람이지만, 엉망인 세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역시 사람이다. 일전에도 한 번 얘기한 적 있지만, 그러나 내 회사동료 e 에게 관심대상은 고양이이다. 우리가 함께 길을 걸으면서 얘기하다가도 나는 우는 아이에게 시선을 주고 e 는 길고양이에게 시선을 준다. 동시에 우리 앞에 아이와 고양이가 나타났을 때, 우리는 각자 다른 대상을 향하는 거다. 내가 그런 e 에게 '야, 인간이 최고지' 라고 할 수 있을까?



아이와 아이 엄마를 보는 내 시선이 나의 조카가 태어난 이후 달라진 건 사실이다. 조카가 태어난 후에 시야가 더 넓어졌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관심대상이 더 늘어난 것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내가 이렇다고 해서, 아직 조카가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너도 이모가 되어보면 알거야' 라고 함부로 그들의 경험치를 낮게 평가하는 게 온당하다 볼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한다는 건, 내 시야가 넓어졌다는 게 모두 개구라...개뻥...헛소리.. 라는 걸 증명하는 게 아닌가? 임신의 경험이 없다고 해서, 아이가 아닌 동물에게 관심을 가진다고 해서, 연인이나 배우자가 아닌 동물과 함께 산다고 해서, 그것이 마치 '함께할 사람이 없어서 대체존재로' 선택한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고양이가, 햄스터가, 디지언트가 좋아서, 관심이 가서, 애정이 생겨서 선택한 것이라는 것도 그들에게는 명백한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아이에게 관심을 갖는 존재들이 반드시 '내 아이가 생겨서'인 것도 아니다. 내 임신과 출산 경험과는 무관하게 아이란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일전에 정희진 쌤 강연을 들을 때 선생님이 여성학을 공부하면서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아주 많이 받았었다는 얘길 했었다. 그중에는 '너 성추행 당했었냐?'도 있었다고 했다. 여성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성폭력 경험으로 아파서' 라는걸  전제한다고 생각한다니... 말이야 방구야.....너무 무식해서 부끄럽다 진짜.... 그게 할 말이냐.... 


으음 쓰다보니 갑자기 여기까지 왔군. 자,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애나는 디지언트에게 애정을 쏟고 시간을 많이 들인다. 디지언트와 많이 대화한다. 그리고 디지언트에게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직장동료 '데릭'과 자주 만나며 이야기를 나누고 친해지게 된다. 디지언트를 만들었던 회사는 이제 문을 닫았지만, 그들은 전직장동료로서 여전히 관계를 유지한다. 그도 그럴것이, 디지언트에게 관심과 애정과 시간을 쏟는 것을,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순 없기 때문이다. 데릭의 아내도 데릭이 디지언트에게 너무 관심을 갖는다고 불만을 갖는다. 그런 시간이 늘어날수록, 불만이 쌓여갈수록, 데릭의 마음은 애나를 향한다. 애나와는 디지언트에 대해 아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고 그래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 데릭은 아내와 사이가 점점 멀어지고 결국 이혼에 이른다. 그리고 애나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싶다. 그들이 함께 하는 시간은 자꾸 쌓이고, 데릭은 애나와의 미래를 꿈꾸는데, 아, 애나는 다른 남자인 '카일'과 사귀기 시작했고, 하아- 같이 살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애나곁의 다른 남자의 존재를 알고 인정하면서, 데릭은 애나가 카일과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희망같지 않은 희망을 품기도 한다. 카일도 어쩌면 디지언트의 존재를 꺼려하지 않을까? 



애나가 폴리토프사에 취직한다면, 그녀와 카일 사이에는 균열이 생겨날 것이다. 그 점은 데릭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훌륭한 생각은 아니지만 그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반면에 데릭이 바이너리 디자이어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이번에는 그와 애나 사이에 균열이 생겨날 것이고 언젠가 그녀와 맺어질 기회는 영영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그걸 포기할 수 있을까?

애당초 애나와 맺어질 기회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에릭은 몇 년 동안이나 자기 자신을 속여 왔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런 환상은 졸업하는 쪽이 자신을 위해서도 낫다. 결코 얻을 수 없는 것에 대한 헛된 희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으므로. (p.191)



아아, 데릭. 지금 이미 다른 남자와 함께 살고 있는 여자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나와 맺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갖고 살고 있다니. 이것은 정녕 희망인가 절망인가. 스스로도 '그녀와 그 사이에 분열이 생긴다면 나에게 기회가 올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옳은 생각이라고는, 훌륭한 생각이라고는 여기지 않지만, 그렇지만 그것이 자기 마음 속에 생겨난 솔직한 바람임을 알고 있다. 아아, 내가 맺어지고 싶은 상대가 다른 사람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데, 그렇지만, 내 마음이 한없이 착하고 선해서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행복하다면 난 괜찮아,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게 내가 할 일이지'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할 수 있는 인간은 지상에 얼마나 될까. 나 역시도 데릭이었다면, '어쩌면 칼이 디지언트를 사랑하는 애나를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르고, 그래서 둘 사이가 안좋아질 수도 있고, 그렇다면 디지언트를 함께 사랑할 수 있는 나를 찾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애나는 결국 내게로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이지,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일거야. 그러면서 스스로 그런 걸 기대하고 바라는 자신에 대해 실망하겠지. 아아, 이루지 못한 모든 사랑이여!



데릭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데릭의 마음을 아주 잘 알겠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데릭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의 내 모든 위로는 데릭 당신에게 드리겠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알아, 아주 잘 알아. 데릭... 행복하게 지내도록 해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신이 그런 걸 바란다고 해서 당신이 나쁜 놈인건 아니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생은 뭘까.

타이밍은 뭘까.

사랑은 뭘까.

기다림은 뭘까.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오늘은 데릭 때문에 너무 슬퍼서 저녁에 육개장이나 먹어야겠다.

데릭, 한국에 올래요? 내가 육개장 사줄게요. 나랑 육개장이나 한 사발 하십시다...







경험은 최상의 교사일 뿐만 아니라 유일한 교사이기도 하다. 잭스를 키우면서 애나가 얻은 교훈이 하나 있다면 지름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이 세상에서 이십 년 동안 존재하면서 습득하는 상식을 얻고 싶다면 그 일에 이십 년을 들여야 한다. 이에 상응하는 자기 발견적 방법론을 그보다 더 짧은 시간 내에 조립할 방도는 없다. 경험은 알고리즘적으로 압축할 수 없기 때문이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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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7-05-16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모두 같지 않다. 자신의 경험이 설사 자신의 세계를 넓혀주었다한들, 그것이 절대가치가 아니며 그러므로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해서 아직 뭘 모른다거나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도 안된다.‘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에요!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범하는 실수죠.
나도 나름대로 공부하고 생각할거에요. 계속 계속 말해줘요. 친구!

다락방 2017-05-16 10:48   좋아요 0 | URL
네, 좋은 책을 읽는 건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자꾸 생각할 거리가 생기고 자꾸 고민할 거리가 생기니까요. 결국 인생에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계속 고민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방법인 것 같아요.

moonnight 2017-05-16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조카아이들을 사랑하는 걸 가지고 ‘네 아이가 없어서 그렇지.‘ 라고 당연하다는 듯 말하는 사람들 많죠. 바보들-_-

다락방 2017-05-16 14:00   좋아요 0 | URL
어떻게 그렇게 단정짓고 함부로 말할 수 있죠? 아 사람들 진짜 무식해요. 조카를 사랑한다는 건, 말그대로 조카를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하아-

치니 2017-05-1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누군가에게 두리가 이제 12세가 되어간다고 하자, ˝그럼 곧 죽겠네요˝ 라고 바로 답변하길래 어찌 그리 잔혹하게 말하냐니까 개들은 원래 그 정도 사는 게 당연하지 않냐며;; 자기는 사람과도 헤어지면 그냥 다른 사람 또 만나면 되지, 라고 생각한다고...으음, 그분에게 대체 그럼 왜 이 세상 사냐고 묻고 싶었지만 참았습니다. 각자의 경험치가 다르고 그렇게 사는 사정이 있겠지 싶어서요. 있겠지만 생명 경시하는 말 아무렇게나 하는 사람하고는 대화를 이어가기 싫더라고요.

다락방 2017-05-16 14:10   좋아요 0 | URL
아, 진짜 너무 무식한 발언이네요. 정말이지 입이 있다고 말을 막하고 다니는 사람들 많은 것 같아요. 개와 같이 살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무슨 그런 막말을 하지요? 그사람은 어차피 죽을 인생 왜 사는 걸까요? 치니님이 말씀하셨듯이 그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말하게 된 어떤 사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치니님이 그 사람과 대화를 할 필요는 전혀 없어보이네요. 대화라는 게 나 혼자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액션이 있으면 적절한 리액션이 있어야 대화가 성립되는데,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뭐랄까, 벽에다 대고 얘기하는 기분일 것 같아요. 어휴..무식한 사람들... Orz

clavis 2017-05-1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그 육개장 제가 사겠습니다 데릭님도 락방님도 저도 한 그릇씩 하면서 마음을 달랩시다!오늘의 위로를 모두 그에게 주신것 고맙습니다~한국엔 언제?

다락방 2017-05-16 16:11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요. 데릭이 시간이 나야할텐데 애나 생각에 꼼짝도 안할것 같아요. 흙흙
클래비스님이 사주시는 육개장이라니. 벌써부터 가슴이 뜨거워지네요. 아아, 사랑은 아름답습니다. 하트 뿅뿅 ♡

clavis 2017-05-1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아아아 사랑이 아름답다 하셔서 다시 한번 락방님의 글을 읽었더니요ㅠ아름답긴커녕 마음만 쓰라란걸 워째요ㅠ
육개장의 맛이 아름다울 것이에요..데릭을 데려옵시다..데리릭~!!

다락방 2017-05-16 17:41   좋아요 1 | URL
크- 그렇지요. 네, 제가 잘못했어요. 제 잘못입니다. 어디 가슴 아픈 걸 가지고 아름답다고 뻥을 쳤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육개장이나 먹읍시다. 데릭, 컴온!!
 

나는 내 또래에 비해 한글을 일찍 깨우쳤다. 한글을 습득하는 것은 내게 꽤 재미있는 일이었고, 그래서인지 어렸을 적, 이모로부터 한글을 배우면서 글자 읽는 걸 즐겨했다. 국민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한 학급에 60명 넘는 아이들이 있었는데, 거기에 이미 나만큼 한글을 알고 있는 애는 열명도 채 되지 않았다. 나는 글자라면 닥치는대로 읽었다. 친구네 집이나 선생님 집, 엄마의 이웃집에 놀러가서도 눈에 보이는 책 아무거나 골라 잡아 글을 읽었는데, 이에 동네 아주머니들은 신기해하며 '너 진짜로 글자 읽어서 읽는거냐?' 고 묻고는 내게 읽어보라 시켜보기도 했다. 그렇게 내가 글자를 읽으면 아주머니들은 환호했더랬다. 어머, 얘가 읽네, 진짜 읽어! 

가끔 생각해보는데, 우리 엄마아빠가 좀 깨어있는 사람이었다면, 우리집에 돈이 많아서 내게 영재교육을 시켰다면, 어쩌면 나는 지금 어마어마한 어떤 훌륭한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평범한 집에 태어나서, 애가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응?)



엄마는 내게 세계문학전집 100권짜리 책을 사주셨지만, 그건 이미 국민학교 4학년 즈음의 일이고, 그 책들이 있기 까지는 집에 책이 있던 기억이 없다. 나는 고모네 집에 가서 나보다 2학년 앞선 친척 오빠의 국어책 읽기를 즐겨했고(정말 신나서 고모네 집에 가는 게 즐거웠다!), 어른들 신문 기사를 읽곤 했다. 이모의 어른용 책을 읽기도 했고. 내게 읽을 거리는 그게 전부였으니까. 엄마는 어릴 적에 내게 책을 읽어주었었다 했지만(그러니까 아기였을 때 말이다), 내게는 그런 기억이 전혀 없다. 너무 어릴 적의 일이라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걸 수도 있고, 엄마의 기억이 너무 과장되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일까, 나는 어린이책을 읽을 줄 모른다.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그림책과 동화책들, 그러니까 어린이책들을 읽어보고자 사서 그림을 보고 글씨를 읽노라면 나는 순식간에



??????????????????????????????????????????????????????



이렇게 되어버리고 만다. 대체 이 책을 왜 좋다고 하는걸까, 어디에서 좋은걸까, 아무리 들여다봐도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한글도 빨리 깨우쳤고!! 공감능력도 뛰어나고!! 이해심도 어마어마하고!! 개구리가 되어볼 수 있을 정도로 너그러운 사람인데!!! 그런데!!!!! 어린이책을 읽지 못하겠다. 한 번은 엄마를 원망해 투덜댄 적도 있었다. 엄마가 나 어릴 적에 책을 안읽어줘서 내가 그림책 볼 줄을 모르잖아! 하고. 엄마는 역시 대답하셨다. 아니, 읽어줬다니깐!! 하고. ... 그렇단 말이야? 믿을 수 없군. 그렇다면, 내가 왜 어린이책을 읽지 못하는거지? 왜 이 그림이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지? 아니, 애시당초 그림에 관심이 가질 않아....이 그림책 이 내용......왜때문에 써진거지? 뭘 말하는거지? 내가 너무 주입식교육에 찌들어있어서, 어린이책으로부터 주제를 찾으려하나??? 그것이 나의 문제인가??? 그렇게 어린이책을 읽지 못하는 나의 컴플렉스는 쌓여만 갔다. 아, 나는 어째서, 왜때문에 어린이책을 읽지 못하는가........ 왜 남들이 좋다는 책을 사두고도 아무 느낌이 없나...... 이런 노래 가사도 있었는데..무슨 노래였지... 



왜 아무 느낌이 없나...



아, 신해철? 커다란 무대 위... 가만, 가사를 찾아보고 오자.



커다란 무대 위 화려한 조명 속에
더 작아 보이는 너의 모습

옷자락 가득한 붉은 장미 사이로
더 창백해지는 너의 얼굴

넌 그렇게도 슬픈 얼굴로
흔한 사랑을 얘기하지만

(다시 또) 음악은 흐르고 
(춤추는) 너의 모습은 

(슬프게) 무너져 가는데 
(나는 왜) 아무 느낌이 없나

조명은 꺼지고 텅 빈 무대 위에는
아직 남아 있는 시든 꽃다발

기억나지 않는 오래된 노래 속에
다시 돌아오는 너의 느낌

넌 무대 위로 쓰러져 갈 때
웃고 즐거워하던 사람들

(다시 또) 음악은 흐르고 
(춤추는) 너의 모습은 

(슬프게) 무너져 가는데 
(나는 왜) 아무 느낌이 없나

넌 무대 위로 쓰러져 갈 때
웃고 즐거워하던 사람들

(다시 또) 음악은 흐르고 
(춤추는) 너의 모습은 

(슬프게) 무너져 가는데 
(나는 왜) 아무 느낌이 

(다시 또) 음악은 흐르고 
(춤추는) 너의 모습은 

(슬프게) 무너져 가는데 
(나는 왜) 아무 느낌이 

(다시 또)








자, 이렇게 잠깐 딴 길로 샌 뒤에 다시 돌아와서.


그런데 이런 내게! 이런 내게 딱 맞는 맞춤형 책이 나왔단다. 어린이책 읽는 법, 어린이책 읽는 가이드! 아니, 세상은 정말이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가?
















게다가 이 책을 누가 썼냐? 네꼬님이 썼다. 네꼬님이, 네꼬님이!! 꺅>.<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네꼬님이 누군가! 어린이책에 대해 맛깔스런 글을 블로그에 올려주시는 분이 아닌가. 글을 잘 쓰는것 뿐만 아니라 재미있게 사랑스럽게 쓰는 바로 그 분이, 본인이 가장 애정해마지않는 어린이책 읽는 법을 알려주신다니, 아아, 너무 고마운 일 아닌가. 책 표지에 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라고 되어있다. 이 책은 나에게 아주 맞춤한 가이드가 됨과 동시에 재미까지 보장할 만한 책이 아닐까. 네꼬님이, 재미없게 썼을 리가 없잖아? 

나, 이 책 읽으면 어린이책까지 잘 읽게 되는건가. 무릇 나는 이 세상에서, 하늘 아래 최고되는 것인가. 못하는 게 없는 바로 그런 여자사람이 되는 것인가...아아, 나의 발전의 끝은 어디인가.....
라고 네꼬님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전하는 것처럼 하면서 내 잘난척이 끝이 없구나.



아무튼지간에 나는 이 책을 사서 읽고! 지금보다 또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지고, 이 세상에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는 그런 여자사람이 되어가지고, 널리널리 이름을 퍼뜨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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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05-1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네꼬님이 쓰셨군요. 표지도 귀여운 개구쟁이같아요. ^^

다락방 2017-05-15 09:20   좋아요 0 | URL
네, 네꼬님이 책을 내셨습니다. 얼른 읽어보고 싶어서 막 몸이 꼬여요. 후훗.

비연 2017-05-15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알라디너 작가가 계속 양산중!^^ 네꼬님 멋지네요~ 관심있던 분야를 이렇게 책으로.
저도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다락방 2017-05-15 09:33   좋아요 1 | URL
네, 우리 함께 읽어봅시다, 비연님!
저는 이 책을 포함해서 우산 하나 더 받으려고 장바구니 놀이 하고 있어요. 하하하하핫.
월요일 아침부터 신나는 장바구니 놀~~이!!

moonnight 2017-05-15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당장 바구니에 담습니다. 궁금궁금 얼른 읽어보고 싶네요. 저도 네꼬님처럼 어린이책을 읽을 수 있게 되려나 꿈꿔봅니다^^

다락방 2017-05-15 11:55   좋아요 0 | URL
저도 너무나 궁금해요! 장바구니 놀이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결제를 못하고 있는데, 속히 결제해 얼른 받아보고 싶습니다. 꺅 >.<

레와 2017-05-15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슝~ 담았습니다! 네꼬님 책이라니 근사해요!!

다락방 2017-05-15 13:57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읽어봅시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기대돼요. 훗 :)

아무개 2017-05-15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이 책=시집
둘다 못읽는 인간이지만,
네꼬 님의 책이라니 꼭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 2017-05-15 13:58   좋아요 0 | URL
앗 그러고보니 저도 시를 잘 못읽는군요! 어린이책과 시집은 뭔가 같은 종족인걸까요??? 왜 나도 그 둘 다 못읽지?????

ㅇㅇ 2017-05-15 1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염, 프로폴리스가 정말 효과 있는 것 같아요? ㅜㅜ

다락방 2017-05-16 08:24   좋아요 1 | URL
저도 몇 년전에 잠깐 먹었을 때는 효과가 전혀 없는 것 같았는데요, 최근에 몇 개월간 계속 먹어서 그런지 이번 봄에는 비염을 앓지 않고 지나갔어요. 제가 해마다 봄,가을에 비염을 심하게 앓거든요. 물론, 이걸 먹고서도 효과 없다는 분들도 당연히 계십니다. 먹어봐야 자신한테 효과가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프로폴리스는 알러지 증상이 잘 나타나기로도 유명한가봐요. 후기 링크해드릴테니 꼼꼼히 살펴보시고 선택하세요. 저한테 효과 있다고 다른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https://kr.iherb.com/r/Y-S-Eco-Bee-Farms-Propolis-1000-90-Veggie-Caps/23691/?p=1

clavis 2017-05-16 15: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넘 사랑스러우셔요^^
그런 여자 사람 저도 되고파요^^

다락방 2017-05-16 16:12   좋아요 2 | URL
우리 함께 지상에 하지 못할 것이 없는, 그런 능력있는 파워 우먼이 됩시다!! ㅎㅎㅎㅎㅎ

아롱바라기 2017-05-22 0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그나저나 한글을 아니 책을 일찍 읽으셨군요 전 학교 들어가서 읽었어요 ㅎ

다락방 2017-05-22 09:05   좋아요 1 | URL
제가 국민학교에 들어갔을 때만 해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 들어와서 선생님으로부터 한글을 배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한글 떼고 학교가기 시작하더라고요...어쩐지 아이들 너무 안됐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