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에서 그렇게나 벼르고 벼르던 <리처> 를 보고 있다. 이걸 보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엇던걸까.

아무튼 시즌1은 책 <Killin Floor> 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것.


















책 [추적자] 읽은지 너무 오래되어서 이번참에 다시 읽어볼까 했는데 이 책은 아직 개정판이 나오질 않았나보다. 개정판 나오기를 기다려야지. 



자, 일단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만약 이 드라마를 먼저 봤다면 나는 잭 리처에게 매력을 느끼지도 못했을 것 같고 책을 읽었을 것 같지도 않다.

드라마에서 캐릭터는 책의 설정과 비슷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뻥이 세다고 느껴지는게 아닌가. 

책에서는 뻥이 세다고 생각해도(이를테면 시계를 보지 않고 시간을 정확히 안다든가 하는) 응, 잭 리처라면 그럴 수 있지, 싶은데  

드라마에서는 뭐야 저게, 하는 식의 설정이 너무 많이 나오는거다. 그게 그렇게 다 추측이 된다고? 하고. 



아니, 그리고 내가 며칠전에 말이야, 퇴근후 본죽에서 홍게죽 먹으면서 이 드라마 보는데 말야,

그거 러브씬 나올 분위기도 아니었는데,

잭 리처 샤워하는데 갑자기 여자 경찰 왜 홀딱 벗고 들어오지요?

죽 먹다가 화들짝 놀라서 화면 껐잖아..



기대보다 재미 없지만 어쨌든 보기는 보고 있는데, 흥미로운 장면들이 몇 개 있다.

이를테면 잭 리처가 이 마을에 와서 자기 형이 살해당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마을의 여자 경찰 로스코랑 친해지고 그녀에게 애정을 품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녀를 보호해주려고 하자 로스코가 엄청 분노하면서 '네가 지켜주지 않아도 나는 충분히 나를 지킬 수 있다!' 고 하는거다. 그 뒤로도 리처가 그녀를 걱정할 때면 그녀의 상사인 핀리 는 '로스코는 강한 사람이야' 라고 한다. 실제로도 로스코는 제 앞에 놓인 위기를 자신이 힘껏 처리해내고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돕기도 한다.


또 있다.

중간에 잭 리처가 자신의 옛 동료인 '니글리'에게 뭔가 부탁하고 만나는 장소가 스트립클럽인데, 니글리는 클럽 안에서 싫다는 스트립 걸을 강제로 무릎에 앉히고 쓰다듬는 한 남자를 보게 된다. 분노한 니글리는 참지 않긔!! 가서 디지게 패면서 '여자가 싫다고 하면 그건 싫다는 뜻이야!' 하는 거다. 나는 강제 추행을 하는 남자가 디지게 두드려맞는 장면은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싫다면서 당하고 우는 피해자를 보여주는게 아니라 디지게 맞는 가해자를 보여주는 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런 마음에 드는 장면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재미는 없는데,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은 잭 리처의 먹는 장면들이다. 책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잭 리처는 무척 잘 먹는, 양 많은 대식가란 말이지. 그런데 여기서 딱히 맛있게 많이 먹는 모습은 나오질 않고 먹는게 어째 다 샌드위치 쪼가리, 육포.. 이런 거란 말야? 흐음. 실망스러워. 그래도 최근 본 장면에서 샌드위치 먹는 거 보고 나도 맛잇는 샌드위치가 먹고 싶어졌고, 그런데 딱히 맛잇는 샌드위치를 먹으러 어디로 가야하나 알 수가 없고, 그래서 어제 퇴근길에는 그냥 버거킹을 갔단 말야? 왜냐하면 순대국밥 먹고 싶었지만, 책을 읽기 위해서는 순대국밥 먹고 다시 찻집으로 가야해서 이 모든 걸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버거킹으로 간거지. 게다가 샌드위치 대신 햄버거를 와구와구 먹으면 되고. 버거킹 앱을 보니 와퍼셋트에 치즈스틱 주는 쿠폰이 있어가지고 거기에 치즈 두 장 더 추가해서 시켜 먹는데, 아오, 왜이렇게 맛이 없냐 ㅠㅠ 오늘따라 왜케 맛없지 ㅠㅠ 내가 먹고 싶은건 햄버거가 아니라 샌드위치라 그랬나. 그냥 순대국밥 먹을걸 그랬나. 흑흑. 너무 맛없었네요. 이게 다 잭 리처 때문입니다.



아무튼 이 시즌 끝날때까지 잭 리처 제대로 된 것, 맛있는 것좀 먹어라. 보는 내가 부러울 정도로 맛잇는 것 좀 많이 먹는 장면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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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4-05-28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비주얼은 잭리처에 걸맞는거 같군요. ㅎㅎ 저는 잭 리처 읽다보면 그렇게 커피가 먹고 싶더라구요. 항상 주전자째로 주문해서 마시는 커피러버 잭... ㅎㅎ

다락방 2024-05-28 09:22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런데 드라마에선 안그래요. 실망이야, 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4-05-28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톰 크루즈 잭 리처에 대실망했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책만큼 만족스러운 잭 리처가 나올 수 있을까요ㅜㅜ;;

다락방 2024-05-28 12:37   좋아요 0 | URL
저는 잭 리처 읽기 전에 톰 크루즈를 먼저 봤었거든요. 그래서 실망이랄 게 없었는데 나중에 책 읽으면서 사람들이 왜그렇게 실망하는지 알겠더라고요. 드라마에서는 싱크로율은 괜찮은데 이야기가 좀 별로에요. ㅎㅎ 책만큼 만족스러운 영상은 나올 수 없는 거겠죠? ㅜㅜ

독서괭 2024-05-28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럴수가.. 그렇게 기대하셨는데 실망이 크시겠어요 ㅠㅠ 아쉽네요…

다락방 2024-05-28 20:56   좋아요 0 | URL
7회부터 재미있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열시청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5-28 20:58   좋아요 0 | URL
오 다행이군요 ㅎㅎㅎ

감은빛 2024-05-28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존 프라임에서 [리처] 드라마를 보고 계시군요. 저는 며칠 전에 갑자기 인도 영화 하나가 보고 싶어져서 찾아보니 아마존 프라임에 있다길래, 조금 고민하다가 앱을 깔았어요. 찾던 영화 보고 나서 또 뭐 재미있는 거 없나 뒤져보니 [리처]라는 드라마가 있더라구요. 딱 다락방님이 생각났어요. ㅎㅎ
 















어디에도 귀속되지 않은, 싱글 혹은 과부 여성이 늘어났고 이들은 경제활동을 해야 했다. 12~13세기 도시의 수공업계나 상업계는 일하고 싶어 하는 여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여성의 참여 없이는 수공업과 상업의 성장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독립적인 여성에 대한 태도는 언제나 모순된 것이었다. -p.183~184



나는 어릴 때부터 돈을 벌고 싶었다. 내 손으로 돈을 벌어서 쓰고 싶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에도 방학에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윤선생 영어교실에서 전화로 영업하는 일을 하기도 했고 베이직 청바지의 전단지 돌리는 일을 했다.


그 돈을 받아서 뭐했느냐 하면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한 것도 아니었다. 한 번은 온 가족 먹을 햄버거를 사왔고, 그 외에는 그냥 용돈에 보태 썼다. 어린 만큼 오래 일하지도 못하고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일이었지만 일한 후에 돈을 받는 건 정말 끝내주는 기분이었다. 


대학때도 내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편의점에서 일하다가 까페에서 일하기도 했고 편의점 사장님의 와이프가 운영하는 호프집에서 서빙을 하기도 했다. 편의점에 간혹 들르던 일식집 매니저는 하루는 나를 불러 돈까스를 주면서 자기네 집에서 일하면 어떻겠냐, 돈 더 주겠다, 나오기 미안하면 내가 잘 얘기해주겠다, 하는 말도 들었다. 편의점 슈퍼바이저는 편의점 사장님에게 나 돈도 올려주고 명함도 파주라고 했고, 또다른 슈퍼바이저는 손님이 천원짜리 사러 오면 만원짜리 파는 사람이라고 잘 데리고 있으라고 했다. 결국 편의점 사장은 내게 대학 졸업후 편의점을 맡아 하지 않겠냐 물었고, 나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아빠가 너무 싫어했다. 


놀랍게도 학사 경고 받았던 나는 나쁜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래봬도 첫 직장에 교수님 추천으로 들어갔다. 물론 교수님 추천으로 면접 볼 기회를 얻은 거였고 면접 보면 뽑히는 건 뭐 나한텐 일도 아녀 ㅋㅋㅋ 면접만 보면 나는 뽑힌다. 어쩔 수가 음슴. ㅋ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직장생활 하다가 2,3개월 쉬고 지금 직장으로 들어와서 여태 일하고 있다. 나는 인생에서 돈 버는 걸 쉬어본 적이 거의 없는 사람이다. 물론, 나같은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겠지만.


이렇게 돈 버는거에 환장해서 돈 돈 거리면서 돈 버는 내게 '시집가라'는 말은 너무 듣기 싫은 말이었다. 내가 이렇게 돈 벌었는데, 그 돈 가지고 혼수를 장만하라고? 그러면 그 돈 다 어디가? 없어지잖아? 도대체 억울해서 그렇게 살 수가 없었다. 엄마는 남들도 다 그렇게 산다고 했지만, 나는 남들도 왜 다 그렇게 사는지, 정말 억울하지 않은지 묻고 싶었다. 난 진짜 억울했거든. 내가 매일 출퇴근하면서 돈 버는데 그렇게 모은 돈으로 세탁기 사고 냉장고 사고 티비 사고 남자랑 살라고? 나는 남자를 정말 좋아하는 여자사람이었지만 남자랑 살기는 싫었다. 내 인생에 남자랑 알콩달콩 사는 그런 그림 같은 건 없었다. 나는 남자를 정말 좋아했지만, 돈은 더 좋아했다. 나에게 선택하라고 하면 남자가 아니라 돈이었고, 나는 어떻게 하면 남자를 만나 사랑할까 하는 생각은, 남자를 좋아해도 한 적이 없고, 어떻게 하면 이걸 돈으로 연결시킬까 하는 생각은 수시로 했다. 어떻게 돈을 더 벌지? 어떻게 이걸 돈으로 연결시키지? 하는 그런 생각. 그런 생각 한 거에 비해 돈을 버는 수단이래봤자 딸랑 직장생활 하나인데, 그건 왜 때문이냐면, 내가 이렇게하나 저렇게하나,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제일 마음 편해한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늙어가고 있고 앞으로 더 늙어가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은 계속 벌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회사의 퇴사도 생각하고 있지만 퇴사 후에도 나는 어떻게든 돈을 벌것이다.  나는 돈을 버는게 너무 좋고 내가 번 돈으로 여행도 다니고 책도 사고 술도 마시고 조카들 맛있는 것도 사주는 게 너무 좋다. 행복하다. 역시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해, 라는 생각을 수천번 한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싱글을 선택할 것이고, 다시 태어나도 돈을 버는 삶을 택할 것이다. 사실 우리 집이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없어서 등록금도 못내고 그런것도 아니었는데(다 엄마의 노력이었다) 나는 왜이렇게 돈을 좋아하는지, 돈 버는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나는 내가 돈 버는 싱글 여성이라는 것이 진짜 자지러지게 좋다. 개만족이다. 물론, 앞으로 나를 책임지는 것도 나 밖에 없다는 것이  때로는 걱정스럽지만, 그런데 나는 또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한다. 면접 보면 다 붙어버리는 인상에 돈을 벌겠다는 의욕 뿜뿜한 사람인데, 뭐, 왜. 난 다 잘 해낼 것이다. 난 세상에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내가, 조금 더 일찍 태어났다면 심한 고문을 당하다 죽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읽으면서, 마녀사냥 부분을 읽으면서 했다. 사실 돈 버는 싱글 여성을 미워하는 건 지금이라고 아예 없는 일은 아니다. 나는 그것은 경제력을 가진 자유로운 여성에 대한 질투와 시기 혹은 열등감과 분노에서 온다고 생각하는데, 마녀사냥이 일어났던 당시에는 거기에 더해 착취가 가능한 약한 대상으로 보였던 것이기도 하다. 


12-17세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맹위를 떨쳤던 마녀사냥은 여성을 통제하고 종속시키려는 매커니즘의 하나였다. 농민이든 장인이든. 경제적 성적 독립성을 갖고 있는 여성은 등장하고 있던 부르주아 질서를 위협하는 것이었다. -p.187



경제력과 독립성을 가진 여자가 세상에 굴복할 일이 뭐가 있담. 이미 천하무적인데. 나는 여자가 강해지기 위해서는 남자를 옆에 두는 게 아니라 돈을 옆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독립성 가지고 있지 경제력 가지고 있지, 그러면 더 필요한 게 뭐야? 그러니 이런 여자가 뭐 어디 누구한테 벌벌 기기를 하겠나 아쉬운 소리를 하겠나. 그런 여자가 꼴보기 싫고 그런 여자로 하여금 말을 듣게 하려면 거대한 미움과 폭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자, 혼자인 저 여자의 돈을 뺏자, 저 여자 기를 꺾자, 고문해버렸!!



마녀사냥이 전반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것은 단순히 새로운 자본주의 세력에 직면하면서 쇠퇴한 구질서가 낳은 것이거나 시대를 초월한 남성 가학성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여성의 반란에 대해 새로운 남성 지배 계급이 내놓은 반응으로 보인다. '쫓겨난' 가난한 여성, 즉, 생계수단과 기술을 박탈당한 이들은, 박탈한 이들에게 맞서 싸웠다. -p.188



지켜줄 사람이 없이 혼자이니 돈 빼앗기 좋았던 위치에 있었던 싱글 여자들. 그 여자들을 고문하면서 마녀라는 자백을 받아내려고 했지만, 마녀가 아니니까 아니라고 부르짖어도 자백할 때까지 그들을 고문하고, 만약 거기서 힘들어서 내가 마녀 맞다, 라고 자백하면 또 마녀라서 죽이고. 그러니까 죽이려고 잡아갔고 자본을 축적하려고 잡아갔다. 혼자 돈을 버는 여자들을. 내가 이 때 태어났으면, 죽었겠구나. 돌 맞았겠구나.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겠구나. 내가 아주 꼴보기 싫었겠구나, 나를 멸하고 싶었겠구나. 나는 처형된 수십만 명의 마녀중 하나가 되었겠구나.




마녀로 처형된 이의 수는 수십만에서 천만까지 어림의 폭의 크다. 이런 처형은 관료적으로 기록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역사가들은 이 세기들 동안 화형을 당한 남녀의 숫자를 살피는 일에 별 수고를 들이지 않아 왔다. 서독 페미니스트들은 마녀로 화형당한 이의 수가 나치 독일 아래서 사망한 유대인 수와 거의 같다고, 즉 6백만에 달한다는 연구를 내 놓는다. 역사학자 쇼르만(Gerhard Schormann)은 마녀를 죽이는 것은 '전쟁 때문에 일어난 일을 제외하면, 인간이 저지른 가장 큰 규모의 집단 살인'이라고 했다. (Der Spiegel, no, 43, 1984) -p.192



전쟁때문에 일어난 일을 제외하면 인간이 저지른 가장 큰 규모의 집단 살인이, 경제력 있는 싱글 여성들에게 행해졌다. 하- 진짜 좆같은 세상이었다. 좆같은 세상인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돈을 벌것이고 돈을 버는 나에 대해 글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돈을 버는 이야기를 쓰는 것을 읽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돈을 잘 벌어서가 아니라(잘 못번다), 아주 많은 여성들이 그러한 것처럼, 내가, 여기에서, 돈을 벌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으로 같은 처지의 여성들이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 경제력과 독립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 살고 싶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살고자 하는 여성들을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니까. 아오- 진짜 킹콩처럼 가슴을 두드리고 싶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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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4-05-28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싱글로 벌어서 버는 거에 맞춰 자유롭게 살고 싶었는데.........

<시녀이야기>에서 여성 계좌부터 뺏는거, 진짜 열받았어요.

다락방 2024-05-28 12:33   좋아요 2 | URL
맞아요 건수하 님. 시녀이야기에서 경제력 먼저 뺏어버리죠.

<그이는 마음에 걸리지 않는 거야. 그이는 전혀 마음 쓰지 않아. 어쩌면 오히려 잘됐다고 여길지도 몰라. 우리는 더 이상 서로의 것이 아니야. 이젠, 내가 그의 것이 되어 버린 거야. 무가치하고 부당하고 비현실적이었다. -시녀이야기, p.313>

미미 2024-05-28 10: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을 다시 하게 된 여러 이유 중에 다락방님의 이런 글이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돈 버는 거 너무 좋아요!! 특히 내가 번 돈을 나를 위해 쓰는 것ㅋㅋㅋㅋㅋㅋ 저도 대학 다니기 전부터 전단지도 돌리고 맥도날드에서도 알바하고 결혼 전까지 거의 쉬지 않고 일을 (다만 한 군데 오래 못 있고 여러 직장을 전전한 당시 전형적인 ENFP)했거든요.

결혼 후에는 고작 몇 년 일했었는데 그동안에 자존감이 뚝 떨어지더군요. 거기에는 자기 밥벌이를 스스로 하고 말고에서 비롯되는 ‘자립적으로 살아가는 능력‘이 작용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다락방님 글 읽고 결혼보다 일을 택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길!! 쿵쿵!! >.<

다락방 2024-05-28 12:36   좋아요 2 | URL
경제력이 자존감하고 이어지는 건 필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아요. 그렇게 자존감이 높아지는 여성을 사회는 꼴보기 싫어하는 것 같아요. 저 여자들의 돈을 빼앗아서 우리 배를 불리고 저 여자들의 존재도 지워버리자! 그렇게 마녀사냥이 이루어진거겠죠. 저 때 태어났으면 나는 나 스스로 잘났다는 이유로 고문과 죽임을 당했겠구나 싶더라고요. 정말이지 여자에겐 너무 가혹한 세상이었어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요.

미미 님, 돈 열심히 벌고 즐겁고 씩씩하게 살아갑시다!!

햇살과함께 2024-05-28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녀사냥 부분 정말...빡치며 읽었던...
저는 돈 벌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계속 벌어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역사 과정에서, 남성이 외부 자연 세계와 맺는 대상-관계에 대해갖는 생각은 자신의 신체기관들을 그리는 상징들 속에 표현되어 있다. 남성 생산성의 상징으로 부각되는 첫 번째 신체기관이 도구를 제작하는 주된 수단인 손이 아니라 남근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이는 초기 여성 경작자들이 사용했던 땅 파는 막대기와 호미를 쟁기가 대체하는 단계에서 일어난 일일 것이다. 일부 인디언 언어에는 쟁기와 남근이 유사하다. 벵골 속어에서 남근은 ‘도구‘ yantra라고 불린다. 물론 이런 상징주의는 외부 자연에 대한 도구적 관계만이 아니라, 여성과의 관계도 표현하고 있다. 남근은 여성을 대상으로 일을 할 때 사용하는도구, 쟁기, ‘물건‘이다. 북인도 언어들에서는 ‘일‘과 ‘성교를 같은 단어 ‘캄‘kam으로 표현한다. 이런 상징주의를 통해 보면, 남성에게 여성은 외부 자연임을 의미한다. 여성은 남성이 씨(정액)를 뿌리는 대지이자 밭이고 도랑(시타 Sita, 힌두교 여신)이다. - P144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성의 기술이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에서 계속 생산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여성은 새로운 것을 생산했다. 한편, 사냥 기술은 생산적이지 않았다. 사냥에 적절한 도구는 다른 생산적 활동에 사용될 수 없었다. 돌도끼는 달랐지만, 활과 화살과창은 기본적으로 파괴를 위한 수단이었다. 이들은 동물을 죽이는 데만 사용되지 않고, 사람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중요성이 있었다.
바로 이런 사냥 도구의 성격이 이후 불평등하고 착취적인 사회적 관계들뿐 아니라 남성의 생산성이 더욱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기를 제공하는 사냥꾼이 공동체의 영양 수준을 높였기 때문에 그런 발전이 나온 것은 아니다. - P153




남성의 생식 기관 혹은 생산에 관계되는 기관인 고추는 도구이며 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들은 사랑을 나눈다고 할 때도 고추를 사용하지만 강간을 할 때도 고추를 사용한다. 활과 화살과 창이 사냥을 함과 동시에 파괴하는 수단인 것은 남성의 성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남성의 성기 역시 어떻게 기능하느냐에 따라 파괴의 도구가 된다. 그 도구는 '삽입' 함으로써 생산을 하고, 같은 단어인 '삽입'을 함으로써 강간을 한다. 남성의 성기가 무기이자 도구이기도 하다는 것은 삽입이란 단어에서도 알 수 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어맨다 몬텔'이 [워드 슬럿]에서 이미 말했던 터다.



사회언어학 수업에서, 나는 젠더 스테레오타입이 영어에 숨겨진 미묘한 방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어떻게 '삽입'이라는 단어가 섹스가 남성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는 발상을 함축하며 이를 강화하는지 등을 배웠다. 마치 섹스는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것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삽입의 반대는 흡입이라 부를 수 있다. 우리가 섹스를 말할 때 쓰는 용어에 따라서 삶이 얼마나 달라질지 상상 가능한가? 여성이 성적인 시나리오에서 주인공으로 조명된다면, 여성의 오르가슴은 남성의 그것과 달리 궁극적인 목적이 되지 않겠는가? 이런 질문은 내 마음을 앗아 갔다. -p.28









여성의 질과 자궁은 파괴의 기관이 아니고 여성은 섹스를 할 때 흡입한다 말하지 않는다. 흡입이란 단어를 사용하면 좀 더 여성 주체적이 되는걸까? 그런데 흡입하기 싫은데? 남성의 성기가 생식기관일 뿐만 아니라 파괴의 도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들이 손으로 만들어내는 도구 역시 사냥 뿐만 아니라 파괴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여자들은 생산을 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남자들에게 착취와 억압을 당한다. 정말 징글징글하다.


남성의 성기가 무기이기도 하다는 것은, 정찬 작가도 알고 있었다.




누가 영서의 아버지죠? 남성이에요. 단순하고 막연한 대답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저에겐 단순하지도 않고 막연하지도 않아요. 생명의 문제에서 여성은 가해자가 될 수 없어요. 신은 여성에게 남성의 발기된 성기와 같은 폭력의 무기를 주지 않았어요. 이런 점에서 여성은 숙명적으로 희생자예요. 저는 영서가 여성이었음을 알았을 때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느꼈어요. 기쁨의 이유는 가해자적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 때문이며, 슬픔의 이유는 희생자적 존재라는 사실 때문이었어요. 모든 남성이 가해자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해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뜻이죠. 마찬가지로 모든 여성이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갖고 있지요. (<희생>, 115쪽)










여성이 생산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아니다, 이건 옳지 않다. 참이 아니다.

남성이 생산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생산에 관여할 수 있지만,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시작됐다.

만약 남성이 임신할 수 있었으면, 그렇다면 달랐을까? 자신의 몸으로 임신할 수 있고 출산할 수 있었다면, 자기가 낳은 아이에 대해서 친자 확인을 할 필요가 없엇다면, 자신이 아이를 낳음으로써 종족을 번식시킬 수 있었다면, 그렇다면 그들은 자신의 성기를 파괴하는데 쓰지 않앗을까? 잘 모르겠다.


대부분의 범죄는 열등감에서 비롯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기 보다는 내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나보다 잘난 사람을 파괴하는 데에서 범죄는 발생한다. 나는 남성이 도구를 만들어 파괴로 이어지는 지점도 스스로가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없다는 열등감에서 비롯했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것은 여성을 사유재산으로 만들고 여성의 최고 미덕을 정절이라 세뇌시켰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자신의 손 안에 쥐기 위한 방법.


남자들은 자신의 생식력 없음에 열등감을 갖고 있고 그것은 여성들의 생식력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원초적 어머니에 대한 두려움은 근본적으로 그녀의 생식력에 대한 두려움임이 밝혀졌다.


줄리아 크리스테바, 『공포의 권력』 - P46












피셔E. Fisher는 남녀 사이의 지배 관계는 남성이 자신의 재생산능력을 발견해야만 수립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피셔에 따르면 이런 발견은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동물을 길들이는 것-특히 사육하는것-과 함께 진행된다. 목축민은 황소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소를임신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는 약한 동물들을 거세하고 없애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했다. 그리고 유력한 황소 한 마리가 남아, 목축유목민이 생각하기에 암소를 임신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기간에 이용되었다. 암컷들은 성적 강제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야생의 자유로운 섹슈얼리티가 강제적으로 경제의 대상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강제적 경제는 무리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경제이다.

암컷의 무리를 만들고, 여성을 납치 강간하고, 부계를 따라 후손과 상속이 이어지도록 가부장제를 수립한 것은 이런 새로운 생산양식의 일부라고 할 만하다. 여성 또한 같은 경제적 논리의 대상이 되었고, 움직이는 재산의 일부가 되었다. 여성은 가축이 되었다. - P156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남성의 성기가 무기이기도 하다는 것을, 파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그것은 어쩐지 남성의 성기가 없는 다른 존재들을 약하게 만드는 것 같아 그렇게 인정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남성의 성기가 파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뉴스를 접하게 된다. 이 파괴를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추와 파괴를 어떻게 해야 떼어놓을 수 있을까? 


계속 읽어보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성과 자연, 남성과 남성, 남성과 여성 사이의착취적인 지배 관계가 생겨난 것은 사냥기술 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 P155

사실 큰 게임에 나가는 모든 사냥꾼은 사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여성이 구해온 음식을 먹고 사냥터로 향했다. - P148

사냥꾼이 여성보다 이렇게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이들 저자들에 따르면, 집단으로 사냥을 하면서 익힌 ‘긴밀한 유대의 규율‘이었다. 남성 우위의 근원에는 ‘남성 사이의 긴밀한 유대‘의 규율이 있다는 발상은 타이거가 일찍이 집단을 이루는 남성 Men in Groups(1969)에서 발전시킨 바 있다. - P150

a. 사냥꾼의 주 도구들은 생명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해치는 것이다. 그 도구들은 기본적으로 생산수단이 아니라 파괴수단이며, 동료 인간을 강제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b. 이를 통해 사냥꾼은 동물과 인간 등 살아있는 존재에 대해 지배력을 갖게 된다. 이는 그들 고유의 생산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이들은 (채집자처럼) 과일과 식물, 그리고 동물을 전유할 뿐 아니라, 무기를 이용하여 다른 (여성)생산자도 전유할 수 있다.
C따라서 무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대상관계는 기본적으로 약탈적이며 착취적이다. 사냥꾼은 생명을 전유하지만, 생명을 생산하지는 못한다. 이는 적대적이며, 상호작용이 안 되는 관계이다. 생산과 전유의 착취적인 관계는 결국 모두 강압수단인 무기에 의해 지탱된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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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5-27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흡입이라는 단어도 좀….. 싫기는 마찬가지~!! ㅋㅋㅋㅋ

다락방 2024-05-27 18:22   좋아요 1 | URL
흡입이란 단어도 흡입 행위도 별로에요. 흡입하고 싶지 않아요 -.-

단발머리 2024-05-27 2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남근이 시각적으로 ‘확연히‘ 구분되지 않다가, 않았다가.... 구분되는(?) 그런 변화가 가능하기에 특별한 숭배의 대상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또 한 가지는 임신시킬 수 ‘있는‘ 힘에 있겠죠. 그건 여성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구요.
그 자체가 역동적인건 아닌데 그렇게 보이는.... 그런 측면 때문에 남성 성기에 대한 과도한 망상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2의 성>에서 보부아르가 그 부분에 대해 제일 중립적이고 사실적인 태도로 설명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락방님 페이퍼 쭉 따라 읽다 보니까, <제2의 성>이 떠오릅니다!!

다락방 2024-05-28 07:40   좋아요 0 | URL
저는 임신이 랜덤이었다면 정말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오늘의 섹스로 임신하게 되는것은 여자인 나일 수도 있고 남자인 너일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강간에 대해서도 강간피해 여성일 수도 있고 강간 가해 남성일 수도 있다면, 지금보다 성범죄가 확연히 줄어들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이를 열달 동안 품고 그 아이를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 여자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지금 이 지경이 된 것 같아요. 아 너무 싫어요 정말 ㅠㅠ

달자 2024-05-27 23: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게도 고추가 파괴적이라면 고추를 파괴하고 싶네요.....

다락방 2024-05-28 07:38   좋아요 1 | URL
달자 님의 생각이 제 생각과 같습니다.
 

꿈에 결혼을 했다. 아니 왜 ㅋㅋㅋ 아무튼 결혼을 했는데 결혼식을 한 건 아니고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 같이 살고 있었다. 

남편은 착한 사람이었다. 착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고 알라딘의 내 글도 다 읽는 사람이었다. 꿈에서는 내가 아는 사람이었는데 깨고 나니 누군지 전혀 기억이 안나네? 여하튼 그렇게 착하고 좋은 남자라고 생각한 남편에게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고 그것 때문에 나는 크게 당황하며, 아니 대체 내가 왜 이 남자랑 결혼한거지? 하고 급 후회를 하게 되는데..............그게 뭔지는 빔! 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샀다.

좀 많이 샀다.

어떤 날은 박스를 풀지 않은 채로 그냥 지나가기도 했다.

어쨌든 주말 전에 다 풀긴 했다.



자, 뭘 이렇게 많이, 왜 샀는지 어디 한 번 다락방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자. (응?)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이번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인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샀다. 마르크스, 마르크스 그 이름도 유명하고 마르크스 하면 자본론 딱 나오긴 하지만, 사실 나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어본 적이 없다. 일전에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읽기는 했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또 기초를 새기자 하는 마음에서 샀다. 사놓고 어제 조금 읽었는데 와.. 꿀잼이다. 너무 재미있어. 내친김에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자본론도 살까? 하다가 참았다.


박완서의 [나목]은 투비에서 이벤트 중이길래 샀다. 나목 읽고 서평이든 뭐든 쓰면 1등이 백만원이래. 그래서 사긴 했는데 과연 내가 읽을지, 읽는다면 쓸지.. 모르겠다. 사면서도 '내가 과연?' 햇으니까.


[when stars are scattered]는 알라딘에서 영어책 읽는 모임의 도서인데, 그래픽 노블이라고 해 글씨가 소설보다 적을 것 같아 샀다. 사실 그 미아 텅인가 나오는 그 책도 원서 사뒀는데 어디 나도 한 번, 하고 읽어보려다가 안읽었단 말이지? 그래 이 책은 읽어보자 하고 샀는데 또 사놓기만 하는건 아닐지... 영어책 안읽은지 오만년 됐는데, 그래도 나름 듀오링고 연속학습 167일에 빛나는 사람이다. 


강남순의 [철학자 예수]는 사실 신간 나온거 보고 흥미로운 제목이라 살까 했지만 강남순이라서 그냥 안사고 넘어갔던 부분이다. 강남순은 페미니즘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책 한 권 안읽었어도 그 이름을 알고 있는 유명한 여성학자인데, 음, 나랑은 여성주의를 대하는 입장이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모두가 나랑 같은 관점 혹은 가치관을 가질 수는 없지만, 나는 '여성을 향한 폭력은 무조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강남순을 비롯한 어떤 여성주의자들에게는 그 가해자가 누구이냐에 따라 좀 판단이 달라진다는 걸 알게된거다. 나는 그 지점이 용납되지 않는다. 왜 '내가 아는 어떤 남자' 라면 그 성폭력의 가해가 그렇게까지 비난받을 일이 되지 않는걸까. 

정희진 선생님에 대해서도 일전에 어떤 리뷰어가 선생님의 사설을 읽고 '선생님으로 시작했지만 이제 버립니다' 라고 쓴 후기를 본 적이 있는데, 나는 그 후기를 써야했던 그 마음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나는 그 후기를 쓴 사람과 같은 마음이기 때문이다. 아, 그래도 나는 여전히 정희진 선생님의 방송을 듣고 여전히 존경하지만, 그 실망과 돌아서야 하는 마음에 대해 공감한다는 거다. 아무튼, 철학자 예수는 읽어볼 거다.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서 좀 흥미가 생겼거든. 그건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를 읽고 그렇게 되었다. 


















'루시아 벌린'의 책은 일전에 [내 인생은 열린 책]을 읽었었고 그 뒤로는 굳이 찾아 읽진 않아도 되는 작가로 나는 기억하고 있는데, 얼마전에 시사인에서 이 책, [청소부 매뉴얼]의 리뷰를 읽고 어디 다시 한 번 읽어보자 하고 사게 되었다. 


[캣퍼슨]도 어딘가에서 뭔가를 보고 사게 되었는데, 그동안 이 책을 사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싫어할 것 같았기 때문이고... 아무튼 이번에 샀는데 사서 받자마자 '어쩐지 내가 싫어할 것 같다'는 느낌이 또 들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물론 펼쳐봐야 알 일이지만 어째서 다 읽지도 않고 팔아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벚꽃 흩날리는 밤]은 왜 샀는지 기억이 안난다. 사람이 어떻게 모든걸 다 기억하고 사나요?


언젠가부터 뭔가 질려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더이상 읽지 않게 되었는데, 최근에 알라디너의 리뷰를 보고 오오, 이번엔 한 번 다시 읽어볼까 하고 사게 되었다. 

















[고비키초의 복수]는 낯설다. 내가 언제, 왜 샀는지 모르겠다.


[단순한 과거]는 ㅈㅈㄴ 님의 페이퍼 보고 샀다. 사는 건 정말 잘 산다.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는 요즘 좋은 평이 많이 올라오길래 오오 어디 나도 한 번, 하고 샀다.


[그럴 땐 몰타]는 몰타 갈라고 샀다.


[극우주의와 기독교]는 전광훈도 그렇고 아무튼 좀 읽어볼라고 샀는데 어제 절반 읽었는데 오늘 아침에 아무것도 기억 안나는 이 놀라운 기억력 어쩌면 좋아? 아무튼 나머지 절반의 부분도 읽어볼 것이다.




어제 티비를 보다가 한 치킨 광고를 봤는데, 광고의 시작에 갓난 아기가 나온다. 아기를 간신히 재운 부부가 치킨을 시켜 먹는데 치킨의 바사삭 소리에 아기가 깰지도 모른다, 뭐 그런 내용의 광고였다. 그런데 잠든 갓난 아기가 너무 예쁜거다! 나는 얼른 단톡방에 들어가 여동생과 남동생에게 말했다. "둘 중 하나가 아이 좀 낳아줘. 갓난 아기 너무 보고싶네. 막내도 컸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 그러자 둘다 '언니(누나)가 낳아!" 하는 답을 보내왔다. 그래서 내가 다시 보냈다. "아니, 나는 힘든 육아는 패쓰하고 예뻐해주고만 싶어..." 그러자 여동생이 "똥기저귀 갈아보란 말야!" 했다. 미안..


아, 아가 너무 예쁘네. 이렇게나 아가가 너무 예쁘니 결혼하는 꿈을 꾼건가? 



아무튼 이만 줄인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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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5-2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마르크스 자본론>은 저도 빌려서 봐야겠어요. 그리고 강남순 교수 책은 도서관에 신청해야겠구요.
무엇보다! 전 다락방님에게 예수라는 인물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킨 ‘폴 존슨‘의 [유대인의 역사]를 읽어보겠어요!
반드시!!

자, 그럼 다음 페이퍼 들어오세요!

다락방 2024-05-27 09:47   좋아요 2 | URL
[유대인의 역사]는 참 유익했어요. 제가 너무 천천히 오래 걸려 읽은 책이라 내용 파악을 완전히 다 하진 못했지만 언젠가 다시 한 번 제대로 읽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건 퇴사를 한 뒤에... 그러고보니 퇴사 하고 각잡고 다시 읽을 책이 왜이렇게 많은지 원. 제 삶, 이대로 괜찮은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페이퍼는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로 가보도록 할게요. 뿅~

잠자냥 2024-05-27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 결혼 축하해요!
제가 축의금 1억 보낸 거 알죠? (꿈에) ㅋㅋㅋㅋㅋㅋ
근데 저 그 비밀 뭔지 알 거 같아요. 그게 안 됐구나.....안 됐어.. 쯧쯧... 안 선 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루시아 벌린 책 최근에 시사인에서 소개했어요? 저도 몇 권 읽고 더 손이 안가는 작가이긴 한데... 사두고 안 읽은 것까지는 읽어야지;
그나저나 캣퍼슨은 징짜 다락방 님이 안 좋아할 거 같음. 나도 안 좋아할 거 같아서 안 사고 안 읽을 예정;; 표지부터 너무 별로입니다.
<벛꽃 흩날리는 밤>은 제가 맞혀볼게요. 추리소설 마니아 뽀 님 페이퍼나 뽀 님 영향으로 산 거 아닌가효?

다락방 2024-05-27 09:50   좋아요 2 | URL
제가 그 비밀이 뭔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안 선 건 아니지만, 어쨌든 잠자냥 님은 진짜 나를 너무 잘 알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사인에 서평 코너 있는데 거기에 언급된 책이었어요. 읽어보니까 어디 한 번 다시 읽어볼까 하게 되었죠. 그런데 어쩐지 그래도 안좋아할 것 같아요. 캣퍼슨은 정말 받자마자 후회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역시 난 아닐 것 같다... 뭐 이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뽀 님이 최근에 벚꽃에 대한 평을 썼다면 아마 잠자냥 님 추측이 맞을 겁니다. 왜 샀는지 모르겟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꿈에서라도 축의금 고마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5-27 11:41   좋아요 1 | URL
나 이제 알겠음요 ㅋㅋㅋ 다락방님이 잠자냥님 왜 좋아하는지 ㅋㅋㅋㅋㅋ잠자냥님 야한 농담 넘나 잘하시네! 🤪🤪🤪

잠자냥 2024-05-27 10:40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다락방을 좋아합니다. 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5-27 12:0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쓰지 않은 것까지 알아봐주시는 잠자냥 님이십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5-27 12:30   좋아요 1 | URL
자나 깨나 다락방 생각에 이제는 다락방 무의식까지 꿰뚫어 보는 잠자냥

단발머리 2024-05-27 12:31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참~~~ 야한 거 종종 쓰시던데 그 너머를 알아채는 안목을 ㅋㅋㅋㅋㅋ 전 감당하기 어렵네요ㅋㅋㅋㅋ

독서괭 2024-05-28 06:18   좋아요 1 | URL
저도 그거일 거라 생각했는데 그거 아니었어요? ㅋㅋㅋ

다락방 2024-05-28 07:42   좋아요 1 | URL
아니 그게 그게 아니긴 한데요 그게 또 막 아닌건 아니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5-28 08:25   좋아요 1 | URL
아… 작았구나…….

다락방 2024-05-28 08:42   좋아요 0 | URL
아이참 그게 아니라요,

2024-05-28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5-28 08:43   좋아요 1 | URL
충격실화; 독서괭님, 잠자냥님 제치고 다락방님 꿈 분석의 달인으로 등극!!

2024-05-28 08: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4-05-28 08:44   좋아요 1 | URL
충격실화; 이 댓글 보기 가능한 3명에게만 밝혀지는 다락방의 민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5-28 08:46   좋아요 1 | URL
충격실화; 이 댓글 잠자냥님과 단발머리에게만 보이는 것으로 밝혀져…

다락방 2024-05-28 08:48   좋아요 1 | URL
저 육성 터졌네요. 독서괭님 보이라고 비댓 썼는데 잠자냥 님과 단발머리 님이 읽게 되시다니. 이렇게 내 비밀 세 명에게 탄로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5-28 08:49   좋아요 0 | URL
🤣🤣🤣🤣🤣

잠자냥 2024-05-27 1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참 그리고 투비에서 1등하렴! 그거 응원 많이 해주면 유리한가...? 응원 마니 해줄게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4-05-27 10:09   좋아요 1 | URL
듄 하고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읽기가 시급해요.. 😭

blanca 2024-05-27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나목 다시 재장정 너무 이쁜 거 나와서 사려고 대기 중인데, 그런 이벤트가 있다면, 투비를 시작해야 하나 ㅋㅋ 고민하는 탐욕스러운 인간이네요. 아, 그리고 <캣펄슨> 생각보다 괜찮아요...

다락방 2024-05-28 07:41   좋아요 0 | URL
블랑카 님, 탐욕이라뇨! 그것은 전혀 탐욕이 아닙니다. 사람이 말이지요, 돈을 벌 기회가 있다면 바싹 벌어줘야 합니다. 기회를 잡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5-28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소부 매뉴얼 엄청 두꺼웠던 것 같은데, 저 책탑에 있으니 왜 이리 노말해 보이죠?
자본론은 읽는 책마다 안 나오는 곳이 없으니,, 저도 쉬운 책으로 읽어야겠어요!
 

‘가부장제‘ patriarchy는문자로는 아버지의 지배를 의미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아버지의 지배‘를 넘어, 남편, 남자 상사, 대다수 사회 기구와 정치경제 영역에서 군림하는 남성의 지배를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이른바 ‘남성의 리그‘ 혹은 ‘남자의 집‘이라는 말이다. - P109

페미니스트 집단 내의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열관계에 대해서는 모두 대항하고 나선다는 점에서 페미니스트들은 하나이다. 이들은 서열관계를 더 이상 생물학적 운명으로 받아들이디 않으며, 종식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P119

역사 과정에서, 남성이 외부 자연 세계와 맺는 대상-관계에 대해갖는 생각은 자신의 신체기관들을 그리는 상징들 속에 표현되어 있다. 남성 생산성의 상징으로 부각되는 첫 번째 신체기관이 도구를 제작하는 주된 수단인 손이 아니라 남근이라는 점은 흥미롭다. 이는 초기 여성 경작자들이 사용했던 땅 파는 막대기와 호미를 쟁기가 대체하는 단계에서 일어난 일일 것이다. 일부 인디언 언어에는 쟁기와 남근이 유사하다. 벵골 속어에서 남근은 ‘도구‘ yantra라고 불린다. 물론 이런 상징주의는 외부 자연에 대한 도구적 관계만이 아니라, 여성과의관계도 표현하고 있다. 남근은 여성을 대상으로 일을 할 때 사용하는도구, 쟁기, ‘물건‘이다. 북인도 언어들에서는 ‘일‘과 ‘성교를 같은 단어
‘캄‘kam으로 표현한다. 이런 상징주의를 통해 보면, 남성에게 여성은 외부 자연임을 의미한다. 여성은 남성이 씨(정액)를 뿌리는 대지이자 밭이고 도랑(시타 Sita, 힌두교 여신)이다. - P144

사실 큰 게임에 나가는 모든 사냥꾼은 사냥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여성이 구해온 음식을 먹고 사냥터로 향했다. - P148

사냥꾼이 여성보다 이렇게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이들 저자들에 따르면, 집단으로 사냥을 하면서 익힌 ‘긴밀한 유대의 규율‘이었다. 남성 우위의 근원에는 ‘남성 사이의 긴밀한 유대‘의 규율이 있다는 발상은 타이거가 일찍이 집단을 이루는 남성 Men in Groups(1969)에서 발전시킨 바 있다. - P150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성의 기술이 말 그대로 진정한 의미에서 계속 생산적이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여성은 새로운 것을 생산했다. 한편, 사냥 기술은 생산적이지 않았다. 사냥에 적절한 도구는 다른 생산적 활동에 사용될 수 없었다. 돌도끼는 달랐지만, 활과 화살과창은 기본적으로 파괴를 위한 수단이었다. 이들은 동물을 죽이는 데만 사용되지 않고, 사람도 죽일 수 있다는 사실에 그 중요성이 있었다.
바로 이런 사냥 도구의 성격이 이후 불평등하고 착취적인 사회적 관계들뿐 아니라 남성의 생산성이 더욱 발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고기를 제공하는 사냥꾼이 공동체의 영양 수준을 높였기 때문에그런 발전이 나온 것은 아니다. - P153

a. 사냥꾼의 주 도구들은 생명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해치는 것이다. 그 도구들은 기본적으로 생산수단이 아니라 파괴수단이며, 동료 인간을 강제하는 수단으로도 사용될 수 있다.
b. 이를 통해 사냥꾼은 동물과 인간 등 살아있는 존재에 대해 지배력을 갖게 된다. 이는 그들 고유의 생산력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이들은 (채집자처럼) 과일과 식물, 그리고 동물을 전유할 뿐 아니라, 무기를 이용하여 다른 (여성)생산자도 전유할 수 있다.
C따라서 무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대상관계는 기본적으로 약탈적이며 착취적이다. 사냥꾼은 생명을 전유하지만, 생명을 생산하지는 못한다. 이는 적대적이며, 상호작용이 안 되는 관계이다. 생산과 전유의 착취적인 관계는 결국 모두 강압수단인 무기에 의해 지탱된다. - P154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성과 자연, 남성과 남성, 남성과 여성 사이의착취적인 지배 관계가 생겨난 것은 사냥기술 같은 것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 P155

피셔E. Fisher는 남녀 사이의 지배 관계는 남성이 자신의 재생산능력을 발견해야만 수립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피셔에 따르면런 발견은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동물을 길들이는 것-특히 사육하는것-과 함께 진행된다. 목축민은 황소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소를임신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는 약한 동물들을 거세하고 없애는 것으로 귀결되기도 했다. 그리고 유력한 황소 한 마리가 남아, 목축유목민이 생각하기에 암소를 임신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기간에 이용되었다. 암컷들은 성적 강제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야생의 자유로운 섹슈얼리티가 강제적으로 경제의 대상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강제적 경제는 무리의 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경제이다.
암컷의 무리를 만들고, 여성을 납치 강간하고, 부계를 따라 후손과 상속이 이어지도록 가부장제를 수립한 것은 이런 새로운 생산양식의 일부라고 할 만하다. 여성 또한 같은 경제적 논리의 대상이 되었고, 움직이는 재산의 일부가 되었다. 여성은 가축이 되었다. - P156

그러므로 노예제는 무역에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남성이 무기를독점하면서 등장한 것이다. 노예가 매매될 수 있으려면, 무기를 휘두르는 주인에게 잡혀서 전유되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 이렇게 약탈적으로노동력을 취득하는 것은, 그것이 ‘개인적‘ 계략을 위해서든 판매를 위해서든 간에, 이 전사사냥꾼에게는 가장 생산적인‘ 활동으로 여겨졌다. 이 전사-사냥꾼은 여성의 생산적인 농업노동에 기초한 경제체제에서 먹고 살고 있기는 하지만 더 이상 수렵 채취자가 아니라는 점은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이들은 여성 경작자들의 ‘남편들‘이었다. 오트볼타Upper Volta의 한 사모Samo인 노인은 이들의 생산성을 활과 화살의 생산성이라고 묘사했다. 활과 화살을 통해, 수수, 콩 등과 여성 등 모든다른 생산물을 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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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4-05-25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9라고요? 많이 읽으셨네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5-25 20:23   좋아요 1 | URL
분명 밑줄 그어져 있는데 저 왜이렇게 새로워요, 단발머리 님? 🙄

단발머리 2024-05-25 20:32   좋아요 0 | URL
저도 줄 밑에 줄 긋고 그 옆에 줄 그으면서 읽고 있어요! 왜 그런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