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에 대해, 조각에 대해 뭣도 모르고 그저 몇 번 보았을 뿐인 내게도 깊이 감동을 주는 유물이 있는데 바로 미륵반가상이다.
박물관에 가면 금동미륵반가상 앞에서는 유난히 차분해지고 숙연해지면서 그 온화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세상 시름을 다 잊을것만 같다.

답사기 교토편을 읽다보니 첫 장부터 신라에서 보낸준 것으로 전하는 광륭사의 목조미륵반가상이 나오는데 나는 또 거기에 사로잡혀 더이상의 진도를 못나가고 있다. 사진으로라도 자꾸만 들여다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러다가 이렇게 멋진 유물을 감상하고 멋드러진 예찬을 남긴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또 좌절한다. 나는 언제나 저런 안목이 생길까? 과연 안목이란게 생기기는 할까? ㅎㅎ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는 이 조각상을 보고 ˝지상의 시간과 속박을 넘어서 달관한 인간 실존의 가장 깨끗하고, 가장 원만하고, 가장 영원한 모습의 상징˝이라고 했다 한다. 음... 좋다...

목조미륵반가상의 아름다움은 사진과 그림으로도 표현이 되는데, 책에 실린 오가와 세이요의 사진 작품이 정말 좋았다. 구할 수 있다면 액자로 만들어서 방에 걸어놓고 싶을 정도로.
수시로 바라보면 천방지축으로 들끓는 마음을 좀 가라앉힐수 있지 않을까?

유물을 보는 안목에 대해 좌절하고 있을 무렵 유홍준 교수님이 중용의 한 구절을 소개하면서 나를 이렇게 위로한다.

어떤 사람은 나면서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며, 어떤 사람은 노력해서 안다. (...) 그러나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다.

안목을 키우려면 타고나지 않은 바에야 자주 보고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이루어지면 매한가지라 하지 않는가!! ㅎㅎㅎㅎ
(북플도 텍스트 사이에 사진 삽입 기능이 있음 좋겠다. 두장의 사진 중에 칠흑같은 배경으로 불상의 얼굴을 담아낸 사진이 오가와 세이요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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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돼지 2016-01-21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안 이루어지면.... 못 이루면....결국 그동안 배우고 노력한 게 말짱 도루묵..
아! 물론 그리되면 안되겠지요 지성이면 감천인데 말입니다. ㅎㅎ

반가사유상 정말 멋지죠....저는 금동보다 목조가 훨씬 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살리미 2016-01-21 12:15   좋아요 0 | URL
이루지 못할 꿈인것 같습니다. 붉은돼지님 ㅠㅠ 열심히 본다고 달라질 것 같지 않아요.... 저는 항상 그저 음... 좋다...뿐 ㅋㅋ
저도 나무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때문인지 목조반가사유상이 참 좋네요.
저 반가사유상을 보다가 홀린듯이 손가락 하나를 뜯어서 도망갔다가 죄책감에 자수했다는 일본대학생의 이야기가 해외토픽에도 나왔었다는데... 저도 가만히 들여다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들고오게 될 것 같은..... 아.... 아닙니다 ㅋㅋㅋ

서니데이 2016-01-21 17: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조금 덜 춥다는데, 그래도 낮기온 영하였어요.
오로라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서니데이 2016-01-22 1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 주말에 많이 춥다고 뉴스마다 나와요. 따뜻하고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살리미 2016-01-22 20:00   좋아요 2 | URL
어제 남긴 인사는 제가 못보고 지나쳤군요^^ 어제꺼까지 두배로 인사드려요 ㅎㅎ 주말에 얼마나 더 추울런지... 걱정입니다만, 마음만은 따뜻한 주말 되시길 바랄게요!!

2016-01-22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2 1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북 2016-01-27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유홍준 교수님왈 문화유산을 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비교`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로 비슷한 작품을 관찰하고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다른점, 같은점을 찾아낼 수 있는 노력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안목이 높아지더라고 하시더라고요. 다시말해 많이 보고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 이렇게 애달파하시지만,, 머지않아서 오로라님만의 안목이 생겨서 많은 이야기 들려주시지 않을까요 ㅎㅎㅎ 늘 화이팅입니닷^~^

살리미 2016-01-27 18:18   좋아요 0 | URL
눈썰미가 뛰어나면 참 좋을텐데... 무딘 시력을 가진 저로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요원한 일인듯 합니다만 ㅎㅎ
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으렵니다^^
 
왜 분노해야 하는가 - 분배의 실패가 만든 한국의 불평등 한국 자본주의 2
장하성 지음 / 헤이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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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하성 교수가 청년세대(20~30대)들에게 보내는 뜨겁고도 절절한 메시지다. 책을 덮는 순간 저자가 얼마나 다급하고 절실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온 몸으로 느껴져서 소름이 돋았다.

 

이 책의 화두는 세가지다. 한국사회는 왜 불평등해졌는가? 불평등을 극복할 방안은 무엇인가? 누가 바꿀 수 있는가?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보려다가 썼던 리뷰를 다 지웠다. 저자는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한국사회가 왜 불평등해졌는지를 밝히고 그 불평등을 극복할 방안으로는 정부의 재분배정책만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많은 것을 독식하고 있는 대기업의 원천적 분배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당히 설득력있는 주장이다.

내가 굳이 리뷰에 장황하게 쓰지 않는 것은 적절한 분량으로 요약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고 혹시라도 글이 지루해져서 이 책을 읽어야할 청년세대들이 리뷰조차도 읽어보지 않을까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저자가 여러 차례의 강연을 통해서도 계속 주장한 바가 기성세대가 아니라 청년세대들이 꼭 이 책을 읽어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불평등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청년세대라는 것이다.

왜 세상을 이렇게 만들어놓고 무책임하게 너희들이 세상을 바꿔라 하는가. 이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지만 한국의 현실에서 기성세대는 이미 변화의 동력을 잃어버렸다. 변화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세대간 간극이 너무 벌여졌다. 같은 대통령을 두고도 청년세대는 열명 중 여덟명이 잘못하고 있다고 하는데, 기성세대는 열 명중 일곱명이 잘하고 있다고 박수치치 않는가. 이것이 청년세대가 직면한 현실이다. 

n포세대, 잉여세대가 된 젊은이들이 열심히 하면 '나만은 된다'라는 긍정의 노예가 되고 더 나은 미래라는 게 없으니 차라리 지금 행복하자며 거짓 행복을 집행하는 세대가 되어가는 것을 한탄한다.

 

근거없는 긍정의 행복을 버리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고 비판적으로 받아들이라고, 눈앞에 닥친 일상의 현안부터 찾아내어 기성세대에게 요구하고, 사회적 이슈로 만들고, 궁극적으로 현실화시켜 나가라고 당부한다. 예를 들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한국식 인턴제도의 폐지를 요구하고,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라고 요구하고,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라고 요구하라. 거창한 시대담론 같은거 말고 당장 눈앞의 현안을 구체화 시켜서 정치 쟁점화시키라는거다.

 

저자는 경제문제를 이야기 하지만 현실을 바꾸는 힘은 결국 정치에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정치인들이 잘 못한다고 무기력해져서 정치혐오에 빠질 것이 아니라 "1인 1투표"의 막강한 힘을 가지고 정치인들을 조련하라고 한다. 기회가 무르익었다. 총선이 다가오고 있고 대선도 금방이다. 이번에 안되면 다음에 또 하면된다.

단순하게 투표에만 참여하는게 아니라 청년세대가 바라는 것을 구체적인 정치적 이슈로 만들고 정치인이 선거에서 이를 공약으로 약속하게 만드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당선만 되면 공약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더라도 그 공약을 전제로 당선된 사람에게 계속 압박은 줄 수 있다는거다.

지난 대선때 "반값등록금"투쟁을 이끌어낸 청년유니온이나 알바노조 같은 데서 희망을 본다. 그렇게 쳥년들이 뭉쳐서 행동하고 세상을 바꿔나가라.

 

강준만 교수의 서평을 보니 '한국 경제의 재앙 탈출을 위해 경제학자의 양심과 비전에 충실했던 장 교수는 그런 청년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사회학자로 변신' 했다고 했다. 마지막 제 3부 정의로운 분배의 미래 누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 에서 사회학자로 변신한 저자의 절절한 당부를 읽으며 기성세대로서 참으로 미안하고 안타까웠다. 이렇게 힘든 세상을 만들어놓고 미래는 너희의 힘으로 만들어가라고 말하기가 저자로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것이다.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이제 이 기성세대들을 질타하고 세상의 틀에 순응하지 말고 거부하라고 마지막 당부를 하는 것이다.

 

# 10년전 20대는 88만원 세대라고 불렸다. 30대가 된 그들은 이제 3포 세대로 추락했고, 그 뒤를 있는 20대는 잉여세대에서 n포 세대로 추락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희망을 빼앗아간 지금의 한국은 기성세대가 만든 것이다. 청년세대여, 자신을 탓하지 마라.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틀에 순응하지 말고 거부해라. "청년세대의 반역이 부재하는 시대는 어둠의 시대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에 드리워진 어둠을 거두고 희망을 다시 세울 자는 젊은이들이다. 미래에 기성세대는 이 자리에 없다. 그들은 세상을 바꾸지 않는다. 미래는 젊은이들의 것이다. 젊은이가 세상을 바꾸어야 한다.(424쪽)

 

이 책을 경제 얘기니까 어려울거라고 미리 포기하지 말고 젊은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다 읽을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서론과 60여페이지 정도의 제 3부 만이라도 읽으면 좋겠다. 서론에서 책의 대강의 논지를 요약하고 있고 3부는 청년세대들에게 당부하는 말이다. 이미 기성세대인 나는 많이 미안하지만 앞으로 미래는 청년세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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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클라라 2016-01-20 16: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평 읽고 보니 강렬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_<

살리미 2016-01-20 17:05   좋아요 1 | URL
기회가 되신다면 꼭 읽어보셔요^^

singri 2016-01-20 16: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어야되는 책이군요.

살리미 2016-01-20 17:07   좋아요 1 | URL
제 리뷰를 읽고 그런 생각이 드셨다면 저도 너무 기뻐요.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서니데이 2016-01-20 17: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경제학자가 쓴 책이라서요.
오로라님,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살리미 2016-01-20 17:39   좋아요 2 | URL
네, 그다지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어요. 마지막 장에선 울컥하기도 ㅎㅎ
서니데이님~ 맛있는 저녁 드셔요^^

2016-01-20 1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0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초딩 2016-01-20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 - 애플과 같은 혁신 기업이 탄생해 사회주의의 정부와 같은 기득권 기업들이 맥을 못 추게하는 - 가 일어 날 수 없는 한국의 경제구조가 한탄스럽습니다.
OECD 국가 중 신생 기업이 가장 적게 출현한다죠. 한국은. 그래서 기업이 사회주의의 절대권력을 가진 정부처럼 되어가는.

살리미 2016-01-20 20:38   좋아요 0 | URL
한국은 정치권과 정부가 대기업의 횡포를 외면하고있고 국민들도 기업이 살아야 나라경제가 살아난다는 신화에 사로 잡혀있죠. 그러니 초딩님 말씀처럼 대기업이 절대 권력이 되어서 기업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어요. 외환위기이후 중소기업과 자영업은 몰락의 길로 가고 있어 불평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답니다. 그래서 몇개의 초대기업들에게 원천적 분배를 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법제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하더군요. 늘 겪어왔듯이 정치권에서 말하는 경제개혁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그것이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도 아니고요.
미국도 불평등이 세계 최고로 심각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혁신기업들이 나타날 수 있고 젊은 리더들이 사회를 개혁해 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런 토양도 안되니 안타깝죠.

cyrus 2016-01-20 19: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안 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저자가 지적하는 주요 문제점들이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에 나오는 내용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문제를 공통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좋은데 해결 방안이 아쉬워요. 청년을 다독이는 듯한 저자의 당부가 진부한 면이 있어요.

살리미 2016-01-20 20:56   좋아요 1 | URL
우리 경제의 문제점은 너무나 극명해서 누가 진단해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결국 그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하는 문제인데, 이 책은 저자가 청년세대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에요. 지금의 상황이 심각하고 위기인건 맞지만 방법은 있다. 기업의 원천적 분배를 이끌어내는게 보다 빠른 해결방법이다. 기성세대는 지향하는 이념과 정책적 우선순위가 전혀 다르고 리더십은 지나치게 기성세대에 치우쳐 있으니 청년세대들을 위한 제도 개선은 요원한 현실이다. 적극적으로 기성세대들을 자극하고 사회적 이슈들을 만들어내고 행동하라는 저자의 말을 듣다보니 아직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기업의 원천적 분배를 위한 방안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 기업이나 기득권층이 그걸 좋다고 시행하겠어요? 정부도 기업의 눈치만 보고 있는 형편이고. 청년세대들이 나서서 분노하고 따지고 요구해야 할 때라는데 저는 충분히 공감이 갔어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1 0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하성교수님의 책은 아직 읽어본 적이 없는데, 이 책부터 한 번 읽어봐야겠군요. 청년들이 힘써야겠지만, 청년들에게 너무나 많은 짐을 지우는 것 같아 걱정이네요.

얼마 전 안철수교수의 정치 참여 제의를 장하성교수가 거절했는데, 물론 이것을 확대해석해서는 안되겠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은 드네요. 청년들을 이끌어 줄 가시적인 사회의 리더나 멘토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요.

살리미 2016-01-21 00:59   좋아요 1 | URL
원래 장하준교수가 안철수 지지자셨죠. 그런데 그 후 정치지도자로서의 안철수씨 행보에 실망하신 듯 합니다. jtbc 인터뷰에서도 살짝 내색하시더군요.
장하성 교수도 책에서 리더의 부재 상황을염려해요. 우리 사회의 리더나 멘토가 너무 없다고요. 그렇다고 해서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해요. 사실 반값등록금 이슈도 청년세대들이 들고 일어서니 대선이슈가 되었고 대학생 표를 얻기위해 여당 후보들까지도 공약에 내걸었잖아요. 그렇게하면 당선된 이후에 혹시 이행을 안한다해도 공약이행을 촉구할 세력이 생기니까 지금처럼 `국가장학금제도`라도 건진게 아니냐고, 그런데서 희망을 본 것 같아요. 사실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는 저도 청년세대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눈물도 났어요. 기성세대가 할 일을.. 너무 큰 짐을 지우는 것 같아서.. 엄마의 마음으로 정말 가슴 아프더라고요.

고양이라디오 2016-01-21 01:03   좋아요 0 | URL
오로라^^님 말씀들으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주위에도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리뷰와 댓글 감사합니다^^

2016-01-21 0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1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북 2016-01-21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더의 부재라는 단어가 참 아프게 다가와요ㅜㅜ 마음 따뜻하고 좋으신 분들은 하나 둘 떠나가시는데 세상은 나아질기미가 보이지도 않고요. 요즘 의지할대라고는 노유진 팟캐스트를 청취하며 일요일의 남자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의 전망을 듣는 것뿐인데요. 저는 4월 대선이 걱정스러워요. 그동안 등안시 하고 살았던 세월이 너무 길었거든요 ㅜㅜ

고양이라디오 2016-01-21 01:19   좋아요 0 | URL
리더의부재. 단어만으로도 마음아프네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ㅠ
많은 사람이 좋은 책을 읽고 현실정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저부터도 요즘 정치를 등안시하고 있어서 부끄럽네요. 앞으로라도 관심 가져야겠네요ㅠ

살리미 2016-01-21 01:29   좋아요 1 | URL
당면한 과제부터 하나씩 하면 되요. 일단 4월 총선에서 투표권 행사하고요~ 좋은 책 열심히 읽으면서 세상을 바로 보는 안목도 키우고요~ 분노할 건 분노하고 정치인들이 잘 못한다고 관심 꺼버리지 말고 더 관심갖고 지켜보고요~
저자도 말해요. 청년세대들에겐 그들나름의 더 좋은 방법이 있을거라고.
내가 나서지 못하더라도 먼저 앞장서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 줄 수도 있을 거고요. 팟캐스트 듣는 것도 행동하는 방법 중 하나에요. 너무 자책말고... 희망을 가져봐요 우리!!

2016-01-23 11: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살리미 2016-01-23 11:30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겠군요. 공정한 분배라 하더라도 그 순간 분배 자체가 권력이 될테니까요. 좋은 깨달음.. 감사합니다!

2016-01-23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1-23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편 2 - 아스카.나라 아스카 들판에 백제꽃이 피었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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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설에 며칠간의 연휴가 더 생겨서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하기로 했다. 짧은 휴가라서 멀리는 못가고 가까운 일본이나 가볼까 했는데 망국적인 위안부 협상이 타결되고 아베가 자꾸 망언을 해대는 바람에 열받아서 여행을 때려칠까 싶었다. 그러나 가족들이 모두 함께 쉴 수 있는 모처럼만의 기회라 이왕 갈거면 유홍준선생님의 답사기를 따라 가서 우리 문화가 일본 문화랑 어떻게 교류했는지를 알아보는 여행으로 만들어보자 싶었다.

그래서 여유롭게 놀고 즐기려던 계획을 살짝 바꿔서 나라와 교토쪽으로 일정을 새로 짰다.

그러니 이제 답사기 정독은 필수!! 그간 사놓기만 하고 읽어보지 못했던 답사기를 꼼꼼히 읽어보았다.

 

답사기를 시작하며 유홍준 교수는 한일 모두 콤플렉스의 색안경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인들은 고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역사를 왜곡하고, 한국인은 근대사 콤플렉스 때문에 일본문화를 무시한다"는 것이다.

고대사, 특히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역사를 보면 사실상 가야와 왜까지 포함하여 오국시대라 해야할 만큼 서로간의 교류가 많았다. 민족주의의 시각에서 민족과 국가를 일치시켜 역사를 보는 시각에 익숙해 있어서 고구려,백제,신라가 한 민족으로 한 편이고 왜은 외적이라는 선입견이 있으면 고대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저자는 재밌는 비유를 들어 설명하는데 마치 1500년뒤 후손들이 오늘날 남북한이 대치하면서 북한은 중국과 남한은 미국과 가까운 것을 모르고 '그래도 남북한이 속으로는 하나였겠지'라고 생각한다면 21세기 한국역사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답사기를 읽으며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 그런 부분이었다. 어떻게 문화가 전파되어 갔으며 그 문화가 일본만의 개성으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그리고 문화의 전달자에 대한 예우가 매우 깍듯하고 문화재를 소중히 관리하는 일본의 태도에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외국의 역사는 사실 흥미를 갖기가 어렵고 게다가 악감정이 아직도 남아있는 일본의 역사라니 더욱 관심이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아스카-나라시대의 유물과 유적들을 따라가며 배우는 역사는 꽤나 흥미롭다.

시험에 나온다는 부담이 없으니 이야기식으로 흘려 들어도 좋고 사진으로 보는 유물과 풍경들이 지루할 새가 없이 멋있고 아름답다.

게다가 일본의 고대문명이 한반도로부터 강력한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고 가야가 멸망하고 백제가 멸망하면서 일본으로 건너간 도래인들이 일본의 문화를 일으켜 세우고 그들의 후손들이 독특한 일본만의 개성있는 문화로 발전시켜가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러니 문화를 공부할 때 무조건 너희의 역사는 죄다 우리가 전해준 거라는 식의 우리의 시선도, 한반도를 '거쳐' 대륙문화가 들어왔다는 식의 일본의 시선도 지양해야 한다. 한반도의 도래인들이 건너가 이룩한 문화는 한국문화가 아니라 일본문화다. 일본의 고대문화를 이러한 시선에서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 중에서 꼭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유물을 소개해 본다면, 법륭사의 백제관음상이다.

 

 

 

# 백제관음 앞에 서는 찰나, 심연을 헤매는 것 같은 불가사의한 선율이 되살아나왔다. 희미한 어둠 속 법당 안에 흰 불꽃이 하늘하늘 피어 올라 그것이 그대로 영원 속에 응결된 듯한 모습을 접할 때,우리들은 침묵하는 것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 이 흰 불꽃의 흔들림은 아마도 아스카 사람들의 고뇌의 선율일 것이다. 미술 연구를 위하여 야마토를 찾는 것은 마지막에나 할 일이고, 불상에는 합장하여 배례하러 가는것이라는 단순한 이치를 이때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는 신앙은 있어도 불교도는 아니다. 그러나 망연히 서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예배를 올렸다. (179쪽) - 가메이 가쓰이치로의 <야마토 고사 풍물지>중 인용한 부분

 

나는 저 관음상의 우아하고 어여쁜 몸매와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얼굴도 물론이지만 무엇보다도 술병을 가볍게 쥔 왼손에 매료되었다. 남편이 술 좀 작작 좋아하라고 놀려대지만 아...나도 앞으론 저렇게 매력적으로 술병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는!

 

그리고 법륭사(호류지)하면 우리에게도 익숙한 곳이다. 담징이 금당벽화를 그렸다는 곳.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누가 지식인에 "아!!!!! 대체 담징은 벽화를 몇개나 그린 거예요?? 법륭사에도 그렸다고 하고 호류지에도 그렸다고 하고!!!! 외우기 어렵....." 이런 글을 올렸던데.....같은 곳이다. ㅋㅋ

법륭사의 금당벽화는 우리는 담징이 그렸다고 확실하게 알고 있지만 저자는 연대를 따져볼때 만약 담징이 그렸다고 해도 지금 전해오는 그 작품은 아닐 것이라고 한다. 담징이 그렸다는 전설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고 일본에는 그렇게 전하지 않는다고.

 

 

그리고 일본의 문화재 보존에 감동받았던 것이 정창원의 보물들을 소개하는 부분이었는데, 일본인들은 신라에서 수입했거나 선물로 받은 그릇의 포장지까지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는 거다. 1933년 정창원이 소장 유물을 정리하던 중 화엄경론의 배접지로 사용된 종이를 발견한다. 이것은 지금의 청주지방인 서원경의 4개 촌락에 대한 기록 문서인데 쓸모없는 파지가 되자 배접지로 재활용한 것이었다. 이 배접지 조각이 <신라장적>이라는 유물로 다시 살아나고 이를 통해 우리는 신라인의 일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신라가 '좌파리 가반'이라는 청동사발을 보내면서 싼 종이까지 <신라 제2 장적>이라고 보관하고 있었다. 아..지독히도 꼼꼼한 일본인이여!!

 

이 책을 쓰며 저자는 일본의 유적에 깃든 한반도의 문화를 찾고 읽어내지만 그들 스스로 발전시키고 독창적으로 만들어낸 문화재에 대해 열렬한 찬사를 보내는 것도 참지 않는다. 독일인이 미켈란젤로에 감동하듯, 이탈리아 사람들이 독일의 뒤러에 감동하듯, 일본 미술사가들이 석굴암에 감동하듯 저자도 일본의 불상을 예찬하는게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화재를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보전하려고 하는 그들의 태도는 칭찬받을만 하다. 유적이 관광지로 개발이 되어도 우리처럼 편의시설이 유적의 코앞에까지 들이닥치는 일은 없다고 한다.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옛 그대로의 모습을 즐기는 걸 좋아하는 그들의 태도가 소개된 곳들마다 보였다.

 

# 위대한 예술은 이렇게 시공을 넘고 국적을 뛰어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다가오며 우리를 하나로 묶어낸다. 그렇다면 예술이야말로 과거사를 치유하는 가장 좋은 약재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273쪽)

 

정치인들이 망언을 쏟아내고 이데올로기를 뒤집어쓴 일부 학자들이 역사를 왜곡하고 있지만 아마 그들은 진정으로 문화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일 것이다. 과거사 문제는 서로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존중하는것으로부터 풀어가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저들의 태도에 불끈 불끈 화가 치민다. 어제 고등학생들이 세운 평화의 소녀상에 신영복 선생님이 기꺼이 글씨를 써 주셨다는 기사를 본지라 더욱 그렇다. 어찌 문화재에 대해 그렇게 지극정성인 사람들이 타국의 소녀상에 대해서는 함부로 말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가.

그들이 진정으로 문화와 역사를 사랑할 줄 알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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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19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 ㅡ그러게요..
모두 좋은걸 알고 좋은걸 지키면 좀 좋을까...

살리미 2016-01-19 14:08   좋아요 1 | URL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어렵지만도 않은 일 같은데... 그걸 못해서 여태 그러고 있네요..

[그장소] 2016-01-19 14:21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에휴...

지금행복하자 2016-01-19 14: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을 좋아하지 않아 특히 멀리 나가는 것 별로 안 좋아하는데... 교토는 가고 싶어졌어요. 계기가 뭐였을까요? 기억이 안나요... .꼭 교토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장소] 2016-01-19 14:25   좋아요 0 | URL
저는 한번 나가면 오래 ...한번 틀어박혀도 오래...이래요.^^
혹시 금각사 ㅡ청수사 뭐..이거아닐까요?

살리미 2016-01-19 14:27   좋아요 1 | URL
교토는 천년간 수도였던 곳이라 사찰과 신사도 많고 우리로 말하면 경주같은 곳이래요. 영화나 시대극을 보면 배경으로 나오는 곳들도 많고 일본의 마을들은 고즈넉한 분위기가 우리와 비슷한 인상을 주면서도 또 독특해서 저도 꼭 가보고 싶던 곳이에요. 지금행복하자님은 어떤 계기가 있었나 저도 너무 궁금한데요? ㅎㅎ

살리미 2016-01-19 14:28   좋아요 1 | URL
저도 금각사를 생각했다는 ....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6-01-19 14:29   좋아요 1 | URL
생각났어요 ㅎ 군산다녀오면서 동국사를 들렀는데...거기 갔다면서 교토가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ㅎㅎ

[그장소] 2016-01-19 14:57   좋아요 0 | URL
저 아는 지인이 군산에 계신데 (아..갑자기 궁금해..안부넣어야겠네요)그곳 사진들을 많이 보여주시곤했어요.일본과많이 흡사하단 생각했었고..그쪽 사진을보면 자연 일본이란 곳 꼭 가보고 싶구나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그래서 저도 아스카.나라 이 책 보려고 하다가 꺼꾸로 교토 먼저 봤어요.^^

살리미 2016-01-19 15:01   좋아요 1 | URL
군산에 일본인들이 많이 살았었고 일본의 흔적이 많죠. 쌀 수탈항구였다는 슬픈 역사도 있고...
그장소님~ 저는 이제 교토편 펼쳤어요.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6-01-19 15:01   좋아요 1 | URL
동국사가 일본식 절이래요. 국내 유일이라던데요. 선암사가 하는곳도 일본풍이 있기는 하다고 하고... 제가 좋아하는 절인데... 알고보니 일본풍이었다네요 ㅎㅎ

[그장소] 2016-01-19 15:05   좋아요 1 | URL
오로라님 ㅡ저는 이제 아스카 ㅡ나라 ㅡ봐야하는데요!^^ 군산 ㅡ이 땅인데도 아직 모르는게 더 많다는걸 새삼 느끼게 하던 곳 이예요.그러니 더 봐야하고 알아야한다고도 생각하고요.머리로만..몸은 가만 있고..ㅎㅎㅎ

[그장소] 2016-01-19 15:08   좋아요 0 | URL
지금행복하자님 ㅡ네.저도 동국사는 그 지인분 사진으로 그분이 프린랜서로 가이드(?)같은걸 하시는지라 글도 잘쓰셔서 사진도 많이보고 그랬어요.군산 곳곳을 찍어 보여주셔서 한동안 군산 앓이를 했었네요.

살리미 2016-01-19 15:10   좋아요 1 | URL
저도 군산 여행을 다시 한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휴가엔 군산으로 가야겠어요. ㅎㅎ 몇번을 다녀왔는데도 동국사도 못가봤다니....
군산 하면 군산횟집이나 생각나는 .... 에훀ㅋㅋ

[그장소] 2016-01-19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 ㅡ 푸하핫 군산횟집 ㅡ횟뜨는 집 ㅡ에서 우리 만나야겠군요.새해~도 볼겸..새 회도 뜰겸..

살리미 2016-01-19 15:22   좋아요 1 | URL
아 ㅋㅋㅋㅋㅋ 횟뜨는집 새회 아주 좋아하지요 ㅎㅎㅎ

[그장소] 2016-01-19 15:24   좋아요 0 | URL
역시 마무리가 중요해요.^^
유종의 미는 뭐라해도 개그로 가야....ㅎㅎ
저 같아요!^^

살리미 2016-01-19 15:26   좋아요 1 | URL
ㅎㅎ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무슨 말을 하더라도 개그로 빠지는게 진리!!
그장소님 덕분이에요^^
우리 한숨쉬며 시작했다가 이렇게 웃으며 마무리하잖아요 ㅎㅎ

지금행복하자 2016-01-19 15:32   좋아요 1 | URL
음... 요즘은 짜장면이 대세인데 ㅋ

[그장소] 2016-01-19 16:36   좋아요 0 | URL
그렇죠~ 그..유명한 노래도 있잖에욤...
회뜨는데 부터~회먹는데 까지~~(아멘!)
진지하니까 배고파서 그러잖에욤..^^

[그장소] 2016-01-19 16:37   좋아요 0 | URL
지금 행복하자 ㅡ님!진짜진짜???^^(푸핫)
이거 어디거..더라?^^

풍문 2016-01-19 15: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입니다. 역사적 진실은 하나이고 문화는 문화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네요.^^

살리미 2016-01-19 15:5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문화사대주의나 자문화중심주의에 빠지지 말고 편견없이 감상하는 안목을 가지고 싶어요^^

달팽이개미 2016-01-19 15: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행후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져요~~~^ ^

살리미 2016-01-19 15:59   좋아요 1 | URL
일정은 짧고 보고싶은 곳은 많고.... 가기도 전부터 지쳐요ㅋㅋ 그 좋은 시절 다 놔두고 굳이 겨울에 답사라니 ㅋㅋ

달팽이개미 2016-01-19 16: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족과 함께 답사여행~~~~넘넘 멋지세요~~~^^b 여행후기 읽기 전에 미리 일본편선행학습부터 해야겠어요~~~ㅋ-ㅋ

서니데이 2016-01-19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 교토 여행 가실 예정이시라니 부러워요. ^^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살리미 2016-01-19 17:35   좋아요 1 | URL
저는 맨날 한가한데 같이 갈 사람들이 너무 바빠서 통 짬을 내지 못했답니다. 결국 이렇게 추운 겨울에... ㅎㅎ
서니데이님~ 따뜻한 저녁 되세요^^
(힝~ 밖은 너무 추워요~~ 오들오들)

해피북 2016-01-19 20: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앗. 일본 답사 여행기라니 정말 부러운걸요 ㅎㅎ 저는 국내 답사기 5권과 6권 마무리하면 일본 답사기 읽으려 했는데 오로라님 덕분에 순서 없이 막 읽고싶어집니다 ㅋ 예전에 일본답사기 4권을 가제본으로 받아서 읽게되었는데요 4권 마지막 부분 `5부 교토 만보`편을 가장 재밌게 읽었어요. 유홍준 교수님이 일본에 가실적에 즐겨 찾으신다는 거리와 책방 그리고 윤동주 시비까지 기억이납니다 ㅎ 일본 다녀오시면 이야기보따리 꼭 꼭 풀어주셔야해요 아~~ 벌써부터 기대되요^~^

살리미 2016-01-19 21:31   좋아요 1 | URL
뭐 제대로 답사가 가능하겠나요?? ㅋㅋ 국내도 헤매고 다니는데 일본이라니.... 그저 발길가는 대로 가볼랍니다. 괜히 답사기 읽었더니 가고싶은 곳만 많아지고... 읽다보니 일본을 열번은 다녀와야 진가를 조금 느낄까말까 할듯 해요. ㅎㅎ그나저나 이참에 답사기 일본편 네권만큼은 꼭 읽어야겠어요! 4권에 교토만보편 급 기대중입니다^^

기억의집 2016-01-19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토 가시는군요. 전 몇년 전에 오키나와 갔다왔어요. 그 때 첨 알았어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태평양전쟁때 얼마나 많이 죽었는지..전쟁때 죽은 이들이 기념비에 적혀 있는데 슬프더라구요. 진짜 태평양의 파란 하늘 밑에서....친정식구들하고 가서 오래 머무를 수 없었는데, 오키나와를 배낭 여행으로 다시 가 태평양전쟁 기념관에 다시 가 보고 싶어요. 역사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리미 2016-01-19 23:46   좋아요 1 | URL
아... 남쪽으로 튀어를 읽으며 저도 오키나와에 꼭한번 가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오키나와도 정말 슬픈 역사를 가진 섬이죠. 풍경은 그렇게도 아름다운데 말이죠. 저도 내년에는 오키나와쪽으로도 한번 계획을 세워보고 싶네요... 일이 점점 커지고 있......

수퍼남매맘 2016-01-20 01: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311원전 터지기 전 , 딸과 둘이 교토 나라 다녀왔어요 . 교토 &나라는 고도로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어 좋았어요.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경주는 많이 훼손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살리미 2016-01-20 06:12   좋아요 0 | URL
네, 유홍준 교수도 그 점을 계속 지적하더군요.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요.

보빠 2016-01-2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아무리 문화답사기 책을 읽고 문화재봐도 감흥이 없던데... 오로라님 부럽습니다

살리미 2016-01-23 15:39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엔 문화재보러 다니는게 지루하기만 했는데, 아이들 키우며 애들 데리고 답사다니다 보니 제가 하나라도 더 알고 재밌는 얘기 하나라도 더 해줘야 애들 관심을 끌 수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더 신경써서 보게 되고 그러다 정이 든 것 같아요.
아직도 그 심오한 세계를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긴 합니다. ㅎㅎ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 38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제인 에어>를 처음 만난 건 어렸을 때 청소년용으로 나온 세계문학전집을 통해서였다.

사고가 다 자라지 못했던 때에 읽은 책에서 나는 그저 불행하게 자란 제인 에어가 열심히 노력해서 성공하는 스토리라고만 생각했다.

 

그 후 몇편의 영화를 통해 제인 에어를 다시 만났고,

완역본으로 한번 다시 읽어보기도 했는데 그 때는 또 제인 에어와 함께 로체스터경에게서 나쁜 남자같은 매력을 느꼈다. 미쳐버린 아내를 끝까지 보살피는... 그 운명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만나도 불행해질 수 밖에 없는 그를 연민하면서......

지금 생각해보니 영화로 제인 에어를 만났던 것의 단점인 듯 한데 제인과 로체스터사이의 서사에만 관심을 가져서 주변 인물들이나 배경으로 처리되어버린 역사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이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진 리스라는 작가가 <제인 에어>에서 묘사된 버사의 이미지에 열받아서 그녀의 입장에서 쓴 소설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서야 왜 나는 그런 생각을 못했는지 뒤통수를 얻어맞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책을 구입해놓긴 했는데 읽지는 못하고 있을 때

난 막연히 그 내용을 버사와 로체스터는 원래는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어떤 계기로 인해 (이를테면 영국으로 이사를 해야 했고 영국의 문화에 적응을 못하고 점점 미쳐갔기 때문에 로체스터로서도 어쩔수없이 그녀를 가두어야만 했다는...) 비극적인 상황이 되었다고 상상해보곤 했다.

마담 보바리를 읽고 당시 진보적인 여성의 운명은 다른 소설들에서 어떻게 그려지고 있나가 궁금해서 다음 읽을 책으로 이 책을 펼쳐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나는 식스센스급의 반전에 가까운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나에게 아직도 씌워져있는 선입견의 굴레에 비관했다. (아.. 나는 아직도 이정도밖에 안되는 인간이다....반성하고... 가볍게 입놀리지 말고...더 많이 읽고 생각해라... )

 

우선 펭귄클래식 코리아의 세계문학은 처음 읽어보는 것 같은데 소설을 읽기도 전에 서문으로 해설이 실린 것을 보고는 실망스러웠다. 선입견을 줄 것 같았고 그 소설을 모르는 상황에서는 읽어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조금 읽어보다가 서문을 건너뛰고 본문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본문을 읽으며 본문의 주해를 참고하다보니 주해가 엄청 자세한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보니 이게 펭귄클래식의 특징이었는데 주해가 자세하니 그 시대의 배경을 이해하기 좋아서 소설을 더 깊이 알 수 있었고 그만큼 더 소설에 빠져들었다. 가끔은 이렇게까지? 싶은 해설도 있었지만 독자적으로 작품을 이해하고픈 사람에게는 거슬릴 수도 있겠으나 나처럼 초보 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 것이 사실이고 다음에 고전을 읽을 때에는 펭귄클래식 판본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얼마전 문예출판사의 세계문학 ebook을 구입한 내게는 무척 슬픈 깨달음이었지만 그때 내가 사고 싶었던 펭귄클래식 세계문학 전집 세트가 품절이 되었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크레마는 반응이 느려서 그때 그때 책 뒤쪽의 주해를 읽어보는 걸 포기했을 것이므로...)

 

이 소설도 1830년대 영국의 제국주의과 식민들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어야 이해가 가능한 부분이 많았기에 배경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도움이 되었다. 당시 크리올이라 불렸던 식민지 태생의 영국인들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식민지에서 노예노동을 이용하여 대농장을 경영했던 노예주들, 그 밑에서 일했던 노예들, 노예해방령이 내려진 이후 몰락하는 식민지 노예주들과 그들의 대농장을 값싸게 인수하려고 식민지에 들어온 영국인들,그에 대항하는 원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아뭏든, 내 맘대로 상상했던 소설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로체스터에게 매번 실망했다. 그리고 태양을 담은 여자 버사가 아닌 앙투아네트에게 깊은 연민을 느꼈고, 자유로운 영혼 크리스토핀의 현명함에 새삼 놀랐다. (크리스토핀 만세!!)

 

내가 끝까지 책임 질 줄 아는 불행한 가장 로체스터라 생각했던 인물은 진 리스의 소설에서는 열등감에 사로잡힌 전형적인 찌질이로 그려졌다. 아버지와 형에 의해 팔려왔다고 생각하는 로체스터는 그 열등감 때문에 앙투아네트를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았고 오히려 그도 제국주의와 가부장제의 사상에 철저히 길들여진 인물이라 결국 열등감을 가부장적 권력으로 해소하려고 한다. 자신을 크리올에게 팔려온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아버지에게 그런 불만조차 내색할 수 없는 인간이었던 로체스터는 (그가 아버지에게 쓰는 불만의 편지는 끝내 부쳐지지 않는다) 자메이카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그 자연의 생생함이 싫고 앙투아네트의 생명력이 싫고 그들만의 문화가 싫다. 그것들이 자신의 열등감을 더욱 부추긴다고 생각한다. 혈통적으로도 못난 유색인종일 뿐인 그들이 그들만의 언어 파투아로 자신이 알아듣지도 못하는 말을 하고 그들만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게 맘에 들지 않는다. 아내의 재력에 기대 살아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크리올이라는 것이 불만스러운 그는 자메이카에서의 잠깐의 신혼생활에서 앙쿠아네트가 주도권을 가지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끼고 그녀의 존재를 없는 것으로 만들려고 한다. 그녀에게 앙투아네트가 아닌 '버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인형처럼 대한다. 단지 여자에 대한 호기심일 뿐 그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위안한다. 결정적으로 그녀를 모함하는 대니얼의 편지를 읽고는 그 사실여부를 파악하려고도 하지 않고 스스로 확신을 가진다. 앙투아네트를 조금이라도 사랑했다면 이제 그만 놓아주라는 크리스토핀의 말에 그는 격분하여 이렇게 다짐한다.

 

# 허영에 찬 어리석은 인간. 사랑하도록 만들어졌다고? 그렇다고 치자. 그러나 너는 어떤 연인도 갖지 못하게 돼. 나는 너를 원하지 않고, 어떤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 기회는 없을 테니까.

 

# 그녀는 이 장소를 사랑한다고 말했지. 그래. 이것이 그녀가 이 장소를 마지막으로 보는 기회가 되게 해주지. 그녀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을 쳐다보겠어. 눈물 한 방울. 나는 그 텅 비어 증오만 남은 광녀의 얼굴은 보지 않을 거다.

 

아.... 찌질해. 나의 로체스터가 이렇게 찌질한 인간이었다니. 열등감에 사로잡혀 그 열등감을 비뚤어진 권력으로 보상하려는 인간만큼 찌질한 인간이 어디 있는가. 물론 그도 고분고분 감정을 숨겨가며 그 시대의 교육을 받고 자란 인물이라는 점에서는 피해자일 수 있다. 그러나 약자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서 나는 그를 변호할 만한 한가지의 단서도 찾지 못했다.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가져야 하고, 가정의 천사가 되도록 길들여질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자아를 가질 것을 요구한 샬롯 브론테도 크리올이었던 앙투아네트에게까지 챙겨 줄 여력은 없었던 것일까? 샬롯 브론테가 그녀에게 보여준 관용이라면 <제인 에어>에서 그녀가 해친 인물들이 모두 남성이었다는 것, 제인에게는 그녀의 결혼식 베일을 찢어버리는 정도의 위해만 가했다는 정도다.  제인 에어조차도 소설에서 당당한 여성으로 우뚝 서기엔 너무 힘든 난관이 많았으므로 그걸 읽는 나도 앙투아네트에게는 관심을 줄 여력이 없었다. 저 여자는 왜 미쳤을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여성이 해방되었다는 현대에 버젓이 살고 있으면서도!

 

그래서 진 리스가 소설속에서 앙투아네트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준 것이 너무나 감사하고 식민지 국민들을, 여성을 다시한번 이해 할 수 있게 해 준 것 뿐만아니라 이토록 생생하게 자메이카의 자연과 문화와 역사를 이해 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리고 로체스터의 결혼의 실패가 어떤 이유에 의해 피치 못해서가 아니라 철저하게 로체르터가  찌질한 인간이기 때문이라는 설정에 공감한다. 진 리스는 이 소설에서 앙투아네트와 크리스토핀을 통해 관습과 제도에 물든 자아가 아닌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품고 있는 생생한 존재로서의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그 시선을 장착한 채 다시한번 <제인 에어>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아....나의 로체스터는 갔지만 ...나는 이제 어느 한쪽의 시각에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자제하는, 좀 더 신중한 독자가 될 것이다.

 

 

 

 

 

 

길게 찢어진, 검은 동자의 눈. 서글픈 이방인의 눈. 그녀가 아무리 영국 순수 혈통의 크리올이라지만, 크리올을 영국 사람이나 유럽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지. (101쪽)

그 노래가 흰 바퀴벌레에 관한 거예요. 나를 말하는 거죠. 그게 이곳 사람들이 대농장을 경영하던 우리 백인 모두를 부르는 이름이에요. 그들 종족이 아프리카에서 그네들을 노예상인들에게 팔아먹기 훨씬 전부터 이곳에 살아온 우리들에게 붙여준 이름이라고요. 영국 여자들이 우리를 백색 검둥이라고 부르는 것도 들어왔어요. 그러니 당신들과 이곳 유색인종들 사이에서 나는 내가 누구며, 어디가 내 나라인지,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내가 왜 태어난 것인지 궁금할 때가 많아요. (149쪽)

모든 일에는 항상 다른 면이 있는 거예요, 항상. (183쪽)

"정의라고요? 나도 그 말을 흔히 들어왔어요. 그렇게 차디찬 단어가 존재하다니. 나도 그 단어를 믿어보려고 했지요."
아직도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 글자를 종이에 적어보곤 했어요, 여러 번. 그러나 항상 그 단어는 아주 새빨간 거짓말을 담고 있더군요. 정의가 어디 있어요?"
그녀는 럼주를 한 모금 더 마시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당신네들이 입방아를 찧고 있는 나의 어머니, 어머니에게 정의가 무슨 역할을 했나요? 흔들의자에 앉아 죽은 말과 죽은 마부들에 대해 얘기하던 불쌍한 어머니, 그리고 악마같이 생긴 검둥이가 슬픈 어머니의 입술에 키스할 때, 어머니에게 정의가 어디 있었나요? 그 검둥이가 슬픈 어머니에게, 마치 당신이 내게 키스하듯 키스할 때, 정의가 어디에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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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1-16 1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모든 일에는 항상 다른 면이 있는거예요 ㅡ항상 !^^
ㅡ저는 이말을 밑줄 쳐 주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많은 면면들을 보고싶고 이해하고싶고
그러면서 중심도 지키고 싶은 그런 욕심많은 저..를
표현하는 말같아서 좋거든요.
잘 읽고 가요..
이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와 제인 에어와
우리들의 폭풍의 언덕을 위해...
열렬한 응원을 놓고 갑니다!^^

살리미 2016-01-16 19:34   좋아요 2 | URL
그 문장이야말로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일에는 항상 다른 면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견해와 의견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비록 제 현실은 늘 선입견과 편견에 시달리지만요 ㅎㅎ

[그장소] 2016-01-16 19:39   좋아요 2 | URL
선입견과 편견 마저도 면면 인 거거든요..
어느때 보면 ㅡ그렇게 착실한 기록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그러니 그것도 무시할 수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한 ㅡ인간이니까.

CREBBP 2016-01-17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펭귄클래식이 원래 그런거였군요. 저 얼마전에 50권 세트 감성편인가 이죽으로 사서 햄릿 읽었는데 주석이 엄청 많더라구요. 근데 더는 안파는군요. 열린책들 200여권짜리도 있어 겹치는 거 많은데 하도 싸길래 그냥 샀거든요. 더 안판다니까 나머지 50권도 살껄 하는 생각이..
영국인인데 식민디 노예상들도 차별했군요. 런던에서도 신분에따라 말씨며 뭐며 다 달랐다고들 하던데 암튼 그런거 꽤도 따지는 사람들인 거 같아요 ㅋ. 제인 에어 저에게도 엄청 의미있던 소설이었는데 역시 소녀 취향의 책들이라 정당한 세계관적 성찰이 부족했던 거군요. 그거 다시 읽고 이거 읽어야 겠네요

살리미 2016-01-17 00:33   좋아요 1 | URL
저도 그 감성편과 이성편 싸게 나온 바람에 결국 리더기까지 질렀는데 못사고 말았답니다 ㅎㅎ 저는 원래 책읽으면서 주석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 책엔 주석이 너무 자세하게 그 배경까지 일일이 설명해 줘서 이해하는데 엄청 도움됐어요. 앞으론 주석을 꼼꼼히 챙겨 보려구요 ㅋㅋ 특히나 이 책은 친절한 주해가 없었다면 이해하기 어려웠을 듯 하고요. 그 때 당시 자메이카의 상황을 다 알수 없었을테니까요. 책 읽으면서 엄청 메모도 많이 했는데 리뷰엔 거의 적지 못했어요. 책을 직접 읽어보시면 느끼실 거예요. 얼마나 이 소설이 좋은지요!! 문학을 이해하는데 굳이 해석이 필요하겠나 싶기도 하겠지만 그 시대적 배경을 자세히 이해하는 건 분명 작품이해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인에어도 제게 있는 이북 보다는 펭귄 클래식 버전으로 다시 읽어볼까 해요.
아... 암튼 리뷰가 엉망이긴 한데 이 소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백만배 더 좋았어요.

해피북 2016-01-17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펭귄 클래식에 그런 장점이 있는 줄 몰랐어요. 어떤 책은 정말 배경지식 없이 읽는게 버거워 포기 할 때가 많은데 따로 찾을 필요도 없다니 꽤 괜찮네요 ㅎ 그리고 아직 제인에어를 읽지 못해서 로체스터의 면모를 알지 못하지만 저는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서 오로라님의 마지막 구절 `신중한 독자가 될 것이다`가 깊게 다가오는 구절이었답니다 ㅎ

살리미 2016-01-17 02:00   좋아요 1 | URL
신중한 독자가 되기는 어려울 거란걸 알고는 있어요 ㅎㅎ 저는 금사빠거든요. 앞뒤 안가리고 금새 사랑에 빠져버려요ㅋ
그래도 노력은 해보려고요. 억울한 캐릭터는 없는지.. 작가가 미쳐 신경쓰지 못한 캐릭터에게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독자가 되려는 노력을 해보려고요~ ^^

에이바 2016-01-18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로라님 bbc 드라마도 있어요. 볼만합니다...

살리미 2016-01-18 21:50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너무 보고싶은데 파일 구하기가 힘들어요 ㅠㅠ
 
청구회 추억
신영복 지음, 조병은 영역, 김세현 그림 / 돌베개 / 200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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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한 마음에

선생님의 책들을 가만히 쓸어보고

생전의 영상들을 찾아본다.

올해의 목표에  선생님의 책들을 정독하는 것을 넣어본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책들도 마저 구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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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6-01-17 0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오로라님 덕분에 신영복 교수님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었어요. 동영삼 감사합니다. 아직 이 책 읽지 못했는데 꼭 구입해 곁에 품고 두고두고 봐야할것같아요. 지금쯤 교수님은 서오릉에서 지키지못했던 약속에 안타까워하시지나 않을까 그런 생각이드는 밤이예요. 저도 올 해 열심히 정독하며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까지의 멀고 먼 여행을 함께 해요...

살리미 2016-01-17 10:01   좋아요 0 | URL
선생님의 성품이 다 드러나는 일화죠?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주는 관심, 그들을 동정하는게 아니라 인간으로 존중하는 태도...
선생님께서 봄이면 진달래꽃 달고 서오릉에 계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나서 이 영상 올려봤어요.
저도 책을 가지고 있기만 했지 정독하며 읽은 적이 없어서... (선생님의 깊은 내공을 따라갈 자신도 없고요) 그래서 부고가 더 아쉬웠나봐요. 올해는 꼭 같이 읽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