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저서나 저자는 인용은 많이 되는데 실제로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 아는 사람은 드문 경우가 많습니다.우리나라에서 입시공부할 때 무수히 외우는 유명인사들도 이런 경우입니다.심지어 존경받는 인물에 대해서도 그렇습니다.예전에 우스개 소리인지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모릅니다만 대학교 한국사 시험에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 암살이 동북아시아 정세에 끼친 영향을 논하라'는 시험 문제가 나와서 수험생 모두 백지를 냈다는 말도 있으니까요.

 

  액튼(1834~1902)경도 그렇습니다.우리나라 신문의 정치관련 칼럼을 보면 "액튼이 말하기를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고 했다 운운..."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이들이 참 많습니다.하지만 이 액튼이라는 사람이 누군지는 잘 모릅니다.요즘 인터넷 시대라서 위키피디아 같은 것을 검색해보면 되지만 그래도 액튼은 그 이름과 남긴 명언에 비해서  아는 사람이 드문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에드워드 할레트 카(1892~1982)도 마찬가지입니다.<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로만 알려져 있을  뿐 그외의  저서는 우리나라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1980년대에 그의 저서들이 꽤 많이 번역되었지만 이젠 모두 절판 상태.기껏  최근에 <도스토예프스키>가 재출간되었을 뿐입니다.또 재미있는 것은 그의 이름입니다.워낙 'E.H.카'로만 알려져 '에드워드 카'라고 하면 그게 누구지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역사란 무엇인가> 역시 제대로 읽고 소화한 사람은 별로 없을 듯합니다.대학가 필독서였다는 등 소문은 무성한데 원래 필독서일수록 읽은 사람이 없는 법이지요.게다가 이 책(원래는 방송강연원고였음)에는 우리에겐 생소한 무수한 유럽인과 사건들이 인용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쉽지않은 것도 사실입니다.아마 첫 페이지를 읽다가 내던져 버린 사람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 책 1페이지에서 카가 처음으로 인용하는 저자가 바로 액튼입니다.액튼이 학자였던 시기에는 역사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이 널리 퍼져있어서 "오늘날은 모든 지식을 입수할 수 있고 어떠한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액튼의 장담이 통하던 시기였다는 것입니다.물론 이 믿음은 나중에 산산조각이 났음을 카는 바로 밝혀놓습니다.이 첫머리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다음 내용이 무얼까 궁금해서 책을 읽어내려가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바로 책을 내려놓게 됩니다.

 

  헌책방에 참고서 사러 가면 10페이지까지는 공부한 흔적이 있는데 그 뒤엔 깨끗한 책이 많습니다.나 역시 그런 책을 많이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그런데 그 유명하다는 <역사란 무엇인가>의 첫페이지에 액튼 경이 인용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으니, 이 책이 우리나라 대학생들에게 많이 읽혔다는 소문은 거의 거품일 가능성이 많습니다.10페이지는 커녕 첫 페이지도 안 읽은 사람이 많다는 것입니다. 유명하다니까 읽은 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일까요? 대학 나온 아저씨 아줌마들이 "우리 땐 이런 책이 필독서였어. 안 읽은 사람이 없었다고" 하고 자랑할 때 우리 20대 청춘들은 적당히 새겨들어야겠습니다.

 

***최근에 두툼한 카의 평전이 번역되었군요.우리 동네 도서관엔 아직 안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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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5-11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리는데요. 저도 앞장만 읽고 안 읽고 묵혀두고 있는 책이 수두룩합니다. 그래도 계속 책을 사 들이니 이 일을 어찌할지 모르겠슴다~

저는 좀 어렵고 두꺼운 책을 읽고 나면, 햐아, 이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두껍게 썼을까? 무슨 할말이 많아서~ 이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5-11 23:10   좋아요 0 | URL
솔직해서 좋아요.읽어보지도 않았으면서 읽은 체하는 게 문제죠.

쓰다 보면 예기치 못하게 할 얘기가 많아져 분량이 많아지기도 한다네요.

cyrus 2012-05-12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도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으려했다가 끝까지 읽지 못했어요. 내용도 아직
저에게 어려운 건 사실이었거든요. 저는 카가 쓴 그 책이 재출간되었으면 좋겠어요.
카가 구 소련의 볼셰비키 혁명에 대해서 한평생 연구에 몸 담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 연구 성과를 담은 카의 저서가 있는 걸로 아는데 우연히 헌책방 사이트에서 80년대에
나온 판본을 본 것도 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책 이름이 <볼셰비키 혁명>
맞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잘못 본 것일수도 있고요.

노이에자이트 2012-05-13 17:44   좋아요 0 | URL
책이 어려우면 어렵다고 인정하는 게 솔직한 자세죠.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하다간 언젠가 망신을 당하게 되어 있어요.

예.그 러시아 혁명사가 여러 권인데 그 첫 권이 <볼셰비키 혁명>(화다출판사)입니다.러시아 부근의 소수민족에 대해서도 자세합니다.카가 민족주의에 대해서도 연구를 많이 했으니까요.

네꼬 2012-05-13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자님, 글을 어쩜 이렇게 쉽고 깨끗하게 쓰세요? 부럽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5-13 17:41   좋아요 0 | URL
아웅~ 칭찬을 어쩜 이렇게 맛깔나고 기분 좋게 하세요? 감사 감사!

아이리시스 2012-07-2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근영은 이 책을 읽었다고 했어요 :)

(제가 전에 노이에자이트님이 제가 궁금했던 걸 언급한 포스팅이 있어 찾으러 왔거든요. 근데 모르겠네요. 하나하나 다 클릭해야 해서 내일 이후에 와서 봐야겠어요. 내일을 위해 잠을 자야해서.. 그래서 이 글 보다가 이런 댓글..)

노이에자이트 2012-07-29 19:22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그런 책이죠.우리 근영 누나는 역시! 하하하...
 

   대형교회의 교회세습.왜 그런 걸 하느냐고 물으니 "대를 위해 충성하기 위해서죠." .물론 여기서 충성의 대상은 김정은 제1비서가 아닙니다.그런데 어쩐지 연상되는 것은 북한세습, 아! 또 하나 생각났습니다.남한 재벌! 자식에게 교회를 물려주려는 사고방식은 북한을 따라한 것일까요? 이념 성향 상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그러면 재벌을 따라했을까요?

 

  전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집단들끼리 하는 행동은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어느 집단에나 고집불통들이 있죠.말이 안 통하고 독선적이고... 복잡한 것을 아주 명쾌하게 단순화하는 천부적인 소질도 있습니다.결론으로 대형교회, 재벌, 북한세습왕조의 공통된 특징은 "대를 이어 충성하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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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2-05-07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뒤가 구리니까 세습을 통하여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5-07 23:33   좋아요 0 | URL
장막이 화려할수록 그 뒤에서 이상한 짓들을 많이 하죠.
 

   첫사랑을 다시 만나서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30이 갓넘은 사람들도 옛사랑을 오랜만에 만나보니 정말 이상하더라...완전히 아줌마가 다 되어있더라는 소감을 말하던데 그보다 더 나이먹은 40이상의 중년에겐 더 말할 나위가 없겠죠.그래서 옛사랑은 추억의 환상 속에만 묻어두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오랜만에 만난 첫사랑의 어떤 모습에 실망하게 될까요?

 

  나이가 확 들어서 나타난 첫사랑을 보고 실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아! 이 여인이 그 청순한 난초같던 그 여인 맞던가? 소녀시대 윤아 처럼 가냘프고, 문근영 처럼 귀엽던 여인이 어찌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몸매는 푹 퍼져있습니다.게다가 결정타는 그 목소리...여리고 가느다란 목소리는 간 곳없고 마치 액션영화의 조폭 같은 목소리로 변했습니다.애기 낳고 키우다 보면 여자몸매나 목소리가 저렇게 변하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데 아! 아직 미혼이랍니다.월매 같은 외모가 된 첫사랑은 그래도 운명적인 사랑을 아직도 믿는다며, "음...아무래도 남자라면 키가 좀 커야겠지...직장도 안정되어야 하고...시부모 모시긴 그러니까 장남은 안 되고...그리고 연하에 미남이면 더 좋지 우하하하..." 하고 말합니다.웃음소리가 산적 같습니다.

 

   세파에 찌든 첫사랑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실망과 연민을 함께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오랜만에 만난 첫사랑의 여인이 뭔가 어려운 이야기라도 할 듯 우물거립니다.그러더니 결국은 정수기 하나 들여놓으라는 등...보험에 하나 들어라는 등...하는 부탁을 하는 경우입니다.부탁하는 사람이나 부탁받는 사람이나 난감하긴 마찬가지지요.그러면서 늘어놓는 신세타령...아...삶이란 이렇듯 고단하고 모진 것이로구나 하고 실감하게 되지요.

 

   실망과 함께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완전히 속물로 변해버린 첫사랑을 만난 경우입니다.사람이 나이들면 어느 정도 때도 묻고 그런다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친 경우입니다.눈 하나 깜짝 않고 도덕과는 담을 쌓은 듯 탐욕스런 이야기만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사람을 내가 그토록 사랑했단 말인가...' 하며 내게 사람 보는 눈이 없음을 한탄하게 됩니다.

 

  첫사랑이 변했다고 실망하지만 아마 그녀가 변한만큼 나도 변했겠지...하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것입니다.구슬픈 옛노래로 마음 달래며 술이나 한 잔 하던지...차라리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미련에 가슴 아파도 사나이라면...이런 옛노래가 있었죠.

 

  그러니까...웬만하면 첫사랑은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나지 마시라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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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5-06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인터넷 기사에 본 내용인데요, 모 결혼정보업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혼 남자들이 제일 기억하는 사랑이 바로 첫사랑이래요. 그런데 노자님 글 마지막
문장처럼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만나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크게 되는 법이죠,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노랫말처럼 낭만적인
재회라면 참 좋겠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12-05-06 22:22   좋아요 0 | URL
미혼이라면 첫사랑을 만나도 괜찮겠지요.
동물원의 그 노래가사 처럼이라면야 만나도 되지요.물론 배우자 있는 상태에서 또 옛사랑과 불타오르면 곤란하고요.

마녀고양이 2012-05-06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결론에 공감합니다.... 흐흐, 경험에 의해서요. ^^

노이에님, 즐거운 한주되셔여.

노이에자이트 2012-05-07 15:59   좋아요 1 | URL
어쩌나...경험하셨군요.무슨 경험이었을까요...

즐겁게 지냅시다!

감은빛 2012-05-07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첫사랑도, 두번째 사랑도, 세번째 사랑도
그리고 그 이후로도 만나왔던(혹은 혼자 좋아했던) 수많은 사랑들도
모두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그들은 어떤 이유로 그만둔 관계일텐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더욱 서로가 변해버린 이후에
만나봐야 도무지 대화가 통할 것 같지도 않고,
그닥 편안한 관계로 남게될 것 같지도 않아서요.

노이에자이트 2012-05-07 16:36   좋아요 0 | URL
아...영화에 가끔 나오는 그런 장면이 연상되는군요.길거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옛연인...딱히 할 말은 없고 어색해서 그냥,잘 지내지? 하고는 대화가 중단...결국, 아! 지금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 하거든, 하고 그냥 가는 장면.

기억의집 2012-05-11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페이스북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학력난을 적으면 페이스북에 가입한 동창들이 옆에 보여지더라구요. 이 변한 얼굴 보고 반갑긴 한데....연락을 해 볼까 하다가 걍 그만두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열혈엄마로 변해있고 어떤 친구는 일찍 결혼해서 애가 벌써 고등학교여서 그런지 자기 취미 생활을 올리기도 하더라구요. 한동안 망설이다가 안 만나는 게 낫겠다 싶어 페북도 접었네요. 만나서 무슨 말을 할까? 그동안의 세월의 격차가 심해서 딱히 공감대가 형성 될 것 같지가 않더라구요.
대신 저는 책친구가 있는데 벌써 23년지기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5-11 23:07   좋아요 0 | URL
너무 오랫동안 안 만난 옛친구는 막상 만나도 할 얘기가 없어져요.다른 세상에서 살아왔으니 공통의 화제도 없고요.

독서경력 23년이로군요.
 

   화요일 아침 아파트 뒷산에서 꾀꼬리 소리가 들립니다.이곳 아파트 단지는 산을 깎아 만들었는데 산 능선 쪽에 대밭이 있고 그곳에서 새소리가 난 것입니다.올려다 보니 꾀꼬리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휘파람새 소리도 들리니 이른 아침에 기분이 상쾌합니다.노란 색의 꾀꼬리 몸은 정말 이쁩니다.모습을 직접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1990년대 후반 이후 이 동네에 꾀꼬리가 없어진 줄 알았는데 꾀꼬리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소쩍새도 오면 좋겠는데 이 친구들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안 오네요.

 

  이번 주부터 개구리가 울기 시작합니다. 화요일 밤 개구리가 울었는데 수요일 목요일 밤 기온이 내려가면서 안 웁니다.이제 5월이 되면 올챙이도 보일 것입니다.마음을 가라앉히는 데는 올챙이 노는 모습을 보는 게 좋습니다.귀엽기도 하고요.

 

  지난 주에 아파트 계단에서 풍뎅이가 누워서 빙빙 도는 게 보였습니다.불편하겠다 싶어서 풍뎅이를 뒤집어 옳게 엎어놨죠.그런데 그냥 지나가려다 아무래도 이상해서 풍뎅이를 다시 보는데, 깜짝! 아니...이게 풍뎅이가 아니라 풍뎅이만한 호박벌입니다.꿀벌보다 더한 벌침을 가진 친구죠.호박벌의 기분이 나빴다면 내 손에 쏴버렸을텐데 다행히 내가 엎어줘서 기분이 좋았나봅니다.사람의 시력이란 믿을 게 못되는군요.풍뎅이와 벌도 구별을 못했으니까요.

 

  콩고 열대우림에 사는 고릴라를 방송에서 봤습니다.이 친구들은 참 붙임성이 좋죠.카메라 바로 앞에까지 와서 장난을 칩니다.물속에 들어가서 수초를 따 먹는 모습이 참 평화로와 보입니다.물에서 딴 것인데 굳이 물에 또 씻어먹는 모습이 특이합니다.위생관념이 철저한 동물이군요.고릴라는 초식동물인데 유일하게 먹는 고기는 흰개미고기. 주저 앉아서 손가락으로 하나 하나 그 작은 흰개미를 잡아먹는 광경이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고릴라는 순하고 사교적이라서 친구로 사귀기에 참 좋은 동물입니다.하지만 워낙 희귀한 동물이라서 집에서 기르면 불법입니다.여건이 허락하면 콩고나 르완다에 가서 숲속의 고릴라 가족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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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2-04-27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도 대도시인데 꾀꼬리 소리가 들리난봐요^^
근데 광주 수암지구 아파트 입주가 다 끝났나요.예전에 아시던 분(연락처가 바뀌었네요ㅜ.ㅜ)이 아파트 공사가 완공되면 이사가신다고 하셨는데 시간이 꽤 지났으니 아마 완공이 다 되었겠지요.수암지구가 광주 외곽인것 같던데 아마 그 동네면 새소리를 들을듯 싶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4-30 16:10   좋아요 0 | URL
꾀꼬리는 남산에도 있던 걸요.북악산에도 있고...

수암지구 작년부터 광고지 나오던데 입주현황은 잘 모르겠어요.저 사는 곳과는 전혀 반대방향이라서요.그런데 수완지구 아닌가요? 워낙 아파트단지가 많아서...

rosa 2012-04-2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너무 부러운걸요~
전 완전 도심 한가운데 있는 고층 오피스텔에서 거주하고 있거든요.
도시의 소음이 고스란히 올라와서 처음에 참 우울해지더군요.
지금은 이사가기 전까지는 참자~ 그러고 있습니다.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에 산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생각해봤어요.
다음에는 조금 더 인간적인 공간으로 이사하지 싶어요.^^

노이에자이트 2012-04-27 21:09   좋아요 0 | URL
자연 만끽 정도는 아닙니다.꾀꼬리가 아무리 울어도 그게 꾀꼬리 소리인줄 모르면 꾀꼬리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죠.우리 동네 사람 상당수는 꾀꼬리가 어떻게 우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던데요.

멋진 곳으로 이사가십시오.

페크pek0501 2012-04-29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릴라, 재밌군요. 물에서 딴 것인데, 또 물에 씼어 먹다니... ㅋ

고릴라 같은 동물을 집에서 키우면 외롭진 않겠어요. 다만 서로 의사소통의 기술 부족으로
나쁜 오해가 생길 경우 적이 된다면, 큰 덩치에 힘이 세서 위험하겠지요. 그래서 불법인가 봐요?
'동물들의 세계' 관찰기, 잘 보고 갑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4-29 13:44   좋아요 0 | URL
특히 수초뿌리를 물에 열심히 헹구더군요.

고릴라는 머리가 좋아서 수화를 금방 배워요.그림을 손으로 짚으면서 사람과 일상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방송을 보니까 2백 가지 의사표현을 할 줄 안다고 합니다.

고릴라는 순해요.멸종위기종이라 거래금지동물이니까 개인이 키우면 불법입니다.

페크pek0501 2012-04-30 09:46   좋아요 0 | URL
예전 영화를 본 게 생각나서 고릴라는 위험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주인공이 고릴라와 함께 사는데 둘 사이에 뭔가 오해가 생겨 화가 난 고릴라가 물건을 집어던지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하더라고요. 힘이 세서 위험했지요. 아무리 주인공이 말로써 화 풀게 하려고 해도 잘 되지 않았어요. 고릴라가 못 알아듣는 것 같았어요. 자꾸 어긋났지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오해가 생겨 분노와 미움이 생기는데 고릴라라면 더 오해가 생길 가능성이 많지 않을까요.

그런데 고릴라는 2백 가지나 의사표현을 할 수 있군요. 참 놀랍군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2-04-30 15:59   좋아요 0 | URL
야생의 고릴라를 찍은 다큐를 최근 많이 방영하더라고요.고릴라는 가족 간 애정이 깊다, 순하고 호기심 강한 동물이라는 해설을 해주더군요.제가 윗글에서 소개한 그 고릴라는 부모가 밀렵군에게 죽고 아기일 때 밀거래된 것을 보호단체에서 구해준 수컷이었어요.유명한 다큐멘타리라고 합니다.

지난주 환경스페셜에서 본 고릴라 가족들은 취재진에게 바짝 다가와서 카메라 렌즈를 찬찬히 쳐다보기도 하는 등 호기심이 많더라고요.


군자란 2012-04-30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대쪽? 혹시 진월동, 금당산쪽에 아닌가요^^

노이에자이트 2012-04-30 16:00   좋아요 0 | URL
헤헤...아닙니다.진월동과도 완전 반대예요.

기억의집 2012-05-11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네요. 저도 도시를 벗어나고 싶습니다. 요즘은 더욱 절실한데,,, 경제적인 여유가 안 따라주네요. 휴~

노이에자이트 2012-05-11 23:08   좋아요 0 | URL
우리나라는 도시 한 복판의 산에서도 웬만큼 자연을 즐길 수 있어요.저도 도심지에 사는 걸요.서울도 부암계곡인가 하는 곳엔 도롱뇽도 살고 그래요.
 

   우리는 가족! 하면 모두 화목한 모습을 떠올리도록 강요받습니다.이른바 억지감동입니다.이에 대해서 심리학자 김정운 씨는 이렇게 꼬집습니다."멋진 정원이 있는 저택에서 가족끼리 모여 하하하 웃고...가족 하면 그런 것을 떠올리는데 그게 다 환상이에요...그런 시간이 얼마나 되겠어요.대부분은 그냥 지지고 볶고...울며 불며 사는 게 가족이에요." 영화배우 기타노 다케시 씨는 더욱 적나라하게 가족을 정의합니다."가족이란 뭔고 하니...누가 안 볼 때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 . 하긴 기타노 씨 역시 다른 가족이 보기엔 내다버리고 싶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가족 간 불화는 서양이라고 다르지 않습니다.영어 관용구 중에는 'Black sheep'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가족이나 친인척 중의 말썽꾸러기를 이르는 말입니다.예를 들어 늘 남 두들겨 패면서 합의금으로 돈 날리는 삼촌, 가출해서 유흥업소에 있다 가족들에게 붙들려 머리를 깎이운 고모나 이모...명절날 모였다 하면 재수없는 소리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누구누구...이런 사람이 검은 양입니다.

 

  조금 긴 관용어로 'Every family has a skeleton in its cupboard'라는 것도 있습니다.직역하면 '어떤 가족도 그 벽장엔 해골이 하나씩 있다'는 말인데 의역하면 '어느 가족이나 남에게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다'는 뜻입니다.사람이란 존재가 성인군자로만 살 수 없으니 이러저러한 부끄러운 일도 있는데 차마 남에겐 말하기 힘든 수치가 어느 가문이나 다 있다는 뜻입니다.

 

  이병철 씨는 삼성 창업주로서, 그 특유의 통찰력과 용인술로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는 기업인입니다.그의 아들 이건희 씨 역시 탁월한 지도력으로 삼성을 일류기업으로 키웠다고 일본에서는 삼성을 배우자는 붐이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일가의 형제자매 간 다툼은 많은 사람들을 당혹케 하고 있습니다.길거리 장삼이사들도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형제지간에 주고 받고 있습니다.어린아이들도 형제 간에 저런 식으로 드잡이를 하면 야단을 맞을텐데 8순의 형과 7순의 동생이라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왕실에서 장남이 승계하지 못한 경우엔 꼭 무슨 사단이 나던데 재벌일가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삼성가의 형제 싸움을 보면 오랜동안 참고 참은 것이 폭발하는 모양새입니다.나이 먹을만치 먹고 세상경험 할 만치 한 사람들이 주변에 신경쓰지 않고 하고픈 말을 마구 내뱉습니다.동생이 형에게 '집안에서 이미 퇴출된 사람. 나는 한 푼도 더 못준다'고 하질 않나, 형은 동생에게 '집안 분란을 일으킨 사람'이라고 하질 않나...이게 일류기업을 일군 사람들이 맞나요?

 

  아마 이건희 씨는 이맹희 씨가 집안의 black sheep이라고 간주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당연히 맹희 씨는 건희 씨가 black sheep이라고 말하고 싶겠죠.하지만 결국 삼성가는 벽장에만 숨겨둬야 할 해골을 전세계에 내보이고 만 꼴이 되었습니다.우리나라 재벌은 유독 가족 간 재산다툼이 많습니다.이제 삼성까지 여기에 끼어들었으니...

 

  이런 세태를 두고 요즘 '정치가는 측근이 웬수고, 재벌은 핏줄이 웬수다'는 말이 생겼습니다.하긴 천하를 호령한 영웅이나 철학사에 이름을 남긴 학자들도 가족 간 불화로 불행하게 산 사람이 드물지 않습니다.그러니 치국평천하보다 수신제가가 더 힘든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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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2-04-25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븐 핑커가 언급했던 '영원한 공식'이 떠오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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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살과 피를 나눈 사람들의 감정을 살짝 어긋나게 조율하는 잔인한 장난을 쳤지만, 그럼으로써 모든 시대의 소설가와 극작가들에게 끊임없는 일거리를 제공했다. 두 명의 인간이 동물의 세계에세 가장 강한 끈으로 묶일 수 있고 그와 동시에 때때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연극적 가능성을 무한히 증폭시킨다. 비극적 이야기가 가족 관계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최초의 인물은 아리스토텔레스였다. 그가 지적했듯이, 두 명의 낯선 사람이 싸우다 죽는 이야기는 두 명의 형제가 서로 싸우다 죽는 이야기에 비해 조금도 흥미롭지 않다. 카인과 아벨, 야곱과 에서, 오이디푸스와 라이오스, 마이클과 프레도, 제이알과 바비, 프레지어와 나일스, 요셉과 형제들, 리어왕과 딸들, 한나와 자매들 ·······, 수세기에 걸친 드라마 목록에서 볼 수 있듯이, "일가의 증오"와 "일가의 적대"는 영원한 공식이다."

- 스티븐 핑커, 『빈서판』中에서

노이에자이트 2012-04-25 15:30   좋아요 0 | URL
하하하...사실 가족관계의 갈등이란 워낙 극적인 데가 있죠...핑커가 언급한 사례를 본다면 더더욱...
아주 좋은 구절을 인용하셨네요.

기억의집 2012-04-2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J가 이맹희 큰아들이 회장으로 있는 곳이죠. 삼성이 지난 번에 시제이 회장 미행한다고 할 때 뭔가 있구나 싶었는데..그게 비자금으로 묶인 재산다툼때문이었나 봐요.삼성이 이기겠죠. 이건희가 대한민국 판검사를 좌지우지 하는데.

노이에자이트 2012-04-25 15:28   좋아요 0 | URL
제게 이맹희 회고록인 <묻어둔 이야기>가 있어요.웬만한 이야기는 거기 다 있죠.누가 이기든 이제 법정에서 온갖 추한 모습을 다 드러낼 거에요.벌써부터 방송에 대고 하는 이야기가 적나라하잖아요.

카스피 2012-04-2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지금 젊은 사람들이야 그 내용을 잘 모르겠지만,이병철 회장이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한 6개월간 회장 자리를 물러나면서 큰 아들 맹희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주었는데 그때 처신을 제데로 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그래서 삼성 후계자를 자리를 3남이 이건희에게 물려주려고 하자 이맹희는 아버지를 사법 당국에 고발했다고 합니다.당시 정부와 유착했던 삼성인지라 내부 고발이 무의로 돌아갔고 이에 대노한 이병철이 결국 후계자를 이건희에게 물려주엇다고 하죠.
하지만 집안의 큰아들이고 장손자가 있기에 이병철도 지금의 CJ지분을 아들이 아닌 큰 며누리에 증여했다고 합니다.그래서 CJ경영에 이맹희가 직접 참여하지 못한 부분도 있죠.

노이에자이트 2012-04-25 23:08   좋아요 0 | URL
특별히 재벌가문에 관심없다면 노인들도 수박 겉핥기 식 지식밖에 없는 것 같아요.요즘 신문들이 자세히 취급하기 때문에 사카린 밀수 사건 당시 이야기는 중학생들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읽으면 웬만한 지식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카린 사건 때 국회에 똥물을 뿌리다가 붙들려가 얻어맞은 김두한 의원도 있죠.

페크pek0501 2012-04-2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문에서 형제간에 막말이 오가는 걸 보고서 좀 놀랐어요.
인간은 다 자기중심적이라서 의견일치의 접점을 찾기 힘들죠. 더군다나 자신의 이익과 관련한 문제에서는요.

"결국 삼성가는 벽장에만 숨겨둬야 할 해골을 전세계에 내보이고 만 꼴이 되었습니다" - 잘 일축한 표현입니다.

노이에자이트 2012-04-27 15:38   좋아요 0 | URL
화날 때일수록 행동이나 말을 삼가야 하는데 홧김에 마구 내지르는 것 같습니다.

그 속담의 핵심을 잘 지적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