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다시 만나서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30이 갓넘은 사람들도 옛사랑을 오랜만에 만나보니 정말 이상하더라...완전히 아줌마가 다 되어있더라는 소감을 말하던데 그보다 더 나이먹은 40이상의 중년에겐 더 말할 나위가 없겠죠.그래서 옛사랑은 추억의 환상 속에만 묻어두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오랜만에 만난 첫사랑의 어떤 모습에 실망하게 될까요?

 

  나이가 확 들어서 나타난 첫사랑을 보고 실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아! 이 여인이 그 청순한 난초같던 그 여인 맞던가? 소녀시대 윤아 처럼 가냘프고, 문근영 처럼 귀엽던 여인이 어찌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하고, 몸매는 푹 퍼져있습니다.게다가 결정타는 그 목소리...여리고 가느다란 목소리는 간 곳없고 마치 액션영화의 조폭 같은 목소리로 변했습니다.애기 낳고 키우다 보면 여자몸매나 목소리가 저렇게 변하나 보다, 하고 생각하는데 아! 아직 미혼이랍니다.월매 같은 외모가 된 첫사랑은 그래도 운명적인 사랑을 아직도 믿는다며, "음...아무래도 남자라면 키가 좀 커야겠지...직장도 안정되어야 하고...시부모 모시긴 그러니까 장남은 안 되고...그리고 연하에 미남이면 더 좋지 우하하하..." 하고 말합니다.웃음소리가 산적 같습니다.

 

   세파에 찌든 첫사랑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실망과 연민을 함께 느끼는 경우도 많습니다.오랜만에 만난 첫사랑의 여인이 뭔가 어려운 이야기라도 할 듯 우물거립니다.그러더니 결국은 정수기 하나 들여놓으라는 등...보험에 하나 들어라는 등...하는 부탁을 하는 경우입니다.부탁하는 사람이나 부탁받는 사람이나 난감하긴 마찬가지지요.그러면서 늘어놓는 신세타령...아...삶이란 이렇듯 고단하고 모진 것이로구나 하고 실감하게 되지요.

 

   실망과 함께 분노를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완전히 속물로 변해버린 첫사랑을 만난 경우입니다.사람이 나이들면 어느 정도 때도 묻고 그런다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친 경우입니다.눈 하나 깜짝 않고 도덕과는 담을 쌓은 듯 탐욕스런 이야기만 늘어놓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사람을 내가 그토록 사랑했단 말인가...' 하며 내게 사람 보는 눈이 없음을 한탄하게 됩니다.

 

  첫사랑이 변했다고 실망하지만 아마 그녀가 변한만큼 나도 변했겠지...하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할 것입니다.구슬픈 옛노래로 마음 달래며 술이나 한 잔 하던지...차라리 당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미련에 가슴 아파도 사나이라면...이런 옛노래가 있었죠.

 

  그러니까...웬만하면 첫사랑은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나지 마시라는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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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2-05-06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인터넷 기사에 본 내용인데요, 모 결혼정보업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혼 남자들이 제일 기억하는 사랑이 바로 첫사랑이래요. 그런데 노자님 글 마지막
문장처럼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만나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이 크게 되는 법이죠, 동물원의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노랫말처럼 낭만적인
재회라면 참 좋겠지만요,,

노이에자이트 2012-05-06 22:22   좋아요 1 | URL
미혼이라면 첫사랑을 만나도 괜찮겠지요.
동물원의 그 노래가사 처럼이라면야 만나도 되지요.물론 배우자 있는 상태에서 또 옛사랑과 불타오르면 곤란하고요.

마녀고양이 2012-05-06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결론에 공감합니다.... 흐흐, 경험에 의해서요. ^^

노이에님, 즐거운 한주되셔여.

노이에자이트 2012-05-07 15:59   좋아요 1 | URL
어쩌나...경험하셨군요.무슨 경험이었을까요...

즐겁게 지냅시다!

감은빛 2012-05-07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첫사랑도, 두번째 사랑도, 세번째 사랑도
그리고 그 이후로도 만나왔던(혹은 혼자 좋아했던) 수많은 사랑들도
모두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 그들은 어떤 이유로 그만둔 관계일텐데,
시간이 많이 지나서 더욱 서로가 변해버린 이후에
만나봐야 도무지 대화가 통할 것 같지도 않고,
그닥 편안한 관계로 남게될 것 같지도 않아서요.

노이에자이트 2012-05-07 16:36   좋아요 0 | URL
아...영화에 가끔 나오는 그런 장면이 연상되는군요.길거리에서 오랜만에 만난 옛연인...딱히 할 말은 없고 어색해서 그냥,잘 지내지? 하고는 대화가 중단...결국, 아! 지금 약속이 있어서 가봐야 하거든, 하고 그냥 가는 장면.

기억의집 2012-05-11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는 페이스북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학력난을 적으면 페이스북에 가입한 동창들이 옆에 보여지더라구요. 이 변한 얼굴 보고 반갑긴 한데....연락을 해 볼까 하다가 걍 그만두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열혈엄마로 변해있고 어떤 친구는 일찍 결혼해서 애가 벌써 고등학교여서 그런지 자기 취미 생활을 올리기도 하더라구요. 한동안 망설이다가 안 만나는 게 낫겠다 싶어 페북도 접었네요. 만나서 무슨 말을 할까? 그동안의 세월의 격차가 심해서 딱히 공감대가 형성 될 것 같지가 않더라구요.
대신 저는 책친구가 있는데 벌써 23년지기네요^^

노이에자이트 2012-05-11 23:07   좋아요 0 | URL
너무 오랫동안 안 만난 옛친구는 막상 만나도 할 얘기가 없어져요.다른 세상에서 살아왔으니 공통의 화제도 없고요.

독서경력 23년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