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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스타워즈
가와하라 가즈히사 지음, 권윤경 옮김 / 한국외국어대학교출판부 지식출판원(HUINE) / 2018년 1월
평점 :
<어바웃 스타워즈>의 저자 가와하라 가즈히사는 전 세계에 있는 스타워즈 팬들 중에서도 VVIP 급의 전문성과 접근성을 지닌 사람이다. 1978년 여름, 요코하마의 극장에서 처음 스타워즈를 보고 큰 충격을 받은 저자는 이후 스타워즈를 비롯한 여러 영화에 매료된 나머지 생업으로 영상 관련 직업을 택했고, 스타워즈 시리즈의 프리퀄 3부작 프로모션과 자막 감수, 잡지 연재, 스타워즈 셀레브레이션 재팬의 감수와 연출 등을 맡으며 최고의 스타워즈 전문가가 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작과 영화 역사에서 스타워즈 시리즈가 차지하는 위상, 스타워즈 시리즈의 내용적 특징,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작사가 루카스 픽처스에서 디즈니로 바뀐 이후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1977년 조지 루카스가 감독과 각본, 제작 총괄을 맡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3년 간격으로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과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이 개봉되었으며, 이 세 작품은 현재 오리지널 3부작으로 불린다.
저자에 따르면 오리지널 3부작은 기술과 내용, 산업 측면에 있어서 혁명과도 같은 영향을 낳았다. 조지 루카스는 자신의 비전에 맞춘 영상을 실현해 내기 위해 ILM을 설립해 특수 시각 효과의 지평을 넓혔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의 대성공 이후 <스타워즈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 등을 줄줄이 흥행시키며 흥행작의 후속편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깼다. 뿐만 아니라 당시만 해도 B급, 비주류 장르 취급받던 SF 영화를 A급, 주류 장르의 반열에 올리며 영화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당시 유행이던 전쟁 영화에서 압도적 악으로 등장했던 나치를 제국 군으로 바꿨고, 서부극의 히어로였던 건맨을 조끼를 입고 허리에 총을 산 한 솔로로 대신했다. 서부극의 단골 장면인 술집에서의 속사포 경쟁까지 등장시켰다. SF 영화이기 때문에 당시 미국 사회에서 가장 큰 이슈였던 베트남 전쟁과도 무관했고, 인종 문제에도 자유로웠다. 여성 인권 운동에 영향을 받아 당시로서는 드물게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인 레아 공주가 탄생했다.
저자는 일본인이지만 스타워즈 시리즈가 일본 문화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는 설에 대해서는 일축한다. 조지 루카스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를 좋아한 것은 사실이며, 두 손을 사용하여 칼을 쓰는 장면은 사무라이 영화를 참고했고 기모노 등 일본의 복식문화를 참고한 것 또한 맞지만, 오비완의 이름이 기모노의 허리띠를 가리키는 '오비'에서 유래했다거나, 요다라는 이름이 일본의 성씨 '요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오해다. 참고로 요다는 '전사'를 뜻하는 산스크리트 어에서 비롯되었다고.
저자는 2012년 미국 월트 디즈니가 루카스 필름을 매수함으로써 스타워즈 시리즈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기대하는 한편 우려도 나타낸다. 디즈니 산하에서 루카스 필름 시절의 아웃사이더 같은 느낌을 지킬 수 있을까. 아니면 디즈니의 대표 상품인 마블 시리즈를 닮아갈까. 저자의 우려가 맞을지 틀릴지는 향후 개봉될 스타워즈 시리즈를 지켜보면서 확인해야겠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