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 식사 방식으로 본 한국 음식문화사
주영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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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한국 사람들은 왜 식사 후에 꼭 커피를 마십니까?" 음식인문학자이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담당 교수인 저자 주영하는 외국인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한국만의 고유한 음식 문화와 독특한 식사 예절에 대해 답할 기회가 많았다. 한국 사람들은 왜 신발을 벗고 방에서 식사를 하는지, 왜 양반다리로 앉아서 식사를 하는지, 집집마다 교자상이 있는지, 회식 자리에 명당이 따로 있는지... 한국인에게는 당연한 일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낯설고 때로는 괴상했을 터. 


주영하 교수의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는 외국인 학생들의 질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질문 열세 가지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쓰인 책이다. 앞에서 예로 든 질문 외에도 그 많던 도자기 식기는 어쩌다 사라졌는지, 공깃밥은 왜 항상 스틸 그릇에 담아 주는지,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과 달리 한국만 숟가락과 젓가락을 같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저자는 오랜 연구와 관찰, 참고 문헌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이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한국인이 전통으로 여기는 식문화 중에 엄밀히 따지면 전통이 아닌 것도 있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조선 시대 상차림 중에서도 최고급 상차림인 십이첩반상은 중국 천자의 예를 기록한 것이고, 실제로 시행된 건 국격을 왕국에서 황제국으로 높인 대한제국 시절뿐이라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1인 1상이 원칙이었기 때문에 한 상에 여러 명이 둘러 앉아 먹는 상차림 또한 최근에 생겼다. 개다리소반은 아내가 밥상을 눈썹 높이로 들어 남편 앞에 가지고 간다는 뜻의 '거안제미(擧案齊眉)' 고사를 동경한 사대부들이 만든 발명품이다. 


한국 사람들이 식사 후에 꼭 커피를 마시는 이유 중 하나로 저자는 숭늉을 마시던 습관을 든다. 숭늉은 커다란 솥에 밥을 지어먹은 다음 솥에 눌어붙은 밥알도 먹고 설거지도 편하게 하기 위해 조상들이 고안한 생활의 지혜다. 해방 이후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커피가 보급되고 믹스 커피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식사 후 숭늉을 마시던 습관이 커피를 마시는 습관으로 교체된 것이라고. 이 밖에도 한국인이 알면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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