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고맙다 - 책 읽어주는 남자의 토닥토닥 에세이
전승환 지음 / 허밍버드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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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데도 무더운 날씨 때문에 밖으로 나갈 마음이 나지 않는다. 이런 날엔 집에서 시원한 청량음료나 개운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에세이집을 읽어보면 어떨까. 가끔은 스마트폰과 TV와 사람과 세상과 거리를 두고 오롯이 혼자서 책을 마주하는 시간이 더 큰 깨달음과 즐거움을 줄 수도 있다.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 채널을 운영해온 편집장 전승환(전레오)의 첫 에세이집 <나에게 고맙다>가 나왔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그날그날 찾은 책 속 좋은 문장과 짧은 단상을 엮어 100만 독자를 위로해왔다. 


이 책은 지금까지 힘껏 버텨준 나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새삼, 고맙다', 못 본 척 얼버무리기 일쑤였던 내 마음을 위로하는 '괜찮아, 울어도 돼', 사랑에 울어본 적 있지만 또다시 사랑에 흔들리는 나를 위한 '그래도 사랑해',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기 힘든 시대에 손을 꼭 잡아주는 '혼자가 아니야', 세상의 속도가 벅차 울고 싶은 날에 어깨를 토닥여주는 '조금, 늦어도 괜찮아', 어떤 삶이 펼쳐질지 두려운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날 응원해'까지 총 여섯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章)마다 아름다운 글과 사진이 어우러져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이 가벼워진다. 


이 책에는 가볍게 참여해볼 만한 이벤트도 두 개나 숨어있다. 첫 번째는 책 뒤편에 실린 'Book Map 책 세계지도'. 5년 동안 저자가 소개한 1,000여권의 책 중 엄선한 추천 도서 100권을 지도로 만든 특별한 선물이다. 초판한정이라고 하니 '득템'을 원한다면 서두르길. 두 번째는 책 띠지 뒷면 엽서다. 엽서에 '고마운 나'에게 보내는 편지를 적어서 허밍버드 출판사 앞으로 보내면 1년 뒤 나에게 다시 보내준다고. 책 띠지 뒷면을 엽서로 활용한 것도 신선하고, 엽서를 보내면 1년 뒤 나에게 다시 돌아온다니 재미있다. 나 한 권 읽고 소중한 사람에게 또 한 권을 선물해도 괜찮겠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체험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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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게 길을 묻다 - 트라우마를 넘어선 인간 내면의 가능성을 찾아서
고혜경 지음, 광주트라우마센터 기획 / 나무연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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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는 꿈에 관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공 라일리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잠이 들면 라일리의 머릿속에 있는 '꿈 제작소'는 그제야 활동을 시작한다. 라일리가 그날 겪은 일을 일종의 꿈 영화로 제작해 잠든 라일리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로써 라일리는 미처 받아들이지 못한 생각이나 감정을 처리하고 소화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만약 꿈을 통해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처리할 수 없고 생각이나 감정을 소화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될까? 벌어진 일 자체가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역사적 비극이라면? 


<꿈에게 길을 묻다>는 신화학자이자 꿈작업가인 고혜경이 광주 트라우마센터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및 고문과 국가폭력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대상으로 그룹 투사 꿈작업을 실시한 과정을 담았다. 5.18로부터 30여 년이 지났지만 이들은 여전히 악몽, 가위눌림, 잠꼬대, 몽유병 등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저자는 여럿이 함께 각자의 꿈을 나누고 다른 사람의 꿈을 자신의 꿈처럼 접근하는 그룹 투사 꿈작업을 통해 이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치유한다. 


저자에 따르면 "외부에서 위협이나 충격이 가해질 때, 꿈은 이를 완화하면서 다뤄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데 5.18처럼 강력한 외부 위협과 충격을 받았을 때는 이를 소화하거나 삶의 경험으로 통합하기가 어렵다. 트라우마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악몽을 많이 꾼다는 연구도 있다. 참가자들의 사례를 보면 정말이지 끔찍하다. 어쩌다 한두 번 악몽을 꾸거나 가위에 눌리는 게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매일같이 반복적으로 악몽을 꾸거나 가위에 눌린다. 식구들이 깨워줘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고,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가까이 있던 부인이나 자식에게 해코지를 한 적도 있다. 


꿈 작업을 통해 이들은 오랫동안 숨겨온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고 공유했다. 공유함으로써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다. 악몽, 가위눌림, 잠꼬대, 몽유병이 이들을 괴롭히려는 게 아니며 119 사이렌처럼 '모든 걸 다 제치고 여기에 주목해달라'는 사인이고 '어서 빨리 치료를 하자'는 신호라는 사실을 알았다. 꿈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꿈을 적극적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꿈이 보여주는 자기 인생에 관한 정보와 에너지를 직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인사이드 아웃>으로 치면 '꿈 제작소'가 애써 만들어 보여준 꿈 영화를 보다가 도중에 도망치거나 무시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기 내면이 들려주는 메시지를 찾게 된 것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런 꿈 작업이 필요한 사람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자 외에도 무수히 많다. 그들 모두가 밤마다 악몽을 꾸고 가위눌림에 시달리는 걸 상상하면 그 어떤 공포 영화보다 끔찍하다. 이들이 악몽을 꿀 걱정 없이 편하게 잠들 수 있는 날은 과연 언제 올까. 그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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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 엔드 1
오바 츠쿠미 지음, 오바타 타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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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이 막 끝난 모 중학교 3학년 1반. 낯익은 친구들과 헤어지는 섭섭함과 머지않은 고교 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는 아이들 사이로 고개를 푹 숙인 소년이 보인다. 소년의 이름은 카케하시 미라이. 보고 싶을 거라고 붙잡아주는 친구 하나 없이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빌딩 옥상으로 올라간 카케하시는 주저하지도 않고 허공으로 몸을 던진다.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몇 초면 지면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되어야 할 카케하시의 몸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천사의 품 속에 있었던 것이다. 천사는 미라이를 행복하게 해주러 왔다고 하면서 카케하시가 오랫동안 몰랐던 비밀 하나를 알려준다. 그리고 매력적인 제안을 덧붙인다. 언제든지 어느 곳이나 갈 수 있는 '자유'든 모두가 좋아해 주는 '사랑'이든 원한다면 모두 주겠다고!


<플레티넘 엔드>는 <데스 노트>, <바쿠만>을 만든 오바 츠구미와 오바타 타케시 콤비가 다시 뭉쳐서 낸 신작이다. 나는 만화를 즐겨 보긴 하지만 엄청난 팬은 아니라서 <데스 노트>도 <바쿠만>도 보지 않았다. 오바 츠구미와 오바타 타케시 콤비의 존재도 전혀 몰랐다. 하지만 <데스 노트>의 명성만큼은 익히 알고 있었다. 일본에서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었고,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다수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플래티넘 엔드>를 읽고 '오바 츠구미X오바타 타케시 콤비'의 파워가 대단하단 말이 나오는 이유를 알았다. 작화의 퀄리티며 스토리의 짜임새며 캐릭터의 매력이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데스 노트>를 보지 않았는데도 얼마나 대단한 작품일지 절로 기대가 된다. 조만간 볼 것 같다. (<플래티넘 엔드>를 검색해보니 연재 소식이 나왔을 때부터 오바 츠구미X오바타 타케시 콤비와 <데스 노트> 팬들의 기대가 엄청났던 것 같다. 그 마음, 알 것 같습니다......). 


중학교 졸업식 날 자살을 기도할 정도로 '살아갈 희망'이 없었던 소년에게 엄청난 힘이 주어졌다. 자유든 사랑이든 원하는 것은 모두 얻을 수 있는 힘이. 그런데 이 소년은 원하는 것이 별로 없다. 딱 하나 원하는 것이 있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지냈던 시간을 되돌리는 것이지만 이제 불가능한 일이다. 과연 이 소년은 자신에게 주어진 힘을 어떻게 사용할까?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너무나도 약하고 가련해 보이는 소년에게 세상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주어져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매우 궁금하다. 소년이 어떤 일을 겪고 무엇을 느끼고 배우게 될지도. 어서 2권을 보고 싶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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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카무이 1
노다 사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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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년. 러일전쟁에서 '불사신 스기모토'라고 불릴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지만 훈장도 연금도 받지 못하고 군대를 떠나야 했던 스기모토는 죽은 전우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홋카이도로 온다.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는 한때 엄청난 양의 금이 발견되어 골드러시가 벌어졌던 곳. 스기모토는 골드러시가 진작에 끝나고 한산해진 홋카이도에서 사금을 캐며 한탕을 노린다. 그러던 어느 날 스기모토는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홋카이도 원주민인 아이누인들이 그들을 박해해온 일본 본토인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군자금으로 쓸 금을 모아두었는데 그걸 한 남자가 훔쳤다, 그는 금을 갖고 있던 아이누인들을 몰살하고 금괴를 어딘가에 숨긴 뒤 형무소에 들어갔는데 금괴를 숨겨둔 위치를 감옥 동료들의 몸에 문신으로 새겨서 남겨두었다는 것이었다. 그 이야기가 사실임을 알게 된 스기모토는 우연히 알게 된 아이누족 소녀 아시리파와 금괴를 찾아 떠난다.

 

<골든 카무이>를 읽자마자 대작의 기운을 느꼈다. 배경이 현대가 아니라 과거라는 사실도 매력적인데 홋카이도의 역사를 다루다니, 오호 신선해라. 홋카이도 하면 영화 <러브레터>의 배경이 된 오타루나 후라노, 비에이 등의 아름다운 풍경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 홋카이도의 슬픈 역사를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홋카이도는 원래 일본 영토가 아니었다. 원주민인 아이누족이 자기들만의 문화와 풍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18세기 후반 러시아의 극동 진출을 막을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정부는 본격적으로 홋카이도를 개척했다. 말이 '개척'이지 실상 원주민인 아이누족을 몰살하고 약탈하는 것이었다. <골든 카무이>를 보면 일본의 그러한 '흑'역사가 자세히 나온다. 일본 본토인이 아이누들의 연어나 사슴 사냥을 금지하고 땅을 빼앗았던 것이나 아이누 소녀를 인간이 아닌 개로 취급했던 것이. 일본 역사를 잘 모르는 독자들에겐 홋카이도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고 박진감이 넘친다. 불사신으로 추앙받을 만큼 무공이 뛰어났던 스기모토가 금을 찾기 위해 아이누 소녀와 힘을 합친다는 설정부터 재미있다. 금의 존재를 알고 찾으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하나둘씩 나타나 스기모토와 아시리파의 뒤를 쫓는 것도 긴장감을 더한다. 과연 금은 어디에 있을까? 있긴 한 걸까? 어떻게 찾을까?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여기에 홋카이도라는 미지의 땅이 선사하는 스릴도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설산과 그 속에서 느닷없이 나타나는 곰이며 늑대 같은 야생동물들. 금을 둘러싼 인간들 간의 경쟁도 흥미롭지만 생존을 건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의 대결도 볼 만하다. 벌써부터 영화화가 기대된다. 그전에 2권부터 읽어야겠지만.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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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허니 보이 1
이케 준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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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교에 다니면 보이시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는 편이다. 내가 그랬다. 키도 크고 행동도 씩씩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이름도 남자 이름 같은 나를 보이시하다는 이유로 좋아해 주는 아이가 몇인가 있었다. 그때는 그게 남자를 볼 일이 별로 없는 여학교 환경상 생기는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에 나와 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남자를 만나게 되었는데도 비슷한 상황이 종종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번엔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서. 나를 좋아한 남자들 중에는 내가 씩씩하고 시원시원해서 좋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어쩌다 얌전하고 나긋나긋한 모습을 보이면 어색해 했다. 그것 역시 나의 또 다른 모습인데도 그들은 나에게서 그들이 보고 싶은 면만 보길 원했다.


<물방울 허니 보이>는 - 다행히도 - 이보다 훨씬 성숙한 사랑을 보여준다. 강해지는 것만이 목표, 어려서부터 검도 한 길만을 달려온 검도부 주장 센고쿠 메이는 여자인데도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많다. 그러던 어느 날 센고쿠는 몸짓도 말투도 심지어는 외모까지도 여성스러운, 언니 같은 남자 후지 시로에게 고백을 받는다.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다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무래도 남녀가 뒤바뀐 듯한 사무라이 여자 센고쿠와 언니 같은 남자 후지. 이들은 고등학생이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하다. 두 사람 모두 상대를 남성 또는 여성으로 보지 않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한다.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의 장단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 


물론 아직 완전한 사랑이라고 부르기는 어색한 단계다. 특히 센고쿠는 오로지 검도 한 길만 달리다가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 한눈을 팔아도 될지 헷갈려 하는 상황이다. 자신보다 훨씬 섬세하고 나긋나긋한 후지와 자기 자신을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인 내가 봐도 멋진 센고쿠라면 지금의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을 터. 이 귀여운 커플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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