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사 특별편 해를 좀 먹는 그늘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출간된 <충사 특별편 해를 좀먹는 그늘>은 2014년 일본에서 방영된 2부작 애니메이션 <충사 특별편>의 원작이다. <충사 특별편 해를 좀먹는 그늘>에는 백여 쪽에 달하는 만화 전편과 후편이 담겨 있고, 작가 우루시바라 유키의 후기가 실려 있다(<충사> 애장판에는 작가 후기가 없어서 반가웠다).





긴코의 친구이자 의사인 '아다시노'는 해변을 걷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제 한 달 남았나?" 마침 해변에서 놀고 있던 아이들이 아다시노를 불러 세우고 아다시노에게 뭘 그리 바라보냐고 물어본다. 아다시노는 내달 오늘 일식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어떤 충사'에게 들었다며, 일식이 일어나면 한동안 주위가 어둑어둑해지고 평소엔 벌레를 못 보는 사람 눈에도 벌레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아이들에게 들려준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한 달이 지나고, 일식이 일어나기로 한 날이 다음 날로 다가온다. 아다시노는 마을 아이들을 시켜 이제 곧 일식이 일어날 테니 너무 놀라지 말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한편, 일식 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와달라는 서신을 보낸 지 한 달이 지나도록 긴코에게 소식이 없어서 서운함을 느낀다(긴코 선생 언제 나오누...).





한편, 먼 옛날 지구를 황폐화시키는 위험한 벌레를 자신의 몸에 봉인한 카리부사 일족의 후예 '탄유'가 오랜만에 재등장한다. 탄유는 일식에 대비해 일식과 관련된 기록을 전부 찾아 꼼꼼하게 정리하는 중이다. 이로써 독자는 일식이 일어날 때 나타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알게 되는데, 그중에는 일식이 일어나면 평소에 잠잠하던 벌레들마저 활개를 친다는 내용 외에도 무시무시한 것들이 많다.





마침내 달이 해를 가리는 일식이 일어나고, 이야기가 시작된 지 한참이 지나도 등장하지 않던(아다시노가 목이 빠져라 기다렸던) 긴코 선생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상이 빛을 잃고 어둠으로 가득 찬 순간만을 기다렸던 한 소녀도 이 틈을 타 집 밖으로 뛰쳐나온다. 소녀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소녀에게는 이후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오랜만에 아다시노와 탄유를 볼 수 있어 반가웠고, 이야기의 주인공인 소녀의 사연이 안타까웠다. 함께 있고 싶어도 함께 있을 수 없는 사이. 함께 있으면 한쪽은 먹고 한쪽은 먹히는 사이. 인간과 벌레의 관계가 그렇기 때문일까. 그런 사이를 <충사>의 작가는 유난히 잘 그리는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秀映 2017-12-1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충사1기만 애니로 봤는데 느낌좋은 애니 여운이 남는 애니였어요
 
충사 애장판 10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루시바라 유키의 만화 <충사>는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기묘한 생명체인 벌레가 보이는 사람들과 그들을 치유하는 충사 '긴코'의 이야기를 그린다. 원작은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연재되어 총 10권으로 완결되었고, 애장판이 올해 여름 국내에서 출간되어 총 10권으로 완결되었다. 


<충사> 애장판을 읽으면서 놀란 점은 18년 전에 연재되기 시작한 작품인데도 그림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전혀 오래되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는 우루시바라 유키의 그림은 세월이 지나도 아름답고, 보여서는 안 되는 벌레가 보여서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그들을 치유하는 충사 긴코의 이야기는 지금 읽어도 기이하고 감동적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읽히고 또 읽히며 만화의 고전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 본다.





<충사> 애장판 10권에는 <빛의 실>, <영원의 나무>, <향기로운 어둠>, <방울 물방울(전편)>, <방울 물방울(후편)> 이렇게 총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빛의 실>은 어린데도 분노가 많고 싸움박질을 즐겨 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오래전부터 아버지와 단둘이 살아온 소년은 어머니와 만나는 것이 소원이지만 아버지는 소년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고 어머니를 절대로 만나선 안 된다고 타이르기만 한다. 소년은 자신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 아버지와 자신을 보러 오지 않는 어머니가 미워서 틈만 나면 싸움박질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동네 어귀에서 긴코를 만난다. "꽤 늠름하게 잘 컸구나." "누구...?" "네가 갓난아기일 때 잠깐 연이 닿았지." 알고 보니 소년은 태어난 직후 몸이 매우 약해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든 적이 있고, 마침 그때 마을을 지나가던 긴코가 소년의 집을 찾아와 소년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알아채고 소년을 구해준 적이 있었던 것이다. 안 그래도 소년은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자신에게만 보여서 이상했던 터라 긴코의 이야기에 사로잡힌다.





이어지는 <영원의 나무>는 자신이 경험한 적 없는 일을 자꾸만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남자는 어느 날 꿈속에서 언젠가 본 적이 있는 듯한 삼나무 한 그루를 보게 되고, 꿈에서 깬 후에도 그 삼나무가 잊히지 않아서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삼나무를 찾는다. 마침내 남자는 마을 산기슭에서 자신이 꿈속에서 보았던 삼나무를 찾게 되는데, 삼나무는 자신이 꿈속에서 본 대로 늠름하게 잘 자란 모습이 아니라 줄기는 일찍이 베어져서 없고 밑동만 남아있는 모습이었다.


삼나무 밑동에 걸쳐 앉아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남자가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어서려고 보니 자신의 두 발이 나무에 흡수되어 있었다! 나무를 찾다가 나무가 되어버린 이 남자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충사 긴코는 이 남자를 어떻게 구해줄까. 이야기 자체도 흥미롭지만, 자연을 함부로 훼손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여운이 길게 남는다. 





<충사> 애장판 10권에는 이 밖에도 꽃향기를 맡을 때마다 뭔가 그립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기억을 떠올리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향기로운 어둠>, 산의 주인으로 태어난 여동생을 둔 오빠의 이야기를 그린 <방울 물방울> 등이 실려 있다. <방울 물방울>은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바라보는 <충사> 전체의 세계관을 오롯이 드러내고 긴코와도 관련이 깊은 에피소드인 만큼 반드시 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충사 애장판 9
우루시바라 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그림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몹시 화가 납니다. 그건 좀 풍경에 실례 아닌가, 거꾸로 된 거 아닌가, 하고요. 하긴 저는 대부분 생각대로 그릴 수 없는 탓인지도 모르지만 그릴 때마다 아아, '진짜'는 굉장하구나~. 역시 또 내 걸로 만들 수 없었어, 하고 생각합니다.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벌레가 보이는 충사(蟲師) '긴코'의 방랑을 그린 만화 <충사> 애장판 9권이 출간되었다. <충사> 애장판 9권은 책날개에 적힌 작가 우루시바라 유키의 말부터 근사하다. 인간이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린다 한들 '진짜'인 자연에는 미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니. <충사>는 내가 그동안 본 만화 중에서도 자연에 대한 묘사가 탁월하고 생명에 대한 애정과 경외심이 가득 담겨 있는 작품이기에 <충사>를 그린 작가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충격적이면서도 수긍이 갔다.


<충사>의 세계에서 '벌레'란 개미나 잠자리 같은 곤충이 아니라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이유로 특별한 능력을 지니게 된 극소수의 사람만이 볼 수 있는 미세한 생명체다. 어떤 계기로 벌레를 보는 능력을 가지게 된 긴코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자신처럼 벌레를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치유해주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긴코는 벌레를 부르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곳에 머물러 살지 못하고 여러 곳을 방랑한다. 


<충사>는 긴코가 이곳저곳을 방랑하다가 벌레를 보는 능력을 가지게 된 사람을 만나고, 그를 돕기도 하고 치유하기도 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옴니버스 형식이기 때문에 도중부터 읽어도 괜찮다는 점이 <충사>의 매력 중 하나다(도중부터 보면 처음부터 제대로 읽고 싶어진다는 것도 매력 ㅎㅎ).





<충사> 애장판 9권에는 <붉은 잔상>, <회오리가 몰아치다>, <호중천의 별>, <푸른 물>, <풀을 요 삼아> 등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붉은 잔상>은 땅거미가 내려앉고 동네 아이들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소녀 아카네는 오늘도 친구들을 앞세워 보내고 혼자서 쓸쓸하게 아버지를 기다린다. 그런 아카네의 등 뒤로 한 소녀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아카네는 친구가 온 줄 알고 반가워하며 뒤를 돌아본다.





그런데 아카네의 눈에는 그림자 곁에 반드시 붙어있어야 할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카네는 몰랐다. 석양이 질 때에만 나타나는 '대재앙시'라는 것이 있고, 그것에 삼켜진 자는 석양이 질 때 본체 없는 그림자의 형상으로만 나타나게 되고, 그 그림자에게 밟히거나 혹은 그 그림자를 밟게 되면 그림자의 본체와 뒤바뀌는 줄은. 


이후 아카네는 마을에서 실종되고, 아카네를 닮은 한 소녀가 검은 숲속에서 걸어 나온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서 무엇을 하면서 살았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는 이 소녀는 누구일까. 아카네는 어디서 무얼 할까.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은 해봤을 그림자밟기 놀이를 연상케 하는 이야기라서 더욱 섬뜩했다.





이어지는 <회오리가 몰아친다>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어린 나이에 선원이 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소년은 휘파람을 불어서 '새바람'이라고 불리는 벌레를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 덕분에 어린 나이인데도 선장에게 실력을 인정받았고, 가족들을 부양할 만큼의 돈을 벌게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즐거워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은 충사 긴코를 만나게 되고, 긴코는 소년에게 낮에는 그 능력을 사용해도 좋지만 밤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 소년은 긴코의 경고를 무시하고 깊은 밤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게 되고, 이 때문에 소년은 자신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끔찍한 상황에 몰리게 된다.





처음에는 소년이 긴코의 경고를 무시해서 끔찍한 상황에 몰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소년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을 미워하고 있었고 세상을 원망하고 있었다. <충사>에는 이렇게 특별한 능력을 그릇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나온다. 전적으로 작가의 상상에 근거한 판타지 만화인데도 진지한 자세로 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물에 얽힌 이야기를 그린 <호중천의 별>과 물과 유난히 친한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 <푸른 물>은 물에 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닮았다. 마지막에 실린 <풀을 요 삼아>는 긴코의 과거 이야기이므로 <충사> 팬이라면 놓치지 말기를. <충사> 애장판 9권은 <충사> 애장판 완결에 해당하는 10권, 특별편 <해를 좀먹는 그늘>과 함께 출간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초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처음 읽었을 때만 해도 과연 계속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인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 1960년대에 집필된 소설임을 감안하면 소재가 참신하고 전개가 기발하지만, 어차피 이후 나타난 수많은 작가들에 의해 각색되었다면 차라리 각색된 작품을 읽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제3권 <발코니에 선 남자>와 제4권 <웃는 경관>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구입할 생각이 들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생전에 열렬한 추리 소설 애독자였던 故 물만두 님이 <웃는 경관>을 강력 추천했다는 글만 읽지 않았어도 구입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물만두 님을 믿고 구입하길 잘 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계속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는 은퇴한 노인이 개를 산책시키러 나왔다가 강도에게 머리를 얻어맞고 돈을 도둑맞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사건을 수사하던 마르틴 베크는 얼마 후 스톡홀름 공원에서 여자아이가 성폭행 당하고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사건까지 떠맡게 된다. 잇달아 벌어진 범죄 사건으로 인해 스톡홀름 시민들은 공포에 휩싸이고, 마르틴 베크와 동료들은 더욱 빨리 범인을 찾으라는 압박을 받는다. 밀려드는 제보 전화 속에서 사건을 해결할 단서는 좀처럼 찾아지지 않고, 범인이 다음 피해자를 노리는 낌새는 점점 강해진다. 


줄거리 자체는 평이하다. 범죄의 내용도 익숙하고, 범인이 사용한 트릭 자체도 대단치 않다. 이 작품의 재미는 범인이 아니라 범인을 추적하는 살인 수사국 소속 형사들의 모습을 관찰하는 데 있다. 마르틴 베크는 물론이고 그의 동료인 군발드 라르손, 콜베리, 뢴, 멜란데르 등의 캐릭터가 저마다 특색 있고 강렬하다. 마르틴 베크는 말수는 적지만 생각이 많고, 라르손은 말보다 행동이 앞선다. 마르틴 베크와 가장 친한 동료인 콜베리는 합리적이고 계획적이다. 뢴은 외모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평범하기 짝이 없지만 오히려 그 평범함 때문에 경찰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을 듣는다. 


이들은 같은 형사인데도 사건에 임하는 자세가 전혀 다르다. 마르틴 베크는 곰곰이 생각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타입이고, 라르손은 일단 몸으로 부딪치는 타입이다. 콜베리는 운으로 범인을 잡아선 안 된다고 믿고, 뢴은 남들이 하는 걸 가만히 지켜보다가 움직인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이 아무리 열심히 수사한들 이들의 뜻대로 사건이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마르틴 베크는 시리즈의 주인공이고 소설의 중심인물인데도 수사를 주도하거나 강력한 단서를 찾는 등의 활약을 보이지 않는다(그에 반해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는 해리 홀레 원맨쇼나 마찬가지다). 


소설의 결말은 이제까지 읽은 범죄 소설 중에 손에 꼽을 정도로 긴장감이 넘친다. 페이지가 하도 빨리 넘어가서 일부러 숨을 고르면서 읽었을 정도다. 결말이 독자의 예상을 기분 좋게 배신하는 점도 이 시리즈가 괜히 명작이 아님을 확인시킨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계속 읽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카노 2
나리타 료우고 원작, 후지모토 신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기 만화 <듀라라라!!>의 원작자 나리타 료우고의 라이트 노벨 <바카노!>를 코미컬라이즈한 만화 <바카노!> 2권이 출간되었다.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아는 독자라면 <바카노!>의 '바카'가 바보, 멍청이를 뜻하는 일본어 '바카'에서 따온 게 아닌가 생각하겠지만(그게 바로 접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대소동을 뜻하는 이탈리아에서 따왔다고(이렇게 또 하나 배웁니다...). 





<바카노!>의 배경은 1927년 미국 뉴욕의 리틀 이탈리아.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모여 살아서 리틀 이탈리아라는 이름이 붙은 이 거리에는 마피아, 카모라 같은 이탈리아계 범죄 조직이 창궐해 있다. <바카노!>의 주인공 필로 플로센초는 나폴리 출신의 이탈리아계 범죄 조직인 카모라의 말단 조직원으로, 겉보기엔 얼굴도 앳되고 힘도 약해 보이지만 보스에게 배운 유도 실력이 출중하고 성격 또한 잔인하다.


카모라의 말단 조직원인 플로센초는 하루빨리 실력과 충성심을 인정 받아 조직의 임원이 되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지난 1권에서 플로센초는 조직의 보스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자기 멋대로 조직을 빠져나가 조직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잘못을 저질렀다. 사건이 끝나고 조직원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 불려간 플로센초는 "지금부터 너는 6시간쯤 걸려 죽어줬으면 한다."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듣는다. 과연 플로센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플로센초가 혼란에 빠져 있는 동안, 리틀 이탈리아에 있는 건물 어딘가에선 의문의 술을 제조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그 술이란 인간의 노화는 물론 죽음까지 막아주는 '불로불사의 술'이다. 1711년 어느 연금술사에 의해 배 위에서 만들어진 불로불사의 술은 극히 일부의 사람만이 그 존재를 알고 있으며, 그중 일부의 사람만이 그 술을 마시고 불로불사의 몸을 얻었다. 


불로불사의 술을 마신 사람은 불로불사의 술을 마신 사람에게 먹힘으로써 삶을 포기할 수 있다. 삶을 포기하기 전까지는 가명을 사용할 수 없고 가짜 호적을 만들 수도 없다. 불로불사의 술을 마신 사람은 상대의 머리에 오른손을 얹고 먹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상대의 지식과 경험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 세러드 쿼츠는 1711년 불로불사의 술을 마시고 불로불사의 몸을 얻은 인물로, 200여 년이 흐른 지금 완전한 불로불사의 술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지만 우연한 사건으로 완성된 술을 도둑맞는다. 





플로센초 사랑에 빠지는 여인 에니스는 세러드 쿼츠가 만들어낸 '호문쿨루스'이다. 호문쿨루스란 옛날에 파라켈수스라는 연금술사가 오로지 인간의 지식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낸 인공생명체이다. 에니스는 세러드 쿼츠가 주입한 지식만을 가지고 살면서 세러드 쿼츠가 사람을 때리라고 하면 때리고, 사람을 죽이라고 하면 죽이는 존재다. 플로센초는 에니스가 어떤 존재인지도 모른 채 에니스를 보자마자 사랑에 빠지고, 에니스를 잊지 못해 에니스를 찾아다니가 일련의 사건에 휘말린다.





<바카노!>에서 약방의 감초 같은 캐릭터인 아이작 디언과 밀리아 허벤트 커플의 활약도 대단하다. 기차 여행을 마치고 뉴욕에 입성한 아이작&밀리아 커플은 일종의 코스프레 쇼를 벌이면서 사람들의 돈을 훔치고 그 돈으로 생활한다. 도둑질은 분명 나쁜 짓인데도 이들의 태도는 당당한데, 이를테면 유산 분쟁이 일어난 집의 유산을 훔쳐서 가족 간의 분쟁을 없앴으니 좋은 일을 했다는 식이다(궤변이 분명한데 귀여워 보이는 이유는 뭘까 ㅋㅋ). 


사건의 전모가 조금씩 드러나고 캐릭터도 추가되어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불로불사의 술을 둘러싼 18세기와 20세기, 21세기를 오가는 싸움은 어떻게 끝이 날까. 호문쿨루스를 사랑하게 된 플로센초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자신이 호문쿨루스라는 사실을 점점 자각하고 있는 에니스는 어떻게 될까...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어서 3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