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그대에게 13 (올컬러 양장 화집 포함 특장판)
오이마 요시토키 지음, 김동욱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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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습이든 될 수 있고 어떤 것이든 만들어낼 수 있는 '불사'의 모험을 그린 만화. 이번에 출간된 13권은 오이마 요시토키의 화업 10주년 기념 올컬러 양장 화집이 포함된 한정판으로도 발매되었다. 오이마 요시토키의 초기작과 대표작 <목소리의 형태>, 절찬리에 연재 중인 <불멸의 그대에게>에 나오는 주요 장면의 일러스트를 소장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모습으로 살면서 여러 사람과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한 불사. 시간은 흘러 불사와 동료들의 싸움은 전설로 남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한다. 그런 시대에 또다시 불사가 눈을 뜬다. 그 시각, 어느 고등학교. 외모면 외모,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완벽한’ 소녀 미즈하에게는 고민이 있다. 그동안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이것저것 많이도 배워왔던 미즈하는 이제 더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다른 아이들처럼 한가하게 지내고 싶은데, 아무리 말해도 엄마는 미즈하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새로운 걸 배우라고 독촉한다. 


설상가상으로 학교의 몇몇 아이들이 없는 소문을 퍼뜨리며 미즈하를 따돌리는데, 한나만은 미즈하를 감싼다. 한나를 다시 보게 된 미즈하는 엄마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엄마는 늘 미즈하를 위해 이것도 배우라고 하고 저것도 배우라고 하지만, 정말 그 모든 게 미즈하를 '위한' 걸까. 얼마 후 미즈하는 외할아버지를 만나 불사와 관련된 집안의 '비밀'을 듣게 된다. 미즈하의 이야기가 이렇게 불사와 연결되다니!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에 흥미가 폭발한다. 어서 14권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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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상의 개 3
스미다 모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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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다 모토의 만화 <선상의 개>는 인간의 지혜를 초월한 특수능력을 가진 ‘특류종’ 네이트와 이 특류종을 관리하는 관리국 소속 마츠바가 콤비를 이뤄 사건을 해결하는 만화다. 1권 읽고 "흑발 냉미남과 금발 온미남의 버디 스릴러가 나왔다!"라며 좋아한 게 엊그제 같은데 3권으로 완결이라니 너무 아쉽다. 작화가 세련되고 이야기 전개도 탄탄해서 오래 연재되길 바랐는데... 


특류종으로만 구성된 자치조직 areas 소속인 네이트는 특무성 특류종 관리국 소속 마츠바와 만난다. 그런데 공무집행 도중 네이트가 금지된 '세뇌' 능력을 사용하는 바람에 areas의 수장 클로에가 나타나 네이트를 처분하려 한다. 몸도 마음도 크게 다친 네이트는 스스로 죽기를 결심하고 사라지는데, 네이트의 '동료'를 자처하는 남자가 나타나 네이트를 어느 바(bar)로 데려간다. 그곳에는 네이트가 잊고 싶어도 잊을 수 없었던 엄마 '노라'가 있었다. 


이 일을 계기로 네이트는 자신을 낳은 부모의 정체와 어린 시절부터 어디를 가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던 이유를 알게 된다. 마츠바는 특류종이 다 같은 특류종이 아니고 흡혈속과 늑대속 간에 오랜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 중심에 네이트와 네이트의 부모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설정이 많은데 충분하게 다루지 못하고 이야기가 성급히 마무리된 감이 없지 않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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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나쁜 약혼자 이야기 2
하치야 쿠지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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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와 아사히는 부모가 정해준 약혼자 사이다. 사실 두 사람을 서로를 좋아하는데, 상대방이 부모가 시켜서 억지로 자신을 좋아하는 줄로 오해하고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한다. 남들 앞에선 사이좋은 커플인 척하다 단둘이 남으면 다투고 뒤돌아서 후회하는 '츤데레' 커플의 모습이 귀여운 만화다. 정략결혼이라는 설정은 현실과 거리가 멀지만, 실제 커플들이 할 법한 현실적인 고민이나 갈등이 나와서 재미있게 보고 있다. 


2권에는 그런 두 사람의 '문제의' 첫 만남이 나온다. 6년 전 케이의 집에서 맞선을 본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싸늘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싸웠다. 원래 이 혼담은 아사히의 언니와 케이를 이어주기로 한 것이었는데, 사정이 생겨 아사히와 케이를 이어주는 것으로 바뀌자 케이가 '여동생도 상관없다'고 말한 것을 아사히가 들은 것이다. 그런 일 없었다는 듯이 구는 케이에게 "내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남자에게 애교를 부릴 만큼 싸구려 여자로 자란 기억은 없거든."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아사히가 멋있었다. 


2권에는 아사히와 케이 커플 외에 또 다른 '사이 나쁜' 커플이 등장한다. 바로 스텔라와 코우다. 스텔라는 프랑스에서 왔고 아사히와는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친구다. 이 둘이 사이가 나쁜 이유는 아사히와 케이 커플의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 코우는 스텔라의 마음에 들기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하는데 스텔라가 받아주지 않아서 실망하고, 스텔라는 코우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고 매번 스텔라의 의견만 물어보는 것이 불만이다(참 행복한 불만이다). 3권에선 어떤 변화가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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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에 있어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 수상작 웅진 모두의 그림책 35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이세진 옮김 / 웅진주니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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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 지금도 안좋은 꿈을 꾸고 새벽에 눈을 뜨면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든다. 이럴 때 누군가 옆에서 "내가 여기에 있어."라고 말하며 안심시켜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국의 그림책 작가 아드리앵 파를랑주의 최신작이자 2020 볼로냐 라가치상 스페셜 멘션 수상작 <내가 여기에 있어>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책을 펼치면 이제 막 잠에서 깬 것처럼 보이는 소년의 모습이 나온다. 침대에서 몸을 제대로 일으키지도 못한 소년은 평소와 다른 기척이 느껴져 베개를 들춘다. 베개를 들추자 보인 것은 다름 아닌 뱀의 꼬리. 호기심 많은 소년은 겁을 먹고 도망치거나 소리를 지르기는커녕, 꼬리의 끝을 보고 싶은 마음에 꼬리를 따라 간다. 대체 이 꼬리의 주인은 누구일까.


꼬리를 따라 방문을 넘고, 창문을 넘고, 정원을 지나, 멀리 더 멀리로 간 소년. 낯선 사람들이 보이고 굵은 빗방울이 떨어져도 굴하지 않고 꼬리를 따라간 소년은 마침내 꼬리의 끝에 누가 있는지 알게 된다. 꼬리의 주인이 들려준 "내가 있으니 이제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거야."라는 약속이 마치 나에게 한 약속처럼 듬직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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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 우리 몸 안내서
빌 브라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까치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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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몸에 대해 알고 싶다는 열망이 강해지는 것 같다. 이 책도 그래서 읽었다(저자가 빌 브라이슨이라서 산 것도 맞다). 이 책의 전작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우주와 그 안에 있는 거의 모든 것의 과학을 탐사한 저자는 시선을 안으로 돌려서 인체에 관한 책을 썼다고 한다. 유전자에서 시작해 피부와 털, 미생물, 뇌, 머리, 입과 목, 심장과 피, 호르몬, 뼈, 운동, 균형, 면역계, 심호흡, 음식, 소화, 잠 등등 인체에 관한 '거의 모든 지식'을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이 아주 많다. 탈모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한 대머리의 치료법 중 단 하나는 거세다. 우리는 흔히 '오감'이라는 말을 사용하지만, 실제로 인간은 5개 이상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외에 균형, 가속과 감속, 공간적인 위치, 시간의 경과, 식욕 등도 감각에 속한다. 이 밖에 알려진 것만 해도 33가지나 된다. 


여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학 분야에서도 여성의 성취와 업적은 평가절하 되어온 경향이 있다. X염색체 외에 Y염색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건 미국의 네티 스티븐스라는 생물학자다. 스티븐스는 이 밖에도 여성이 남성보다 생물학적으로 열등하다는 통념을 반박하는 연구를 많이 했다. 스티븐스가 여성이 아니고 좀 더 오래 살았다면, 비슷한 시기에 Y염색체를 발견한 에드먼드 비처 윌슨이라는 '남성' 과학자가 그 영예를 다 누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Y염색체는 유전자가 70개뿐이다. 다른 염색체들에는 2,000개까지도 유전자가 들어 있다. Y염색체는 1억 6천만 년 동안 줄곧 크기가 줄어들었다. 현재의 속도로 볼 때 약 460만 년 뒤에는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간은 엄밀히 말해서 성행위를 통해 '재생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재조합'을 한다. 성행위를 하지 않고 종족을 번식하는 생물종은 무수히 많으며, 인간 또한 미래에는 그러한 방식을 따를 수도 있다. 


저자는 의학계에서 남성과 여성이 여러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무시하거나 간과해 왔음을 지적한다. 남성은 파킨슨병에 더 많이 걸리고, 우울증에 걸리는 비율은 낮지만 자살률은 높고, 감염에 취약하다. 여성은 뼈가 더 일찍 약해지고, 알츠하이머에 2배 더 많이 걸리며, 알코올 대사 양상이 달라서 술에 더 쉽게 취한다. 문제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의사와 제약업계다. 심근경색이 일어났을 때 여성은 남성보다 복통과 욕지기를 느낄 확률이 더 높아 오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남성은 여성의 몸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많은 것에 비해 여성의 몸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다. 음문, 음핵, 음순 등 여성의 생식기에 관해 명확히 알지 못하고, 생리와 출산 등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다. 과거에 비하면 출산 시 산모의 사망률이 많이 떨어졌지만, 오늘날에도 출산 시에 사망하는 여성의 수는 10만 명당 오스트레일리아는 5.1명, 영국은 8.2명, 덴마크는 9.4명, 프랑스는 10.0명이다. 2013년 유엔인구기금(UNFP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산모 사망률은 10만 명당 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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