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신님과 산다면 3
카제마치 후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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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남자 고등학생 나오가 엄마 찾아 이 세상으로 온 아기 용신과 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만화. 3권은 나오가 갑자기 사라진 용신 '용'을 찾기 위해 무의식의 세계로 넘어간 이후의 장면으로 시작된다. 무의식 속에서 나오는 과거의 일들을 떠올린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와 단둘이 살면서 말수가 줄어들고 마음의 문을 닫게 되었던 나오. 그로 인해 감정 표현이 서툴러지고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걸 겁내게 되었지만, 용을 만나고 처음으로 지키고 싶은 것이 생겼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나오의 진심이 전해진 걸까. 무사히 나오의 곁으로 돌아온 용은 마사키와의 일들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해달라고 한다. 이윽고 밝혀지는 나오와 마사키의 이야기. 엄마끼리 친구라서 태어났을 때부터 형제처럼 자란 나오와 마사키. 각각 부모 중 한쪽을 여읜 상황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온 나오와 마사키의 이야기가 참 훈훈하고, 살아서도 죽어서도 자식을 걱정하고 보살피는 어머니들의 마음이 감동적이었다. 용이 찾으러 온 엄마는 자신의 엄마가 아니라 나오의 엄마, 마사키의 엄마였던 걸까. 만족스러운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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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럽게 밥 3
오카자키 마리 지음, 김진수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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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동기인 비혼 여성 2명과 게이 남성 1명이 한 집에서 사는 이야기. 사회생활 n년차인 '어른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포인트가 많아서 1권부터 즐겁게 보고 있다. 치하루는 미대 졸업 후 동경하던 회사에 입사했으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퇴직, 현재는 프리랜서로 일하며 쉬는 중이다. 친구들 앞에서 늘 밝게 웃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지만, 때때로 퇴사한 회사에서 겪은 안 좋은 일이 떠올라 고통을 겪기도 한다. 여기에 한창 일할 나이에 쉬고 있다는 죄책감까지 더해져 우울증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셋 중에 가장 공감 가는 캐릭터. 


나카무라는 결혼까지 생각했던 남자한테 차인 상태다. 하필이면 이 남자가 같은 회사 동료인데, 이 남자는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는 중이고 나카무라는 다른 부서로 이동 명령을 받았다. 지금은 새로운 남자 친구가 있는 상태이고 결혼도 생각하지만 이 남자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다. 상대에게 배려할 생각도 없고 상대를 위해 희생할 마음도 없지만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배웠으므로 결혼은 하고 싶다고 말하는, 가장 공감이 안 가는 캐릭터. 한편으로는 앞으로 어떤 일을 겪게 될지 - 어떻게 변할지 혹은 변하지 않을지 - 가장 궁금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에이지는 원래 디자인 쪽에서 일하다 현재는 영업직으로 일하고 있다. 한때 치하루와 사귀었던 남자와 사귄 적도 있는, 치하루와는 약간 미묘한 사이. 현재는 과거에 헤어졌던 남자 친구와 다시 사귀고 있는데, 성별도 다르고 성적 지향도 다르지만 묘하게 공감 가는 포인트가 많은 캐릭터다. 3권에선 예상 밖의 자리에서 취향 저격인 남자를 만나 가슴 설레하는 에이지의 모습이 나온다. 내가 보기에도 너무 멋진 남자라서 둘이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헤테로 같은(?) 느낌적인 느낌. 언제쯤 에이지는 웃을 수 있을까. 


캐릭터 소개만 잔뜩 썼지만, 음식 만화를 표방하는 만화답게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장면도 많이 나온다. 조리법이 자세히 나오니 따라해봐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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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위퍼 10 - GS 미카미 극락대작전!!
시이나 타카시 지음, 허윤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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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을 퇴치하는 현대판 엑소시스트 미카미 레이코의 활약을 그린 만화. 10권에는 일본 국기관에 나타난 유령을 퇴치하는 과정을 그린 <모래판 오브 드림스>와 갑작스럽게 1242년의 스위스, 이탈리아 국경 부근으로 가게 된 미카미와 요코시마의 모험을 그린 <언젠가 어딘가에서>, 미카미가 오래전부터 짝사랑해온 남자가 등장하면서 요코시마와 삼각관계를 이루는 <폭풍을 부르는 사나이>, 요코시마의 옆집에 '가난뱅이 신'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깨끗하게, 가난하게, 아름답게!!> 등이 실려 있다. 


이 중에 가장 재미있게 읽은 에피소드는 <깨끗하게, 가난하게, 아름답게!!>이다. 돈을 밝히는 미카미 레이코답게 가난뱅이 신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혹시라도 자신에게 들러붙을까 봐 외면하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일관된 캐릭터 ㅋㅋ). 가난뱅이 신을 퇴치하려면 요코시마와 결혼하는 수밖에 없다고 하자 당황해하는 요코시마의 모습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형식적인 결혼만으로는 가난뱅이 신을 퇴치하지 못해서 미카미까지 가세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과연 이 에피소드는 어떻게 끝이 날까. 어서 11권을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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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위퍼 9 - GS 미카미 극락대작전!!
시이나 타카시 지음, 허윤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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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인기 만화 <GS 미카미 극락대작전>의 애장판이 출간 중이다. 9권에서는 지난 8권에서 시작된 홍콩 편의 결말이 나온다. 미카미 레이코와 요코시마 일행은 카라스 박사와 싸우다 교회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홍콩으로 도망친 카마타 칸쿠로의 뒤를 쫓는다. 홍콩에 도착한 미카미 일행은 카마타가 '원시풍수반'을 손에 넣으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원시풍수반은 지맥의 흐름을 변화시켜 세상의 질서와 균형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일종의 나침반이다. 


9권에서 미카미는 라이벌 메두사와 대결을 펼친다. 마족의 공격을 받은 미카미는 마족의 결계를 푼 카마타 칸쿠로를 죽으면 결계 자체가 소멸할 것이라고 보고 카마타를 해치우려 한다. 하지만 카마타가 거울을 이용해 공격하는 바람에 혼란에 빠진다. 홍콩 편 이후에는 일본으로 돌아와 본업인 악령 퇴치에 전념하는 미카미 일행의 모습이 나온다. 가장 웃겼던 건 바다에 나타난 악령을 퇴치하겠다고 마력이 담긴 노래를 부르다 뜻밖의 '노래 대결'을 펼치게 된 대목이다. 나카모리 아키나 <Desire>, 오자키 유타카 <열다섯의 밤> 등의 선곡이라니. 반갑고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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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 (레드케이스 포함) -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
이동진 지음, 김흥구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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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물건을 모은 게 아니라 이야기를 모았는지도 모른다." 영화평론가이자 작가 이동진의 책 <파이아키아, 이야기가 남았다>에서 만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이다. 부제가 '이동진이 사랑한 모든 시간의 기록'인 이 책에는 그동안 저자가 수집한 책과 영화. 음악 관련 물품들을 소장해 둔 공간 '파이아키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파이아키아는 원주율을 뜻하는 수학 기호 '파이'와 아카이브(archive) 혹은 아키텍처(architecture)에서 따온 '아키'와 공간을 뜻하는 영어 접미사 '-ia'를 합친 것이라고 한다. 파이아키아는 또한 오디세우스에 나오는 고대 그리스의 섬 이름이기도 하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분노를 사 지척에 있는 고향 이타카 섬으로 바로 돌아가지 못하고 10년간 바다를 떠돌아야 했다. 마침내 10년 만에 이타카 섬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도착했던 섬의 이름이 바로 파이아키아라고 한다. 


이 책은 읽으면서 여러 가지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저자가 수집한 물품들의 양을 보는 것이고(책 2만 권, 음반 1만 장, DVD 5천 장, 그 외 수집품 5천여 점), 두 번째는 그중에서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물품들을 살펴보는 것이고(박찬욱 감독에게 사인받은 장도리와 영화 <어벤저스>의 슈퍼 히어로 25명의 사인이 담긴 포스터, 알베르 카뮈의 사인본이 기억에 남는다), 세 번째는 각각의 물품들에 얽힌 사연을 읽는 것이다. 


저자의 경우, 사인을 받기 위해 책이나 음반을 준비하는 건 기본이고 일부러 작품 또는 해당 인물과 관련된 물건을 따로 준비한다든지(예를 들면 영화감독 봉준호의 사인을 받기 위해 영화 <기생충>의 주요 소품인 수석을 따로 준비함), 좋아하는 문장을 적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직접 사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사이트를 뒤져서 사인본을 구하기도 하고, 외국에 갔을 때 발품을 팔아서 헌책방이나 중고 매장을 살피기도 한다. 언제 어디서 사인을 받게 될지 모르니 항상 서명용 펜을 가지고 다닌다고(검은색만으로는 부족할까 봐 은색도 챙긴다). 


영화 평론가로서 행사 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받은 물품이나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비롯해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당시에 받은 물품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한때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열심히 들었고 <이동진의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비롯한 라디오 프로그램도 애청했던 사람으로서 무척 반갑고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추억은 방울방울~). 


저자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안경'과 관련해 수집한 물품들의 이야기도 나오고, 반려묘 '소미'와 관련한 물품들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40여 개국을 여행하면서 수집한 물품들도 나온다. 마그넷을 주로 수집하신다고 들어서 얼마나 모으셨는지 궁금했는데 책에서 보니 그 양이 엄청나다. 오랫동안 수집가로 지내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감동적이었던 순간, 후회하는 일들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어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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