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와 나오키 코믹 3
후지모토 시게키 지음, 이케이도 준 원작, 츠하 케이이치 구성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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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일본 드라마 <한자와 나오키>의 코믹스판이다. 드라마의 전개를 그대로 반영해 드라마 팬은 물론 드라마를 보지 않은 사람들도 작품의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3권에서는 5억 엔을 융자해 준 기업이 부도 신청을 하는 바람에 좌천 위기에 놓인 한자와가 이 모든 게 상사의 계략임을 밝히는 장면이 나온다. 알고 보니 문제의 서부오사카철강 전 사장 히가시다는 한자와의 상사인 도쿄중앙은행 오사카 서부 지점장 아사노와 학창 시절 친구 사이. 아사노가 주식에 실패하여 진 빚을 갚아주고 내연녀의 창업 자금까지 대주는 조건으로 모든 일을 꾸몄다는 건데, 실제로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면 정말 황당하고 억울할 것 같다. (한자와도 말했다. "열 배로 갚아 줘야죠!!") 


코믹스판에는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는 코믹한 에피소드도 나온다. 한자와가 서부오사카철강 건을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동기들과 회포를 푸는 에피소드가 그것이다. 작화도 깔끔하고 전개도 시원시원해서 재미있게 보고 있다. 4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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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 웅진 우리그림책 68
이정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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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쉼표다. 바쁘게 보낸 하루 끝에 그림책을 읽으면 호흡이 차분해지고 들떠 있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이정현의 그림책 <내 마음대로>는 숨 고르기가 필요한 어른들과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한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뭔가 신나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는데, 집 안에는 재미있는 놀 거리도 없고 친구를 데려와 놀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창밖으로 어제와 다르지 않은 풍경이 보인다. 그런데 정말 어제와 '다르지' 않을까?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은 조금씩 조금씩 어디론가로 흘러간다. 붙박이처럼 보이는 산과 강도 조금씩 조금씩 모습이 바뀐다. 화분에도 매일 다른 새와 벌레가 놀러 온다. 똑같아 보여도 똑같지 않다. 외로워 보여도 외롭지 않다. 


저자는 후기에 "홀로 심심한 아이들, 세상과 단절된 것 같아 쓸쓸한 어른들, 힘겹게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모든 이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합니다."라고 썼다. 그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한가롭고 따뜻한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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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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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지만 먼 나라 하면 주로 일본을 떠올리지만 중국도 못지않다.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한국은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지만, 동서 냉전 시대를 거치면서 미국이나 일본 같은 우방 국가들에 비해 거리가 멀어진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중국이 개혁개방 노선을 택한 이후로는 경제적으로 많은 교류가 생겼고, 최근에는 한류의 영향으로(한한령으로 인해 주춤한 감이 없지 않지만) 문화적으로도 전보다 훨씬 거리가 가까워졌다. ​ ​ 


연세대 사학과 백영서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중국 현대사의 핵심적인 세 가지 사건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중국 현대사를 수놓은 다양한 사건 중에 저자가 중요한 기점으로 택한 것은 1919년 5.4운동,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1989년 톈안먼사건이다. ​ ​ 


5.4운동은 베르사유 강화회의의 결과로 독일의 조차지였던 산둥의 이권이 중국에 반환되지 않고 일본에 넘어가게 된 것을 규탄하기 위해 베이징 내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톈안먼 앞에 모여 규탄 대회를 연 일을 일컫는다. ​ 저자가 이 사건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청년, 학생층 중심의 항일 운동이 전국 규모의 '신문화 운동'으로 확산된 것이고, 둘째는 이 과정에서 정치 운동이 조직화되고 이념 노선이 갈라진 것이고, 셋째는 구국 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민중/국가의 구분이 사라지고 민중이 곧 국가가 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이런 식으로 '사회변혁적 자아'가 형성된 것은 이후에 발생한 혁명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 ​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은 이제까지 국공내전의 결과 국민당이 패퇴하고 공산당이 승리한 것을 선언한 사건으로 평가받아 왔다. 저자는 이러한 평가를 단순한 시각으로 일축하고 보다 복합적인 역사 해석을 제시한다. 중화인민공화국 성립이라는 사건을 해석할 때 주목해야 할 것은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열세였던 공산당이 승리한 원인이다. ​ 혹자는 미국의 중국정책 실패를 들고, 혹자는 소련의 만주 점령을 들지만, 저자는 그보다 내부적인 요인, 구체적으로는 '토지개혁'이 주요했다고 본다. 즉 공산당은 민중의 다수를 점하는 농민 계층이 만족할 만한 토지개혁안을 제시했고, 이를 통해 농민 계층을 혁명세력으로 변혁시킴으로써 정권 장악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 ​ 


톈안먼사건은 지금도 중국 내부에서는 금기시되어 논의되지 않고 있는 사건이다. 톈안먼사건에 대한 기억이나 평가는 당시 시위를 주도한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우파는 이 사건을 일당 독재 체제를 타파하고 민중 참여를 늘리기 위한 자유민주주의 운동의 일환으로 보는 반면, 좌파는 당시 중국정부가 추진하던 개혁개방 노선과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고 본래의 노동계급 중심의 사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운동으로 본다. ​ 저자는 논의의 끝에 -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할 - "중국공산당은 계속 집권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덧붙인다. 논문 형식의 책이라 읽기가 쉽지는 않지만, 찬찬히 읽으면 중국의 과거와 현재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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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의 말들 - 마음을 꼭 알맞게 쓰는 법 문장 시리즈
류승연 지음 / 유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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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비장애인 딸을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 추상적인 내용이 아니라 저자가 일상에서 직접 경험하고 느끼고 생각한 것들이 담겨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자의 다음 책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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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의 말들 - 마음을 꼭 알맞게 쓰는 법 문장 시리즈
류승연 지음 / 유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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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나 말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쓴 책. '00의 말들' 시리즈를 좋아한다. <배려의 말들>을 쓴 류승연은 (전직)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이자(현재는 프리랜서 작가) 발달장애인 아들과 비장애인 딸을 키우는 쌍둥이 엄마다. 책에는 비장애인으로서 장애인 아들을 키우며 느낀 점들이 주로 나온다. 


저자는 소위 말하는 '주류'의 삶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았다. 서울에 살면서 서울 소재의 4년제 대학을 졸업했고 취업했고 결혼했고 아이 둘을 낳았다. 그런데 아이 중 하나가 장애인으로 태어났다. 그때부터 저자는 자신이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 느낌을 받았다. 사회적 약자로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인권을 침해당하는 게 어떤 것인지, 여자일 때보다 장애인 부모일 때 더욱 처절하게 느꼈다. 


그때부터 저자는 '구조'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백인이라면 인종이, 시스 남성이라면 젠더가, 이성애자라면 성이, 비장애인이라면 장애가, 당신이 벽들을 쉽게 통과하게 할 수 있다. 어떤 몸은 벽에 막혀 더 이상 갈 수가 없고, 멈춤 없이 무사통과하는 당신은 벽을 만날 일이 없다. 누군가에게 가장 뚫기 힘든 것이 누군가에게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사라 아메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저자는 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우면서 장애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페미니즘 공부도 시작했다. (사회가 규정한) 약자로 태어났어도, 약하게 살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개인의 장애는 인생의 장애가 아니다. 장애는 개인에게 있는 하나의 요소다."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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