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애장판 10
유우키 마사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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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권은 시노하라 의혹 사건으로 시작된다. 지난 9권에서 <주간 파토스> 기자 카지카와는 시노하라 중공이 정치인과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고 잉그램 사업을 수주받는 특혜를 입었다는 주장을 제기해 일본을 발칵 뒤집었다. (제2소대 대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노하라 의혹 사건에 대해 알게 된 이즈미는 동요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아스마의 예리한 관찰에 걸려들고 만다. 가벼운 말투로 신경 쓰지 말라고 달래는 아스마에게 전에 없이 진지한 눈빛을 보이는 이즈미. 그 모습에 우연히 옆을 지나가던 쿠마가 미도 놀란다. 


이즈미와 아스마 사이에 문제가 있음을 눈치챈 고토 대장은 한동안 배치를 바꾸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쿠마가미와 팀을 이루게 된 이즈미와 달리, 오오타와 팀을 이루게 된 아스마는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킨다. 이 와중에 시노하라 중공 본사에 우익 단체 회원 3인조가 쳐들어가서 직원 몇 명을 인질로 잡고 사장의 성명을 요구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제2소대 대원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레이버를 출동시킬 준비를 하는데, 과연 이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아무래도 비리와 무관하게 잉그램이 우수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으로 일단락될 것 같은데, 뒷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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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경찰 패트레이버 애장판 9
유우키 마사미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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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권은 레이버를 보수, 정비하는 일을 맡고 있는 하청업체와 해당 업체에 고용된 외국인 노동자들 간에 갈등이 발생하는 장면으로 끝이 났다. 이 와중에 업체가 관리하는 이즈모 2호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이즈미와 제2소대 대원들은 이즈모 2호를 찾으러 업체로 간다. 알고 보니 노동자 측 사람 중 하나가 업체의 부당한 대우를 알리고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의미로 이즈모 2호를 감췄던 것이었다. 이즈미는 이즈모 2호를 구하기 위해 레이버를 타고 출동하는데, 상대가 상대이다 보니 그 마음이 가볍지는 않다. 


한편, 제1소대의 신형 레이버 도입 계획이 추진되고, 이즈미와 제2소대 대원들은 신형 레이버 테스트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아즈마에게 낯선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거는데,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아스마의 본가인 시노하라 중공과 경시청 간의 커넥션을 취재 중인 주간지 기자였다. 보도가 나온 후 아스마는 제2소대 사람들에게 이즈미 앞에서는 이 사건에 관해 입도 뻥끗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그러나 결국 이즈미는 이 사건에 관해 알게 되고, 자신이 탑승하는 레이버가 비리의 산물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과연 이즈미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아가 경시청은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할까. 


레이버라는 가상의 물체가 등장하는 것을 제외하면 에피소드의 구체적인 내용은 현실적인 편이고 사회 비판적인 소재도 적지 않아 즐겁게 보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 문제도 상당히 급진적인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경시청과 하청 업체 간의 유착 관계를 뒤이어 다룰 줄이야... 이런 과감함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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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살아간다
리즈 마빈 지음, 애니 데이비드슨 그림, 김현수 옮김 / 덴스토리(Denstory)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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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나무처럼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을 펼치면 수많은 나무들의 종류가 나온다. 단풍나무, 주목, 사시나무, 느릅나무, 미국 너도밤나무, 서어나무, 야생자두나무, 버드나무, 솔송나무, 오리나무 등등. 놀라운 건, 이 많은 나무들의 생장 환경이나 습성이 같지 않고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가령 단풍나무는 크기가 작지만 깊은 산속에서도 잘 자라며 가을이 되면 어김없이 눈부신 단풍을 피워낸다. 주목은 천천히 자라는 대신(2000년까지도 산다는 설이 있다) 뿌리를 아주 널리 널리 뻗어 내린다. 사시나무는 '사시나무 떨 듯 떤다'는 말이 있을 만큼 몸통이 얇다. 하지만 이들은 땅 밑에서 뿌리가 서로 엮여 있어 아무리 센 바람이 불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버드나무는 특유의 뿌리 체계를 통해 잘 바스러지는 토양을 단단히 잡아주고 물속의 오염물질을 비료 역할을 하는 질산염으로 바꿔준다(괜히 물가에 버드나무가 있는 게 아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나무에 관한 정보가 실려 있다. 사람이 다 같지 않은 것처럼 나무도 다 같지 않음을, 같지 않은 나무들이 각자 살 길을 찾듯 사람도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각자 살 길을 찾아야 함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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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 내 마음 돌보기
고선규 지음 / 창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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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이 병이나 사고로 죽은 경우에는 그 원인을 알아도 애도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에는 어떨까. 자살은 죽음의 방식 또는 형태이지 그 이유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별자들은 장례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애쓰거나 미리 그 이유를 알아차리고 도움의 손길을 뻗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며 괴로워한다.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자살은 여전히 금기시되는 주제이기 때문에, 마땅히 도움을 받아야 할 사별자들이 도움을 받기는커녕 가까운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변에 털어놓지도 못한다. 바로 지금, 여기 한국에서 자살 사별자에 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임상심리학자 고선규의 <우리는 모두 자살 사별자입니다>는 이제까지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자살 사별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2014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심리부검 면담'을 하면서 자살 사별자를 만나게 되었다. 심리부검 면담이란, 어떤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 사망 전 일정 기간 동안 고인이 보였던 다양한 심리행동 변화와 죽음 직전에 겪었던 여러 가지 생활 사건들을 최대한 자세히 탐색해보면서 자살의 원인을 '추정'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작업을 하면서 자살 사별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는지 면밀히 알게 되었다. 자살의 여파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애도의 방식이나 회복의 계기 또한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자살 사별이 일반 사별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죽음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 죽음과 관련해서 '왜 나는 그때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왜 그때 미리 알지 못했을까?' 같은 자책 섞인 질문을 끝도 없이 하게 된다. 이는 죽음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사별자 스스로 생각을 멈추기 전에는 다른 사람이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식이나 애도하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고인의 방을 그대로 두거나 고인의 물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애도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고인의 물건을 태우거나 고인의 흔적을 지우면서 애도하기도 한다. 고인을 억지로 잊으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고인을 잊지 않고 더욱 잘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애도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자살 사별자에게 주변 사람들이 해줄 수 있는 일은 오로지 사별자의 말을 듣고 또 들어주는 일뿐이다. 애도는커녕 상황을 받아들이기도 힘들어하는 사별자에게 "네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극복해라." 같은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때로는 말보다 행동이 더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사별자의 식사나 간식을 챙겨주거나 사별자 대신 자녀의 등하교를 챙겨주고 숙제를 봐주는 식의 배려가 큰 도움이 된다. 자살 사별자 모두가 슬프고 괴로워하는 건 아니다. 괴롭히는 사람이 없어져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심리적 앙금이 있을 수 있다. 어떤 감정도 "그 자체로 표현하고 위로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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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도전 (15주년 기념판, 양장) - 한국 사회 일상의 성정치학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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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페이지가 명문이라 줄 긋다가 포기했습니다. 초판 나온 지 15년이 지난 책인데도 여전히 유의미한 내용이 담겨 있다는 사실이 감탄을 자아내는 동시에 개탄을 자아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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