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 더불어 시리즈 2
배성호 지음, 김보미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경제란 무엇일까?" 이런 이야기는 자칫하면 너무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가 되기 쉽다. 그런데,'더불어 사는 행복한 경제'는 경제원리를 비롯하여 다양한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동화에서부터 우화, 스포츠, 인물, 광고 등을 인용하여 쉽고도 재미있게 풀이해 준다.


경제는 우리의 삶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순간부터 잠잘 때까지 일상생활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경제인 것이다. 밥을 먹고, 학교를 가고, 지하철을 타고,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은행에 가서 저축을 하고.....
흔히, 경제하면 돈을 많이 벌어서 재테크를 하고 부자가 되는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의 일상생활 그 자체가 경제활동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스쿠르지 할아버지처럼 자신만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고 경제가 윤택해 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때에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이고, 그래서 경제가 필요한 것이다. '경제'라는 단어가 '경세제민'의 줄임말로 세상을 다스리고 사람들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라는 뜻이니, 이 책의 제목이 의미하는 바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결혼을 해도 자녀들을 1명 정도만 낳는데, 이것 역시 앞으로의 경제에 먹구름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 한 명이 탄생하면 12억 2천만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그런데, 출생률이 차츰 낮아진다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될 것인가?



또 한가지 실례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는 가장 부유한 나라일까?
물론, 아니다. 세계 178개 나라 중에 우리나라는 102위라고 한다. 경제력은 세게 13위인데, 이 자료가 말해주는 것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것은 돈만을 가지고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행복의 조건에는 건강, 환경, 교육, 생활수준과 여유로움, 공동체 등의 부수적인 조건들이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국민들이 느끼는 나라가 오세아니아의 작은 섬 나라 '바누아투'라고 한다.
축구공에 얽힌 사례는 이미 여러 책들에 소개되어서 많은 어린이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이지만, 축구 경기가 열릴 때에 입장하는 선수들이 어린이들과 함께 입장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냥 무심히 지나쳤을테니까....

 
그것은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 경기에서 사용되는 축구공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축구공 한 개를 만들기 위해서는 1500번의 꼼꼼한 바느질이 필요하다. 이런 최고급 축구공을 만드는 사람이 인도와 파키스탄의 약 15000명의 어린이들이며, 이렇게 만들어진 축구공은 15만 원가량 하지만, 어린이들이 받는 임금은 일당 300 원이란다. 그래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베컴도 이렇게 만들어진 축구화나 축구공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런 어린이들을 보호하자는 차원에서 축구 경기장에 입장할 때에 축구선수들은 어린이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과 함께 경제에 관한 이야기들 중에서도 깊이 있는 노동조건, 노동조합, 비정규직, 근로기준법, 기업윤리, 최저 임금제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내용들이 소개된다.

 
 
세계적인 부자들이 기부천사로 사회의 공익을 위해서 자신의 재산을 내놓는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데이브드 록펠러' 의 아름다운 마음씨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워런 버핏'은 전 재산의 85 %인 32조를 이미 '빌 게이츠'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고 하니 얼마나 훌륭하고 우리들이 본받을만한 사람인가.

가정 경제에서 국가 경제, 그리고 세계 경제까지 폭넓은 주제를 가지고 경제 전반에 관한 모든 내용을 다루어 주고 있어서 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경제의 모든 것을 마스터한 기분이 든다. 그것도 어려운 내용을 쉽고도 재미있게 풀이해주니, 얼마나 유익한 책인가.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이 책의 구성이 경제에 관한 어떤 주제를 설명해 준 후에, '이야기 정리'라는 코너를 통해 지금까지 읽은 내용을 정리해 보고, '생각이 깊어지는 자리'라는 코너를 통해서는 어떤 지문에 대한 내용을 읽고 자신의 의견을 말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해 두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어린이들 혼자 읽기보다는 부모님의 지도하에 함께 읽고, 함께 생각하고, 어린이들의 생각에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를 알아 보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게 되어 있다.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삶의 지혜가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어린이들이 흥미로워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예로 들어서 경제의 모든 분야를 알아가게 될 수 있는 것이다.
나 혼자만 경제적으로 윤택한 것이 행복한 삶이 아니라,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줄 것이다.
이 책과 함께 '더불어 사는 행복한 정치'를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꿈꾸는 월드비전 희망의 기록
최민석 지음, 유별남 사진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저자인 최민석은 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가 오지 여행기인 줄 알고 샀다가 인생이 급회전하여 결국에는 월드비젼 홍보담당 역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월드비전은 이제 60주년을 맞이하였고, 한국전쟁을 계기로 만들어진 단체이기는 하지만 한비야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와 '그건 사랑이었네'를 출간하기 전까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별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구호 단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은 월드비전이 어떤 곳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정도는 다 잘 알고 있다.
월드비전에서 하는 일 중에 세계 각지의 굶주린 아이들에게 구호의 손길을 주고 있다는 것과 물부족 지역에 우물이나 펌프시설을 해주고 있으며, 학교 등도 지어 주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에게 월드 비전에서 하는 일을 홍보하기 위해서 펴낸 책이 바로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생생하게 어려운 상황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유별남 사진작가는 사진을 찍고, 최민석 작가는 글을 쓴 것이다.
  

본래의 의도는 이런 목적이었는지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게 되면 너무도 가슴아픈 사연들이 많아서 눈시울이 뜨거워지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의 많은 아이들이 헐벗고 굶주리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숫자상으로만 보아도 전세계의 약 10억 명의 아이들이 굶주리고, 20억 명이상이 하루 평균 1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가난에 굶주리고 헐벗은 아이들은 눈망울은 너무도 초롱초롱하고 그 아이들은 너무도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길 위에서 만난 아이들.
볼리비아에서 만난 15살 광부 아밧은 학교 수업을 마치면 새벽 2시까지 광산에 들어가서 아침에 광부들이 작업을 하기 좋게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한다.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고 3분 안에  빠져 나와야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꿈은 변호사. 힘없고 약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 변호사가 되고 싶단다.
보스니아에서 만난 지야드 엄마. 당신의 직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아이들이 알아 듣지 못하게 영어로 I am beggar (나는 거지입니다)라고 말한다. 지야드는 자신의 돈을 모두 털어서 이들은 찾은 일행에게 쥬스를 대접한다.
사진 속의 엄마는 울고 있지만 아이들의 표정은 이렇게도 밝고 맑은 것이다.


네팔의 15살 엄마 싼티는 전에는 교사가 꿈이었지만 지금은 희망이 없단다.
굶주리는 아이들이 기거한 곳의 문제점은 한 둘이 아니다. 깨끗한 물이 없어서 누런 흙탕물을 받아 두었다가 먹지만 그 물 역시 오염된 물이다.
학교가 없어서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상당수이고, 병원이 없어서 간단한 질병에도 목숨을 잃게 된다.
더 가슴이 아픈 사연은 에이즈 고아 압둘의 이야기이다. 인터뷰 내내 아무런 말이 없던 아이는 떠나려는 일행들에게 단 한마디의 말을 한다.

(...) 하지만 아이는 대답이 없었다. 그저 감정을 삼키려는 듯 고개를 숙여서 드러난 목뼈만 흔들렸다. 그랬던 압둘이 내가 떠난다고 하자 내게 달려와서 소매 끝을 가늘게 잡고, 영러로 또렷이 말했다. " Pray for me (날 위해 기도해 주세요)" 나는 그러겠노라 했다. 그리고 그때 녀석의 힘없고 떨리는 목소리와 그렁한 눈망울은 지워지지가 않았다. 마치 눈으 감아도 사라지지 않는 형광등 잔상처럼 (p248)
이 책을 덮은 후에도 여전히 울리는 압둘의 단 한 마디.


지금도 압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엄마 아빠를 에이즈로 잃고 홀로 견디었을 외로움과 배고픔, 희망이 없는 미래.
  
  
  

지구상의 어떤 사람들은 한 끼의  식사 비용이 이 어린이들이 1년 살아 살 수 있는 50~60 달러의 몇 곱절이 되는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이들은 왜 이렇게 살아 가야 하는 것일까.
한 달에 3만원의 돈이면 굶주린 아이들을 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도움의 손길을 주는 이들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단다.
한 달에 3 만원의 돈, 그리 많은 돈은 아니지만, 일시적이 아닌 계속적으로 내야 하는 돈이니, 그것이 부담스러워서 못 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너의 눈에서 희망을 본다' 이 책을 구입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연말 선물을 하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의 수입금의 일부는 월드비전을 통해서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을 위해서 쓰여진다고 하니까.
"굶는 아이가 없는 세상" 어찌 보면 황당한 이야기이지만 꼭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전 알아요.
그것이 단지 나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그때까지 전 바보가 될 거예요.
그날을 기다리며 
                           ' chang the world  중에서' (p3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가 있어준다면
게일 포먼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은 자신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선택도 아니었는데, 어떤 불가항력적인 것에 의해 깊은 상실감에 빠질 수도 있는 것이다.
얼마전의 연평도에서의 병사의 죽음. 휴가를 가려던 길에 일어난 엄청난 폭탄세례에 의한 전사. 그것이 운명인 것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단란한 한 가정의 행복이 눈이 살짝 내린 날의 교통사고에 의해서 송두리째 무너져 버렸다. a.m 7:09 시속 60마일로 달리던 4톤 픽업트럭이 조수석을 강타하면서. 그것은 원자폭탄과 같은 강한 파괴력을 가졌다.
단란한 가정에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 그 누군들 생각했겠는가.
사고 차량 안에서는 여전히 베토벤 첼로 소나타 3번이 흐르고 있었다는 구절은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래서 더 애석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미아는 이 사고 후에 자신의 가족들의 안위를 챙겨 본다.
아버지의 끔찍한 모습, 그리고 엄마의 모습. 동생 테디는 아직은 살아 있는 듯....
그리고, 미아는 튕겨져 나와 도로 한켵에.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 그리고 자신을 헬기로 병원으로 후송하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본다.
여기까지 난 잠깐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다른 가족은 모두 죽거나 중태인데, 어떻게 가족들을 챙기며 다닐까. 그리고, 자신의 상태까지 짐작하는 것일까.
그것은 미아의 몸에서 빠져 나온 영혼(?)이 내려다 보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더 애잔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 소설의 구성은 이처럼 미아 가족이 차를 타고 도로로 나오는 a.m. 7:09 에서부터 다음날 a.m.7:16까지의 미아가 가족들의 죽음과 자신이 중환자실에서 있으면서 미아의 회복을 애타게 바라는 남자 친구 애덤과 여자친구 킴의 이야기와 행동을 몸에서 분리되어 나온 영혼이 모두 지켜보는 이야기가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축의 이야기는 엄마, 아빠의 결혼, 직업선택, 그리고 미아가 태어나고, 남동생 테디가 태어나게 되는 이야기. 미아가 선택한 첼로에 얽힌 이야기. 친구 킴과 애덤과의 관계 등으로 이루어 진다.
이렇게 구성된 작은 이야기들이 주는 여운은 좀 색다르다. 미아의 기억 속의 이야기들을 통해 펑크족 뮤지션이 되고자 했던 아버지가 가족이 생기게 되면서 중학교 영어 교사를 선택해야 했던 것. 엄마가 테디를 낳게 된 이야기. 자신이 애덤을 첫 남자 친구로 사귀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첼리스트의 길을 걷기 위해서 줄리어드에 입학시험을 보게 된 이야기 등이 모두 선택을 해야 했음을 상기시키게 된다.
지금 중환자실에 주렁주렁 링거를 매달고 있는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들이 모두 떠난 이 세상에 살아 남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가족 곁으로 가야 하는가를 자신이 선택하여야 하는 것인 것처럼.
깨어나기를 원하는 것도. 그리고 이 세상에 남을 지, 말 지를 결정하는 것도 자신의 선택인 것처럼

 
 
그렇다면 아버지의 인생은 할아버지의 선택이 아닌 아빠의 선택이었을까? 이전의 자신의 물음에 대한 아빠의 대답을 기억해 본다.

아빠는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아. 이건 참이 아니면 거짓인 수학 명제가 아니거든. 선생이냐, 음악이냐, 청바지냐, 정장이냐 그런게 아니야. 음악은 언제나 아빠의 인생의 일부일 거야. (...) 살다보면 때로는 내가 선택하기도 하고, 때로는 내 선택이 나를 만들기도 하지. (p208)
제발 깨어나기를 바라는 애덤의 기대. 그것은 단 일 초만이라도 자신이 여기 있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딱 일 초면 돼. (...) " 왜? 일 초동안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는데?" (...) "내가 여기 왔다는 걸 보여주려고.... " " 아직 누군가 여기 있다는 걸" (p136~137)
미아는 킴과 애덤이 자신이 누워 있는 중환자실에 오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하는 이야기를 육체에서 빠져 나온 영혼의 형태로 듣게 되는 것이다.
가정이 없는 이 곳에서 혼자라도 꼭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선택은?
이 소설의 마지막 시간인 다음날 a.m. 7:16 어렵게 중환자실에 들어 올 수 있게 된 애덤은 미아를 위해 음악을 듣게 해 준다.
꺼져가는 생명을 남게 하기 위해 귀에 헤드폰을 씌워주고 가슴에 아이팟을 올려 놓았다. 애덤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 아니라서 미안하다며 그게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내가 아침 공기 속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애덤은 볼륨을 높였다. 그리고 내 손을 잡았다. 요요마다. '안단테 콘 포코 에 모토 루바토] 낮은 피아노 선율이 마치 경고처럼 들린다. 그리고 피 흘리는 심장 같은 첼로 소리. 내 안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것 같다.  (p249)
이 소설은 이렇게 교통사고로 인하여 한 가정의 행복이 무너져 버리는 이야기. 그리고 중태에 빠진 딸이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이야기로 커다란 상실감을 느끼게 하게 하기도 하지만, 중환자실의 딸의 혼이 가족들의 단란했던 추억을 더듬어 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지면서 가족간의 사랑, 친구와의 사랑,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선택 등 삶의 의미와 사랑의 힘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작가의 친구 가족의 실제 이야기가 바탕이 된 소설인데, 작가 후기의 한 구절이 소설의 모든 이야기를 함축시켜 주고 있다.
사랑은 결코 죽지 않으며 사라지지도 희미해지지도 않는다. 당신이 사랑을 놓지만 않는다면 사랑은 불멸을 가능케 한다. (p2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 가치에 대한 탐구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 지음, 장경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술'을 읽으려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우선 책의 두께에 압도당해 버릴 것이다. 빽빽한 글씨로 쓰여졌던 옛 세계 고전 시리즈를 읽은 이후에 이처럼 한 권의 책이 엄청난 두께로 묶어진 책은 그리 쉽게 볼 수 없는 것이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도 꽤 두꺼운 책이지만 2권으로 분권이 되었고, 그밖의 요즘 책들은 적당히 분권이 되니, 읽는 도중에 쉬었다 읽어도 무난하다.
이 책은 본 내용만 735쪽, 그리고 후기, 부록, 작품론 까지 799쪽에 달한다.


그러나, 책의 두께에 비해서는 읽는 속도는 그리 느리지 않게 읽을 정도로 속도감이 붙기도 한다. 그래도 여러 날을 손에 들고 있어야 함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선(禪)과 모터사이클 관리가 어떤 연관성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기엔 좀 동떨어진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의 약력과 이 책의 의미를 알게 된다면 수긍이 가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은 한 권의 책 속에 두 권의 책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측면은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하는 기행문의 의미. 그리고 또 다른 측면은 여행중의 모터사이클 관리를 중심으로 관념에 대한 이야기, 즉 고대 희랍인의 시각과 그러한 시각이 갖는 의미에 관한 철학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에 따라서 철학적인 내용이 힘겹게 읽혀진다면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하는 부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읽어도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한 편의 소설적 구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철학서이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문학 작물이기도 하다. (...) 작가 자신의 말대로 이 책은 " 관념에 관한 한 권의 책과 사람들에 관한 또 한 권의 책" 이라는 "두 권의 책" (부록 751)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할 수 있는데, "관념에 관한 한 권의 책이 철학서라면 " 사람에 관한 또 한 권의 책" 에 해당하는 것은 바로 소설 형식의 문학 작품이라고 할 수" (p768) - 역자의 글 중에서




 
 
여기서 잠깐 저자인 '로버트 메이너드 피어시그'에 대해서 알아 본다.
그는 화학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졌으나, 학업을 중단하고 군 입대를 하게 되는데, 한국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  그때에 동양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래서 인도에 가게 되고, 그때부터 철학공부를 하면서 저널리즘 공부도 겸하게 된다. 이렇게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이 가지게 되기도 하는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정신병원에 수용되기도 하고, 회복된 후에 아들인 크리스와 서덜랜드 부부와 모터사이클을 타고 여행을 하게 되는데, 바로 이 여행이 '선과 모터사이클의 관리술'의 기본 골격이 된는 것이다.
그러니, 선(禪)의 의미가 동양 철학의 근간을 이루는 선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서 '모터사이클 관리술'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모든 관념의 이야기와 연관을 가지게 된다.
또한, 이 여행은 어디에 도착하기 위한 여행이 아니라 확실한 계획을 짜놓지 않은 상황에서 모터사이클 여행 자체를 즐기기 위한 것이다.
모터사이클을 타고 달린다는 것은 그저 경치를 관망하는 것이 아니라 경치 속에 몰입되는 것이고, 폭풍우도 분명히 그 경치의 일부분이다. (p52)

그리고, 이 여행은 처음엔 서덜랜드 부부와 아들이 크리스,이렇게 4명이 떠난 여행이지만 서덜랜드 부부와는 1부,2부에서 동행을 하게 되는 9일간의 이야기. 그리고 3부,4부는 아들인 크리스와 계속 8일간을 더 여행을 하게 된다.
그 여행 과정에서 그는 '야외강연'이라는 이름의 자신과의 말하기를 통해서 철학적 사유를 뱉어낸다. 
그리고, 자신속의 또다른 자아. 즉 그를 정신병자가 되도록 몰아간 장본인이라고 생각되는 '파이드로스'.  과거의 자신을 파이드로스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다.
자신이 거쳐가는 길 위에서 과거의 자신이 그 길 위에 있었음을 느끼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과거의 그'라고 생각하는 '파이드로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의 과거의 행적과 행동, 생각들을 독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한다.
파이드로스. 그것은 오래전 잃혀진 과거의 기억을 거머쥔 존재이기에 희미한 과거가 되어버린 잃어버린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파이드로스가 추적했던 바로 그 유령을 좀 더 깊이 추적해 보고자 한다. 말하자면, 합리성 그 자체, 그러니까 근원적 형상이라는 지루하고 복잡하며 고전적인 유령을 따라가 보고자 한다. (p192)

그의 여행길은 과거와 마주치는 장소이며, 이야기들이기도 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문학적 의미의 묘사가 돋보이기도 하는 문장들과 철학적 의미의 사유의 계층 체계 속에서 잃어버린 가치를 탐구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방대한 분량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기란 힘겨운 독서이기도 하지만, 이 책의 역자의 열정적인 번역이 있었기에 우리들이 이처럼 대단한 책을 읽을 수 있는 것이며, 역자가 강조하듯이 '사서 보든, 빌려 보든, 베껴 보든, 빼앗아 보든, 훔쳐 보든, 놓치지 마라!'라는 말에 수긍이 간다.

아마도 이 책을 읽게 되는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독서의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에세이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1. 뉴욕에서 만난 175가지 행복 이야기   

잘 다니던 직장을 사퇴하고 떠난 뉴욕. 거기에서 만나는 삶의 모습들.

2. 유럽의 발견 / 김정후   

유럽의 발견은 유럽의 건축기행기라고 할 수 있는 건축가의 눈에 비친 유럽의 모습. 
 

3. 여행자의 독서 /   이미 읽은 책인데, 추천하고 싶은 책이어서 넣었습니다. 여행과 독서는 닮은꼴이라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여행지에서 읽는 책. 너무 내용이 좋았답니다.  

4. 노르딕 라운지 / 박성일  

유명 가수들의 발라드곡을 작곡하는 저자의 감성적인 음악은 여행에서 얻어지는 결과라고 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