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주례사 -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 / 휴(休)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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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니, 청첩장이 날아오기 시작한다. 토요일, 일요일. 서울과 대구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분주하게 오가는 틈틈히 읽은 책이 '스님의 주례사'이다.
결혼식에 가면 비슷비슷한 주례사가 식상해서 듣는둥 마는둥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마음인데, 속세와 인연을 끊으신 스님이 들려주는 주례사라니 궁금증이 생긴다.



법륜 스님은 '날마다 웃는 집' '행복한 출근길'을 통해서 이미 낯익은 분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 내려갈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삽화를 그린 김점선 화백의 그림도 간결한 선과 색으로 자연을 단순하면서도 독특하게 표현하는 화법이 익숙하게 다가온다.
그런데, 정말, 스님이 들려주는 주례사는 어떤 내용일까?
이미 인터넷을 통해서 오랫동안 회자되어 왔다고 한다.
행복을 향한 첫 관문인 결혼을 앞둔 남녀에게, 아니 이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결혼, 사랑, 인생, 자녀 교육 등을 스님 특유의 설법으로 우리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신다.

 
대부분의 스님들은 선문답 형식으로 많은 가르침을 전해주시곤 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가장 잘 알려진 선문답일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알듯, 모를 듯 확실하게 전해주는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법륜 스님은 너무도 확실하게 하시고 싶은 말씀을 우리들에게 전달해 주신다.
결혼의 상대를 선택하는 것 자체도 어쩌면 덕을 보겠다는 생각에서 고르지는 않는가라는 말씀을 하시니....
상대방이 똑똑해서, 외모가 뛰어나서, 가진 것이 많아서.... 그것은 결국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편안하게 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전한다.
행복은 결혼을 한다고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혼자있으며 외롭고, 같이 살다보면 귀찮아진다, 결혼은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고, 같이 살아도 귀찮지 않을 때 해야 한다 (p9)

우리는 결혼을 할 때에, 그리고 결혼 후에도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이 많기에 실망도 많은 것이고, 상대방에게, 그리고 어떤 상황에 집착을 하고 욕심을 부리기에 불행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자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부모의 사랑,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부부의 사랑은 상대에게 괴로움을 줍니다. 이런  까닭에 엄마가 '자식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애들은 엄마때문에 죽겠다고 하고, 아내나 남편은 '당신을 위해서'라고 말하지만 상대는 괴로워 죽겠다고 합니다.(...) 상대의 입장과 처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자신의 마음을 올바르게 살핀다면, 우리 모두 부족한 인간이지만, 이 세상을 행복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p93~94)




흔히, 우리가 말하는 결혼으 반쪽과 반쪽이 만나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경우에 반쪽과 반쪽 사이에는 금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러니, 온전한 하나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결혼이란, 상대의 온쪽과 내 온쪽이 합쳐져서 가운데 금이 없는 완전한 온쪽이 되어야 하는 것이란다.
법륜 스님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평범한 사람들과 결혼을,인생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스님은 결혼을 하지도 않았는데, 남녀간의 사랑도 해 보지 않으셨을텐데 어찌 이렇게도 속인들의 맘을 잘 알고 계신 것일까 의문이 생길 정도로 우리들의 마음을 잘 알고 계시며, 그 원인도, 해결책도 너무 잘 알고 계신 것이다
스님은 '참고 살아라', '인내해라' 이런 말씀을 하지 않으신다. '안 살려면 지금 빨리 헤어져라'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결혼생활이 깨지는 원인은 아주 사소한 일때문인 경우가 많다. 너무 작은 일이어서 당한 사람은 애기를 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준 사람은 그것이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도 모르는 가운데 파경으로 치닫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신다.
결혼에 따른 남녀의 심리분석과 그에 따른 해결책. 간결하게 말해서 모든 것의 중심에는 자기자신이 있는 것이고, 문제의 해결도 나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게 아니네. (p118)

" 있는 자, 와서 보라."
"눈만 뜨면 다 알 수 있어요."
그런데도 모른다는거예요. 왜일까요?
눈을 감고 있기 때문입니다. (p221)

  결혼은 해도 후회하고, 안해도 후회한다고 했던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선택이 될 수도 있는 결혼을 앞둔 사람들. 핑크빛 아름다운 이상을 갖고 출발하지만, 언젠가는 실망도 하고, 힘겨워서 후회를 하기도 할 사람들에게.... 이미 결혼을 하여 인생의 쓴 맛, 단 맛을 체험하고 있을 사람들에게 스님은 결혼 생활을 지혜롭게 할 수 있는 뼈있는 말씀을 들려주신다.
스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는다면, 마음이 행복해질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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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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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는 출판당시부터 지금까지 각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잡고 있는 소설이다. 한창 베스트셀러 5위안에 들 적에 작가가 한 인터뷰 기사를 보니, 작가 자신도 이렇게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작가인 '권비영은 신라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하였으며, 그후 10년 동안 '소설 21세기' 동인으로 활동을 하였으며, 작품집으로는 '그 겨울의 우화'가 있다. 나는 '그 겨울의 우화'를 읽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름만으로도 낯설게 느껴지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그런 작가가 이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대마도'여행에서 였고, 여기에서 '덕혜옹주'의 굴곡많은 삶을 소설로 쓰고자 했다. 그런데 일본인인 '혼마 야스코'가 쓴 '덕혜희-이씨 조선 최후의 왕녀'라는 일본어판 덕혜옹주의 책을 발견하고 일본어를 해석해가면서 읽고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소설을 끝맺을 무렵에 이 책이 한국어 번역판이 출간된 것이다.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그래서 이 책의 한국어판인 '대한제국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를 다시 읽고 소설의 구성의 많은 부분을 고쳐서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리뷰를 쓰면서 이런 사설을 길게 쓰는 것은 나도 이미 '혼마 야스코'의 '덕혜옹주'를 읽은 후에 권비영의 '덕혜옹주'를 읽었기 때문에 그 작품이 비교되기 때문이다.
 

앞선 '혼마 야스코'는 일본의 여성사 연구가로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는 학자이다. 그는 일본인이면서도 '덕혜옹주'의 삶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의 복식학자인 '석주선'교수(작고)등을 만나고 창덕궁, 낙선재 등을 둘러보고 '덕혜옹주'에 관한 신문기사를 비롯한 참고자료를 수집하고 덕혜옹주의 남편인 소 타케유키의 자료도 수집하면서 여러해 동안의 연구를 걸쳐서 역사 문화분야의 책을 썼던 것이다. '혼마 야스코'이전의 책들이 '소 타케유키'를 비난하는 글들을 많이 쓴 점에 비하면 그는 '소타케유키'의 시집의 시 몇 편에 나타난 '아내'라는 시어가 나온 시들을 들추어 내면서 '소타케유키'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했다고 할 수 있다. 워낙 '소타케유키'은 '덕혜옹주'와의 이야기를 함구하고 살았기때문이다. '혼마 야스코'의 '덕혜옹주'는 참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인 '덕혜옹주'를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인이면서도 마지막 황녀에 대한 시각이 조심스럽게 조명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책 속에는 역사적 사실을 객관적 시각으로 보려고 하는 노력이 엿보였고, 질곡많은 역사속에서 희생당한 여인에 대한 연민의 정도 가득 담겨 있었다. 
 

'혼마 야스코'의 '덕혜옹주'를 먼저 읽고 '권비영'의 '덕혜옹주'를 읽는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는 순간 너무도 많은 부분들이 '혼마 야스코'의 작품에서 보았던 내용들이 그대로 인용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물론, 권비영의 '덕혜옹주'는 역사적 인물을 소설로 구성하였기에 허구성이 들어가 있다. 마지막 목차에 해당하는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의 정신병원 탈출 사건과 박무영과 복순을 비롯한 몇 몇 인물의 등장과 사건을 뺀다면 별다룬 허구성이 보이지 않는 소설이다.
'혼마 야스코'의 작품속의 내용들이 그저 시간적 구성에 따라 그대로 재현되는 느낌이 너무도 짙게 느껴진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나중의 정신병원 탈출 장면을 재구성한 것이 아닐까 한다. 왜냐하면, '권비영'의 '덕혜옹주'는 너무도 역사적 사실에 근거하여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가서 획기적인 정신병원 탈출 사건이 펼쳐지고 그 사건을 위해서 허구의 인물들이 등장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때문이다. 그리고 '소타케유키'에 대한 인물묘사도 너무나 '혼마 야스코'의 작품과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이전의 작품들에서 보여주었던 '소타케유키'의 폭력적 모습은 아주 사라져 버렸다고 할 수 있다. '소타케유키'의 시집인 '해향'에 실린 시가 그 단초가 되었는지는 모르나, 詩란 얼마든지 감정을 순화시켜서 쓰여지는 것이기에 덕혜가 쓰러져 간 나라의 황녀였고, 굴곡많은 삶속에서 정신병자까지 되었기에 시 속에서는 그렇게 표현될 수도 있다고 본다.
 
 '소타케유키'조차 원하지 않았던 결혼이었고, 그 역시 역사의 피해자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기때문이다. 그당시 사회에서 조선인이 받았던 멸시가 남편과 덕혜사이에서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일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남편의 입장이 너무도 순화되어서 표현되었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덕혜옹주가 일본에 건너가 얼마 안 되었을 당시 연꽃을 그리는 모습에서 그녀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때로는 연꽃을 그린다. 때로는 매화를 친다. 마음속 어지러움과 탁한 것을 가라앉히고자 먹을 간다. 서걱대는 갈잎처럼. 마음을 할퀴는 그리움을 지워내는라 난을 친다. 시커먼 먹물이 화선지에 번지면서 마음속 형상이 된다. (p147)
또 한 사람 역사속 비운의 황태자 의친왕의 말

연꽃은 썩은 물에서도 향기고운 꽃을 피우고 매화는 엄동설한에 꽃을 피우지 (p148)
고종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자랐던 옹주가 무너지는 나라앞에서는 바람앞의 등불과 같은 처지였음을 덕혜옹주의 삶을 통해서 조명해 볼 수 있었다.
이 소설은 세밀한 문체도 아니고, 평이한 문장들이며, 소설의 구성도 평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토록 많은 독자들이 뜨겁게 반응하는 것은 '덕혜옹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의 작품들이 별로 없었고, 그녀의 삶이 너무도 드라마틱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아, 다시 살아야하는 생, 인생의 굴곡도 길고 깊었다. (p338)
모든 일이 봄날의 꿈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구나. 모든 것은 사라짐으로써 덧없나니 (p403)
조선의 마지막 황녀로 태어났지만 한 번도 황녀로 살지 못했던 여인 (p404)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좀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혼마 야스코'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와 함께 읽어보면 역사적 사실에 근접한 내용들을 참고 자료를 통해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며, 왜 권비영의 '덕혜옹주'가 앞의 작품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지 비교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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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2 - 금권천하 화폐전쟁 2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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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직 큼직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혹시 누군가가 개입된 것은 아닐까? ' '어떤 세력이 개입되었다'고 하더라 식의 루머가 뒤따른다. 거기에는 굵직 굵직한 금융가문들의 이야기도 슬며시 끼어들곤한다. 국제금융가문인 '로스차일드가'의 이야기도 경제 기사가 아닌 음모론과 함께 자주 떠오르는 가문의 이야기이다. 혁명이나 전쟁, 암살의 뒷 배경으로도 금융가의 이야기가 떠돌아다니기도 한다.  세계 경제계를 주름잡는 유태인 금융인들의 이야기도 역사속에서, 아니면 현상황속에서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소문들의 근원지가 되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사실 유무가 불확실하기에 그저 그렇게 지나쳐 버렸을 것이다.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화폐전쟁'에 이어 '화폐전쟁2'가 출간되었다. 제목만으로도, 그리고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은 책 두께에서부터 조금은 버거운 느낌이 드는 책이기에 선뜻 읽기가 힘들었던 책이다.
 

17개 은행가문들이 20세기초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세계 금융 시스템을 지배했고, 어떤 금융 수단과 사건으로 은행 시스템을 비롯해 원유, 공업, 군수 산업을 장악했는지 파헤쳤다. (p4 - 책소개글)
300여 년 세계를 지배해 온 17개 금융 가문 인맥을 대해부한다는 전제를 가지고 이 책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의 내용이 가설에 불가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감수자인 '박한진'도 이 책을 읽기 전에 3가지 관점을 가지고 있기를 권한다.
(1) 사실(fact)에 허구 (fiction)을 가미한 팩션( faction)으로 받아들인다.
(2) 사고 실험적 접근으로 책을 읽자
(3) 겉으로 드러난 사실보다 그 속에 감추어진 배경과 흐름에 초점을 맞추어라.
지금부터 300년동안에 유럽(독일, 영국, 프랑스 중심으로 설명), 미국의 주요 금융세력의 형성, 발전, 퇴출, 충돌, 연합, 견제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들 금융 가문들의 인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그들이 관심있게 생각하고 개입했던 사건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느지를 '인맥도'를 그려서까지 설명해 준다.
프랑스 대혁명을 비롯하여, 세계대전 등에서 그들의 어떻게 숨어서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였는지를 알게 해준다. 흔히들, 전쟁이 일어나야 재벌이 탄생한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그들은 그 혼란한 경제 상황을 틈타서 저렴한 가격으로 국유자산을 사들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지를 판단하고 그렇게 되도록 활동을 하는 것이다.
세계 금융가문으로 가장 주목받는 '로스차일드'가문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바이런의 글 중에서
누가 세계의 권력을 주관하는가. 주인공은 유대인인 로스차일드가와 그들의 동료이자 기독교도인 베어링가 사람들이다.
이런 글을 적을 정도를 로스차일드가의 세계적 위상은 대단하다.
19세기에는 로스차일드가문이 세계 금융 패주의 자격으로 중국에 진출하여 정치 경제, 전쟁 등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고 했다. '정경유착'이란 말이 뜻하는 것처럼 금융가와 정치가는 손에 손을 맞잡고 움직인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프랑스 대혁명의 막후에는 스위스 은행가문이 커다란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계의 황제들이 권력으로 부를 움켜쥔 것은 나폴레옹 3세때가 그 대표적 사례로, 재무부 장관이었던 아실폴라가 정계에 진출한 경우를 들어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이후 드골 대통령시절의 총리인 퐁피두도 원래는 로스차일드가 산하의 프랑스 은행 총재를 역임했음을 상기해 본다면 금융가문들의 정치 진출을 단순한 관리기용의 의미로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는 유대계 은행가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오늘날 월스트리트 금융권력의 90%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유대계 금융가문인 것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그들은 미국이란 거대한 국가를 앞세워 세계적인 정치상황이나 전쟁 등에 보이지 않는 권력으로 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히틀러가 '비어폭동'을 계기로 전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게 되면서, 하룻밤사이에 국제적 명사가 되고, 그당시의 금융계의 혼란을 정권 탈취의 기회로 이용하게 된 것도 '화폐'의 위력이 아닐까 한다.
  이 책에서 흥미를 끄는 내용 중의 하나는 1983년에 일어난 '대한항공007편 보잉 747여객기 피격 사건'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당시 온국민이, 전세계가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건인데, 그당시 미스테리한 의문점들이 있었고, 한동안은 여객기에 탄 사람들이 소련의 어딘가에 살아 있다는 소문까지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이 사건을 탑승객 중에 미하원의원인 '로렌스 패턴 맥도널드'가 국제 은행가문들의 세계 지배계획을 떠벌릴 것을 우려하여 만들어낸 사건이라고 이야기한다.
중국인이 쓴 책에서 이와같은 내용의 글을 읽게 되니, 그 사건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 주면서 사실여부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이 책은 지나간 이야기들을 주로 다루지만, 10장 '미래로 돌아가다'의 가상 이야기가 가장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2024년의 세계로 떠나본다. 그런데, 이때의 정부는 세계 단일 정부이고, 세계 단일 은행, 세계 단일 화폐를 사용하게 된단다. 과연?...... 
유럽연합의 단일 화폐인 유로화의 사용에도 부작용들이 뒤따랐는데, 세계 단일 화폐라니..... 여행갈 때 환전의 번거로움이 없어져서 좋기는 하겠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라다이스1'에 나오는 작품속에서는 환경오염으로 인하여 결국에는 세계가 단일 정부가 된다는 발상의 소설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소설이 아닌 경제서적에서 가까운 미래에 세계 단일 정부라니..... 아직은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기도 하다.
중국인이 쓴 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경제관련 서적. 유럽의 화폐, 금융 경제사, 금융가문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 좀 특색이 있는 책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역사와 경제에 대한 어느 정도의 소양이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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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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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은 근래에 보기 드물게 수작으로 인정받고 있는 역사소설이라는 평도 받고 있다. 얼마전 '덕혜옹주'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 것과 함께 생각한다면 아마도 질곡의 시대를 살아왔던 인물들중에서 가장 고귀한 왕손으로 태어났지만, 다른 나라의 침략에 의해 볼모로 잡혀가서 가장 비루하고 고독한 생을 살아야 했기때문은 아닐까 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만을 가지기에는 '소현'의 내용들은 너무 잘 다듬어지고, 문장들은 소현의 내면의 세계를 들어다 보듯이 섬세한 문장으로, 그리고 세밀한 심리묘사로 쓰여졌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볼모가 된 왕세자 '소현'의 모습처럼 살기위해서(목숨을 부지하기 위함이 아닌 조선이 당한 수모를 갚아줄 날을 위해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고, 말 한마디도 아끼면서 입으로 내뺃기 보다는 눈으로 말하듯이 독자들의 마음에 조용 조용히 다가오고 있었다.

얼마전부터 역사소설들이 역사적 사실에서 너무 동떨어진 상상력을 많이 가미한 내용들의 작품들이어서, 읽으면서도 역사속의 인물들에 대한 해석이 혼돈스러웠던 독자들에게도 이 작품은 친근감있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소현'이라는 인물이 살았던 시대의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과감하거나 파격적인 상상력을 가미하지 않고, '소현'과 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심리적인 면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기에 읽기가 수월하면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이 아파옴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나는 처음 접해본, 아니면, 수상작품집에서 잠깐 읽고 지나간 작가일지는 몰라도. 작가의 작품세계를 잘 알지 못하는 작가였다. 그런데, 의외로 탄탄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는 작가인 것이다. 1983년에 단편 '상실의 계절'로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하여, 그후에 한국일보상(먼 길, 1995), 현대문학상 (개교기념일,2000), 이상문학상 (바다와 나비, 2003), 이수문학상 (감옥의 뜰, 2005), 대산문학상(그여자의 자서전,2006)등의 작품을 펴낸 것이다.


'소현'을 읽으면서도 느낀 점이지만 그녀의 문장은 군더더기가 붙지않은 깔끔한 문장이었고, 복잡한 관계의 복선도 깔리지 않은, 인물의 심리적 분석과 묘사가 두드러진 작품이었다. 또 문장의 특징이라면 열거법, 특히 긍정과 부정의 대비를 대구법을 사용하여 표현했기에 독자들이 문장을 읽을 때 등장인물의 심리적 상황을 새로운 감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느 편에 서도 죽고, 어느 편에 서지 않아도 죽게 될터였다. (p66)
소망하지 않으나, 소망할 수 밖에 없게 된 말. (p67)
기쁨이 떨리지 않고 슬픔으로 경련했다. (p 70)
여인은 세자에게 목을 걸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세자의 목을 갖겠다는 것인가 (p75)
보이는 것이 없으니, 본 것이 없사옵니다. (p286)
이 작품은 처음부터 청의 황제인 '홍타이지'의 죽음으로 긴장감이 팽배해지는 사건의 발단으로 시작된다. 황제의 급작스러운 죽음은 권좌를 향한 음모와 모함과 추문으로 들끊게 될 것이며, 여기에서 누가 황제가 되느냐에 따라 피바람의 향방은 결정될 것이다. 구왕(도르곤)은 누르하치의 14남으로 황제의 사랑을 독차지했지만, 누르하치의 사망과 함께 어머니가 순장되고, 왕위 계승이 그의 이복형인 '홍타이지'에게 같기에, 이번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자이지만, 6살 조카에게 왕권을 넘기고 섭정왕이 된다.
누구나 황제가 될 수 있으나 누구나 죽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황제가 됙 전에도 황제가 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피바람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p65)
 섭정왕 = 구왕 = 도르곤. 그가 누구이던가?  '소현'을 볼모로 잡아온 자가 아니던가.... 승자와 패자.
정축년, 호란에서 패패하여 볼모가 된 '소현'이 조선을 떠나 적의 땅으로 떠나올 때에 임금은 도성밖 들판까지 쫒아 나온다. 나라를 빼앗기고, 자존을 빼앗기고, 자식까지 빼앗긴 것이다. 어디 '소현'뿐인가, '봉림'도. 종친인 '흔'도. 노비인 '막금'도. 어찌 그뿐인가. 헐벗고 굶주린 조선의 백성들이 노예로.... 채찍길을 당하며, 능욕을 당하며, 칼에 목이 날라가며.....
8년이란 긴 세월을 관소에 머물면서.... 적의 전쟁에 따라 다니면서.... 얼마나 많은 굴욕을 견디었던가....
그런데, 조선의 임금인 인조는 차츰 아들인 소현을 경계한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반정에 의해서 왕이 된 인조의 명분이 명을 받들지 않는 광해를 제거했기에 소현이 청국에서 아무탈없이 살아가는 것은 왕에게는 그의 왕위계승의 명분을 살릴 수 없기에....
멸해가는 명과 세력을 넓혀가는 청 사이에서 조선의 운명은, 그리고 볼모인 '소현'의 운명은 그야말로 한치앞도 가늠할 수 없는 운명의 순간들인 것은 아닐까.
그 소설에서 '소현'은 지극히 말을 아낀다. 홀로 말없이 고독과 맞선다. 그가 바라는 세상, 그 세상을 위해서. '소현'이 잠시 환국하고 돌아온 후에 자신을 대신하여 볼모가 되었던 자신의 아들인 원손과 함께 성밖을 돌다가 조선인들을 보고 느낀 감정을 쓴 대목은 읽으면서도 가슴이 아픈 내용들이다.
조선인 포로들이 모여 농사지으며 살고 있는 곳에 이르러서야 세자가 말을 멈추었다. 노예시장에서 개나 돼지처럼 팔려나가던 조선인들을 세자가 그곳에 모아 농사짓게 만들었다. 제 땅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자들이 그곳에서 대신 제 땅의 꿈을 키웠다. (...) 그곳이 세자의 작은 나라였다. 작고도 작은 나라였다. 그러나 세자가 원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그 작은 나라의 비루함이 아니었다. 비루함의 너머에 있는 것. 혹은 그 중심에 있는 것.... 그것이 바로 언젠가는 이루어져야만 할 꿈이었다. '내가 저들의 세자이다.' (...) 그리고 네가 저들의 원손이다. (p208)
'내가 저들의 세자이다. ' 가슴이 뭉클해진다.
'소현'이 정축년 볼모로 잡혀올 당시에 그는 꿈꾸었다. 언젠가는 적의 볼모에서 풀려나리라. 그리고, 조선으로 돌아가리라, 그리고, 꼭 되갚아주리라. 자신의 생이 아니라면, 원손의 생에서. 그것도 아니라면 조선이 살아 남아 있는 동안에....
8년전, 세자를 호송하는 적장이었던 도르곤.... (...) 세자는 결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긴 자와 진 자의 자리가 다르다는 것을. 완전히 굴복해보지 않은 자는 다 알지 못하는 것이다. 진 자의 자리는 바닥이 아니라 바닥 아래보다 더 낮은 곳이었다. 더는 내려갈 곳이 없으므로 그 자리가 바로 죽음이었다. 하나의 생이 그때로 끝났고, 또 하나의 생이 그때에 시작되었던 것이다. 벌판에 세워져 있던 또 하나의 막차 안에서 패국의 세자는 언젠가 그들의 자리가 바뀌게 될 날만을 기다렸던 것이다. 자신의 생이 다하는 날까지 기다려도 안 된다면 그 다음 생에, 또 그 다음 생이 있을 것이다. 조선이 살아남는다면 결국 그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세자의 염원이었다. (p313~314)

그러나 내가 조선의 세자, 임금의 아들이다. 미천함과 부족함을 논할 자리에 있지 않으나, 나의 유일함을 세상에 떨칠 날이 있으리라. 그러한 날이 오리라. (p328)
'소현'은 조선의 세자요, 임금의 아들이기에...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9년 여만에 조선에 돌아오지만, 돌아온지 2달만에 죽는다. 사망 원인은 학질이었지만, 여러 역사책을 자세히 살펴보면 석연치 않은 점이 발견된다. 원손를 비롯한 그의 자식들도 역시 ''소현' 사후 2년만에 제주에 귀양을 가고 2아들은 굶어죽는다.
병자호란이후의 조선의 임금인 인조의 의심과 아들을 빼앗긴, 그리고 나중엔 아비가 아들을 찾길 원하지 않은 그런 상황에서의 고독감.
그리고, 9년이란 세월동안에 청의 심양에서 조선으로 돌아가 그가 당한 수모를, 조선의 백성이 당한 굴욕을 언젠가는 갚아주기 위해서 몸을 한껏 낮추며 살아갔던 '소현'의 고독감
그것이 작가의 깔끔하고 섬세한 문체와 함께 독자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강물이 거슬러 흘러 그의 발목을 적시게 되더라도 다만 그에게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그가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세자와 나란히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던 기억들.... 그때 고요히 흘러 넘치던 세자의 고독을 .... 드러낼 수 없어 더욱 깊은 외로움이 자신의 몸으로 전해지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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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임희근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대표작인 '개미'는 120여 회에 걸쳐서 개작을 했다고 한다. '개미'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볼 수없는특이함을 이미 느꼈을 것이다. 집단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회성이 뛰어난 개미와 인간을 병렬형 스토리로 이끌어 가는데, 거기에는 과학적 관찰에 기반을 둔 창의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그리고, 과학적 소재를 다루는 기법들을 보고 경탄을 자아냈을 것이다.
 

그만큼 베르나르는 자신의 작품 거의 대부분에서 과학적 소재를 다루고 있으며, 그것은 보통 사람들의 사고로는 생각할 수 없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작가 나름의 기법으로 언제나 독특하게 펼쳐나간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으면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리고 과학적 사고가 뛰어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얼마전 '신'을 통해서 그의 소설의 재미를 만끽했기에 이번에 '파라다이스'는 또 베르나르가 어떤 내용의 글로 찾아올까 궁금했다. 그런데, 역시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였다. 그에게서, 과학과 상상력은 떨어질 수 없는 소설의 소재이자, 주제가 되는 것이다.
'파라다이스1'에는 8편의 단편소설이 들어 있다. 베르나르의 상상력속에 탄생한 '있을 법한 미래'의 이야기와 '있을 법한 과거' 이야기, 그리고 1편의 정말 짧고 그냥 웃고 지나갈 '막간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베르나르는 '파라다이스'에 실린 이야기들을 '만약 ~ 라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서 쓰게 된 글들이고, 이 글들은 나중에 장편소설을 쓰기 위한 작업일 수도 있다고 한다. '있을 법한 미래'의 이야기들에는 좀 '붕'뜨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무리 미래에 있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좀 너무 과장이 심한 것이 아닐까 하는, 그리고 '있을 법한 과거'은 그럴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좀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들이다. 환상소설, 우화, 신화, 단편소설..... 등등의 색깔을 가진 이야기들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데, 8편의 이야기들을 잘 살펴보면 그 이야기속에는 과학적 사고에서 나온 아이템들이 들어가 있다. 우리들이 염려하는 지구의 미래. 환경오염문제, 전쟁, 방사능유출, 인간의 종말, 그리고 새로운 인간의 탄생.....
그리고, 그의 작품속에는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이야기들이 살짝 살짝 들어가 있는데, 왠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작품속의 내용이라면 끔찍하게 느껴질텐데, 베르나르의 작품속에서는 그냥 읽고 지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만큼 베르나르르의 작품은 실제의 상황이 아닌 상상력의 세계, 환상적 세계의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 한다.  

지구의 오존층이 점점 커다랗게 뚫린다면 이것을 막아야 되겠지.... 미래의 세계에서는 담배를 피거나 고기를 먹거나, 석유와 전기를 사용한다면.... 환경오염이 갈때까지 간 그 때에 환경을 파괴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앞에서 교수형에 처한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비행기, 지하철 등의 교통수단은 페달을 밟아서 움직여야 한다. 그보다 더 새로운 교통수단은 투석기.  공을 하늘에 날리듯이 사람을 쏘아 올린다. 붕~~ 하늘로 올라간 사람은 안전하게 먼 곳을 지나서 디딤판에 안착하게 된다.  이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환경 파괴범은 교수형'의 사브리나는 사형대위에서 죽음의 순간에 '사람들은 계속 어리석은 짓거리, 탐욕. 의식의 결핍때문에 세상을 오염시킬 거라고' (p60) 생각한다.  
'꽃섹스'와 '내일여자들은'을 읽어보면 작가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진다. 두 작품 모두 미래의 인간의 종족 보존을 주제로 삼은 작품이다. '꽃섹스'는
인류가 어떤 이유인가로 - 아마도 방사능유출, 환경오염, 유전자 형질변경 등의 이유일 것이다. - 종족을 보존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에서 인간과 자연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수정 방법을 소개한다.
어느날 한 남자의 정자가 꽃가루처럼 퍼지는 것에서 새로운 수정의 방법이 발견된다. 꽃가루처럼 정자는 날려서 넥타인 난자와 결합. 수정을 해 주는 것은 나비. 그야말로 꽃과 나비의 수정이 인간에게도.... 나비의 역할로 아기가 탄생한다면 그것은 '꽃아이'. 이렇다면 가족의 의미는 무의미해 질 수밖에 ....
  

인류라는 종의 생존은 그냥 한 곤충이 아니라, 한 식물에 생존을 걸고 있는 한 곤충에 달려 있었다. (p99)

결국에 오랜 세월이 지난후에 인간은 환경에 적응하게 되고, 걸어다닐 이유가 없어지고 나비를 맞아들이기 위해 키만 커져서 꽃나무가 되어 빽빽히 우거진 술에 우뚝 서있는 존재가 된다. 태초의 동물(인간)이 아닌 그 기억만을 간직한 나무들로....
그런데, '베르나르'는 인간의 종족 보전이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가보다. 또 다른 작품인 '내일 여자들은'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들려준다. 생물학자 마들렌은 핵전쟁, 방사능 유출 등의 지구 최악의 경우가 닥쳐올 경우에도 살아 남을 수 있는 유전자를 찾는 연구를 한다. 방사능 내성을 가진 유전자를 얻기 위한 연구끝에  신인류의 원형인 '이브 001'을 찾아 내지만 실패를 거듭한다. '이브' 는 상자안에 모셔져서 냉동실에서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타조앙 크기만한 알. 그러니까 인류의 모태가 알로 바뀌는 것이다. 연구를 거듭하여 '이브 103'이 최초의 인간알이 되려고 한다. 품은지 18개월만에. 그러니 임신 기간이 18개월로 늘어나는 것이디. 그리고 알들은 암컷만이 생존한다. 그것은 무슨 의미일까? 먼미래에는 방사능 유출의 공포에서 살아 남을 수 있는 인류의 원형은 '이브 103'이 원형이고, 여자만이 존재하는 세상. 과거의 '아마조네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기발하냐고? 너무 앞서가지 않았나..... 소설이니까..... 베르나르의 소설이니까......


그의 과학적 사고와 기발한 상상력. 거기에는 미래의 재앙의 원인들을 분석하고 생각한 흔적들이 묻어 있다. 오염된 물, 방사능 오염공기, 전자파, 유전자 변형, 잠복성 바아러스, 핵, 지구의 존속, 인류의 멸망, 새로운 인류탄생,  테러, 전쟁. 전쟁 역시 인류는 2차 세계대전이후에 끔찍하고 잔인한 파괴행위로 몸서리를 쳤지만, 과연 전쟁은 지구상에서 사라질까? 그렇지 않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미래에 있을 법한 '영화의 거장'에서처럼 지구의 존속을 위하여  종교, 국가, 역사가 폐지되는 그런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국가, 역사, 종교가 없어진 세상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영화. 그래서 더욱 발전하게 되는 영화산업, 그런데, 이 이야기 역시 평범하지는 않다. DIK스튜디어의 비밀을 찾아 나선 평론가 빅토리아 필과 스튜디오의 비밀을 지닌 감독 데이비드 큐브릭의 이야기. 과거로 갈 수 있는 가속장치, 그리고 영화제작 카메라의 눈과 입이 되는 로봇 파리. 로봇 파리가 찍은 영화는 시간을 거꾸로 간 상황을  담은 실제의 이야기가 영화화 된 것이라니....  작품마다 독자들은 생각하지도 못한 기발한 이야기들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독자들은 생각하게 된다. '너무 과장이 심하시군요.' '아무리 소설의 세계이지만 말도 안돼'  그런데, 자세히 작품속을 들여다 보면, 우리들이 생각하고, 걱정하는 지구의 미래, 인류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항상, 염려하는 환경오염과 방사능유출, 전자파, 유전자 변형, 바이러스의 변형, 이들속에서 과연 인류는 어떻게 존속되어야 할 것인가가 소설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먼미래의 이야기처럼 그리고, 과거의 이야기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지구가. 그리고 인류의 당면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은 '베르나르'만의 과학적 지식과 사고가 독특한 기법을 가지고 소설로 선보여진 것이다. 아마도 이 단편들은 작가의 손에서 다시 다듬어져서 새로운 장편소설로 변하여 독자들에게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된다.
프랑스에서 보다 한국 독자들에게 더 잘 알려지고, 더 좋아하는 베르나르의 한국 방문이 가까워오고 있는 것같은데, '신'에서의 은비의 모습처럼 좋은 이미지의 한국의 모습이 그의 소설에서 선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언젠가 베르나르는  제주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이따금씩. 진실이 영화보다 믿기 어려울 때도 있죠. 바로 그게 역설이라오. (P282)
최고의 시나리오 작가는 내가 아니라..... 신이지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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