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 뷔페 (1928년 7월 10일~ 1999년 10월 4일) 프랑스의 화가 

 

 ◀   전시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   전시 일자 : 2019년 6월 8일~ 9월 15일

♥  전시회의 특징 :

★  파리 시립 근대미술관, 에르미타주 박물관, 푸슈킨 박물관에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전시회

    ★ 베르나르 뷔페 사후 20주년 기념 한국 첫 단독 대규모 회고전

   ★ 3~4m가 넘는 대형작품을 비롯하여 오리지널 유화 92점, 사진, 영상

        대부분의 해외작가 전시회에는 판화, 드로잉 작품이 다수 전시되는 경우가 많으나 뷔페전은

        모두 원화로 된 유화작품, 작품 중에 유화의 기법 중의 하나인 임파스트 기법(유화에서 붓질을

        두 껍게 하는 기법)으로 그린 작품들이 많아서 작품마다 액자를 제작하여 운송했다고 함)

    ★ 20세기 최고이자 마지막 구상회화 작가의 작품이다.

◆ 전시 내용 소개

베르나르 뷔페 전시회가 6월 8일부터 열리면서 관심이 많이 갔다. 그동안 많은 화가들의 책을 읽었고, 그들의 인생과 작품이 담긴 책을 다수 가지고 있지만 베르나르 뷔페라는 화가의 이름은 생소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으나 별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래도 전시회 후기가 많이 올라와 있다.)

8월의 마지막 금요일인 30일에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을 찾았다. 11시 오픈이고 도슨트 11시 30분 (평일 11시 30분, 14시, 16시, 18시에 도슨트 운영)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기에 도슨트를 이용하기로 했다. 오픈 시간에 맞춰서 도착했는데, 전시회장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서성거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입구의 사진을 몇 장 찍고, 입장을 해서 92점의 작품을 천천히 둘러 보았다. 작품이 참 강렬하다. 나중에 어디에선가 보게 된다면 금방 알아 볼 듯한 그런 개성이 뚜렷하게 나타난 작품들.

제 1 전시실에 가니 도슨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11시 30분에 시간에 맞춰서 등장한 정우철 도슨트, 그의 설명이 시작됐다.

베르나르 뷔페의 마지막 순간을 이야기한다. 1999년 10월 4일 화가는 작업실에서 봉지를 뒤집에 쓰고 발견됐다고 한다. 첫 이야기부터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뷔페의 어린시절 이야기로 돌아간다. 정우철 도슨트는 국내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베르나르 뷔페의 도슨트를 준비하면서 일본에 가서 그의 작품을 만나고 왔을 정도로 열정이 있는 도슨트다.

베르나르 뷔페를 검색하면 도슨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정우철 도슨트는 뷔페의 작품 하나 하나를 설명하기 보다는 작가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서 그의 작품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베르나르 뷔페는 1928년 프랑스에서 태어난다, 아버지는 가정을 돌보지 않았으나 뷔페에게 어머니는 화가로서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분이다.

어느날, 뷔페가 책 속의 그림을 따라 그리는 것을 보고, 재능이 있음을 깨닫는다. 어머니는 뷔페를 데리고 매일 루브르를 찾는다. 그것이 뷔페가 화가로서 일생을 살아가는 계기가 된다.

심지어는 어머니가 암에 걸려 3개월의 생이 남았는데도 루브르를 함께 갔다고 하니....

그런 어머니에 대한 뷔페의 사랑, 일찍 세상을 떠난 어머니로 인한 마음의 상처...

(1945년경 어머니 사망)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가서,

어머니는 뷔페를 야간 미술학교에 보내게 되는데, 그래서 뷔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밤이 되면 행복했다고 한다.

15세에는 프랑스 유명 미술학교인 에꼴 데 보자르에 조기 입학을 한다. 그리고 18세 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한다. 20세에는 크라틱상을 받고 1948년에는 파리 화단에서 명성을 얻게 된다.

1949년부터 10년간에 걸쳐서는 세계 여러 곳에서 개인전을 열게 된다.

물감을 살 수도 없을 정도로 가난했던 뷔페는 이미 20세의 젊은 나이에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1. 인간의 고독한 초상

뷔페의 초기 작품들은 물감을 아주 아껴서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프랑스가 독일을 침공을 받았던 2차 세계대전 중이었기에 인물화의 인물들은 길쭉하고 마른 모습이다.

" 뷔페는 이 시절에 대해 '모든 것이 파괴되고 공포 속에서 살았다. 그 시절에는 먹을 것과 그릴 것만 찾아 다녀야 했다' 라고 회상했었다.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947년 그려진 이 작품을 보면 그 당시의 정황을 잘 반영하듯이 식탁에는 마실 것과 계란 하나 만이 덩그라니 놓여 있다. 뷔페의 특징으로 자리잡게 되는 세로로 뻗은 길고 가느다란 인물은 마주 보는 이도 없이 혼자 있을 뿐이다. 이 작품을 통해서  뷔페는 그 시절에 모두가 얼마나 외로웠고, 힘들었는지를 절데된 색상과 일상에서 마주하는 단순한 소재로 표현하고 있다. " (전시회 팜플렛 글 중에서)

이 당시에 그린 그림 중에 장례식 그림이 있는데, 10대의 화가가 느꼈던 시대상황이 잘 나타난 우울한 그림이다. 10대의 뷔페는 전쟁을 통해서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2. 침묵하는 오브제의 초상

" 뷔페는 일상생활 속에서 마주할 수 있는 사물들과 음식 재료들을 정물화의 소재로 삼았다. 그가 이런 조촐한 오브제들은 불행하다기 보다는 수수함에 가깝다. 냄비에 만들어져 있는 빵이나 그 빵 조각에서 나온 부스러기나 한 두개 밖에 없는 과일이나 채소들로 이루어진 이 정물들 속에는 무한하게 감돔적인 그래서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들이 떠다닌다. 베르나르의 시선 역시 그대로 머무른 채 시간은 흘러간다. "  (전시회 팜플렛 글중에서)

정물화의 정물들은 말라 비틀어지고, 와인잔은 비어 있을 정도로 초라한 식탁이나 정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초기의 작품들에서는 당시의 시대상을 엿 볼 수 있다. 전쟁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초라한 식탁의 모습, 장례식 장면 등

 3. 사랑하는 여인이자 뮤즈의 초상

가정에 무관심했던 아버지, 사랑하는 어머니의 죽음, 그런 상처는 뷔페의 그림에서 작품을 긁은 자국으로 나타난다. 깊은 상처처럼...

이런 뷔페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은 평생의 반려자인 아나벨을 만나게 된 것이다. 정말로 소설 보다 더 소설같은, 영화 보다 영화같은 드라마틱한 상황이 연출된다.

 

 

이 한 장의 사진이 뷔페와 아나벨이 처음 만나게 된 사연이 담긴 사진이다. 선남선녀의 만남.

한 사진작가가 창문으로 내다 보는 할머니를 찍기 위해서 뷔페와 아나벨을 부르게 되는데....

뷔페는 유명 화가, 아나벨은 모델이자 가수.

이들의 사랑은 뷔페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그 날까지 서로에 대한 변하지 않는 사랑으로 이어진다.

뷔페가 남긴 사진 속에는 그의 뮤즈인 아나벨이 항상 곁에 있다. 뷔페는 그림을 그리고, 아나벨은 글을 쓰고....

 

뷔페 전시회에 함께 담겨 있는 글들 중에는 아나벨의 글이 많이 보인다. 아나벨만큼 뷔페를 그리고 그의 작품을 잘 이해한 사람이 있을까...

" 우리는 '첫 눈에 반한 사랑' 이었다. 1958년에 맘나 불과 몇 개월 만에 결혼을 하고 그가 생을 마감하는 1999년까지 평생을 함께한 우리였다. 베르나르는 나를 주제로 하여 초상화 시리즈를 그린 후에 전시까지 열어 주었다. 나의 초상화가 아닌 적퓸애속에서도 나의 흔적들을 찾아 볼 수 있으며, 나는 그로 인해서 캔버스에 영원한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을 수 있었다. " (전시회 팜플렛 중에서)

 

4.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 풍경화

베르나르 뷔페는 젊어서부터 부를 갖게 되면서 처음 한 일이 브루타뉴에 성을 산다. 그곳은 어머니와의 추억이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과 그 후에 시대상을 담던 그림을 그리던 그는 여행을 즐기게 된다. 세계적인 명소에 가서 그곳의 랜드마크를 화폭에 담아낸다.

뷔페의 그림의 특색이기도 검은색의 굵은 선들이 건축물들에 잘 나타난다.

" 베르나르는 일생 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도시와 상징적인 장소들을 그렸다. 그가 많은 시간을 보낸 파리나 전시회를 위해서 방문했던 뉴욕, 베니스, 런던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추억을 캔버스에 담았다. 베르나르 특유의 강렬한 수직선으로 인하여 건축학적 드로잉이 돋보이는 시적인 감성이 모든 작품에 녹아 있다. " (전시회 팜플렛 중에서)

 

5. 인간의 두 얼굴

이 시기에는 광대그림이 많이 등장한다. 강렬한 색채와 함께 유화 기법 중에 그림 위에 덧칠을 해서 붓질이 두껍게 나타나는 임파스트가 작품 속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그림의 경우에는 임파스트로 인하여 더덕 더덕, 덕지덕지 물감이 칠해진 것을 볼 수 있다.

광대의 그림들을 보면서 화가 조르주 루오가 떠올랐다. 루오는 프랑스 화가로 색채의 연금술사라고 불린다. 1871년에서 1958년까지 살았는데, 야수파의 화풍을 확립했다.

물론, 베르나르 뷔페와는 화풍이 다르지만 광대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문득 떠오른 화가다.

" 베르나르는 때로는 고통을 주었지만, 그가 그려낸 작품들은 우리 인간들이 마주하는 모든 기쁘고 슬픈 감정과 현실 그리고 그 너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초상이었다. 그림 속 무성의 디바들이 안식처에 갇힌  것인지 혹은 우리가 적당히 알고 있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길에서 마추치는 사람들과 닮았는지 우리는 모른다. 이 수다쟁이 추녀들이 어떤 노래를 하는가?" (전시회 팜플렛 중에서)

 

6. 죽음, 영원으로 가는 길

뷔페는 벌써 10대에 죽음이란 주제를 장례식 장면을 통해서 담아 낸 적이 있다. 그 이외에도 작품 속에 해골 등이 등장하는 등 죽음과 관련된 소재가 담긴 작품들이 있다.

10대 후반에 프랑스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많은 전시회를 하지만 그의 인생이 그리 탄탄하지는 않았다. 당시의 미술사조는 추상화가 유행하던 시대였다. 그러나 뷔페는 추상화를 그리기는 커녕 자신의 구상화를 고집하게 된다. 그래서 그를 20세기 마지막 구상화가라고 한다.

그렇게 극찬을 하던 프랑스 평단은 뷔페의 그림에 대해서 혹평과 비판을 쏟아내면서 프랑스 3대 미술관에는 그의 작품이 한 점도 걸리지 않게 된다.

그래서 베르나르 뷔페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우리나라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뷔페에 대한 재평가가 될 수 있을 듯하다.

뷔페는 이미 10대에 장례식에 관한 그림을 남긴다. 그리고 이후의 그림에서도 해골 등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963년에는 <유언장 정물화>라는 작품을 통해서 정물화 속에 유언장을 남기고 유화물감으로 지장까지 찍는다.

그림 속의 유언장 내용은 "이것은 나의 유언장이다. 나의 모근 것을 나의 부인 아나벨 뷔페에게 남긴다."

노년에 뷔페는 파킨슨 병에 걸린다. 그로 인하여 손을 다치게 되고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 만약 내가 그림을 그릴 수 없다면 나는 차라리 죽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던 그는 마지막 혼신을 다해서 죽음에 관한 시리즈를 8개월에 걸쳐서 24편을 그린다. .

그런데 죽음이란 그림 속에서 생명에 관한 징조들이 담겨 있다. 해골이 그려져 있는 그림 속에 빨간 심장이 그려져 있으니...

 

그리고 그가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살았던 브루타뉴의 바다를 화폭에 담는다. 지금까지는 폭풍이 몰아치는 브루타뉴의 풍경은 없었는데....

그림 속의 노란색 배는 침몰하고 있다. 아내인 아나벨은 이 그림을 보고 뷔페의 죽음을 직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그림을 그릴 때의 뷔페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머니와의 추억 그리고 아나벨를 남기고 떠나려는 자신...

작품  속에는 손떨림의 흔적들이 느껴진다.

" 1997년, 베르나르 뷔페는 자신이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는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 가지 않아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 없으리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죽음에 대한 그림을 빈번하게 그리기 시작했다.

<죽음> 시리즈와 <드래그 퀸>과 <복장 도착 해골> 등이 베르나르가 자신이 마지막 숨결을 불어 넣어 탄생시킨 작품들이다. " (전시회 팜플렛 중에서)

정우철 도슨트의 설명은 가장 처음의 뷔페의 죽음으로 돌아간다. 1999년 10월 4일 뷔페는 평소와 같이 아나벨과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고 작업실로 돌아간다. 다만 다른 날과 다른 점은 마리아 상 앞에서 잠시 멈추고 장미 한 송이를 바친다.

그리고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아나벨에게 발견된 뷔페는 편안한 모습이었다고 하니...

전시회를 보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베르나르 뷔페.

작품에 담긴 기법이나 미술 사조 보다는 뷔페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서 뷔페의 삶과 작품을 이해할 수 있었던 전시회였다.

특히,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해 준 도슨트 정우철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열정을 갖고 도슨트를 하기에 인터넷에서 베르나르 뷔페를 검색하면 자연스럽게 도슨트, 도슨트 정우철이 나온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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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香 2019-09-01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뷔페라는 화가도 의미있고, 원화로만 꽉 채워진 그리고 시대별로 뷔페의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보기 힘들 전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슨트 설명도 최고였고요~

라일락 2019-09-01 12:35   좋아요 0 | URL
해외 유명작가의 전시회가 판화, 드로잉으로 가득찬 경우가 많은데, 오리지널 유화 92점,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뷔페라는 화가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게 된 계기입니다. 국내에 그에 관한 책이 없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이번 기회에 도록이 출간된 것이 다행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