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에 누군가 들고 가는 무인양품의 쇼핑백을 보고 느낀 솔직한 느낌은 값싼 느낌 (?)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광택도 없는
하얀색 바탕에 자주색으로 커다랗게 쓴 'MUJI' - 그 쇼핑백을 보고 고급스럽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 이후에도 가끔씩 눈에 들어오는 그 쇼핑백. 별 관심없이 지나친 그 쇼핑백의 주인공인 무인양품에 대해서 <무인양품 보이지 않는
마케팅>이란 책을 통해 자세하게 그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중국 상품인가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관심 밖의 존재였던 무인양품.
일본의 유니클로, 중국의 알리바바에 못지 않은 무인양품만의 특별한 마케팅 전략이 고스란히 책 속에 담겨 있다.
흔히 무인양품에는 '매장에는 브랜드가 있지만 상품에는 브랜드가 없다', '디자인하지 않는 디자인', '선택과 집중을 하지 않는다' '완고한
장인의 자세로'와 같은 문장들이 뒤따라 다닌다.
무인양품의 콘셉트는 '브랜드 없는 브랜드', 즉 무인양품의 뜻인 상표없는 좋은 품질의 상품이란 뜻이다. 처음에 무인양품은 (주) 양품계획이
상품 기획, 제조와 유통, 판매까지 담당하는 제조 소매업의 보랜드였는데, 1980년에 종합 유통회사 세이유의 PB로 출발하여 식품을 중심의
40개 품목으로 시작하여 현재는 의류, 가정용품, 식품 등 일반 생활 전반에 걸친 7000개의 품목을 취급한다.
그중에는 아로마 디퓨저, 젤 잉크 볼펜, 문지르면 지워지는 볼펜, 반투명 폴리프로필렌 수납용품, 푹신소파 등은 롱셀로 상품으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다.
점포는 일본 뿐만 아니라 아시아, 유럽, 중국, 2013년에는 두바이 1호점이 생길 정도로 세계 각국에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행복감에 짜릿한 행복감과 차분한 행복감이 있다면 무지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차분한 행복감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무인양품의
상품들이 어떤 상품들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화려하지 않고, 수수한 그러나 생활에 필요하고 편리한 상품들이 무지의 특징이다. 그래서 보편적이고 심플함은 다양한 문화 속에서 통용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이 책은 무인양품의 상품개발과 콘셉트 설계 그리고 이를 아우르는 '보이지 않는 마케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다양한 그림들이 활용되는데, 안타깝게도 무인양품의 제품 사진은 책에 수록되어 있지가 않다. 그래서 읽으면서 그 제품들이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무인양품의 마케팅 전략을 알기 위해서는 제품을 알아야 훨씬 이해가 쉽지 않았을까 하느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