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증 - 무기력한 삶의 뿌리 거룩한 삶의 실천 시리즈 7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3년에 출간된 '게으름'의 후속작이라고 볼 수 있는 책이란다. 이 책이 30만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하지만, 나는 읽어보지를 못하고 '싫증'을 읽게 된 것이다.
저자 소개글에 의하면 '시류와의 영합을 거절하는 청교도적 설교로 널리 알려진' 김남준 목사라고 한다. 그는 대학 강단에서도 강의를 하는 교수인데, 학생들에게 게으름을 피우지 못할 정도로 빡빡한 수업과 많은 과제물을 부과하고 있다는 말도 함께 게시되어 있다.

 
 

'사람이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서 미워하는 감정을 갖기 전에 먼저 그로부터 멀리 떨어져도 관계치 않는 마음의 권태감이 오는데, 그것이 바로 싫증입니다. (p21)
이 책의 제목인 '싫증'은 일반인들이 어떤 사물이나 행동 등에 대해서 무기력해지고 관심이 없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인들이 믿음으로 부터 멀어지고, 권태감을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믿음에서 발길을 돌린 사람들. 그들은 왜 믿음에 싫증을 느끼게 되었을까.
그것은 처음의 믿음이 어떤 기적이나, 어떤 결과를 보고 믿음을 갖게 되었고, 그렇기에 쉽게 싫증을 내게 되는 것이다.
성경 에 보면, '오병이어'의 기적 후에 무리를 지어서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쉽게 등을 돌리게 된다. 그 이유는?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 (요 6:26)
떡(육신의 필요)이 아닌 영혼 (생명의 양식)을 주겠다고 하니, 많은 사람들은 발길을 돌려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제자들은 참된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오셨으니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겠다고 했다.
발길을 돌린 자, 영생의 말씀을 주시는 예수님과 함께 하겠다고 한 자.
이 두 부류의 모습은 기독교 신자들의 인생길, 신앙 생활의 과정 속에서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또한, 영혼의 싫증은 생각의 부주의함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애매모호한 신앙, 형식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하나님께 인간을 향한 싫증이 없으심은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사실과 관계가 있다. (요일 4:16)
동일한 대상에 대한 싫증과 사랑은 한 인격안에 동시에 공존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러니 마음에서 사랑이 사라지면 싫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고, 마음 안에 싫증이 가득 차 있을 때에는 이미 그 속에 어떤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하나님은 교회 안에 계신 분이 아닙니다. (p179)
하나님이 교회 안에 계신 분이 아니라면, 그것은 교회에 다니는 신도들에게 따가운 가르침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교회에 다니는 것만을 마음 속의 사랑이 가득 찬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말씀은 아닐까. 그들이 하는 일에 올바른 행동과 공정한 태도, 그리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치심은 아닐까.....
'싫증'은 책의 내용들이 신도들의 믿음에 관한, 사랑에 관한, 그것들에서 무기력해져가는 '싫증'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나의 개인적인 생각일지는 모르겠으나,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 속에 가시같은 것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중학교 시절, 어머니의 신앙에 힘입어 세례까지 받았지만, 그리고, 대학시절에도 종교 클럽에 가입한 적이 있는 나지만, 결혼 후에 이 책에서 말하는 믿음의 싫증을 느낀 탓인지 여러 해를 무신론자로 살아가고 있는데, 왜 이다지도 이 책을 읽는 마음이 불편한 것인지....
시중에는 스님들이 쓰신 많은 책들이 있다. 그 내용 중에는 설법을 깨우쳐 주시는 말씀들이 많으나, 책을 읽으면서 그저 좋으신 말씀을 귀담아 듣고, 눈으로 읽으면서 맘 속 깊이 새겨두는데~~ 그때의 마음은 가볍고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목회자들의 책을 읽을 때에는 왠지 마음의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나의 경우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은 기독교가 전도의 의미가 강하고, 신앙인을 위한 책들은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이 신앙인이라는 것을 전제로 하기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우리의 인생에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영원에 잇대어 사는 것입니다. 죽음을 뛰어 넘어서는 영원히 빛날 그 가치를 좇아서 사는 삶이 바로 우리들이 살아야 할 삶인 것입니다. (p196)
역시, 이 책은 '연령, 사회적 위치 및 입장 등을 막론하고 평신도, 목회자 구분없이 신도 전체가 편하게 읽을 수 있' (출판사 책 소개글 중에서)는 책이란다.
그래서, 스님들이 쓰신 책들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신도가 아니기에 신도들을 위한 책을 읽는다는 것은 마음의 부담감이 작용한 것인가 보다.
물론, 책 속의 내용들은 좋은 말씀들. 비록 신도가 아니라도 맘 속에 새길 만한 좋은 말씀들이었다. 나는 이 책의 내용들은 내 생활 속에서 적용하면서 살아가리라 생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더블 - 전2권 - side A, side B + 일러스트 화집
박민규 지음 / 창비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민규 작가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는 못한다. 그의 책 중에서 내가 읽은 책이라고는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밖에는 없다. 그 책을 읽게 된 동기도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던 벨라스케스의 '왕녀를 위한 파반느'가 좋아하는 그림이었기 때문이었는데, 의외로 이 책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색다르면서도 흥미로웠다.
책표지의 그림은 '왕녀 마르가리타'의 연작 중의 한 작품인 '마르가리나 왕녀와 시녀들'이었는데, 왕녀 마르가리타가 주인공인데도 불구하고 못 생기고 뚱뚱한 시녀가 화폭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으니.
그러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는 이야기의 내용보다는 그가 소설의 모티브로 삼았던 벨라스케스의 '왕녀 마르가리타'를 평소에 좋아했던 그림이었기 때문에
그 시녀는 얼핏 보면 왕녀의 들러리 같은 존재처럼 보이지만, 그녀에게도 그녀의 인생이 있고, 사랑이 있음을. 인생에 있어서 자신을 부끄러워 하지 않고, 부러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소설이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은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단 한 편을 읽었지만, 참 강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다. 작가를 소개하는 사진도 특이했고.


그런데, 새로운 소설 '더블'이 출간되었다고 하니, 아니 반가울 수가 있을까.
'더블' 역시 책표지부터 강하게 다가온다. 가면을 쓴 사람.
그리고, 책은 side 1, side 2, 두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민규의 '더블 앨범'인 것이다. 이렇게 두 권으로 된 것은 두장의 LP 같은 느낌의 독특한 책을 만든 작가의 재치가 엿보인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일러스트 화집에는 두 권의 책에 실린 18 편의 단편소설에 대한 뒷이야기가 실려있다. 화려한 화보와 함께.



작가는 이 18편의 이야기를 모두 누군가에게 헌정하기 위해서 쓴 작품들이다.
'누런 강 배 한 척'은 아버지를 위해서. 치매걸린 아내와 함께 떠나는 마지막 여행길.

화단에선가, 가로수에선가/ 꽃잎 몇 장 떨어 / 진다. 떨어졌다. 내 인생에선 낙법이 통하지 않는 것인가.  (P56)
더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견디기 힘든 것은 고통이나 불편이 아니다. ~~ 어디로 가는 걸까 ? (P65)

'축구도 잘해요'는 자전소설인데, 별의미는 없다고 한다. 자신의 전생이 마릴린 몬로라는 설정도 재미있고.
'낮잠'은 어머니를 위해서.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치매로 평택의 요양원에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들이 스쳐갔는데....
요양원에서 만난 어릴적의 첫사랑. 그런데, 치매 할머니가 되어 있다. 자신의 있는 적은 돈을 모두 자식에게 나누어주고, 이곳에 왔는데. 애잔한 옛추억과 함께 노년이 되어서 가져보는 사랑, 그리고, 회한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서 어머니의 남은 삶이 봄날의 한 조각 낮잠처럼 포근하고 따뜻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는 말을 일러스트 화집에서 밝힌다. 이 대목을 읽으니, 이 작품이 또다른 감상을 갖게 해 준다.
이외에도, 친구를 위해서, 버락 오바마을 위해서, 알퐁스 도데를 위해서.


 

 

그런데, 이것은 작품을 읽은 후에 일러스트 화집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고, '더블' Side 1, Side2 에는 너무도 다양한 문체와 내용의 글들이 다채롭게 담겨져 있다.
'근처' '누런 강 배 한 척' '낮잠' 과 같은 작품은 서정적이면서도 섬세한 묘사로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삶의 모습과 죽음에 대한 생각들을 쉽고도 가슴 뭉클하게 잘 표현해서 읽기가 무난한 작품들이다.
그런데, 집중하지 않고 읽으면 무슨 내용인지 혼돈스러운 그런 4차원적인 이야기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존웨인'에서처럼 냉동보관된 인간들의 해동. '축구는 잘해요'처럼 전생에 관한 이야기 등.
지구위의 이야기도 아닌 우주 속 어떤 곳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21세기를 그들에게는 중세로 표현하는 먼훗날 어느 시점인지도 모를 정도로 미래의 이야기도 있고, 서울 하늘에 아스피린이 떠다니는 그런 이야기도 있다. '슬'의 경우에는 B.C. 17,000 년, 함남 이원 철산 지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도 있다. 오락가락 시공간을 초월하여 알듯 모를듯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한 작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도 다채로운 이야기와 다양한 문체가 유감없이 발휘되는 작품들이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더블'의 주제중의 하나는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이 삶이 아무 것도 아니란 걸.
스스로가 아무 것도 아니란 걸.
이 세계가 누구의 것도 아니란 걸.
나는 그저 떠돌며 시간을 보냈을 뿐이란 사실을.
나 혼자 느끼고 또 느낀다.
나는 무엇인가.
이쪽은 삶, 이쪽은 죽음...
나는 비로소 흔들림을 멈춘 나침반이다.
나는 평생을 나무의 근처를 배회한 인간인 것이다.
 

박민규가 말하는 나
그것은

나라는 이름의 그.
박민규의 '더블'은 '나와 그'의 더블 인생이라는 것인가보다.
나와
그리고
가면 속에 가려진 나.
독자들이 가면 속의 인물을 알고 있다면, 가면에 가려져 있다고 하더라도, 그 속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자들이 가면 속의 인물을 알지 못한다면, 가면에 가려져 있는 그를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독자들이 박민규의 작품 세계를 안다면 작품 속에 숨겨진 박민규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을테지만, 그렇지 않다면, 박민규의 어떤 작품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작가 박민규는 어떤 소재와 주제가 주어질지라도 그만의 독특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멋들어지게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는 대단한 작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느낌을 맛 볼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좋은 시간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교놀이 산하작은아이들 20
권정생 지음, 윤정주 그림 / 산하 / 201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동화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이라면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한, 두 편 정도는 읽었을 것이다. 많이 읽힌 동화로는 '강아지똥', '몽실언니'등이 있다.

선생님은 1937년생이시니, 할아버지라고 할 수 있을텐데, 안타깝게도 2007년에 세상을 떠나셨다. 그때의 유언이 자신의 인세는 북한의 어린이들과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위해서 사용해 달라고 하셨다고 하니,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씨가 너무도 고우신 분이시다.
그래서 그런지, 동화들이 참 푸근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이다.
'학교놀이'에는 세 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 산버들나무 밑 가재 형제
언니가재와 함께 살던 동생 가재는 언니가 자신의 길로 떠나자 혼자 있는 것이 무서워서 할머니 가재에게 물어 보니, 하느님은 밤이나 낮이나 항상 함께 하신다고 한다. 그런데, 밤에 무서워서 하느님을 아무리 찾아도 묵묵부답.
아침에 할머니 가재에게 물어보니,

네가 겁쟁이가 되지 말고 용감한 애가 되라고 대답하고 싶어도 가만히 계셨어. 하느님은 간신히 참고 계셨을거야.  (p28)
할머니 가재의 이야기를 들은 동생 가재는 용감한 가재로 거듭나게 된다.
얼마나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인가 모르겠네요.
 
 
* 찔레 꽃잎과 무지개
찔레꽃잎 한 잎이 시냇물에 떨어지고, 그 시냇물을 따라서 여기 저기를 세상구경을 하게 되지요. 처음 보는 학교, 초가집. 모두가 신기하기만 한데....
소낙비를 흠뻑 맞고 숨이 막히기도 하지만, 반짝 햇빛이 나오면서 무지개 하나가 떴네요, 아주 예쁘게....
어린이들은 이처럼 신기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기쁘고, 아름답고 좋기만 한 것은 아니겠지요.
거친 풍파를 헤치고 더 아름답고 좋은 세상을  볼 수 있다면.
 
 
* 학교놀이
학교놀이는 어린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병아리들이 한다. 엄마닭과 11마리 병아리. 학교놀이를 한다. 재미있게 엄마 닭과 놀고 있는 병아리를 보는 다른 병아리 7마리. 그들이 엄마를 잃고 팔려온 병아리들.
엄마 잃은 병아리들은 11마리 병아리들이 부럽지만...
꿈 속에서 엄마는 형제간에 뭉쳐 살기를 바라신다.
우리도 엄마하고 학교놀이하고 싶다.엄만 어쩔 수 없이 우리곁에 안 계시니까 우리끼리 한데 뭉쳐 사이좋게 살라는 거야. (p58)
엄마잃은 병아리들이 똘똘 망쳐서 학교 놀이하는 모습이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이들은 이 세 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상상을 할 것이다.
 
 
가엾은 병아리들을 불쌍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대견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용감한 가재를 보면서 자신감을 얻기도 하고.
찔레꽃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소낙비가 내리는 날처럼 힘든 날도 있지만, 무지개가 뜬 날처럼 예쁜 날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동화책이다.
동화 속의 그림이 아주 예뻐서 어린이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사계절 웃는 코끼리 4
박효미 지음, 김진화 그림 / 사계절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는 박효미의 글에, 김진화의 그림으로 꾸며졌다.
이 책에는 '학교 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 무슨 놀이할래?', '함정놀이' 이렇게 3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각각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주인공은 8살짜리 민구와 여자친구 은결이와 그들의 엄마가 등장한다.

 
* 학교가는 길을 개척할 거야
엄마는 8살짜리 민구가 학교가는 길이 안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로를 끼고 가는 딱 한 길만을 가르쳐 준다. 그 길에는 신호등이 있고, 녹색 아줌마가 있는 안전한 길이다. 그러나, 민구는 차들이 다니는 길도 맘에 안 들고, 녹색 아줌마들의 잔소리도 싫다. 그래서 다른 길로 가본다. 하루는 이 길로. 다음날은 저 길로.
그러다 보니 지각을 하게 되고 선생님은 알림장에 등교지도를 부탁하는 글을 남겨서 들통이 나는데, 민구와 은결은 어떤 해결책을 내 놓을지?
남들이 다 가는 길이 아닌, 새로운 길. 또 다른 길로 등교하기 위해서 이 길, 저 길을 찾아다니는 민구가 대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이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발달시키는 것이라는 것을 이야기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겠지요.

 

* 무슨 놀이할까?
은결이네 집에 간 민구와 민구 엄마, 엄마는 은결이하고 놀라고 한다. 그러나, 민구는 민구가 하고 싶은 놀이가 있고, 은결이는 은결이가 하고 싶은 놀이가 있다. 둘은 머리를 짜내서 하고 싶은 놀이를 적고, 그 중에서 뽑기로 하기로 한다. 우왕좌왕끝에 결정을 했는데, 민구 엄마는 이제 그만 가자고 한다.
놀지도 못했는데.....
어린이들은 이 이야기를 통해서 사회성을 키우게 되는 것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만 고집하다보면, 친구도 마찬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동화는 이처럼 재미도 있어야 하지만,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 함정놀이
민구와 은결이. 이번에는 밖으로 나왔는데, 노래기가 보인다. 이 노래기를 빠트리기 위한 함정을 만드는데, 재미가 솔~~ 솔~~  함정을 만들고 누군가 빠지기를 바라는데, 뜻대로 되지를 않고, 그때 민구 엄마가 지나가신다. 이쪽으로 지나가세요.... 함정에 빠진 엄마를 보니, 재미가 있다. 민구도 함정에 빠지고, 은결이도 함정에 빠지기를 원하고...  그런데, 노래기는?
 

잘 노는 아이들이 창의성도 풍부해진다고 한다. 집에서 공부만 하지 말고, 밖으로 ~~ 밖으로~~ 그리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아 보세요....
이 동화책은 7~8세 어린이들이라면 누구나 혼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분량도 적고, 그림도 익살스럽기도 하고 감각적으로 그렸다.
어린이들이 이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친구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학교 생활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같지만,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 줄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는 습관도 키워주고, 사회성도 배우고, 상상력과 창의력도 키워 줄 수 있는 재미있는 동화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꿈결 비단결 우리 그림책
이철환 글, 장호 그림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자장면' 책 속에는 온통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집니다. 크게 눈을 뜰 수도 없을 정도로 펑펑 함박눈이 쏟아집니다.
눈이 오는 날은 왠지 마음이 푸근해지는데, 이 이야기 역시 눈송이에 실려서 은은하게 감동이 퍼져 나갑니다.


'연탄길'의 이철환 선생님의 글에, 2009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신 장호 선생님의 그림이 환상적인 콤비를 이룹니다.
하얀 눈처럼 글은 어찌 이리도 예쁜지요.

눈송이들은 조용히 내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저희끼리 속삭이며 풍금을 연주합니다.
눈송이 사이로 은은한 노랫소리 들려오는 잔잔한 저녁입니다. (책 속에서)



 
함박눈이 내리는 어느날 저녁, 한 소녀와 두 동생이 자장면을 먹으러 왔습니다.
사람은 세 명인데, 자장면은 두 그릇.
"아저씨, 자장면 두 그릇만 주세요"
얼핏, 우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 '의 '우동 한 그릇'이 생각납니다.
소녀는 동생들은 위해서 배가 아파서 못 먹는다고 하지요.
그런데, 갑자기 자장면 집의 아주머니가 그 아이들의 엄마 친구라고 하면서 자장면에 탕수육까지.....

 

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음식.
이 세상에서 가장 추억이 많이 깃든 음식.
그것은 자장면이지요.
자장면을 먹는 세 아이의 얼굴이 너무 너무 행복해 보이지요.
자장면은 이렇게 얼굴에 묻혀가면서 먹어야 제 맛이기도 하지요.


아주머니는 자장면이 먹고 싶으면 또 오라고 하지요.
그런데, 아주머니의 따뜻한 마음은 이 아이들이 간 후에 알게 된답니다.
"사실은 나도 모른는 아이들이예요, 부모가 없다고 돈도 받지 않고 음식을 주면 아이들이 더 슬플거 같아서요"
도움을 주는 마음에도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단 한 마디의 말에 깊은 감동을 받게 되는 너무도 잔잔하고 큰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언젠가 읽었던 내용이랍니다. 그래도 상관이 없습니다.
너무 예쁜 이야기이니까요.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해집니다.
부족할 것 없이 자라고 있는 요즘의 아이들.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에.  그리고, 자장면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것에 고마운 마음은 들지 않을까요.
나보다 어려운 이웃이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때에도 세심한 배려를 해 줄 수 있는 어린이들로 자랐으면 합니다.
펑펑 함박눈이 쏟아지는 겨울에는 '세상에서 가장 맛잇는 자장면'과 같은 책을 읽으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