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는 매우 먼 곳이지만,
이곳에서 강의요청이 들어오면 웬만하면 가려고 한다.
KTX가 있어서 교통이 생각보다 편한 것도 한 가지 이유지만,
진짜 이유는 그곳에 가면 엄청난 맛집을 갈 수 있어서다.
나주 하면 유명한 게 곰탕이라 곰탕집이 꽤 많이 있는데,
그 중 으뜸은 다름아닌 ‘하얀집’이다.
몇 년 전 연구 때문에 출장을 갔을 때 처음 맛보고 난 뒤 계속 가게 됐는데,
곰탕의 그 국물맛이 환상 그 자체다.

 

얼마 전 나주에 강의를 가면서 ‘오늘도 그집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강의 주최측의 ‘식사 같이하자’는 요청을 다른 일정이 있다고 뿌리친 뒤
강의 후 홀로 택시를 타고 하얀집으로 향했다.
시간이 좀 늦어서인지 기다리는 줄이 길었지만 참을성 있게 기다렸고,
한 명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합석을 할 수 있었다.
배가 매우 고팠기에 ‘수육’을 주문하고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종업원이 다가오더니 혹시 TV에 나온 분이 아니냐고 한다.
열 번도 넘게 그곳에 갔지만 한 번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웬일이람?
그렇다고 했더니 잠시 뒤 종이를 가져오더니 사인을 해달란다.
해줬다.

곧 수육이 나왔고, 난 한점 한점 먹을 때마다 나지막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 고기는 신의 음식이다!’ 이래가면서.

계산을 하려고 했더니 사장님이, 그전엔 한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저희가 영광이라면서 돈을 안받겠다고 했다.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한사코 카드를 내밀었지만 허사였다.
할 수 없이 지갑을 꺼내 만원짜리 네장을 카운터에 놓고 밖으로 나갔다.
뒤를 보니 종업원이 만원짜리를 들고 날 쫓아오고 있다.
필사적으로 뛴 결과 그녀를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었다.
분한 표정으로 다시 식당에 들어가기에 가뿐 숨을 돌리는데,
잠시 뒤 다른 종업원, 그러니까 잘 뛰게 생긴 종업원이 날 향해 달려온다.
힘들어 죽겠었지만 다시 뛰기 시작하려는데
그녀가 소리를 지른다.
“휴대폰 가져가셔야지요!”
그제야 알았다.
휴대폰 두 개를 모두 테이블에 놓고 온 것을.

 

* 뒷얘기.
1) 나중에 확인해보니 내가 먹은 가격은 수육과 공기밥, 총 36000원이었다. 그러니까 난 4천원을 더 냈다.
2) 휴대폰을 받은 뒤 혹시 휴대폰 케이스에 돈이 끼어있지 않은지 뒤져봤다. 혹시 있었으면 그냥 받으려고 했는데, 없었다. 그런걸 보면 난 역시 속물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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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7-07-03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얀집 매니아였군요~ 하얀집의 내력도 아시는지요?^^

마태우스 2017-07-04 15:33   좋아요 0 | URL
앗 모르는데요 엄청난 내력이 있나봐요!!

단발머리 2017-07-03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남 나주 하얀집, 기억해야겠군요^^
사인도 해 주시고,
4000원도 더 내시고 ㅠㅠ
열심히 달음질하시고 ㅎㅎㅎ

마태우스 2017-07-04 15:33   좋아요 0 | URL
네 나주 하얀집은 정말 곰탕의 혁명입니다. 다른 데서는 입맛 버릴까봐 곰탕 안먹습니다.

moonnight 2017-07-03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치 신동엽의 꽁트를 보는 느낌의 페이퍼예요. 곰탕도 수육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침이 고이는 건 역시 마태우스님의 힘^^

마태우스 2017-07-04 15:34   좋아요 0 | URL
앗 달밤님이다. 곰탕과 수육을 안좋아하시는군요 그래서 제가 달밤님과 잘.... 암튼 반갑습니다^^

홍퀸 2017-07-04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ㅎㅎㅎㅎㅎ 담부턴 식사시엔 폰은가방에 미리넣어두시길요~ㅋㅋ 선행의기적2탄이네요?사인해주고 팁도드렸으니요~ㅋ 하얀집당장가고파지네요~수육에곰탕한사발 원샷하고싶네요ㅠ

마태우스 2017-07-04 15:35   좋아요 0 | URL
홍퀸님 안녕하세요. 술이 없어도 곰탕과 수육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식사, 하얀집으로 오세요....

카스피 2017-07-04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예전에 광주에 들렸다 시외버스 타고 나주에 곰탕먹으로 간적이 있네요.근데 유명한 짐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그집이 하얀집인지 가물가물하군요^^;;;

마태우스 2017-07-24 15:55   좋아요 0 | URL
그러심 안됩니다. 너무 맛있어서 이름이 도저히 까먹을 수 없는 게 하얀집인데, 외우셔야 합니다.

글자산책 2017-08-03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주는 한 번도 못 가봤는데, 하얀집 때문에라도 한 번쯤은 가봐야겠어요. ^^

마태우스 2017-08-06 01:16   좋아요 1 | URL
네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국물도 아주 죽입니다만, 수육이 짱이죠.

보리숲 2017-09-22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앜!! 너무 웃겨요! 지하철에서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요 ㅋㅋㅋ
 
강약중강약 - 본격의약협업토크
황세진 글, 정혜진 글.그림 / 알마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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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 초청된 적이 있다.
대기실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데, 한 여자분이 들어와 내게 인사를 한다.
그땐 내가 방송으로 잘나가던 때라 팬이겠거니 생각하며 사인용 네임펜을 꺼내려는데,
그의 자기소개에 하던 행동을 멈췄다.
“제닥 정혜진이라고 해요.”
처음에 난 ‘제닥’을 ‘제다이’로 들었다. 제다이? 스타워즈에 나오는 그 제다이?


알고보니 제닥은 ‘제너럴 닥터’의 약자였다.
제너럴 닥터는 환자 1인당 3분진료로 대표되는 비인간적 진료에 염증을 느낀 의사 두 명이
“그래도 환자 1명당 30분씩은 하자” “꼭 아프지 않아도 누구나 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만든 병원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낮은 의료수가로는 병원운영이 힘들 테니,
밥도 파는 카페를 같이 운영함으로써 적자를 최소화하자는 게 그들의 계획이었다.

땅값이 오르면 상인들이 임대료를 못내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한다.
돈을 못버는 제너럴닥터는 당연히 그 현상의 희생자가 됐다.
처음 홍대앞에 있던 그 병원은 두 번의 이사를 거쳐 지금 연남동에 있다.
하지만 네이버 사옥 안에 제닥 2호점이 들어선 걸로 보아,
만든 이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이 더 있는 것 같다.
그 병원의 성공여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의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다.


이건 내가 정혜진 선생과 헤어지고 난 뒤 알게 된 일이고,
그 당시엔 자신이 제닥이라는 그녀의 말에 “그, 그렇군요”라며 넘어가고 말았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된다.
그렇게 자랑스러운 의사후배에게 ‘대단한 일을 하는구나’ 같은 격려의 말 한마디 못했던 게 말이다.

하지만 살다보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게 우리네 인생,
그 뒤 정혜진 선생을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출판사에서 그가 쓴 책에 추천사를 부탁해 온 것이다.
약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상식들을 의사인 정혜진과 약사 황세진이 유쾌한 대화로 풀어낸 이 책이었다.
이런 책이 꼭 있었으면 했는데 잘됐다 싶었기에,
난 흔쾌히 추천사를 썼다.
[약을 왜 식후 30분에 먹어야 할까? 먹고 남은 감기약을 감기에 걸린 다른 이에게 주는 건 괜찮을까? 해외에 약을 가지고 가도 될까?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 해도 모르고 먹으면 효과가 없어진다. 범상치 않은 의사와 범상치 않은 약사가 약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대화로 풀어낸 이 책이야말로 요즘 같은 약 홍수시대에 꼭 필요한 건강지침서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완성본을 보다가 내가 쓴 추천사를 다시 읽었다.
우리나라에 몇 없는 독특한 의사에게 너무 판에 박은 추천사를 쓴 게 아닌가 싶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이왕 미안한 김에 몇 년 전 강연장에서 미처 알아보지 못한 것까지 미안해졌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빔으로써 미안함을 해소하고자 한다.
정혜진 선생의 뜻이 척박한 우리나라 의료계를 변화시킬 수 있기를,
그리고 이 책이 많이 팔려 더 이상 병원을 옮겨다니지 않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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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종 2017-05-05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은 넓고 따뜻한 사람들은 아직도 많네요. 제닥의 취지에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야심한 밤, ‘제다이‘에 큭 웃었습니다. 보약이 될 것 같은 책 한 권을 비타민C 같이 상큼한 리뷰로 소개받은 기분입니다.^^

마태우스 2017-05-05 11:31   좋아요 0 | URL
그죠 자본의 논리에 찌든 저라면 절대 못할 일을 묵묵히 실천하는 분을 보면 괜히 미안해집니다. 나비종님의 댓글이 저를 또 훈훈하게 하네요 감사드려요!

붕붕툐툐 2017-05-05 12: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정혜진님이 같은 이름의 팟케스트를 하실 때 즐겨 들었었는데, 책으로 출간하셨네요!!
들으면서 늘 그 병원 가고 싶다 생각했어요. 경기남부에 사는 저로선 너무 먼 곳이라...ㅠㅠ
마태우스님의 바람대로, 꼭 이런 병원이 더 많아지길, 그리고 그 1호인 정혜진님의 병원이 흥하길 저도 함께 빌어봅니다~^^

마태우스 2017-07-03 00:36   좋아요 0 | URL
답이 늦어서 죄송해요 ㅠㅠ 제가 앞으론 안그럴게요...ㅠㅠ

책읽어주는홍퀸 2017-05-25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훌륭한분의 책은 반드시 사야한다고봅니다!!!^^

마태우스 2017-07-03 00:36   좋아요 0 | URL
동감해주셔서 감사드려요 흑흑.

2017-05-30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3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 다섯권을 말아먹고 은둔하던 시절, 한 남자가 연락을 했다.
W라는 거대출판사에 다니던 그는 내 책이 늘 망하는 이유를 기획력의 부재에서 찾았다.
“제가 보기엔 가능성이 있어요. 저랑 멋진 책 한번 만들어 봅시다.”
W라니, 영세출판사만 기웃거리던 내게 W는 꿈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당시 난 좌절감이 너무 깊어, 새로운 글을 쓸 수 없었다.
난 번번이 약속을 어겼고, 화가 난 그는 내게 더 이상 연락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뒤, 갑자기 그가 연락을 해왔다.
그땐 내가 ‘베란다쇼’란 프로에 나오면서 인지도를 올릴 때인데,
그가 내게 연락한 게 그 인지도 때문인지, 아니면 <기생충열전>이라는
처음으로 팔리는 책을 썼기 때문인지는 물어보지 못했다.
그는 W출판사를 나와서 독립한 상태였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 책을 한번 내봅시다. 제가 보기엔 가능성이 있어요.”
나 같은 사람이 무슨 글쓰기 책이냐 싶었지만,
과거의 기억 때문인지 그의 앞에 앉았을 때 난 그저 미안한 마음뿐이었고,
시키는대로 해서 그때 진 빚을 갚고자 했다.
게다가 그는 안본 사이 나같은 사람을 다루는 법을 터득한 듯했다.
시간이 없다고 징징거리면서도 난 매주 일정 분량의 원고를 보냈는데,
그러면서 늘 회의에 잠겼다.
“이런 게 과연 책으로 읽힐 가치가 있을까?”
막상 만들어진 교정본을 보자마자 내 생각이 잘못됐음을 알았다.
책은 의외로 재미있었다.
저자인 내가 재미있다고 느꼈다면, 그건 내가 자뻑을 많이 하거나 편집을 잘한 덕분이다.
늘 내게 가혹한 내가 자뻑일 리는 없으니 답은 당근 후자일 터,
그는 내가 보낸 원고를 완전히 재배열했고, 많은 수정을 거쳐
내 글을 읽힐 만한 글로 재탄생시켰다.
그리하여 <서민적 글쓰기>는 수많은 글쓰기 책들 중 그래도 괜찮게 팔린 책이 됐다.
이게 다 좋은 사장 겸 편집자를 만난 덕분이다.


 

 

 

 

 

 

 

 

출간계약서에 하도 사인을 많이 한 탓에 쓸 책이 잔뜩 밀려있는 와중인데,
그가 다시금 연락을 했다.
“내년이 대선인데, 정치 관련 책을 쓰면 어떨까요. 제가 보기엔 충분히 가능성이 있어요.”
대통령 까는 글 말고는 정치글을 써본 적이 없지만,
과거와 달리 이젠 그가 말하면 믿게 된다.
다른 스케쥴 때문에 글작업은 계속 미뤄졌지만,
그때 말한 것처럼 그는 나를 다루는 법을 잘 알고 있었기에,
예정된 날짜보다 겨우 석달 늦은 3월 초, 마지막 원고를 보낼 수 있었다.
이전에 같이 작업한 적이 있기에 마음은 편했다.
“내가 쓰면, 그가 멋진 글로 바꿔주겠지.”
교정본을 읽으면서 난 그 기대가 또 들어맞는 걸 확인했다.

그 동안 정치적 상황은 급변했다.
평상시 같으면 12월이 대선이니 4월에 나와도 별 상관이 없지만,
대선이 5월 9일에 치러지게 된 것이다.
모든 게 다 때가 있는지라
대선이 끝나고 나면 정치관련 책이 잘 안읽힐 것은 불보듯 뻔하다.
탄핵이 된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4월 24일에 나온 책이 불과 18일 동안 얼마나 팔릴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나보다 훨씬 이 책에 정성을 기울여온 그분은
내가 싫어하는 걸 잘 알면서도 이런 부탁을 한다.
“선생님 블로그에 책 홍보 좀 해주면 안될까요?”
그게 내가 지금 여기다 이 글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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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7-04-26 13: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목에 (광고)라고 대문짝만하게 달아놓으셨군요 ㅎ 멀리서 봐도 알겟더라고요 ㅋㅋ‘서민적정치‘ 눈도장 찍고갑니다 ^~^

마태우스 2017-04-26 19:38   좋아요 1 | URL
네 제가 이런 글 쓰는 걸 워낙 부끄러워하다보니 ㅠㅠ 광고해서 죄송합니다 ㅠ

다락방 2017-04-26 13: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제가 막 땡투를 하고 구매했다는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

2017-04-26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7-04-26 14: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생충 열전 샀는데 이것도 사야겠군요.
내 지갑은 누가 충천해주나요..

정답: 남편

고오맙다.

2017-04-26 19: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한엄마 2017-04-26 19:45   좋아요 0 | URL
그럴 줄 알고 주소 안 남기려고요.ㅎㅎ
더 큰 부탁드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전에 있었던 사태(?)에 충격을 받고 엄마가 배우는 페미니즘 관련 책을 쓰고 있습니다.응원해주세요.ㅎ

2017-04-26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6 1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자 2017-04-26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하게 B급 정치랑 서민적 정치 중 어떤 책이 더 재밌어요? ㅎㅎㅎ

2017-04-26 1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7 00: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7-04-26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오와!! 출간 소식 반갑습니다! ^^

2017-04-26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6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17-04-26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이렇게 광고를 하시니, 잘 될 거 같은데요!!^^ 그리고 선거는 또 오니까 너무 조급하게 생각 안하셔도 될듯요~^^

2017-04-26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4-2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아먹은 책 다섯 권 중 세 권을 샀으니, 이번에 나온 신작도 꼭 사겠습니다. ^^

2017-04-26 19: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6 1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onnight 2017-04-26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합니다.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까칠남녀도 잘 보고 있습니다^^

2017-04-27 0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슬비 2017-04-26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축하드려요~~~ 4월 독서구매 예산을 넘긴 관계로, 5월에 구입하면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도 신청하겠습니다.~~~ ^^

마태우스 2017-04-27 02:23   좋아요 1 | URL
비수기인 5월에 사주신다니, 깊이 감사드립니다. 도서관의 실세인 님을 아는 게 참 다행이다 싶네요^^

2017-04-27 14: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7-04-27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것 같아요.
사서 읽어볼게요.

5월 달에 우리 동네에서 청소년 대상으로 연속강의하신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마주치긴 어렵겠지만, 가까운 곳에 다녀가시는구나 하고
생각만해도 반가울 것 같네요.

늘 바쁘실텐데, 건강 조심하세요!

마태우스 2017-05-05 11:31   좋아요 0 | URL
아 감은빛님 안녕하셨어요 님 본거지가 서대문이군요. 뵀으면 좋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습니다...!

hellas 2017-04-28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탬이 되도록 할께요. :)

마태우스 2017-05-05 11:32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제가 열심히 할게요! 충분히 감사합니다

2017-04-28 1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7-05-05 11:32   좋아요 0 | URL
답이 늦었습니다. 책 서문에 꼭, 제 얘기 써주셔야해요! 다락방님은 두번 다 제 이름 언급해주셨다고요 ^^

강가 2017-04-29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교수님!!! 신간 내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신간 출간 추카추카 드립니다. 당연히 얼른 사서 읽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마태우스 2017-05-05 11:33   좋아요 0 | URL
강가님, 뒤늦게 답 드립니다. 안그러셔도 되는데 감사드립니다. 꾸벅

2017-05-02 09: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7-05-05 11:33   좋아요 1 | URL
여러가지로 고맙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2017-05-02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5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어주는홍퀸 2017-05-25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제목 한번 예술입니다~~진짜 이름 멋지게 지어주신 부모님인지할아버지신지 암튼 감사해야겄네요~그럼 저도 냉큼주문하러 고고~ㅎ
 
잘 지내나요? - 나, 너, 우리를 향한 이해와 공감의 책읽기
이유경 지음 / 다시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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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님을 좋아한다.
발랄한 문체도 좋지만, 일상에서 소재를 발굴해 한 편의 서사시로 만드는 능력은 실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다락방님이 더 멋진 건 책을 내고 저자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알라딘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을 쓰느라 창작의 고통이 어떤 건지 알고 나면
다른 책들에 대해 비판을 하기 어려워지는 게 많은 저자들로 하여금 블로그를 접게 만드는 이유일 것 같다.
꼭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나 역시 예전만큼 알라딘에 글을 쓰지 못하는데,
다락방님은 그전과 똑같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어쩌다 알라딘에 갔을 때 다락방님의 글이 메인에 있으면 마치 고향에 돌아온 느낌이 나서 참 반갑다.


그 다락방님이 두 번째로 책을 냈다.
<잘 지내나요?>란 제목은, 물론 다른 이에게 하는 것이겠지만,
알라딘을 뜸하게 가는 나한테 건네는 인사처럼 느껴진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책을 빌미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형식인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능력이야 전편에서 이미 검증된 터였다.
이번 책이 이전보다 더 좋았던 건 삶에 대한 보다 진전된 통찰이 느껴졌기 때문인데,
특히 페미니즘에 관한 얘기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트라우마는 숨긴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
말로, 그리고 글로 이야기할 때 극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134-135쪽에 걸쳐 자신의 어린 시절 비밀을 밝힌 다락방님은
그때의 트라우마로 더 이상 슬퍼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락방님은 고교 때 여성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반장한테 핀잔을 들었단다.
한국 사회에서 여고생이 여성주의를 아는 게 힘들었던 시대였으니
좀 친절하게 가르쳐 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저게 왜 심하다고 생각해?”라든지 “여자다운 게 뭔데?”같은 공격적인 언사로
다락방님을 비난한 반장의 태도는 오히려 여성주의의 확산을 방해하지 않았을까.
지금 그 반장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세상 사람들이 기억하는 건 그때 그 말을 한 반장이 아니라
<잘 지내나요?>를 통해 여성에 대해 말을 거는 다락방님이라는 점이다.
글을 잘 쓰고, 또 책을 낸다는 건 이런 점에서 매력적인 취미다.
나도 계속 이 매력에 흠뻑 빠져있고 싶어하는 1인이며,
그렇게 본다면 다락방님은 나와 같은 길을 걷는 동지다.
머리말에서 아무 한 일이 없는 내게 고맙다고 해줬으니,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드린다.
“다락방동지, 잘 읽었소. 다음 책을 기대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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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4-22 07: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안녕하세요^^
제게는 마태우스님과의 아름다운 투샷 사진이 있지만 마태우스님은 저를 기억하지 못 하실터.... 저는 닉네임이 단발머리이나 엄격한 의미에서 단발머리는 아닌, 단발머리입니다^^
저는 이번에 다락방님 두번째 책이 나와서 기쁘고 반가울 뿐이였지 책을 내고 저자가 된 뒤에도 알라딘 활동을 하고 있는 다락방님의 깊은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역시 저자의 마음은 저자가 안다고...
마태우스님의 글을 읽어보니 다락방님께 더 고마운 마음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락방님께 고맙다는 말을 여기 마태우스님 방에 남기고 스르륵 사라집니다.
다락방님 다음 책도,
마태우스님 다음 책도...
기대합니다^^

마태우스 2017-04-22 07:40   좋아요 1 | 수정 | 삭제 | URL
단발머리님, 제,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걸 어케 아셨는지요 ㅠㅠ
언제 지방에 강의 갔을 때 사진 찍은 분이 단발머리님 아닌가요.
아니면 어쩌죠. 암튼 제 책을 기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제 올해 목표는요, 다락방님이 책을 낸 다시봄에서 저도 책을 한권 내서
다락방님과 다시봄 패밀리가 되는 거랍니다.
단발머리님도 나중에 꼭 책 쓰시길 빕니다. 이왕이면 다시봄에서....!

단발머리 2017-04-22 07:54   좋아요 1 | URL
아하..... 괜찮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교보문고에서 주최한 작가 초청 강연회였던 같은데, 강의 끝나고 마태우스님께 <집 나간 책> 사인을 받았더랬죠. ˝단발머리님과 기생충과 알라딘이 두루 잘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써주셨죠. 물론 기생충 그림과 함께요.

올해 목표 꼭 이루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에서는 별 생각이 없겠지만, 다시봄 패밀리는 욕심나네요^^

마태우스 2017-04-22 23:23   좋아요 1 | URL
아 맞다 그때그분이군요. 지방이 아니라 교보문고..!! 기억 못해서 죄송해용. 제가 너무 무심한 놈입니다 ㅠㅠ 암튼 다시봄 패밀리로 뭉쳐봐요.

2017-04-24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6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8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어주는홍퀸 2017-05-2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태우스님때문에 알라딘서재를 알게됐고 마태님서재 댓글에있는 분들 서재들여다보며 글을읽다가 다락방님을알게돼서 서재드가서 글을보며 정말 대단하고 머찐분이다싶었더랬죠~이번책도 함 읽어보고싶게만드는 리뷰! 감솨요~!!
 
독서만담 -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
박균호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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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서현철을 <라디오스타>에서 보기 전까지, 난 그를 알지 못했다. 그래도 배우라면 웬만큼 아는 편인데, 얼굴을 봐도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의 스타는 바로 서현철이었는데, 그 는 아내와의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가 그날의 토크왕이 된 건 아내의 에피소드가 워낙 재미있어서였다. 예컨대 비데란 말을 착각해서 “아버지 변기에 네비 놔드려야겠어요”라고 말하는 아내라니, 재미있지 않은가? 한 정치인이 “내가 이제”를 반복하는데, 잠에서 깨봤더니 아내가 숨을 들이마실 때 “내가”라는 소리를 내고, 내쉴 때 “이제”라고 하고 있었다는 것도 재미진다. 하지만 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힘은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가는 서현철의 입담이었다. 재미있는 얘기도 곧잘 망쳐 버리는 나로서는, 서현철의 입담이 참 부러웠다.

 

<독서만담>을 읽다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이 표지에 적힌대로 ‘요절복통 이야기’가 될 수 있었던 건 저자 박균호가 겪는 에피소드들이 워낙 재미있어서였다. 자신이 토라졌다는 걸 아내에게 알리기 위해 밥을 굶는 코스프레를 하는 아저씨라니, 너무 재미있지 않은가? 하지만 이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힘은 이야기를 잘 이끌어 가는 저자의 필력이었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그가 겪는 순간순간들이 눈앞에 선하게 떠오르게 되는데, 늘 재미있는 글을 쓰고픈 욕망에 휩싸여 있는 나로서는 저자의 필력이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나도 재미있는 글로 소문이 나있긴 하지만, 그건 내가 잡혀가지 않으려고 선택한 반어법 덕분이고, 그 반어법은 이제 시효가 지난 지 오래라 사람들이 지겨워한다. 그런 판국에 박균호의 책을 읽었으니, 부러워하는 것 말고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도 반가운 점은 저자가 나와 비슷하게 공처가라는 점이다. 아내를 사랑한다고 말하긴 하지만, 사실 난 아내가 무서울 때가 많다. 아내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기라도 하면 “이번엔 내가 뭘 잘못했을까?” 고민하며 납작 엎드릴 정도인데, 나와 수준이 비슷한 분을 글로라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저자가 나보다 훨씬 더 공처가스러울 땐 내가 더 낫다며 통쾌하게 웃었고, 비슷한 경험을 할 땐 공감하며 웃었다. 세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뻔뻔한 대통령으로 인해 우울한 요즘, 해맑게 웃어본 게 정말 오랜만이다 싶다. 좋은 책은 많이 있지만, 사람을 웃게 만드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우울한 이들이여, <독서만담>을 선택하시라. 작은 일에 흥분하고 또 기뻐하는 저자의 모습이 당신을 웃게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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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7-02-27 23: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수님 영광입니다.!!!!!!!!!!!!!!!!!!!!

마태우스 2017-04-21 23:26   좋아요 0 | URL
아이고 여기다도 답을 주셨네요. 죄송합니다 ㅠㅠ답이 늦었습니다

표맥(漂麥) 2017-02-27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얘기도 곧잘 망쳐 버리는 나로서는, 서현철의 입담이 참 부러웠다.˝... 제가 들은 서교수님의 TV강연도 정말 재미있었더랬습니다... 그 때보다 더 재미있으면 연예인이지요...^^

마태우스 2017-04-21 23:27   좋아요 0 | URL
그, 그게요 강연은 몇년 하니까 좀 되는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실력은 타고난 능력이 있어야 하더라고요. 전 그게 안되는지라..ㅠㅠ 좀 부럽죠 뭐.....그래도 제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살아갈게요 꾸벅

꼬마요정 2017-02-28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잘 지내셨어요? 여전히 마태님 글 읽으면 저도 모르게 웃습니다. 재밌어서요~ 여전하십니다~^^
배우 서현철은 뮤지컬 <그날들>에서 봤는데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웃겼거든요~ ㅎㅎㅎ 원래 말을 참 재미나게 하는 사람이었네요.

마태우스 2017-04-21 23:28   좋아요 0 | URL
꼬마요정님 흑흑. 제가 답을 이제 드리네요. 사정이 많이 어려워서, 알라딘에 자주 못왔어요 ㅠㅠ 요정님은 여전히 요정이세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stella.K 2017-02-28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요, 마태님 TV 나오신 거 보니까 여전하시던데요.

저도 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책입니다.^^

마태우스 2017-04-21 23:28   좋아요 1 | URL
앗 스텔라K님...안녕하세요. 님도 저자신데 언제 저자모임 한번 하죠!!

hellas 2017-03-01 0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읽자마자 주문했네요. >_<

마태우스 2017-04-21 23:28   좋아요 1 | URL
답이 늦어 죄송해요. 만족하셨길 빕니다 혹시 만족 못하셨으면 제가 AS해드릴게요

하하하 2017-03-15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의 필력은 반어법에 있기도 하지만 ‘물론 나도 재미있는 글로 소문이 나있기는 하지만‘ 과 같은 문장에 더 있는 듯, ㅋ

마태우스 2017-04-21 23:29   좋아요 0 | URL
앗 제가 그런 말을 썼나요. 보니까 진짜 그런 대목이 있네요. 하하. 이 뻔뻔함은 점점 심해지는 듯요 하하.

책읽어주는홍퀸 2017-05-25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꼭 함 봐야긋네요~웃기는분이 웃기다는책은 필수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