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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목련소식은 서울로 향하는 듯, 꽃잎은 지고 꽃그늘은 말라 빠싹 타들어간다. 그 위에 자목련은 툭 툭 떨어진다. 며칠 전 다녀간 직박구리 녀석도 인기척이 없다. 다른 텃새들은 여전히 짹짹거리기도 하구 신록을 예찬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소식도 궁금하고 꽃잎내린 그 나무잎이 허하기도 하다. 연습삼아 흔적질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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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바틀비는 월스트리트 인자한 변호사 사무실의 필경사다. 그렇게 살다가 결국 길거리에 굶주린 주검으로 앉은 모습의 그림은 애잔하다. 그 여운을 간직한 뒤 유투브를 검색해보고 잔영을 수소문해본다. 아이 우드 프리퍼 낫 투,.... 아이 우드 프리퍼 낫 투... 아이 우드 프리퍼 낫 투....

...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그 말투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고 꼿꼿하다. 주저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세상은 지구의 날이 아니라도 모든 요청에 단 하루만이라도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바틀비처럼 멈추면 세상은 소용돌이의 돌멩이 하나 풍덩하듯 고요해지겠지? 세상이 멈췄다. 단 한시간동안, 단 한마디의 주문으로 '안 하 는 편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우중충한 봄날, 대탐소실이 비틀비를 거닐게 해본다. 그럴 자격이 있냐는 것은 내 일이 아니므로... ..패스다.

이 말로 고르자 '차라리 동의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 어떤 칼럼과 주장에도 '다 동의 할 수 없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시켜야지. 진*정*당도 통*진*당 녹*당 진보*당 전*조 민*노총 참*, 대전시*아*데미, 대전참***, 대전*대, 양심과***무, 공*노*...의 요구나 설득조의 변론에 이렇게 말할 거다. 비틀비는 '다 동의 할 수는 없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하라고 말할거다. ' 또 어느 칼럼을 만나 '동의할 수 없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댓글을 남기게 할거다. 녹**합에 기웃거리다가 '다 동의할 수 없는 편을 택하겠습니다.'하고 한다. 환경**연합의 주장에 '다 동의할 수 없는 편을 택했습니다.'라고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뻰치 당하겠지. 봄날인데 어때? 소실이를 더 산책시켜야지.

'차라리 동의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 그런 비틀비의 행로는 어떨까? 인자한 변호사의 처우에도 방을 뺄까? 굳굳하게 버티게 해야 할 것 같다. 같은 수단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는 설득에 이렇게 말할거다. '다 동의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이러다가 먹고살 일이 요원해지겠지? 그래도 다 동의하지 않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밥 한끼 못 얻어먹는 소릴 하겠지.

아~ 비틀비 죽으면 안되는데.......비틀비가 이 다음에 이승을 떠나면 어쩌지? 진보는 죽을까? 살까? 죽으면서 살까? 살면서 죽을까? .......자목련은 왜 이리도 몸을 뒤흔드는걸까? 요즘 세상같아...아~ 전쟁나면 안되는데....'다 동의하지 않는 편을 택하기로 했지..'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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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3-04-11 1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짧은 단편 보고 생각 무지 많이 했습니다. 마친 저도 여기에 대한 글을 썼네요.
확실한 것은 그가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안하는 것을 선택한 겁니다.
안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다릅니다 아마 거기에 열쇠가 있나 봅니다.

여울 2013-04-11 20:13   좋아요 0 | URL
아하` 곰곰님 보르헤스 단편과 같이 읽으셨네요. 여울도 그러합니다. ㅎㅎ 반갑습니다. 여울은 덤으로 이곳 미술관 앞 돈키호테 조각상까지 봤습니다. 현실이 답답하기도 합니다만 멋진 작품들 사이 손짓이란 절묘하기도 합니다. 가끔 건너갈께요. 알사탕 4000개 보며 깔깔거리다 서재 잠시 들렀습니다. 잘 봤습니다.
 

참여하라

 

 

우리에겐 레지스탕스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저 저항만 한다고 해서 레지스탕스라 말할 수 없습니다. "저항 그것은 창조요, 창조 그것은 저항이다" 항상 긴장해야 하고 항상 창조적이어야 합니다. 저항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이든 단순화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위험한 사고입니다. 지혜롭게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지혜로운 사고는 지성이나 창의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균형 감각에서만 나옵니다. 사람은 음과 양 어느 한쪽만으로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지요. 반드시 균형이 필요합니다. 73


윤리적 과학적 정치적 콜레기움 인터내셔널

 

세계인권선언 제22조 - 모든 사람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가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은 국가의 자체적인 노력과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그리고 각 나라가 조직된 방식과 보유한 자원의 형편에 맞춰 자신의 존엄성과 인격의 자유로운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를 실현할 자격이 있다.  83

 

 

평 등


'차이의 존중'으로서 평등- 찰스 테일러는 모든 개인은 존엄한 인격체로서 권리와 자격을 동등하게 지니고 있으며, 더불어 각자의 잠재적 능력을 발휘할 기회나 권리 또한 평등하게 주어진 바, 이를 제도적 정책적으로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 절차주의는 모든 사회 구성원의 권리와 자유를 동등하게 보장하고 능력 발휘의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고자 하며, 모든 구성원의 존엄함을 동등하게 대우하는 이점이 드러나 보인다. 그러나 절차적 공정성이나 동등한 존엄성의 원칙을 무차별적이고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까닭에 자아실현의 기회가 단지 '형식적'으로 주어질 뿐 모든 개인이나 집단에게 그러한 기회가 '실질적'으로는 제공되지 못한다.

 

테일러가 차이의 존중 혹은 차이의 존중으로서의 평등을 도출하게 된 철학적 계기는 무엇인가? 그것은 '진정성'이라고 불리는 도덕적 이상을 자신의 철학 체계에 수용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진정성이라는 도덕적 이상은 칸트가 말한 ' 모든 개인은 좋은 삶에 관한 각자의 인생관이나 신념을 추구할 권리를 소유한 보편적 존엄성을 지닌 존재'라는 의미가 아니다. 루소식 관념인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와 정체성을 지닌 모든 개별 존재들은 그러한 자신의 본성에 부합하는 삶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 이다. 이는 곧 '나 자신의 본연의 속성에 진실하자'는 이상을 가리킨다. 따라서 모든 개인은 결코 타자의 것을 모방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고유한 인생을 살아가도록 소명 받은 존재라는 것이다. 53-55

 

 

 

 

 

 


로날드 드워킨 - 어떤 유형의 사회 체제이든, 모든 사회 공동체에서 최고의 가치이자 덕목은 평등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주의나 자유주의 가릴 것 것 없이 모든 사회 체제의 정부는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 각각을 평등한 존재로 대우해야만 한다. 이때 모든 개인들을 '평등한 존재로 대우한다'는 것은 그들을 '평등한 인격적 존재로 대우한다'는 것이다. 보다 근원적으로 말하자면, 모든 구성원들을 '평등하게 배려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평등한 배려'로서의 평등이 드워킨이 내세우는, 모든 사회 체제에서 최고의 가치이자 덕목이 되는 평등이다. 이러한 평등은 기존의 '평등한 대우'로서의 평등의 차원을 뛰어 넘어 모든 구성원을 '평등한 존재'로 대우하는 것'을 본질로 삼는 보다 근원적인 수준에서의 평등이다. 이것이 드워킨의 '자유주의적 평등'의 개념이다.  120

 


궁극적 목표는 '모든 구성원들을 평등한 존재로서 배려하고 대우하는 사회의 실현'이다. 이러한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의 분배적 평등이 자원의 평등을 제안한다. 자원은 기본적 권리나 정치적 권력 같은 정치적 차원의 가치 및 경제적 재화와 같은 물질적 차원의 가치를 비롯해 주요 사회적 가치들을 망라하고 있다. '모든 사회 구성원들에게 있어서 각자가 평생 살아가는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은 가능한 한 평등해야한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각자의 취향이나 열망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 123

 

뱀발. 1  도서관에 빌려 놓고 있다가 시집을 보고서야 조금씩 숨통을 틔운다. 스테판 에셀의 타계소식도 안타깝지만 그가 말하는 세계인권선언, 유엔의 역할, 지속가능한이 아니라 자연을 동반자로 여기는 지탱가능한 사회는 몇번을 곱씹어도 된다. 저항, 창조, 지혜란 시대의 정명은 저항만 하였던 시대와는 참여의 농도가 사뭇 다르다. 적을 만들고 대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끊임없는 창조가 저항이다. 그 창조라는 것도 지성과는 또 다른 이면과 통찰, 균형감각을 요구하는 지혜를 바탕으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김없이 그 빚이 미래세대에게 대물림된다. 미래만세란 낙관과 함께 미래조심이라는 망설임으로 출발한 지혜의 세대이어야 한다. 그가 제안한 경제-사회 안전보장이사회와 세계무역기구가 아니라 세계환경기구의 창설은 의미가 깊다. 세계인권선언의 사회문화적권리 역시 평등권을 바탕으로 한 자유의 실현을 위해 본질적인 것이다.

 

뱀발. 2  비타 악티바의 도서, 비타악티바는 실천하는 삶이란 뜻이다. 도서 [평등]을 훑어보다가 자유주의 철학자 두명에게 꽂힌다. 롤스에 이어 평등이라는 것이 차이와 삶을 그대로 드러내는 존재라는 것을 들여다보면서 기존의 평등 개념을 다시볼 것을 요구한다. 관심을 기울여야 할 도서일 것 같아 검색해서 올려놓는다. 그 바탕위에 말하는 그들의 민주주의는 어떤 것일까? 법은 무엇일까? 법이 감당하고 있지 못하는 법들은 무엇일까? 궁금하다.

 

뱀발. 3  진주의료원에 대한 논쟁이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김*호선생의 문제제기에 공공의료 사수라는 틀로만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언로는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이면을 살피고 말하려는 의도를 살피는 지혜가 없으며 편으로 갈려 더 이상 생산적인 논쟁의 점화가 되지 않는다. 현실의 이면을 더 들여다보고 논의의 불씨를 점화한다는 측면에서도 환영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항은 창조다. 창조를 위해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다 맞지 않다. 실뿌리를 향해야 한다. 자주 더 깊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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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외면

 

 

비를 그으려 나뭇가지에 날아든 새가

나뭇잎 뒤에 매달려 비를 긋는 나비를 작은 나뭇잎으로만 여기고

나비 쪽을 외면하는

늦은 오후

 

 

 

목련의 첫 발음

 

 

밀봉하는 데 석 달은 걸렸겠다
귀퉁이를 죽-찢어 개봉할 수는 없는 봉투

 

펼치는 데 한 달은
박새가 울다 갔다

 

겹겹 곱게 접은 편지

 

입술 자국이나 찍어 보내지
체온이라도 한 움큼 담아 보내든지

 

어쩌자고
여린 실핏줄 같은 지문만
숨결처럼 묻어 있다

 

너를 부르자면 첫 발음에 목이 메어서
온 생이 떨린다

 

한 줄 읽는 데만도
다시 백년의 세월이 필요하겠다

 

 

 

 

소리 그림자

 

매달렸던 그 끝에서

아쉬운 듯 두려운 듯 망설이다

손을 놓고 뛰어내리는 물방울

 

 

토-

  -오-

      -옥

소리 아득하다

 

 

긴 모음은

물방울의,

물방울 소리의 그림자

 

 

산산이 흩어지는 울음소리를 다스려

제 안으로 감싸는, 끌어안는

소리 그림자

 

 

기억에서 지워진 다음에도

실루엣으로 오래 남은 사람처럼

 

 

그 모음 길다

참 깊다

 

 

 

 

뱀발. 이곳은 봄이 진다. 봄의 꽃(시)샘이 아마 조금 늦추려는지, 깊은 그늘에 아직 목련 잎 탐하는 박새를 끌어들이지는 못했겠지. 꽃도 때를 모르고 피워 나비들은 부산스러울지 모르겠다. 그래도 한밭이나 상경하는 꽃들은 천천히 꽃을 열면 싶다. 좋아하는 나비들이 제 꽃을 찾을 수 있게... (봄을 태우기에는 세상이 너무도 흑색의 경계가 선명하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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