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년전 페이퍼가 생각이 나 들춰본다. 그녀는 민생을 중요시하지만 한번도 그 접점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가지 않았다. 그녀는 그 사람들을 모두 보고 싶지도 않은지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없애버리려 애를 쓰는 듯하다. 차마 이런 일이 일어나지를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남겨놓았지만, 애석하게도 그녀가 만난 단 한사람의 사람책도 없는 듯 싶다.

 

#2. 정치에는 대리만족도 쳐다본다고 들어주는 이도 없다. 오히려 느낌이나 절절함이란 염원이 행정이나 관료의 블랙박스로 들어가는 순간, 그 관료의 틀에 맞춰 염원과 느낌이나 절절함은 온데간데도 없다.

 

#3. 함께 절절하게, 느낌알 수 있도록  그렇게 살고 싶도록 구구절절한 사연의 소자보가 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제대로 들어주는 이가 없다.  정부나 의회, 대의제가 한번도 염원을 왜곡하지 않은 적이 없다.  어쩌면 꼬박꼬박 안녕을 설계하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것도 직접!! 앙투와네트에게 빅*을 먹일 수 있는 역량이 우리에게 있다. 절절함을 애틋한 욕망으로 서로 이끄신다면... ...

 

#4. 같이 써보자!  어떡하면 좋은지 10년뒤, 20년뒤, 아니 3년뒤 우리집의 안녕과 친구들의 안녕을 거칠게 스케치 해보자. 이렇개 살자!! 라고...

 

 


 

# 131227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2세가 베르사이유 궁전의 친누이 마리 앙투와네트에게 보낸 편지다. - 프랑스 혁명

 

 

뱀발. 절대 이런 일은 있어서도 일어나서도 되지 않는다. 민생현장의 중심, 홀로가 아닌 조직과 단체를 찾아나서야 한다. 비정규직 노조와 노동단체와 전교조와 방송국과 그 숱한 사연과 비극이 있는 사람책을 만나러 나서야 한다. 그 사람책을 읽고 느끼지 못하는 순간, 개연성없는 정치가 낳은 비극과 불화는 온 국민의 몫이 될 수 있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순간, 가장 많은 권력과 가장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그대가 박근혜대통령이다.

 

 

친애하는 나의 누이여,

 


그대에 대한 나의 사랑과 그대의 안녕에 대한 나의 관심에서 비롯된 합당함을 가지고 솔직하게 말하겠소, 들리는 말에 따르면 그대는 허영심과 과시욕뿐만 아니라 질투와 악감정을 부추기는 음모와 아첨에 넘어가, 참견할 이유도 전혀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많은 일들에 관여하고 있다고 하오. 이러한 행동은 그대의 행복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머지않아 그대와 국왕 사이에 심각한 문제를 불러오고 말 것이오, 또한 그대에 대한 국왕의 애정과 존중을 손상시킬 것이며 백성들로부터 원성을 사게 될 것이오. ...

 

 친애하는 나의 누이여, 그대는 어찌하여 대신을 경질시키고, 한사람의 자리를 빼앗아 다른 사람에 주고, 그대의 친구들이 재판에서 이기게 하고, 새롭고 값비싼 궁정 행사를 벌이는 데 몰두하는 것이오?... 그대가 프랑스 정부나 왕실의 국정에 참견할 어떤 권리를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있소? 그대의 의견이 높이 인정받을 수 있을 만큼 공부를 하였소, 아니면 지식을 습득하였소? 하물며 그토록 폭넓은 경험이 요구되는 일들에 대해서 말이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이지만 오로지 부질없는 생각만 하고, '옷치장'에나 매달리며, 유흥거리만 쫓아다니는 사람이오. 책을 읽지도 않고 한 달에 10분이상 심각한 대화에 귀를 기울이지 않소. 그대가 하는 말이나 행동이 초래할 결과에 대해 잠시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소?..국정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이 모든 음모를 집어치우고 친구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길 바라오....남는 시간이 있거든 책을 읽고 정신을 수양하시오...

 

(오빠가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보내는 편지글 가운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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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2-21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리 앙투아네트 오빠의 마음이 절절하게 읽히네요.
우리도 같은 마음으로 그녀에게 쓰고 싶은 편지이기도 하고....

'안녕하시냐?'고 묻기도 두려운 세상이지만
그래도 '안녕하시냐?'고 안부를 여쭙니다.^^

여울 2013-12-2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 그쵸. 마음들이 다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때이네요. 안녕 나누고 기대고 살아요^^

비의딸 2013-12-2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 절절하게, 느낌알 수 있도록 그렇게 살고 싶도록 구구절절한 사연의 소자보가 되지않으면 어느 누구도 제대로 들어주는 이가 없다.'
애써 사연을 읽는 수고를 마다하는 이가 우리들 틈새 틈새로 새록새록 보이기도 하는 나는 과연 이시대의 비뚤어진 한 사람이 아닐까.. 가만 생각해 봅니다. 목이 터져라 소리지르고 진물나도록 눈물 뿌리고 나면 그때는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려나요? 어느만큼 더 많이 아파야 우리끼리라도 든든한 울타리가 되줄 수 있을까요.

여울 2013-12-23 13:14   좋아요 0 | URL
님, 가슴아픈 일들이 흥건하네요. ㅜㅜ. 체념과 절망을 얼마나 더 주려고...이렇게 바닥까지 드러나 보이는 걸까요. 비의딸님, 그래도 토닥토닥 맘 부비고 가요. 슬퍼도 말에요.
 

 

 이곳에

 처음으로 쌓인 눈!!

 

 그래 다 제껴두고 한시간만 즐기자!!

 

 청소사마~~~~

 

 

 

 

첫눈 속엔 아마 뜨거운 심장같은 것이 있다보다...스러져도 그렇게 애타게 찾고 설레이는 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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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13-12-2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쯤은 눈과의 눈맞춤이 끝나셨을까요?
그 반갑고 즐거운 기분으로 좋은 하루 보내세요^^

여울 2013-12-20 10:24   좋아요 0 | URL

네..ㅎㅎ 귓볼 빨갛게 익어서 왔네요. 자목련님도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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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푸른 풀을 밟으며
    from 木筆 2014-01-06 10:10 
    뱀발. 1. 미니와 여행 겸 나들이다. 꺼리는 일정을 시간표에 넣기 싫어하는 것이 닮은 막내와 거북이마을 홍성행이다. 날밤새기...친구들과 밤은 녀석들의 열기로 끓어넘쳐 밤이 헐렁하다. 끊임없이 수다와 장난이 가득하다. 책보단 친구....책을 품은 아이들은 오히려 일찍 자고... 오히려 술 한잔없는 어른들은 밤을 꼴딱 책으로 지새운다. 사교성이 진한 아이들은 차를 나르고... 2. 홍세화선생님을 뵙다. 책과 강연들의 소식들은 많이 알지만 대면하기
 
 
 

오언 " 자신의 행복은 공동체의 행복을 늘리는 행위에 의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인간의 개인적 행복은 주변 모든 사람의 행복을 늘리고 확장하려는 노력에 비례해서 그렇게 될 수 있다." 40


초기 사회주의는 우리 시대에 걸맞게 부활해야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는 자본주의의 막다른 골목 앞에 멈춰선 우리에게 '가보지 않은 많은 길들'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틈이다. 없어서는 안 될 자유의 틈이다. 44


'사회 권력'에 '경제 권력' '국가권력'이 종속돼야 한다. 생산수단이 사회적으로 소유되고 '사회권력'의 행사를 통해 상이한 사회적 목적을 위한 자원의 배분과 사용이 실행되어야 한다. 그래서 '사회'주의다. 135


일리치는 마르크스, 엥겔스가 자본주의 아래서 발전한 생산력이 혁명 이후 고스란히 노동 대중의 사회적 역량으로 전환되리라 낙관한 반면, 산업이 발전할수록 근본적 독점이 나타나므로  산업 조직이 어떤 소유 형태를 취하든(사적소유든 국가 소유든) 이들 조직에 대한 개인의 종속은 쉽게 극복할 수 없다고 보았다. 산업 조직에 응축된 사회적 능력을 대중의 역량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었다. 기술관료의 권력은 좀처럼 해체되지 않을 테고 민중의 삶의 자율성도 계속 제약될 거라는 진단이었다. 141


앙드레 고르 ' 자본주의의 생산력은 자본주의의 논리와 필요와 관련해서만 발전한다. 이 발전은 사회주의의 물적 토대를 만들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나아가 사회주의가 생겨나는 데 장애가 된다. 자본주의가 발전시킨 생산력에는 자본주의의 본성이 너무 깊이 각인되어 그 생산력은 사회적 합리성에 따라 경영될 수도 작동될 수도 없다. 비록 사회주의가 존재하더라도, 이때의 생산력은 다시 해체되거나 변질될 것이다. 현재의 생산력에 맞춰 사고한다면 사회주의적 합리성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는 일, 심지어 그것을 개략적으로 생각하는 일조차 불가능하다. 프로레타리아여, 안녕에서 143

 

 스물다섯살의 청년 마르크스가 프롤레타리아에 주목하면서 염두에 둔 것은 생산력 발전 따위가 아니었다. 프롤레타리아야말로 "시민사회의 계급이 아니면서 시민사회의 한 계급"이라는 사실이었다....꼭 필요한 존재이면서도 시민사회의 이해관계에 통합돼 있지 않았다.  이점이 주목되었다. 152


그람시는, 자본의 지배에 대중의 생활이 끼워 맞춰진 바로 그 지점에서 대중들 스스로(적어도 그 중요한 일부가)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기로 결단하는 것이 출발점이라 보았다.....노동자계급은 혁명적이다. 그러나 혁명적이지 않다면 아무것도 아니다...주체가 없다면 발명이라도 해야 한다.  159-160

 

Why not Socialiam?(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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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친 부분 접기 ▲

 

 

뱀발. 소주제로 읽은 것들을 정리하고 있던 차. 읽었던 책들이 묶여진다 싶다.  러셀, 앙드레 고르, 초기 사회주의와 아나키즘에 대한 관심이 겹친다. 교조주의에 넘어설 마음들이 있다면 활발하고 다양한 논의도 가능하리라 싶다. 하지만 정해진 커리를 갖고 공부하는 곳들이 쉽게 가지고 있는 틀을 놓으려고 할지는 역시 의문이다. 가타리와 머레이북친으로부터 거꾸로 가고 있다. 욕망과 다시읽기, 겹쳐읽기도 괜찮을 듯하다. 발명을 하려면... 아무튼 활발한 논의와 생각씨앗들이 오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마음만 먼저 건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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