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도 여 행

     

끝없는 맑은 약수같은 바다를 보아도

꿈결처럼 유순한  꽃밭을 거닐어도

몸이 경치를 밀어내듯,

 

 먼발치 섬을 돌아서서 짓는 고동소리도

 포말을 유유히 긋고 사라지는 통통선의 향내도

 몸이 토악질을 하듯,

 

 멀리 생각을 가져가 버려도

 서서히 일상에 선명히 잡아 가두어

 지나친 곳이 색이 바랜 사진처럼 스러지고,

 

 사 ㄴ 자 들이

 사 ㄹ 자 들이 산그늘처럼

 몸을 가져가 담궈뱉어내면

 여행내내 눈은 아무것도 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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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8 00: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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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짬이 별로없어, 현장등록을 하고, 몸풀기가 부족한 상태로 한바퀴 달렸는데, 장딴지부터 여기저기 물렁알이 박히는 듯 싶다. 그래서 예열이 필요한 것이라. 39/2** 가운데 11K 54'  막걸리 한잔 - 두부 ... 봄날이라 좋았다. 오랫만의 대회이기도 하고, 사람들이 적어 편안한 달림이었다.  사진을 보니 몸이 지난 번보다 불은 듯..

2. 대전 달리미 지인들은 우승 소식으로 바쁘다. 100키로, 대구 9산종주 등등, 삼겹살파티 소식에 문자만 날린다. 일주일에 며칠 챙기지도 못하고, 모임자리로만 달리는 푸념이 섞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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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띵

                         김 수 영

  
신문배달아이들이 사무를 인계하는 날
제임스 띵같이 생긴 책임자가 두 아이를
데리고 찾아온 풍경이
눈(雪)에 너무 비참하게 보였던지
나는 마구 짜증을 냈다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는 것도 좋다
그 사나이는, 제임스 띵은 어이가 없어서
조그만 눈을 민첩하게 움직이면서 미소를
띄우고 섰지만
나의 고삐를 잃은 白馬에 당할 리가 없다

그와 내가 대결하고 있는 깨진 유리창문 밖에서는
新舊의 두 놈이 馬賊의 동생처럼
떨고 있다 [아녜요]하면서 오야붕을 응원
하려들었지만 내가 그놈들에게
언권을 줄 리가 없다

한 놈은 가죽 방한모에 빨간 마후라였지만
또 한 놈은 잘 안 보였고 매일아침 들은
[신문요]의 목소리를 회상하며
어떤놈이 新인지 舊인지를 가려낼 틈도
없다 눈이 왔고 추웠고 너무 화가 났다

제임스 띵의 威脅感은, 이상한 地方色 恐怖感은
自由黨때와 民主黨때와 지금의 惡政의 구별을 말살하고
靜寂을 빼앗긴, 마지막 靜寂을 빼앗긴
나를 몰아세운다 어서 돈을 내라고
그러니까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신문값이 아니다

또 내가 주어야 할 것도 신문값만이 아니다
수도세, 야경비, 땅세, 벌금, 전기세 이외에
내가 주어야 할 것은 신문값만이 아니다
마지막에 沈默까지 빼앗긴 내가 치러야 할
血稅--화가 있다

눈이 내린 날에는 白羊宮의 비약이 없는 날에는
개도 짖지 않는 날에는 제임스 띵이 뛰어들어서는
아니된다 나의 아들에게 불손한 말을 걸어서는
아니된다 나의 思想에 怒氣를 띄우게 해서는
아니된다

文明의 血稅를 강요해서는 아니된다 新과 舊가
탈을 낸 돈이 없나 巡視를 다니는 제임스 띵은
讀者를 괴롭혀서는 아니된다
나를 몰라보면 아니된다 나의 怒氣는 타당하니까
눈은, 짓밟힌 눈은, 꺼멓게 짓밟히고 있는 눈은

타당하니까 新.舊의 交替式을 그 이튼날
꿈에까지 보이게 해서는 아니된다
마지막 靜寂을 빼앗긴, 핏대가 난 나에게는
너희들의 儀式은 原始를 가리키고
奴隸賣買를 연상시킨다
理髮所의 화롯가에 연분홍빛 화로
깨어진 유리에 종이를 바르고
그 언 유리에 비친 내 얼굴이 제임스 띵같이
되기까지 내가 겪은, 내가 겪을
고뇌는 무한이다

언청이야 언청이야 이발쟁이야 너의
보꾹에 바른 신문지의 활자가 즐거웁구나
校正을 보았구나 나의 毒氣의
꿈이로구나

쓸데없는 것이었다 저것이었다
너의 보꾹에 비친 활자이었다 거기에
그어진 붉은 잉크였다 인사를 하지 않은
나의 친구야 거만한 꿈은 사위어간다
내 잘못이 인제는 다 보인다

불 피우는 소리처럼 다 들리고
재 섞인 연기처럼 다 맡힌다 訂正이 필요없는
겨울의 꿈 깨어진 유리의 제임스 띵
이제는 죽어서 불을 쬐인다
빠개진 난로에 발을 굽는다 시꺼먼 양말을 자꾸 비빈다<1965.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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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7-05-0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망

       김수영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 데에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여울 2007-05-0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임스 띵같은 넘들은 넘쳐나고, 득실거리고
아얘 온몸을 제임스 띵으로 귀화하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고

구원은 얘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바람은 딴 데에서 오는 것일까?

진보개혁세력이 위기이지 진보가 위기인가?! 늘 물과 기름으로 겉돌고
실뿌리조차 내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김수영> 잔영이 불쑥 자리잡아 퍼온다.
 

 

 070428-30


 출발전날, 세시에 잠을 청했고, 아침에 일어나 짬을 내어 대회 달음질을 하였다. 일터에 잠깐들러 월요일 휴가원을 내고, 이것저것 챙기니 샤워할 시간도, 두발을 단정히 할 시간도 없이, 그렇게 광주행을 출발한다.  지인의 지인의 집을 염치없이 이박삼일을 꼬박 신세졌다. 아이들과 함께, 안방을 내어주고, 거실에서 보낸 주인장어른께 새삼 미안하구만, 아무런 불편도 없게 편안함이 배어나온다.

 전날피로연 - 1300번째쯤 손님이라한다. 서귀포로 운전하고가서 요기하고 온 날, 피곤을 감안하지 않고 전작이 있던 주인장과 선배와 보조를 맞춘다하며 급히 마신 술에 빠져든다. 안해는 2시쯤 방에 나를 눕혔고, 담날 아침..그리고 결혼식, 저녁을 이어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날은 세시가 훌쩍 넘어 자리를 물러나다.

 본인은 자신을 악덕기업주라 이야기하지만, 움직임의 동선은 사회적기업가에 가까웠다. 편안한 선배를 만난 듯, 관심의 폭과 깊이는 넓고 세심하다. 활동의 흐름도 고스란히 느끼고, 전망에 대한 공감을 섞을 수 있다는 점들이 말이다. 김수영, 최인훈, 4.3과 근대사,권력욕과 욕심에 나무에서 떨어진 꽃들, 떨어질 꽃들..문화의 힘..도와 모가 아니라 개,걸,윷의 풍부함. 제도화의 방법, 상상력.. ., 일터의 다양한 제도-출산하면 남편이 한달동안 휴무란다. 집안에 관계가 서먹하면 장인-부모님 해외여행, 사장은 다시 같은 월급에 사원으로...자세히 살펴보지는 않았지만...이야기 머리어들이다.

건강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지만, 관계맺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교감의 범위는 상상이상인 것 같다. 그렇게 불쑥 이틀, 운전병과 잔잔한 관광거리를 돌아보았지만 별반 인상을 끌어잡지 못하였다. 푸르고 시린, 아득한 ... ...남기고 떠나는 듯한 아쉬움, 어쩌면 외로움이 배여나는지도 몰랐다. 아이들은 연신들떠있었고 모든 것을 삼킬 듯 물어보고 조잘거렸다.


+

-  여물지 못한 생각들, 세심하거나 깊어지지 않은 것들

*, 선배들의 역할, 예술의 힘-문화계 대응과 만들기, 노론의 잔영-인물의 고갈(현대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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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 2007-05-02 1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주도 결혼식(by 지식검색) - 이 외 열사돈이란 말이 있다한다. 양가10명씩 내놓으라는 술꾼들이 대작을 한다고... ...

제주에서 치뤄지는 결혼식은 타 지방에 비해 다른점이 많다. 우선, 신랑과 신부는 결혼 날짜가 정해지면 절친한 친구 중 한사람을 각각 부신랑, 부신부로 정하는데 이들은 신랑 신부가 신혼여행을 떠나기 전까지의 모든 잡무를 도와주는 일종의 비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부신랑은 결혼 일정의 총괄적인 진행을 책임지게 되는데 잘해야 본전이라는 그들의 경험담이 말해주듯이 쉬운일은 아니다. 사교성도 좋아야하고 술도 잘 마실줄 아는 것이 부신랑이 갖춰야 할 조건에 포함되며 부신부도 사교성이 좋아야 결혼식이 재미있고 원활하게 끝날 수 있다. 결혼식 이틀전 날은 돗(돼지)을 잡는다. 제주도에서는 결혼피로연에 반드시 돼지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혼례 2,3년 전부터 돼지를 기르는게 관례였다. 지금은 돼지를 직접 사육하는 집이 거의 없으므로 양돈하는 곳에서 돼지를 직접 사서 쓴다.

보통 5~7마리의 돼지를 잡으므로 동네 사람들과 많은 친지, 친구들이 모여 들어서 남자는 돼지를 잡고 여자들은 음식 장만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음식은 이날 모두 만들어진다. 결혼식 전날은 전날 마련한 음식을 친지와 하객들에게 접대하는 날로 결혼 당일보다 이날에 더 축하객이 많고 분주하다. 대부분의 부조도 이때 하며 결혼식에 참가하지 못하는 마을 주민들도 이날만은 꼭 찾아와 축하와 함께 부조를 한다.

이때 신랑과 신부측에서 마련한 음식을 대접 받으므로 하객들은 이날이 되면 '잔치 먹으레 간다' 또는 '먹을 일 있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날은 마을 사람들과 친지들 및 결혼 당사자의 직장동료, 친구들이 연이어 오므로 오전부터 밤 늦게까지 하객들의 음식 대접에 정신이 없으며 대개 남자들은 전날 잡은 돼지고기를 썰고 여자들은 음식을 나르고 설겆이 등을 하는데 하객이 많이 몰릴때는 마치 시장장터를 방불케 한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므로 이날은 동네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바쁜 일손을 도와준다. 또한 웬만한 규모의 집에서도 이들 하객들을 다 수용하기 어려운데 이때는 이웃에서 자진하여 자신들의 집을 하객의 접대장소로 선선히 제공해 주므로 훈훈한 상부상조의 미덕을 엿볼 수 있다. 이날을 가리켜 '가문잔치날'이라 하는 것은 성편(부계)과 외편(모계)친지들이 모두 몰리기 때문이며 이렇게 모인 친지들은 함께 어울려 주연을 베풀면서 다음날 신부집으로 함이 들어가는데 있어 예(禮)에 어긋남이 없는지를 비롯해 전체적인 결혼일정을 검토한다.

결혼식 당일날 예식장에서는 타지와 꼭 같은 절차의 신식화된 예식이 행해지고 전날(가문잔치날)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아날 신랑과 신부에게 직접 부조를 한다. 이미 전날에 큰 잔치를 벌였으므로 결혼식날은 육지처럼 많은 하객들이 붐비지는 않는다. 제주도의 결혼풍속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외지 사람일지라도 이날 한번 초대되면 '육지에 비해 상당히 성대하게 치뤄진다'라는 말을 이구동성으로 하는데 제사나 기타 명절에 비해 가장 많은 친지들이 모이는 이날은 제주도민에게 있어 최대 행사에 속한다. 이렇듯 결혼식 전날에 하객들의 접대를 하고, 이것이 피로연에 가름되므로 제주도에서는 육지처럼 예식이 끝난 후 식장이나 근처에 마련된 식당에서의 피로연은 없다.

 


어떤 이들의 레드컴플렉스 못지 않게 어떤 이들의 파시즘 알레르기도 상당하여, 오히려 구체적으로 무엇이 주장되었고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따지기도 전에 손사레 치든가 부인하느라, 자기도 모르게 실은 파시스트가 되어 있을 수도 있다. 당신은 당신 주위에 좌파를 자처(겉으로든 속으로든)하면서 파시스트스러운 그 면모로 남들 '불편'하게 만드는 그런 인간형을 본 적이 없는가? 이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파시스트들의 주장은 대중적 감성과 친화성이 분명 있다. 여기서 꼭 대중이 '우중'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시대를 잘만 만난다면, 우리는 우리의 파시스트스러움으로 인해 타자를 불행하게 하지 않고 혼자 욕구불만과 관계실패로 인한 불행을 겪다 말면 그만이겠지만, 시대 한번 잘못되면 반인간적 범죄로 귀결될 수도 있는 것이고, 우리가 죽을 때까지 시대가 삐거덕하지 말란 법은 없으니, 타산지석, 반면교사 삼아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by 소와)
   


대중독재 2
책세상
 


파시즘의 대중심리
빌헬름 라이히 지음, 황선길 옮김 / 그린비
 


역사적 파시즘
권명아 지음 / 책세상
 


대중독재의 영웅 만들기
권형진, 이종훈 엮음 / 휴머니스트
 



전체주의의 기원 1
한나 아렌트 지음, 이진우, 박미애 옮김 / 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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