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승리를 얻을 수도 있고 재앙을 겪을 수도 있지만 그 두가지 허깨비를 똑같이 취급해야 해요.

 

- 난 의무적인 독서는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요. 의무적인 독서보다는 차라리 의무적인 사랑이나 의무적인 행복에 대해 얘기하는 게 나을 거예요.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해요.

- 내 실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ㆍㆍㆍ우리에겐 실수가 주어지고 악몽이 주어지죠. ㆍㆍ하지만 그것들에 대해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잘못된 인연, 잘못된 행동, 잘못된 환경과 같은 그 모든 것들이 시인에게는 도구랍니다. ㆍㆍ불행조차도 말이에요. 패배,굴욕,실패ㆍㆍ우리의 과제는 그것들을 시로 녹여내는 겁니다.

 

 

                                                      - 마음산책, 「보르헤스의 말」가운데서


발. 실수를 이리 자주하고 있는 것인지, 변명삼아 위안삼아본다.  첫 구절은 테리이글턴이 쓴 「악」 의 논조와 유사하다. 그는 악과 부정을 달리 나눈다. 9ㆍ11테러나 IS는 근원이 파악되는 부정에 가깝다. 악은 구조적이거나 무의식적인 것에 근사한다. 재앙이나 악에 깊이 제대로 천착하지 못한다. 역사에서 문제의 절반이상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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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회가 되어 지인들과 이 드라마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며칠 전 이 곳에 온 부부와 하룻밤을 지새우며, 이전에는 그 집에서 다른 지인들과 함께 나누었다.

 

 

2.

 

 

'이제 그만 두고 싶습니다. '
「송곳」이 단풍처럼 바닥에 떨어졌다.

 

 

문득 군제대이후 일터로 우르르 찾아온 군대 후임들이 생각난다.

 

 

나도 한 곳에서 참 오래 머물렀다.

 

 

 

 

'참 한시인이 단풍은 떨어진 곳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했지. '

 

 

쇠감옥. . 감옥의 감옥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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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부탁해」서문에 봉★★ 박★★ 감독에게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이 나온다. 대답은 영화계의 거장이 아니다. 개그콘서트, 게임, 스포츠, 등산, 영생교 등등 대중음악계이기도 하고 음식계이기도 하고 룰? 이 다른 다 방면이었다.

울타리밖을 생리적으로 달가워않는 지금여기는 늘 갇혀있다.

삶은 계란이 아니라 정치다. 정치는 삶이다. 삶은 운동이자 정치다. 한번이라도 함께 아름다움을 느껴 본적이 있느냐 그렇다면 곁의 아름다움을 질투라도 해 본적이 있느냐. 해 봤다면 또 다른 곁의 시큰거리는 아픈 아름다움에 여운이 맺힌 적이 있느냐고 되물어온다.

마음이 겹쳐도 삶은 확인할 수 없다. 삶이 겹쳐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다. 아름다움이 다가서도 삶은 겹치지 않는다. 삶은 겹쳐도 마음을 나눌 길이 없다.

영결식 `청산에 살으리라`란 가곡이 눈발에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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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과 저녁 뒤, 길건너 자주가던 장애우들이 운영하는 카페엘 갔다. 오늘도 옆 홀은 수채화 전시회 오픈의 여운이 남아있다. 도열 속엔 묘한 느낌들이 번진다. 그림 안, 꽃속과 바람결에 잠기고 싶은 봄빛이다. 차한잔ㆍ담소 한모금에 나온 거리는 귀가 시리도록 찬바람이 아린다.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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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책


지난 시간을 불러 세운다
등짐처럼 눈꺼풀이
내려와도
모질게 지나버린 시간을 채근한다

온몸이 쓸려내려갈
기세의 말들은 용케도 몸 속을
침식해 들어간다. 

삭히면 삭힐수록 단어 하나하나

날을 세워 낚시바늘처럼 온몸을 되찌른다

뚝뚝 떨어진 시간을 불러 세웠다
흘러가버린 시간들 속,
몸에 박혀
심장 가까이 꽂힌

사금파리 같은 시간들을 거꾸로 세웠다

얼굴은 붉어지고
피는 거꾸로 솟고,
툭 불거진
혈관 가까이 실금같은
사기조각이 통증을 짓누른다

하늘은 흐리고
바다는 색을 잃어 슬프고
바람은 한겹한겹 온몸을
발가벗겨 체온을 내렸다

몸도 시간도
간당간당 깃발처럼 날린다
흘러올 시간들 속에
숨표처럼 또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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