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언제부턴가 내년은 늘 시월부터 출발했다.한해 살림은 추수할 때부터 가늠해놓지 않으면 그르치기 쉽상이기때문이다. 보수적이라하면 그래도 좋다고 할 것이다. 그러고싶다. 꼰대 소리를 듣더라도 미리 가늠하고 미리 좌충우돌을 겪는 편이 낫다고 말이다. 년이 이렇게 접히면 글쎄. 불안도 우울로 접혀 안간힘도 잃는다. 해는 벌써 짧아진다. 드리운 그림자는 서서히 서기 시작한다. 모임과 늘 시차를 앓는 기간이다. 봄을 미리 애걸하려는 지점이다.

발. 시인이 시를 보내왔다. 마음에 담고 있던 12월이라는 주제여서 반가웠다. 마음이 맞거나 대신 앓는 이를 만나면 반가운 김에 마음도 놓았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대신한다는 건 절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곁에 내길을 남겨두어야 한다. 서로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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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려는데 앞바퀴가 측은하게 주저앉았다. 너무 이른거 아닌가 싶었지만, 마음을 돌려 보험사에 정해진 멘트따라 한참을 가서야 상담원이나온다. 상담원은 스페어를 쓸 거냐 수리를 할거냐는 옵션을 택하게 한다. 떡진 머리에 츄리닝 허리춤으로 비집고 나온 살과 팬티라벨. 타이어도 빼지 않고 쓱쓱 나사하나를 잡아내고 힘을 쑥 쓰더니 사라진다. 아침회의를 늦지 않았다. 회의를 마치기 전 전화다. 고객님, 만족하시면 1번을 눌러주세요."



볕뉘 


1. 체인점에 옵션. 재벌은 업종의 98프로를 점유한지 오래다. 일상도 그렇게 구획된 지 오래다. 넋을 잃고 일이 진행되는 걸 쳐다본다. 온정이나 배려나 지인이 들어갈 틈이 없다. 냉정해져야 한다. 자본은 우리 일상의 디테일을 점거한지가 오래되었다. 이런 일상이 당연한 것으로 느끼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세상을 바꾸려면 무엇이 먼저겠는가. 당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속력보다 자본이 당신을 바꾸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2. 루카치 등 맑스주의 비평가들을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맑스의 저작이 1920년대에 경철수고가 번역되었고, 1940년대에 정치경제학비판요강이 뒤늦게 완역되었기 때문이다. 변증법의 글쓰기는 결코 쉽지 않다. 긴장감있게 이어가는 모순과 대립은 활자화된 의도를 그 속에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긴박한 서술의 이면에 그 답이 스며있기 때문이다. 베버와 다산은 상대적으로 나열형의 지식체계를 갖기에 어디서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이런 이유로 마르크스 혼자일 수가 없다. 마르크스는 여럿이다. 굳이 이런 이유를 하는 이유는 계급의식이나 물화라는 것은 이 시대에 맞게 재해석해내지 않으면 지금여기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상의 군상, 그 디테일을 다른 측면으로 서술해낼 때 또 다른 이론이 깃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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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일터 -  이것저것 사소한 것 빼고는 아무 사고 없이 무탈하게 잘 왔다. 동료들도 속 깊은 일상은 모르지만 일터에서 관계들을 눈여겨볼 수 있고 마음이 조금은 따듯할 정도이다. 관계 악화된 사이가 없어 다행이다 싶다. 1/4분기를 뺀 남은 기간을 운영하면서 수입과 지출의 개략적인 감도 생겨, 앞으로 운용의 묘도 살필 다음 계단을 디디게 된 것 같다.

 

 

 1. 관계 -  몇몇 지인이 다녀가다. 하룻밤 함께 얘기를 나눈다는 것은 흔한 만남과 다른 질적 동요를 일으킨다.  주고싶던 마음도 받고 싶던 마음도 서로 다르게 스며든다. 가보고픈 곳, 만나고 싶은 곳, 쉬고 싶은 곳으로  뫔 한켠에 자리잡았으며 싶다. 올해보다는 내년, 장소와 풍경이 바뀌면 많은 것이 새롭게 연주될 수 있다.

 

 

 2. 독서 -  많은 책을 주제별로 구입했고, 깊이있는 책읽기를 시도해보았다. 역사서나 사상사, 철학, 불교입문에 집중되기도 했지만 얼마나 얕게 읽었는지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또한 시대와 맥락, 삶들을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흉내만 내고 여려 앎들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강렬함은 그 대사를 늘 되뇌이게 한다. 현실보다 강력하게 기억할 수 있는 재주는 누구든 타고난 것일 것이다. 좀더 강렬하게 느끼고 잇고 깨닫고, 삶의 한켠으로 스며들어 함으로 가보고 싶다.

 

 

 3. 서재 -  일상을 채워주는 공간이었는데, 이젠 그리 못할 것 같다. 어떻게 걸음을 떼게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백지장으로 두고 몸 가는대로 가보다 생각해보자.  많이 소홀했고, 예의도 없고, 불쑥불쑥 건네 죄스러운 마음뿐이다. 이런저런 변화의 지점, 변곡의 지점이었다고 양해해주길 바랄 뿐이다.

 

 

 4. 모임 - 구심으로 지나치게 노력했다. 몸이 상하도록...이제 그러지 않으려 한다. 경계나 경계밖 원심으로...당분간 잊고 곁과 밖에 주력해보기로 한다. 궁금해하지 않기로 한다.

 

 

 

볕뉘. 올해의 과학계 10대뉴스를 보니  뇌 속에도 림프관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유령효과라고 한 양자얽힘...떨어져도 그 기억을 갖고 있다 한다......불확정의 시대의 살고 있는 것이 맞기 하지만, 온도계는 정작 그 온도계의 온도를 보정하지 않는다. 불확정이란 행위자의 영향이 늘 미친다는 것이기도 하다. 함께 변화고 있다는 얘기다. 미력이 또 다른 대척에서 미력으로 공명하면 좋겠다. 자흔처럼...미력들이 모여 모종의 방향을 가르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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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뉘.

 

1. 사기본기를 읽다보니, <<공화주의>>나 <<공화국을 위하여>>라는 책에서 나오는 '공화'의 출처가 잘못되었다.  주나라 려왕에거 여러차례 간언을 했지만  폭정을 견디다 못해, 백성이 들고 일어나 왕을 쳤고, 소공과 주공 두 재상이 정치를 대행한 것을 '共和 '라 부르고 14년뒤 려왕이 죽자 왕을 잇기까지의 기간을 말한다고 한다.

 

2. 모임에서도 그렇듯이 깊이 읽는 이가 드물어 속내가 전달되기가 참 어렵다는 느낌이다. 시간이 해결해주리라 여기지만, 늘 살짝 단맛이나 쓴맛만 보고들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 역시 그러했다. 8-9년전의 독서지만 깊지 못해 정작 느낌이나 깨달음을 건지지 못했다. 늦게나마 이렇게푹 담궈볼 수 있음이  다행이다. 혹 근처를 배회하는 독자들은 한나아렌트와 하버마스를  좀더 다른 관점에서 다뤄야 할 것 같다. 그 비판과 대안에 대한 모색도 저자들이 비슷한 관점으로 사상가들에 대한 다른 해석을 곁들이고 있어, 좀더 진전된 생각을 얻을 수 있으리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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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볕뉘. 관심사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다. 잘 어우러지면 좋을텐데. 늘 가깝고 멀다. 멀면서 가깝다.  몇몇 친구들의 추천책을 가져오다. 마음을 읽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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