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언제부턴가 내년은 늘 시월부터 출발했다.한해 살림은 추수할 때부터 가늠해놓지 않으면 그르치기 쉽상이기때문이다. 보수적이라하면 그래도 좋다고 할 것이다. 그러고싶다. 꼰대 소리를 듣더라도 미리 가늠하고 미리 좌충우돌을 겪는 편이 낫다고 말이다. 년이 이렇게 접히면 글쎄. 불안도 우울로 접혀 안간힘도 잃는다. 해는 벌써 짧아진다. 드리운 그림자는 서서히 서기 시작한다. 모임과 늘 시차를 앓는 기간이다. 봄을 미리 애걸하려는 지점이다.

발. 시인이 시를 보내왔다. 마음에 담고 있던 12월이라는 주제여서 반가웠다. 마음이 맞거나 대신 앓는 이를 만나면 반가운 김에 마음도 놓았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대신한다는 건 절대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곁에 내길을 남겨두어야 한다. 서로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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