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세상은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백명 가운데 아흔아홉명이 성장을 이야기합니다. 서서히 꼬리표가 붙기 시작합니다. 색깔을 칠하기도 하고, 앞에 수식어를 두기도 합니다. 검정도 빨강도 파랑도 아닌 녹색을 덧붙입니다. [괄호] 가능한 수식어를 붙입니다. 지속가능한 성장. 지속가능한 녹색성장.

우선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어떤 종류의 성장인가?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가? 성장은 우리에게 그것을 가져다줄까? 경제학자, 정부, 실업가는 '성장' 자체를 요구하지 그 궁극적인 목적을 정하는 법이 없습니다. 정책결정자들은 성장의 내용에 관심이 없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성장은 우선 자본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이지 주민의 필요에 부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132쪽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그 성장에 대해 우리는 서로 물어본 일이 있나요? 과연 그들은 성장의 내용에 대해 관심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그런데 한번 성장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까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성장인데 삶에 가치있는 성장은 없는 것일까요? 정말 그것이 무용한 것일까요?

마을에 품앗이를 해서 공동으로 우물을 파면 국내총생산이 증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기업이 우물을 파서 점유한 뒤 주민에게 돈을 내고 물을 사가라고 하면 사용료고 국내총생산이 증가하게 됩니다. 당신이 십만 가구에 미경작지를 나누어줘서 식량이 나온다고 해도 국내총생산은 변함이 없습니다. 반면 1백명의 지주가 자신들의 땅에서 십만 가구를 쫓아내고 그 땅에 수출할 농작물을 심는다면, 국내총생산은 그 수출로 벌어들이는 액수만큼 증가하게 됩니다. 133-134쪽

세상은 이미 고용없는 성장은 숱한 지표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별반없는 것입니다. 성장이 일자리를 늘려주지 않습니다. 책임없는 위정자의 구호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점점 더 불안정한 직업에서만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만 아니라 몇 개의 직업을 가져야 겨우 최저생계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일자리 말입니다. 경비원, 청소부, 가사도우미, 판매원... ...

가난과 풍요

한때 ‘자발적 가난’이란 말에 마음이 끌려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그 말이 우리의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해내는가에 의문이 듭니다. 가난을 원치 않죠. 좋은 뜻을 가진 말이지만 부지불식간에 가난을 배이게 만들어 정말 그런 것처럼 서로를 설득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번집니다. 그러다가 ‘검소한 풍요’라는 저자의 말이 다가섭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 자본주의 체계 내에서는 모든 것이 개인의 자율성, 즉 개개인들이 함께 공통의 목표와 공통의 필요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낭비를 근절하고, 자원을 절약하고,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충분한 것의 공통규범을 함께 마련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을 힘을 모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과 반대될 수밖에 없다. 이때 충분한 것의 공통규범이란 Jacques Delors가 "검소한 풍요"라 부른 것의 규범이다. 36쪽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덜 일하고, 덜 소비하면서 더 잘살고 싶은 것이겠죠. 그래서 이렇게 원하는 것을 마음으로 몸으로 품어봅니다. 검소한 풍요라고 말하면서 말이죠.

 

무상의 살림살이

삶의 의미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점점 불감증은 증폭되어 더 이상 아픔을 연결시키는 못하는 직업과 능력, 더 더욱 자본이 밀어내는 실존의 문제에 대해 그는 노동수단과 생산 선택권을 갖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방법과 권리를 찾는 일이 무지개빛 환상이 아니라 현실로 가까이 있다고 합니다. 평생 사회수당(생계수당)을 보장받고 평생 2만시간의 유연한 노동만을 하며 나머지 시간을 자유의 확대에 쓸 것을 주장합니다.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 살아갈 시간들로 채워지는 자율의 확장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더 많은’ ‘더 좋은’ 을 더 이상 추구하지 않고 자본의 울타리 밖에 있는 가치를 끌여들여 노동을 덜 하고, 소비를 덜 하면서 보다 잘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부터 욕구의 영역을 의지적으로, 집단적으로 제한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높여갈 수 있다고 합니다. 삶을 절멸시키는 자본주의는 자신의 존재기반마저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어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비자본주의적인 것의 세상으로 향한 그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실험들이 행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렇다고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녹색의 세계를 끌어당기는 과학적 독재를 선동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원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가능성 사이에는 체험의 공간과 민주주의의 문제가 공기처럼 숨쉽니다. 어떤 한 고리를 맥박이 뛰도록 살아숨쉬게 하고, 이어 연결된 다른 것도 생생하기 그 기운을 되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몇 년전 그가 아내와 함께 이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전하는 온기는 정말 뜨겁습니다.


뱀발. 몇주전에 보냈는데 마음에 별반 들지 않는다. 미안한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고, 좀더 다른 이야기를 보태고 싶었는데, 막 D에게 보낸 편지를 받아들고 생각이 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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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앨빈 토플러-에코스파즘
    from 뻥 Magazine 2010-03-19 15:38 
    에코스파즘 앨빈 토플러 지음, 김진욱 옮김 / 범우사 / 2002년 9월       어떤 필요에 의해 두 번째 읽었다. 이 책 다음으로《부의 미래》와 앙드레 고르의 《에콜로지카》, 니클라스 루만의《현대사회는 생태학적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가》까지 다시 읽으려면 갈 길이 녹록치 않다. 니클라스 루만은 난해한 용어와 불친절한 번역에 학을 뗐는데 이번에 재도전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프로메테우스 출판사의
  2. 앙드레 고르-에콜로지카
    from 뻥 Magazine 2010-04-05 17:10 
    에콜로지카 Ecologica 앙드레 고르 지음, 임희근.정혜용 옮김 / 생각의나무 / 2008년 11월       이건희 회장이 23개월 만에 복귀했다. 인터넷에서 ‘왕의 귀환’, 돌아온 ‘거니’라고 풍자되는 동안 반도체 공장 증설 소식이 들린다. 삼성 그룹 내에서 자신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종목이다. 매일경제 신문기사에 의하면 2012년까지 330억 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생산라
  3. 머리에서 발끝까지
    from 木筆 2010-07-23 14:10 
    날로먹기 - 실천적 지식, 과학적 지식, 자유로운 정신들, 실천적 실험, GDP에 잡히지 않는 경제, 필요에 의한 소비, 필요의 양과 질, 생협, 레츠, 두루의 양적 표현에서 질적 표현으로 나아가는 방법, 체험으로 인한 시각의 확보만큼 나아감. 시장의 하이에크식 해석. 시장이 정보(지식)을 섞이게 하고 나눌 수 있게 한다. 시장의 기능을 소비가 아니라 정보의 소통단위로 해석하여 GLC처럼 사회주의 맥락에서 해석해야 함. 렛츠와 생협의 대전이란 지역에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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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2시가 가까울 무렵, 봄눈들이 나무를 보듬어 안는다.나무를 꼭 안은 눈들은 카메라의 시선을 받아들이지 않고 피한다. 아직 잠들지 않는 푸른 불빛이 듬성듬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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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일로 서산-태안을 다녀오다. 잠깐 틈을 내어 쌀쌀한 바람이 배이는 곳의 풍경을 담다. 아담하고 운치있다. 바다는 연신 재잘거리길 반복한다. 그리고 모시조개가 있는 꽂지 생각도 난다.  남쪽바다 생각나면 이곳에 들러 마음을 추스리는 것도 좋겠다 싶다. 찜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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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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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림/어두운시선 



잃어버린 날개 



설명할수없는 침묵/마더테레사/리지오스 술의신 





여인의 향기/녹두장군 

뱀발. 1. 내일이 마지막 전시일자이나 2주 연장한다고 한다. 전시관이 짜임새 있고 좋다. 돌아오는 길, 도서관에 몇권의 책을 빌리고 미술관을 거닐다. 나오는 길,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야 나오는 걸 보더니, 놀라서 묻는다. 그림 좋아하세요. 이렇게 오래 있는 분은 드문데요.(아이들 숙제해주러 오기도 하거든요.)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아 몇번을 되돌아본다. 도록을 구입하다. 캔버스를 쓴 작품이 없다. 폐라지에이터, 폐간판, 철이나 동, 반입체 등 강렬하다. 그의 입장에서 삶과 예술은 경계가 없어보인다. 설명에 따른 철학까지는 아닌 것 같다. 인상적이고 강열해 여운이 강할 듯 싶다. 아*미술관. 

2. 개인적으로는 생각에 빠지다/제3의눈/내가나를돌아보다/천리안시리즈가 좋다. 눈을 다른 곳에 둔다는 일, 생각에 빠지는 일 역시 시선을 떼어 다른 곳으로 응시하는 일이다. 그렇게 시선과 눈이 점점 밑에서 오르는 시선들이 잡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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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1. 사진 작업으로 대표되는 그의 예술에는 작위성이 없다. 탐미적인 시선을 배격한다. 그는 파인더 속을 들여다보지 않고 눈에 들어오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데, 풍경을 쫓지 않고 그 풍경이 스스로에게 들어올 때 그것을 거둔다. 그는 말했다.

   
 

 누가 뒤에서 따라와 봐 괜히 도망치게 되잖아? 풍경도 그래, 카메라를 들고 쫓아가면 달아나더라구. 쫓으려고도 하지 말고 내 안으로 그냥 들어오게 해야 해. 그 풍경을 찍든가 그리든가 노래하든가 그냥 알아서 할 일이고... 

 
   

책갈피 2. 인터뷰를 마치고 나갈 즈음, 우연하게 작업 노트를 발견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리고 만들어내는 것이 지금은 실망스럽고 보잘것없는 것이나, 분명한 것은 그것들이 모든 길의 입구이며 다리라는 것이다. 갈고 다듬지 않으면 세상에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다. 시작과 결과는 동일 한 것이다. 

 
   

 

뱀발 3.www.asiamuseum.asia 화집을 다시 살피다나니 노마드 운운하는 축언들의 글들이 거슬린다. 하지만 몇몇 마음이 가는 부분이 있어 책갈피를 해둔다. 쫓으려하지 말고 그냥 들어오게 해야 해. 사람도 그렇고 모임도 그러하리라. 그렇게 하나가 되는 경험은 머리와 가슴에 잠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흔적을 동반하는 것이리라.  

 4. 그리고 회초리回初理를 얻는다. 갈고 다듬지 않으면 세상에 아무 것도 되는 것이 없다. 그림과 글이 같이 맴돈다. 주말 나름대로 얻은 소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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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과 설레임을 육감으로 체험하는 일은 드물다. 그것이 오르가즘의 경지인지 모르겠으나, 오**뉴스배 축구대회 우승의 순간, 너-나의 경계가 무너져 무아의 상태를 두고두고 우려 먹었다.먹어도 먹어도 배부른 그 날.  헌데, 만약 모임에도 그런 경지가 있다면 나는 어제를 두고 싶다. 500날의 만남과 숙성이 그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하겠지만, 문턱이 서서히 낮아지며 제 색깔들이 드러날 즈음. 음악을 연주하듯 모임이 흐르는 것 같았다. 모두 다른 색상, 색감. 그리고 어울림. 소풍날처럼 좋은 만남들이 이어지는 바램을 섞어본다. 

오늘 출근길 찜해둔 곳을 찾는다. 예상한대로 꽃은 만개중이다. 넋을 잃고 연신 사진을 찍어둔다. 영춘화는 하늘로부터 흘러내리고 깔깔거리는 노란 웃음소리는 맑은 봄날 햇살같다. 그리고 송림마을 아파트 한켠을 걷다보니 금속조각이 이리 부드러울 수 있을까? 날라간 새들이 빈자리의 여운이 깊다. 달고나 뽑기같이 바늘로 총총 침바른 새들처럼, 문득 그 새들을 넣은 빵을 만들고 싶다는 충동이 인다. 달고나 뽑기 같이 새를 날라가게 만든 도톰한 빵 생각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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