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습하고 눅눅하다.  잔 신경이 너무 쓰인다. 일매듭들이 시워스럽게 풀리지 않고 누적된다 싶다.

몸산책으로 마음을 그래도 열어두는 수밖에... ... 가벼운 요기를 하고 달밝고 별밝은 곳으로 음미하며 걷다. 목련잎도 가로등에 비춰연녹과 그림자진 진녹의 경계를 본다. 지천은 아직도 공사를 잇지 못하고 있다. 돌길과 벗꽃길 허리를 잘라 산책로를 만든 것이 영 어색해보인다. 개나리 담장도 군데군데 뚫려 볼품을 많이 잃은 듯 싶다. 화려한 봄은 뚬벙뚬벙 뚫려 있을 듯 싶다.

천천히 걷다 고개를 돌리니 달님이 걸려있다. 오랜만에 마음이 달빛색깔로 변한다. 포근함이 밀려온다. 얼마만인지.  90' 6k
 

 

뱀발.  

1. 가는 길 청소년캠프중인 기*샘을 천문대 입구에서 만나다. 늦은 시간에 고생이 많다. 막내가 많이 호전되어 다행이다. 약효가 있고 거동도 괜찮다.  

2. 밤 책을 고르다 강준만을 고르다. 룸사롱도 교회처럼 대형화다. 김영민이 말했듯이 뼈와 살은 해를 더해가며 더욱 타는 사회다. 더 진해지면서 말이다. 검찰편은 모든 사회의 구조를 대변하는 듯. 

3. Max Stirner 를 검색하다보니 다음 사이트에서 공짜 다운이 가능하다. 몇권 가져오다 1700년대 저작부터 단 원서다. .http://manybook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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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물끄러미 내려다보면 새순은 늘 선두에 서서 햇살을 온몸으로 받아 안는다. 연한 잎들은 시간을 거스르며 진해져 듬직하게 바탕을 돈독히 해 놓는다. 그렇게 햇살을 줄기로 흘러내리게 하며 제 몸집을 키운다. 물끄러미 내려다보면 새순이 말을 건다. 시간을 걷는 법을 알려준다. 이렇게 높아지는 것이라고, 이렇게 잎이 자랄 공간을 비워두는 것이라고, 이렇게 호흡하는 것이란 듯....2hr 7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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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1.막내가 통증이 심해 휴가를 낼 겸, 일터에 가서 이것저것 연락 겸 일들을 정리하고 오다. 아이의 진단이 확실해지는 것 같다. 참을 수 없어 내리는 눈물을 감당할 수 없이 아프기도 하지만 일찍 발견하고 치료를 이어나가면 될 것 같아, 혹시 의심했던 강직성 척추염은 아니라 다행인 듯 싶다. 부모의 마음도 그러하지만, 수재를 만나 묵묵히 몸으로 밀고나가는 이들을 보면 숙연이란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새삼스럽기도 하다. 몸에 묵직한 것이 달라붙는 것 같다. 이땅에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이 삶의 무게는 두텁다. 그런 님들이 존경스럽다. 

2. 어제밤 연**와 동네에서 막걸리 한잔 하다. 매미소리가 폭포처럼 내리는 한낮과 달리 밤은 짙은 비가 꽂힌다. 준비하고 있는 모임을 물어보고, 다른 모임의 근황도 듣다. 그리고 함께하는 모임에 대한 집요함도 읽힌다. 살림을 할 만큼의 속도가 필요한 때이다. 회원중심주의라는 비판을 듣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 축의 필요성을 에둘러 말하진 못했다. 깃대종이란 이야기를 건네고 싶긴 하였지만, 다양성을 매개하려면 다른 색깔을 의도적으로 만들 필요도 있다. 의도가 드러나면 의미가 없어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3. 110731 몸마실 삼아 에둘러 산책하다 지인을 몇분 만나고 저기 갑천을 우회한다. 더위에 못지 않은 가을색 몇점 건져본다. 8k, 2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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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사롱 공화국],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67 조직의 공동체화는 사람 사는 어느 곳에서건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정실주의가 발달한 한국에서 특히 심하다. 예컨대, 미국 워싱턴포스트(2005년 12월 24일)가 황우석 교수 연구실의 ‘공장 조립라인 같은 칸막이 문화’가 한국 과학계의 허점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한 건 가볍게 넘길 지적이 아니다. 이 신문은 ‘연구원들끼리 의사소통이 왕성하게 이뤄지는 꿀벌통 같은 미국 실험실과 달리 황교수 실험실은 고도로 칸막이화된 공장조립라인을 닮았다’고 했다.

 

201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런 연줄망적 특성이 우리 사회의 유랑민적 성격에 의해 유감없이 강화돼왔다는 점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은 잠시 머물러 있는 공간이기에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삶을 ‘만인 대 만인의 투쟁’으로 생각하는 게 피란민의 자의식이다. 사물과 현상을 이중 잣대로 맘 편히 이해하고, 실제적 지식(know-how)보다 사람을 아는 것(know-who)이 더 중요한 게 피란민의 문화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화페와 권력을 추구하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휴대전화에 빼곡이 입력된 전화번호들로 상징되는 연줄망을 극대화하는 게 피란민의 전략적 선택이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50여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피란민처럼 살아가고 있는 게 우리 사회의 현주소일지도 모른다.“ 

 

 

 

 

뱀발. 저자의 각고의 노력이 깃들여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느끼게 된다. 축구의 문화사, 어머니의 수난사를 비롯해 현대 역사를 그대로 남기기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를 말이다. 일터에 잠깐 들러 돌아오는 길 몇권의 책을 함께 빌렸다. 

 

 

 

 

나름 시큰거리는 것이 스며든다 싶다. 그림을 챙기다나니 가슴에 큰 **이 스민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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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천천히 걷다. 숲으로 난 그늘 길을 따라 걷다보니 이정표들이 바뀌어 있다. 새로난 길을 따라가니 어느새 나무계단, 아담한 숲길이 새롭다. 몸마실이 오래된 만큼, 속도가 느려진 만큼 작은길이 들어와 몸으로 거닐다. 오두막도 이끼자란 길, 미쳐 눈치채지 못한 길들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여름도 익어 눈치채지 못한 가을꽃도 미리 자리잡고 있다. 3hr, 10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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