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찬히 삶에 말을 걸어본다. 몸이 지중으로 곤두박칠치는 듯도 하지만, 그래도 삶의 언저리에 바투 다가서거나 마음의 동선을 짐짓 짚어볼 수 있음이 좋다. 아쉬움과 서투름. 미숙함이 더 많을 나이는 지나버린 듯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마음은 아직 미숙하고 서투르고, 만나고 난 뒤 아쉽다.
뱀발.
하루. **샘을 만나 그림얘기만 나눌 요량이었다. 안주는 비우지 않은 채 술만 홀짝, 훌쩍 비우고 있을 즈음. 그리운 것을 그리게 되면 마음이란 것이 얼마나 세심해지는 것인지? 얼마나 느낌에 순박해지는 것인지? 솜씨에 귀기울이는 것보다 마음길을 살피는 것이 더 좋다고 말이다. 정작 제사보다 젯밥의 묘미가 더한 것을 그림에 천착하는 사람들은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잊혀진 것은 아닐까? 그렇게 딴청을 부리는 사이로 샘의 말 물꼬가 터져 눈시울이 시큰하다. 잔 이력들이 밀려나오는 것 같고, 감당할 여력이 없을 것 같아 술잔을 꼴깍 비웠다. 마음이 녹고 잔잔해질리 만무하지만, 아주 조금 기댈 편이 있다는 것도 괜찮은 일은 아닐까? 집에 일찍 돌아온 것은 아는데, 그 책이 돌연 행방이 묘연하다. 마음도 몸도 추스려진 뒤 책을 그 자리에서 찾다. 1010
이틀. **국장이 미리 예약된 모임에 피치 못하게 참석이 어렵다고 한다. 헤어진 무렵 연락이 와 동네에서 만나 밀린 이야기를 나눈다. 그동안 몇년의 운신에 대해 귀에 새길 겸 다시 듣다. 가치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편중된 맑스의 한계점을 나누다. 발라낸 것 말고, 이야기를 이어 오큐파이월스트릿과 68혁명, 아나키즘-?을 건넨다. 좀더 세밀하거나 구체적...살날이 많지 않기에 이곳이 그런 흐름의 진원지가 되는 것은 어떠냐고 되묻다. 1011
셋. 참*와 연대회의 간담회가 있었다. 서먹하긴 하지만 다시 한걸음 보듬고 가면 좋겠다. 어려운 자리인데 애초 의도했던 우리 노*성원이 부족해 약간 아쉽다 싶다. 1011 ....그리고 세미나와 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