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무렵 곳곳에 있던 얼음들이 스스로 제몸을 푼다.  조금 일찍 일터를 나서서 산책할 요량을 부린다. 저녁으로 가는 길목 산길, 갈대숲이 좋은 개울길을 따라 시간을 늘여 걷는다. 어스름이 짙어져 노은에서 마을길로 넘어가는 산길을 설핏설핏 걷는다. 가고 오는 길 아~ 사*국 일들로, 동네 번개로 여러번 통화가 걷는 길을 잊게 만든다. 10k  2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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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실험, 삶의 변화

 

아침에 흩날리며 나무꽃을 피우던 함박눈은 오간데 없네. 비가 촉촉 그 나뭇가지를 적시니 지저귀던 멧새들 기척도 없네. 흔들리는 깃발만 눈발의 기억을 간직한채 파르르 꼬리를 남기네. 아, 매화는 피겠지.아, 버드나무는 푸른 물이 들겠지. 겨울비 속에 애써 봄을 가져와도 여전히 겨울이지.

 

 

뱀발.

 

1. 모임들 사이 서걱거리는 분위기 사이를 거닐기가 쉽지 않다. 애초 감정의 대면을 걱정한 건 아니지만 이리 서투름을 지켜보고 그 사이 논리적인 회의길을 나서기가 만만치 않다. 네,다섯차례 고민이 잘 발효되기 보다는 누룩이 엉성하고 앉은 자리 이불보 온도도 탐탐치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고개길에 다다르고 추스려 모임맛을 보여야 할 어정쩡한 시간이다. 답을 구할 요량으로 만남을 갖은 것도, 문자와 메일의 마력을 마치 모든 것을 말할 듯했다. 만남이나 현실의 안개는 여지없이 일을 다른 곳으로 가져다 놓아 몽롱하고 더 모호하다. 그러길 몇차례 결론도 없이 현실의 무게를 더 느끼고 중심은 더 땅에 가까워져 머리가 하얘진다.

 

2. 아~ 중기계획을 세우는 모임이 진행되었다. 사무국의 재구성을 주제로 그 사이로 삐뚤빼뚤 만남이 오갔다.

 

3. 미묘한 충돌을 지켜보는 일도, 그 호흡 사이로 회의를 갖는 것. 생각은 관성을 갖고 자란다. 어서 매듭짓고 넘기고 받아들고 갈피잡는 일들이 한웅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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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이 오르기 앞서

 새들은 눈이 함박쌓인 덤불사이를 요란스레 오간다

 햇살이 오르기 앞서

 함박쌓인 눈은 툭툭 꽃을 던진다

 햇살이 오르기 앞서

 눈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올라 가는 길이 푸른 새벽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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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 캐러 간다고? 그 말엔 반짝, 햇살 있다.

아찔한 풋내가 있다. 풋내 나는 첫 입술,

그리고 한참 이마를 짚던 어지럼증, 나물 캐러 가는 데 따라간 적 있다.

두 살 위 열여섯, 얼굴 핼쑥한 뒷집 누나가 있었다. 이거쑤어먹으면 참 맛있다. 했으나 쓴,

비린 가난이었다. 수년 후 독일로 간 간호부.....

아예 돌아오지 않았으나 그 햇잎의 혀,

달착지근, 말랑말랑한 나물죽 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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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무언가 중요한 일이 일어났음을 알아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바로 웃음소리라고 생각한다.....처음에는 무언가 아주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을 때 연구실 주변에 있으면, 그때마다 그런 상황이 상당히 우스꽝스러워 보였던 것 같다. 이는 놀라움과 연관되어 나오는 웃음이다. 재미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웃음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이건 정말 말도 안 돼!"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리면, 일이 잘 풀리고 있으며 눈여겨볼 만한 가치를 지닌 무언가가 이 연구실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2.

 

사람들이 10년, 혹은 10분이라는 시간 안에 품게 될 아이디어를 미리 예측하는 건 정말 불가능하다. 그런 예측을 하려는 순간 우리는 논리적인 역설에 빠지고 만다. ..... 왜냐하면 아이디어를 예측한다는 건 아이디어를 갖게 된다는 것이고, 아이디어를 갖게 되면 그것은 예측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3.

 

우리가 아는 것이 엄청 많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음을 알게 된다. 때로는 기본적인 가정과 사고 과정 자체를 기꺼이 바꾸겠다는 의지를 가져야만 예기치 못한 진리를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올바른 방식으로 그것을 바라볼 수 있다면 말이다. 때로는 모든 데이터를 아는 것보다 그것을 기존의 것과 다른, 진정 독창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양립하기 어려운 주장이 동시에 모두 옳다고 임시로 단정 지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4.

 

과학 분야의 연구에 필요한 지식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들이 받은 교육과 선택 과정의 본질적인 특징으로 말미암아 오히려 독창적인 공헌을 하게 될 가능성이 적어지는 반면, 과학 연구에 필요한 교육이나 경험, 자격증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오히려 가장 독창적인 공헌을 할 가능성은 더 커지는 경우가 종종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별한 발견의 상당수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거대한 집단이 살짝 겹치는 좁은 공간에서 나오는 것이라 표현해도 무방하다.

 

 

 

 

 

 

 

 

 

 

뱀발. 창조성에 대한 책을 몇권 빌려 본다. 다른 느낌을 받고 그 느낌을 논리경로를 따르는 그룹에 다르게 번지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경화되어 있는 조직들, 관성대로 움직이는 모습들...그 경계를 품을 수 있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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